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상의 일로 일주일이라는 짧은 스케줄의 한국방문중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책을 구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기존에 이미 구매되어 있던 이순신 장군 전서 (6권)는 무게만 대략 10kg이 넘을 것 같아 hand carry가 좋을 것 같고, 나머지 괴도신사 뤼팽 전집과 이런 저런 책들 6-7권이 있으니 이 역시 challenging하다.  무게제한이 심해서 예전처럼 무엇을 가지고 간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 

 

일단 이번의 구매는 추리소설/사회인문의 책이냐, 아니면 과감하게 하루키 문학이냐로 고민하고 있다.  얼마전 젊은 시절 읽었던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와 '해변의 카프카'를 다시 보면서, 이 작가의 전작을 읽을 마음이 생겼기에 항상 생각하고 있었던 바, 셜로키안이 되기위한 준비와 이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캐드펠 시리즈는 절판이고 책 양도 만만하지 않기에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고, 그저 위의 선택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이다.

 

책 때문에 아직도 가끔은 한국 생활을 꿈꿀 때가 있다.  이미 practice분야가 정해졌기에 이는 쉽지 않겠지만, 1-2년 정도 계약직으로 대우만 좋다면 책은 쏠쏠하게 사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 DC구매와 주말을 이용한 헌책방 순례는 정말이지 나의 로망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기회에 한국에 일주일 정도 머무르게 된다면 시간을 좀 내 맘대로 써서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 

 

고민이구나 고민.  오늘이나 내일이면 결정을 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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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2-05-3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짧은 스케줄이어서 책 구매의 짜릿함이 더 크겠습니다. 헌책방 순례는 성과가 좀 있으셨나요? 저는 시골인지라 헌책방이 없어서 인터넷중고를 이용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 속 로망은 역시나 헌책방 순례지요!

transient-guest 2012-05-31 02:10   좋아요 0 | URL
헌책방순례는 아쉽게도 또 미뤄지고, 알라딘 중고를 이용해서 상당히 많은 책을 꽤 저렴하게 살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을 조금 사고 나머지는 모두 하루키로 채웠네요.ㅎㅎ 그래도 한국에 계시면 다양한 헌책방 초이스도 있고, 인터넷 구매도 쉬울테니 부럽습니다.ㅎ
 
돈가스의 탄생 - 튀김옷을 입은 일본근대사
오카다 데쓰 지음, 정순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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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이 나올 당시에서도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 구매했던 것을 이런 저런 사정들로 인해 이제서야 겨우 읽을 수 있었다.  굳이 이야기하면 기대했던 만큼의 깊이나 재미는 못 느낀 것 같다.  주제에서 보듯이 흥미가 갈 수 밖에 없는 - 일본이나 우리나, 제대로 된 형식의 양식이 일반화 되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양식의 대명사였었던 - 돈가스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돈가스의 탄생 그 자체에 맞추었다기 보다는 일본의 개화기에 태동한 '양'식, 정확하게는 '육고기'를 일본화하여 수용하려 했던 에피소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돈가스의 탄생은 이렇게 보면 정확한 제목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에는 막부 이후 육식이 장려되던 풍경, 일본빵의 탄생 등 다양한 개화기의 모습을 다루고 있으니까.  물론 이런 이야기들 자체가 돈가스 이야기를 하기 위한 셋업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원 주제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읽었던 용병의 역사를 본 느낌을 다시 받았는데, 그 만큼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포커스와 구성에 조금 불안함을 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결국 일본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서구음식이 일본화 되었고, 돈가스는 이런 유형의 퓨전음식의 결정판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나니, 맛나는 돈가스에 나마비루 한 잔이 생각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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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lexandria Link (Hardcover, 1st)
Berry, Steve / Ballantine Books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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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Cotton Malone은 은퇴한 스파이/변호사이다.  부유한 후원자 덕에 코펜하겐에 그럴듯한 고서적상점을 차려놓고 48세를 즐기고 있는 그에게 또다시 과거가 그를 찾아온다.  이번에는 아들의 행방불명과 함께 엄청나가 화가 난 전 wife가 그를 움직이려는 어둠의 협박자의 cell phone과 함께.

 

기구한 운명이고 도저히 action에서 떨어질 수 없는 팔자인가 보다.  Templar Legacy에서의 목숨을 건 모험이 끝난지 불과 몇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한번 그는 런던-리스본-시나이를 경유한 여정을 거쳐 지식의 수호자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

 

읽는 내내 유쾌하고 재미있는 가설 때문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었다.  활극과 고대의 미스터리, 그리고 드라마를 적절하게 섞어놓은 이 작품의 모티브는 1940-50년대에 잠깐 연구되었었던 학설이라는데,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고대 성서의 지역/지명이 모두 틀렸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유대인들의 '그곳'은 팔레스타인 땅이 아니라 현재의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었다는 것, 베들레헴은 한 도시가 아니라 여러 도시들을 거느린 지역이라는 것, 그리고 고대 히브리어가 다음 세대의 히브리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의 오류, 추후 다시 크리스찬들에 의해 번역되면서 생긴 의도적인 누락과 오류 덕분에 지난 2000년간 종교분쟁이 이어져왔다는 theory는 이 소설의 재미를 풍부하게 하는 motive이자 좀더 그 내용이 궁금해지게 하는 그 자체로써도 훌륭한 하나의 가설이 된다.

