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
엘러리 퀸 지음, 김성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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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졸렬한 리뷰들을 읽어왔다면 엘러리 퀸이라는 작가는 2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사용한 필명이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니 추리소설 상의 트릭이나 사건 구성부터 등장인물까지 모두 혼자가 아닌 두 명의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은 치밀하게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구성되어 상당한 양의 정보와 힌트에도 불구하고 - 사실 매우 fair한 수준의 트릭/정보 공개 - 끝까지 진범을 짐작할 수 조차 없었다. 

 

어느 작은 마을에서 앙크라고도 불리우는 이집트 십자가 형태를  띈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여기서 멀리 떨어진 다른 장원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살인이 발생한다.  무엇인가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수사팀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뉴욕 경찰의 저명한 베테랑 엘러리 퀸 경감의 아들인 주인공 엘러리 퀸 - 특이하게도 작가의 필명 - 이 우연한 기회에 도움을 제공하고자 참여하는데.

 

종횡으로 얽힌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배경.  게다가 보이는 사건사실이 그대로가 아닌, 그야말로 온갖 변화와 거짓말, 그리고 트릭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건을 추리한다면 머리가 살짝 이상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나는 중반 이후부터는 진지한 추리를 포기했으니 하는 말이다.  머리가 복잡할 때 가라앉히기 위해 읽는 것들 중 하나가 추리소설인데, 이토록 머리를 많이 쓰게 하다니...역시 대가다운 풍모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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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War Z' 스타일의 alternative history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이미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로 유명세를 떨친 바 있는 Seth Grahame-Smith의 'Abraham Lincoln - Vampire Huner'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통령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아브라함 링컨의 노예해방이 말 그대로 노예해방이었다는 것인데, 다만 백인의 손에서 흑인 노예들을 구한 것이 아닌, 벰파이어의 손에서 미국을 구한 해방이었다는 것이 주된 테마.  작가의 교묘한 테크닉으로 링컨의 개인사와 미국 역사의 주요장면에 벰파이어들을 삽입하여 놓았고, 은유적으로 쓰여진 링컨의 편지와 일기는 역시 작가가 의도하는 추측이 보여지도록 quote되었기에 '다빈치 코드'이상 실재했던 사건사실을 바탕으로 짜여진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었다.

 

원어로 두 번을 읽었는데, 두 번 다 만족스럽게 읽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한국어 판의 표지는 매우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다.  옆에 보이는 원작의 표지가 훨씬 더 테마에 맞는데, 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잘라진 벰파이어의 머리와 도끼를 들고 서있는 링컨의 뒷모습이 나와있다.  표지 디자인만으로 볼때 한국어 판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겠다.  하지만 같은 스토리일테니까, 번역의 완성도에 따라 몰입도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어머니를 빼앗아간 벰파이어를 죽인 링컨은 이를 시작으로 개인적인 벰파이어 사냥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벰파이어를 쫒다가 도리어 죽기 직전까지 몰린 그를 우연히 구해준 헨리 스터지라는 인물에 의해 링컨의 잠행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 종국에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벰파이어의 비밀스러운 압제에서 구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작가의 다른 책, 그리고 비슷한 계통의 책들 또한 출간 당시 매우 센세이셔날 했다고 하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기회가 되는대로 구해보아야 하겠다.  reference를 위해 여기에 일부 올린다.

 

Sense and Sensibility and Sea Monster의 작가의 다른 책 'Android Karenina'는 알라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이 역시 꽤나 평이 좋았던 책이기에 언급한다.

