모처럼 주말.  새벽에 일어나서 신나게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  개인적으로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두운 이른 새벽에 gym에 가서 운동을 하면서 동이 트는 것을 바라보고, 나올때 즈음엔 이미 밝아진 아침의 하늘과 쌉쌀한 공기는 아무리 전날 우울한 기분이었다 할지라도 나의 마음을 알지못할 어떤 희망과 꿈으로 가득차게 하여주기에.

 

운전을 하면서 오다가 문득 든 생각이었다.  1997년부터 재벌기업들에 의해 일관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법무팀의 판검사 영입.  요즘도 러시라고 어디에선가 뉴스를 본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좀 의문스럽다.

 

일반적으로 그리고 상식적으로 영리행위를 하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민법 (civil law), 즉 민사소송, 계약, 상해, 보험, 노동, 기업법 등등의 다양한 분야의 민법을 총괄할 수 있고, 회사의 업무를 실제로 전담해주는 법무법인과 일종의 갑-을 관계에서 관리소통을 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선진국의 경우 판검사출신보다는 대형로펌 출신의 고위경력 변호사들이 일종의 career change (격무와 좋은 페이 대신 약간 못한 대우라도 일의 양과 질은 비교할 수 없이 좋기에)로써 소위 in-house counsel의 자리로 특채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예외는 있는데, 정부고관이나 그밖의 행정관료출신을 선호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로비회사들이다. 

 

일반적으로 판사는 10여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법조인들의 pool에서 임명되거나 선출되기에 종신직의 개념이 강하고, 검사들의 경우 일정한 소송 - 형사소송 - 의 경력을 쌓은 후 형사소송관련 전문법인으로 가거나 독립을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대륙법 체계의 경우 내가 전문이 아니니까, 미국형에 국한된 예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왜 형사/형사소송, 즉 범죄에 관련된 법을 practice하던 사람들이 대기업의 법무팀이나 대형로펌으로 가는 것일까?  상법전문가가 아닌, 형사법전문가들이 말이다. 

 

What does that tell you?  오늘 던지게 되는 한마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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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도라도, 혹은 사라진 신의 왕국들 시친의 지구연대기 4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재황 옮김 / AK(이른아침)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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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알고 있겠지만, 중남미대륙 곳곳에 남아있는 고대문명의 흔적들은 상당히 발전된 현대 고고학으로도 그 정확한 실체와 기원을 알 수 없다.  특히 최근 고고학에 Civil Engineering을 접목하여 고대 건축물들의 생성과정을 추론하는 등의 참신한 방법을 통해 최소한 피라미드 같은 거대유적의 건설과정을 현대식으로 풀어내는 시도는 History Channel에서 다룬 바 있다.  하지만, 어떤 논리와 이론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 미스테리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중남미 일대의 고대 유적들이다. 

 

일례로 볼리비아 산에 있는 고대 거석 건축물들은 정확한 연대나 건설자를 전혀 알 수 없을뿐더러,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기술로 그 높은 산까지 거대한 돌을 가져왔는지도 - 석재는 그 일대에서 나는 돌이 아니다! -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섬세한 세공기술 - 돌과 돌 사이에 종이 한장이 들어갈 수 없을만큼 - 까지 현대의 기술로도 재생이 불가능한 건축기술인 것인데, 적어도 우리가 아는 역사에는 중남미 땅에 그토록 고도로 발달했던 문명은 없는 것이다.

 

시친은 여기서 고대 중근동의 외계인-신 일족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새로운 기지를 지금의 중남미 대륙에 만들면서 이 지역의 고대문명이 시작된 것으로 가설을 잡고 이를 온갖 자료와 이를 바탕으로 한 논리로 풀어가는 것이 이번 편의 테마이다.  역시나 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논증 역시 문제스럽지만, 그래도 정확한 사료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초고대 문명의 이야기를 써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우리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지 않는가.  종교는 별개로 치더라도, 현재 우리의 역사가 지구상의 첫 인류의 역사라고 할 수 없는 증거와 기록이 이제는 주류학계에서도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추세인걸 보면, 전 생애를 바친 시친의 노력은 가상하기까지 하다. 

 

초고대사에 대한 이야기 한 가지 더.

 

대학 때 한 학기동안 수강했던 '그리스 신화'강의에서 들은 것인데, 우리에게 이미 까마득한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자기들의 시대 위의 '고대'가 있었다는 것.  특히 이 고대 그리스의 '고대'에는 고대 그리스에서 규정한 '암흑시대'라는 것이 있었는데, 약 500년의 시간대에 해당하는 시기의 기록과 전승이 모두 그야말로 깡그리 없어졌다는 것이다.  즉 고대 그리스의 윗 시대에 해당하는 어떤 시기에 바다의 백성들로만 알려진 일단의 문명인들 ('도리아'인으로 추정되기도 한다)이 그리스 연안을 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다 없애버린 후 약 5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이나 아무런 기록이 남을 수 없을만큼 문명/문화가 다 파괴되었었던 것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부터 약 420년 정도가 지난 2012년 사이의 시간대에 아무런 기록이 남지 않았다고 상상해보면, 이 500년의 암흑시대라는 것이 얼마나 긴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의 상상력과 보다 liberal한 접근이 없다면 아마도 이런 유사이전의 초고대역사는 풀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친같은 사람의 연구는 -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 매우 소중한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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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폐하 율리시즈호 동서 미스터리 북스 82
알리스테어 매클린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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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간혹,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읽은 책이 알고보니 유명한 작가의 책이었다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왕폐하 율리시즈호'는 비록 정통은 커녕, 미스테리 쟝르에 넣기도 뭐한 책이었지만, 그레고리 펙/안토니 홉킨스 주연으로 너무도 유명한 '나바론의 요새'의 원작자가 쓴 처녀작이기에 큰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정말이지 우연하게 걸린 책인데, 책의 선택부터 구매까지 나의 손이 거의 거치지 않은, 기연을 거쳐 나의 손에 들어와 읽힌 책이다.  