 

보통의 주인공이라면 젊고 섹쉬한 남성미를 풍기는, 아니면 재벌 2세가 되는게 우리나라 드라마/책의 현실이라면 이 책의 주인공의 이채로운 경력과 나이는 참 특이하다.  내 마음에 드는 것은 그가 lawyer출신의 covert op 스파이 출신이면서 책 애호가라는 점인데, 은퇴한 후의 직업도 역시 딱 내 취향에 맞는다.  다만 rich benefector이 나에게는 생길 것 같지 않으니까, 내 스스로 마련해야 하겠지만, 나도 딱 50대 정도에는 현역에서 은퇴하고 서점을 열었으면 좋겠다. 

 

그 이상, 이 소설의 묘미는 고대 도서관의 지식을 전승하는 Guardian 또는 Librarian이라는 존재인데, 내가 어렴풋이 흥미로운 주제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모티비이다.  이미 소설로 나와버렸으니 놀랍기도 하고. 

 

내 자신이 혹시 나도 모르는 지식의 전승자가 아닐까 하는 망상을 해본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모든 book lover들, 그중에서도 book lover/buyer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전승자의 운명에 싸인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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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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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오랫만에 에르큘 포아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를 읽었던 것은 아주 옛날, 근 20년 가량 전의 일이다.  그 당시 쥐덫,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같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홈즈와는 또 다른, 어떻게 보면 탐정계에서는 양대산맥과도 같았던 포아로의 위트를 보는 것이 꽤나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뒤에 읽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인데, ABC살인사건은 내가 읽지 않았던 작품들 중 하나라서 더 재미있게 보았다.  2주 전인가 Logos에서 매우 염가로 구입한 hardcover인데, 영어로 읽는 추리소설의 맛이란 또 새롭게 다가왔고, 책은 그 책이 쓰여진 원 언어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내 지론을 이로써 완전히 확립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영문으로 된 ABC살인사건은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 뿐만 아니라 원문의 묘한 뉘앙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특히 읽는 내내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준 것 같다.

 

이 작품의, 트릭의 키는 who가 아니라 why에 있다.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가 이상 중요하다고 역설되는 왜 저질렀는가에 포커스하면 너무나 평이한 문체라서 눈이 띄지 않는 사건의 애거서 크리스티가 우리를 위해 숨겨둔 트릭, layer within a layer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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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는 왜 이걸 팔지 못해서 안달이 났었을까?  아하...파는게 아니구나.  사실은 사는 것이었지.  즉 사지 못해서 안달이 난것이었다고 추정된다. 

 

민영화를 할 때의 대의는 항상 투명화와 효율이다.  그런데, 민영화가 되어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또한 performance가 좋은 공기업의 경우 굳이 민영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민영화하였다고 바로 투명화와 효율로 이어진 사례가 얼마나 있는가? 

 

투명화와 효율.  참 좋은 말이긴 한데.  가카의 정부가 효율적인 경우는 (1) 사익에 관련된 일처리, 그리고 (2) 정적 및 바른말 하는 사람들을 탄압할 때 뿐이었던 것 같다.  특히 (2)의 경우는 군 (정권), 관 (검찰), 민 (유사언론)의 합동작전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던지 찬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미국 대선이 곧 온다.  공화당의 후보 밋 롬니의 부상에는 그가 과거 성공한 경제인이었었다는 부분이 컸다고 본다.  그런데 나는 이 시점에서 가카가 오버랩 된다.  물론 밋 롬니와 가카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주지할 수 없는 사실이고 밋 롬니의 경제적인 성공 또한 가카의 화려한 과거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세우는 '성공한 경제인' = '경제부활 대통령'이라는 공식에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한번 보았으니까 그런 것일까?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정권말기이니까, 잘 막아내서 그만 좀 사들이게 하자.  이것은 국민의 몫이고 앞으로 한국 경제를 위한 일이다.  결국 투표와 올바른 사회인식이 답인 듯.  요즘 어린 사람들 중에도 가카를 찬양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이건 보수/진보 또는 단순한 정치적인 성향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또라이즘 같은. 

 

굳이 말하자면 난 보수에 가깝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나를 좌향으로 볼 것 같다.  그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불의한 사람들이 보수의 탈을 쓰고 물타기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좌파가 득세하면 피해를 보는 카톨릭 성직자들조차 (일부이기는 하지만) 좌파로 몰아간다.  황당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마사오-전두환-노태우-기명사미-가타로 이어지는 공화당-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의 계보는 왜 간과되고 무시될까?  영어표현으로 산수만 조금 해도 알 수 있는 일이거늘.  내 평생 대구를 갈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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