 

'벰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은 매우 재미있는 책이면서도 Civil War시대의 미국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책이다.  fact와 fiction이 교묘하게 잘 섞인 책이기에 일독을 권할만 하다.  또한 언제 나오는지 아직 모르지만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는 것 같다.  youtube에서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를 검색하면 trailer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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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냥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8
리처드 스타크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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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냥'은 Richard Stark란 필명으로 Donald Westlake란 작가가 쓴 책으로써 원제는 'The Hunter'이다.  여러개의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략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일인칭 르와르이다.  그런데 읽고 보니, 예전에 Mel Gibson이 감독-주연을 한 'Payback'의 원작인 것이 아닌가.  이름과 일부 detail만 조금 바꾸었을 뿐, 구성과 캐릭터들의 성격까지도 거의 같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주인공 (여기서는 Parker, 영화에서는 Porter)은 터프한 건달이다.  갱단에 몸을 담지 않고 한건 올릴 때마다 적당히 돈이 떨어질 때까지 놀면서 다음 건을 물색하는 전형적인 나쁜놈인 것이다 (Payback제작 당시 인터뷰에서 나왔듯이 영화는 - 결국 원작도 - 나쁜 놈들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친구와 애인에게 배신당하고 겨우 목숨만 건진 Parker의 복수와 함께 자기의 돈을 찾기 위한 '인간사냥'이 이 스토리의 전부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새삼 부러워졌던 것이, 미국의 출판문화, 나아가서 풍부한 책,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수많은 이야기거리들이었다.  사실, 이 나라의 웬만한 영화들을 보면, 영화 그 자체로 제작되는 것 이상, 오리지널 스토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많다.  대작급의 영화들의 경우 특히 그런 것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유구한 한자문화 및 책문화를 가진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프라는 약한 것으로 느끼기에 더욱 부러운 것이다.  근현대의 한국은 외세와 이를 이은 독재정치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창작이 압살되었던 것이 큰 이유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자유롭게 스파이 소설, 만화, 탐정, 공상과학, 등등의 다양한 쟝르가 발전하지 못했고, 정권의 시녀같은, 아니면 극단적인 이념에 치우친, 또는 고전의 일부로써밖에 발전하지 못한 지난 100여년의 세월이 이런 차이를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진 10년간의 해금시절부터는 우리도 상당히 좋은 자료들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졌지만, 인프라 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닌만큼, 앞서가는 나라들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것이 아쉬운 것이다.  또한 요즘의 출판계 현실이라는 것이 실용서적이나 기타 fiction보다는 non-fiction계열로 편중되는 것 또한 이런 인프라 형성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심지어는 문학과 고전마저도 시험공부를 위한 것으로 다루어지는 형국이니...

 

어쨌든 전혀 모르고 있었을 'Payback'의 원작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새로운 기분이었다. 

 

이 책에 추가로 실린 '미녀 전문가'라는 소설은 Val Kilmer 주연으로 영화화 되었던 'The Saint', 예전 70년대 무렵 동명의 TV 시리즈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아무튼 이의 원작인 듯 하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Simon Templar라는 주인공의 이름과 활동, 그리고 스토리의 구성을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이 역시 매우 흥미롭게 읽었기에, 기회가 되면 다른 이야기들도 구해서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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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2-01-30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전 시간 참 빠르다 벌써 자영업 십년
 
어느 스파이의 묘비명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6
에릭 앰블러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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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자신도 모르게 뒤바뀐 카메라에서 나온 필름 때문에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다.  심문결과, 그가 스파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이제 정보부는 그를 이용하여 진짜 스파이를 찾으려 하고, 주인공은 자신의 신분문제 때문에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내용은 어느 정도 볼 만했고, 조금은 장황했지만, 다양한 인물들을 호텔이라는 일종의 폐쇄된 공간에 모아놓은 장치 또한 상당히 훌륭했었다.  도입부를 지나면서는 꽤 즐기면서 읽었다.  또한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을 볼 수 있는 주인공의 신분상 특수성도 상당히 흥미로왔다.  헝가리에서 태어났으나 1919년 트리아농 조약에 따라 고향이 유고슬라비아에 편입됨에 따라 유고슬라비아 여권을 발급 받았고 (즉 유고슬라비아 국민으로 인정), 부다페스트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아버지와 형이 정치범으로 사형당했기에, 유고슬라비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헝가리에서도 머물지 못해 영국으로 갔다가 프랑스로 가서 조건부 시민증을 받은 사람인 주인공의 복잡한 과거는 이 시대 유럽의 국지적인 역학관계와 그 안에서 일반인이 겪었을 고통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학도인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일차'자료인 것.  에리히 레마르크의 '너의 이웃을 사랑하여라'의 주인공과 약간 overlap되는 느낌.