 

처녁작같지 않게 이 책은 매우 정밀한 묘사로 2차대전 당시 대영제국해군의 북해수송작전, 소련을 지원하기 위한, 에서 호위를 맡았던 율리시즈호의 전투를 실감나게 그리고 긴박감 넘치게 보여주고 있다.  현대 military소설의 원조라고 할 수도 있을만치 일체의 다른 것들을 배제한 전투와 작전 위주의 스토리, 그 안에 얽혀있는 휴머니즘을 보면, 톰 클랜시 선생 정도는 가볍게 뛰어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에 '인간사냥' (영화 Payback의 원작)때도 느꼈지만, 참으로 부러운 서양권의 문화 infra를 이 책을 통해 또다시 볼 수 있었다. 정확하게는 작가의 저술약력에 포함된 '나바론의 요새'때문이겠지만, 좋은 영화나 그 밖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은 결국 이렇게 오랜 시간을 통해 쌓인 book culture가 아닌가 싶어, 대한민국의 현대문화사를 생각할 때 부럽기 그지없다.  참으로 잘 쓰여진 책이기에 이 분야의 고전으로 대접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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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
엘러리 퀸 지음, 김성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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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졸렬한 리뷰들을 읽어왔다면 엘러리 퀸이라는 작가는 2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사용한 필명이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니 추리소설 상의 트릭이나 사건 구성부터 등장인물까지 모두 혼자가 아닌 두 명의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은 치밀하게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구성되어 상당한 양의 정보와 힌트에도 불구하고 - 사실 매우 fair한 수준의 트릭/정보 공개 - 끝까지 진범을 짐작할 수 조차 없었다. 

 

어느 작은 마을에서 앙크라고도 불리우는 이집트 십자가 형태를  띈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여기서 멀리 떨어진 다른 장원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살인이 발생한다.  무엇인가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수사팀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뉴욕 경찰의 저명한 베테랑 엘러리 퀸 경감의 아들인 주인공 엘러리 퀸 - 특이하게도 작가의 필명 - 이 우연한 기회에 도움을 제공하고자 참여하는데.

 

종횡으로 얽힌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배경.  게다가 보이는 사건사실이 그대로가 아닌, 그야말로 온갖 변화와 거짓말, 그리고 트릭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건을 추리한다면 머리가 살짝 이상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나는 중반 이후부터는 진지한 추리를 포기했으니 하는 말이다.  머리가 복잡할 때 가라앉히기 위해 읽는 것들 중 하나가 추리소설인데, 이토록 머리를 많이 쓰게 하다니...역시 대가다운 풍모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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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War Z' 스타일의 alternative history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이미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로 유명세를 떨친 바 있는 Seth Grahame-Smith의 'Abraham Lincoln - Vampire Huner'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통령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아브라함 링컨의 노예해방이 말 그대로 노예해방이었다는 것인데, 다만 백인의 손에서 흑인 노예들을 구한 것이 아닌, 벰파이어의 손에서 미국을 구한 해방이었다는 것이 주된 테마.  작가의 교묘한 테크닉으로 링컨의 개인사와 미국 역사의 주요장면에 벰파이어들을 삽입하여 놓았고, 은유적으로 쓰여진 링컨의 편지와 일기는 역시 작가가 의도하는 추측이 보여지도록 quote되었기에 '다빈치 코드'이상 실재했던 사건사실을 바탕으로 짜여진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었다.

 

원어로 두 번을 읽었는데, 두 번 다 만족스럽게 읽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한국어 판의 표지는 매우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다.  옆에 보이는 원작의 표지가 훨씬 더 테마에 맞는데, 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잘라진 벰파이어의 머리와 도끼를 들고 서있는 링컨의 뒷모습이 나와있다.  표지 디자인만으로 볼때 한국어 판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겠다.  하지만 같은 스토리일테니까, 번역의 완성도에 따라 몰입도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어머니를 빼앗아간 벰파이어를 죽인 링컨은 이를 시작으로 개인적인 벰파이어 사냥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벰파이어를 쫒다가 도리어 죽기 직전까지 몰린 그를 우연히 구해준 헨리 스터지라는 인물에 의해 링컨의 잠행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 종국에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벰파이어의 비밀스러운 압제에서 구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작가의 다른 책, 그리고 비슷한 계통의 책들 또한 출간 당시 매우 센세이셔날 했다고 하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기회가 되는대로 구해보아야 하겠다.  reference를 위해 여기에 일부 올린다.

 

Sense and Sensibility and Sea Monster의 작가의 다른 책 'Android Karenina'는 알라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이 역시 꽤나 평이 좋았던 책이기에 언급한다.

 

'벰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은 매우 재미있는 책이면서도 Civil War시대의 미국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책이다.  fact와 fiction이 교묘하게 잘 섞인 책이기에 일독을 권할만 하다.  또한 언제 나오는지 아직 모르지만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는 것 같다.  youtube에서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를 검색하면 trailer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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