 

가볍게 머리를 식히면서 읽기 좋은 책인데, 자주 말하지만 동서 미스테리 북스의 판본이 크기나 구성, 그리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점에서 특히 선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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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력 2 - 자본, 그들은 어떻게 혁명을 삼켜버렸는가 제1권력 2
히로세 다카시 지음, 김소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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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히로세 다카시라는 저자의 그간의 반핵 운동가로서의 업적이나 저술, 그리고 명성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다른 '음모론'류의 책들과 비슷하게 취급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1권력'을 읽었을 때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나의 결론은 '그래서 어쩌란 것인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책 역시 다시금 그런 결론을 떠올리게 하였지만, 좀더 깊이 생각해 보았다.

 

'제1권력 2'에서 히로세 다카시는 러시아 혁명 이후 완전히 몰락한 것으로 생각되는 제정 러시아의 귀족 세력이 어떻게 서유럽과 미국으로의 망명 후 다른 자본가-정치가 집안들과의 종횡적인 각종 결혼 및 가족관계로 뻗어나갔는지, 또 러시아 내에서도 어떻게 정치세력에 편입되어 권력층이 되었는지, 그리고 소비에트 연방 몰락 후 이들이 그간의 힘을 바탕으로 다시 러시아를 장악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저자의 말에 따르면) 다년간의 연구와 자료조사, 그리고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추론으로 파헤치고 있다.  아마도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한 이 테제는 결국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의 세계장악과 비슷한 형태로 주로 혈연관계를 통한 초국가적인 세력형성과 권력독점을 수십장의 계보도를 통해 보여주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읽는 사람으로서는 아쉬운 점들이 없지 않다.

 

예컨데, 러시아 혁명 주체들이 사실은 귀족출신이라는 것에 대하여: 일단 '레닌' 스파이설과 '트로츠키' 유태인설 등과 비슷한 느낌이다.  레닌과 트로츠키에 대한 것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거의 정설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을만큼 어느정도 fact로 뒷받침이 되는 이야기인데, 러시아 혁명 주체들의 귀족집안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부 당연하고 일부는 조금 억측으로 보인다.  러시아 혁명이라는 것 자체가 제정 러시아 시절, 자본가-귀족의 식자층이 도시노동자와 빈민의 세력을 이용하여 체제를 전복한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고, 일부 억지스러운 것은 소위 last name이 겹치거나 비슷한 사람들을 한데 모아 작가의 의도에 따른 증거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이 책의 전반에 걸쳐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이슈라고 생각된다.

 

이밖에도 이런 책에서 어쩔 수 없이 보여지는 다양한 추론을 통한 증거제시방법은 작가의 의심에 따라 이런저런 사람들을 연결하는 등 상당한 논리상의 난점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서 다루어지는 이슈들이 가짜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모이면 파벌을 형성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본성이다.  당장 한국의 재벌가들을 보자.  소위 10대 재벌가들의 혈연관계과 지연-학연을 통한 그룹형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혼으로 끝났지만 삼성 이재용과 대상 임세령의 결혼만 보아도 이런 관계형성을 볼 수 있다.  작은 한국의 경우 이것을 추론하고 추적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범세계적인 세력들의 경우, 특히 알려지지 않은 관계들을 파려면 어느 정도의 무리한 추론과 논증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이 책은 fact를 주장하고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데서 그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히로세 다카시가 역설하는 point를 받아들인다고 할 때, 그 다음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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