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grisham의 신작을 읽었다. 특별한 느낌은 없고,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간간한 plot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예전의 몇 작품들처럼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것은 아니었지만 - 오히려 The Partner니나 Bretheren같은 느낌 - 억울하게 연방법에 제소를 받아 10년형을 살게 된 한 흑인 변호사가 감옥에서 알게 된 사건을 토대로 치밀한 계획끝에 합법적으로 형기를 줄이고 평생 쓰고도 남을 돈까지 차지하려 하는 것을 잘 그려냈다.  간단한 트릭 하나 때문에, 스토리가 거의 끝날 때 정도가 되어서야, 전개를 다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작가도 나름 자기의 경지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겠다.

 

 

 

 

다른 분의 서재에서 보고서, 구한 작품이다. 클래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의 시간대가 PC로 작업을 하는 시대인것으로 봐서, 현대에 가깝다.  우연히 어릴 때 할아버지 집에서 읽게된 2차대전 후 소련의 포로가 되어 유형생활을 하는 독일 병사들의 탈출기 - 귀향 - 를 읽으면서, 불연듯, 아버지가 없는 자신의 스토리에 결부시키며, 다시 이를 오딧세이아 적인 남자의 유적으로 동일시하면서 자신의 삶 역시 이 궤적에 올려놓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하면, 너무 simple한 정리가 될 것이지만. 대략 이 정도의 느낌.

그리고 끝내 찾은 아버지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까지가 진정한 결말 같다.  나중에 붙은 심리실험은 조금 사족같은 부분 - skinner박사를 연상시키는 role playing 실험 - 의 느낌이 있다만, 내가 잘못 본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역시 다른 분의 서재에서 본 하우석의 '능력보다 큰 힘, 평판'을 보고서 구매한 책.  사들인지는 두어 달이 됐는데, 생각보다 늦게 읽게 되었다.  이런 책은 원래 사자마자 읽는 편인데.

 

글을 쓰는 사람의 재주들 중 하나가, 보편적이고 쉬운 이야기를 잘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진심이 중요한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조리있게, 논리적으로, 기승전결을 갖춰 분석하고 예제와 함께 책으로 엮어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좀 평이한 내용이지만, 자기 마음속에 있는 진심은 남이 알 수 없다는 것, 즉 진심이 아니라는 것, 알려져야 진심이라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왜 진심을 몰라주나, 그걸 꼭 말을 해야만 아는건가 라는 말, 특히 자기 속 이야기를 하지 않는, 행동으로 타인을 상처주는 사람들이 잘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진심이란 꼭 말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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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류기
허지웅 지음 / 수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나와서 읽히던 시절은 MB정권의 초기였다.  개인적인 이야기와 사회전반에 걸친 에세이, 그리고 저자가 기고했던 영화평을 모아놓은 책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평만 나와서, 그럭저럭 읽어제꼈지만, 이 책의 gist는 본문의 MB정권과 사회이슈들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저자는 민주당의 이슈부재와 정치력의 부재, 그리고 학습되지 않은 안티 MB만으로는 정권탈환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것은 대략 2007-8년 사이의 글이니, 이 저자의 혜안을 높이 살만하다.  단순한 탈재벌, '경제민주화', 이런 것들로는 이슈선점이 되지 않는데, 이는 이 표어들이 실질적으로는 어떤 확고한 방법론에 입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번 대선의 과정과 결과를 보고 나니, 저자의 말이 확연히 이해되는 것이다.  민주당과 말바꾸당의 대결구도에서 보면, (1) 사회복지나 개혁에 대한 표어를 말바꾸당과 바꾸네가 선점하였고, (2) 흑색선전의 물타기 전략으로 보수-진보의 차별화를 어렵게 만들어 버리고,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말바꾸당의 차이가 별로 없음을, 따라서, 고만고만 하다면, 문재인 보다는 박근혜의 보수가 낫다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고 본다. 

 

또한 안철수 현상 자체가 다분히 충동적인 것이 있었다고 보는데, 이는 노무현-이명박-안철수로 이어지는 스윙 vote의 스타지향을 볼 때 그렇다는 것.  역시 학습되고 확인되지 않은 구세주지향의 정치편향이 안철수의 사퇴로 인해, 개혁세력으로 바뀌지 못하고, 바꾸네의 물타기에 넘어가 버렸다고 볼 때, 저자의 준열하고 정확한 논점이 돋보이는 것이다. 

 

사회의 minority로서 무한경쟁과 물질반복의 나선계단에서 내려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 당시 서른을 갓 넘긴 - 한 젊은 기자/글쟁이의 미래통찰과 사회분석이 예리하다.  뒤로 갈수록 영화평 모음집이 된 것은 좀 옥의 티.  그리고 시사인이나 기타 진보매체에 다수 기고하는 저자의 특성상, 어떤 글은 낯이 익었다는 점도 책의 몰입도를 조금은 떨어뜨린 아쉬움이 있지만, 다시 돌고돌아 제자리 걸음이 된 앞으로의 5년을 생각하 때, 한번 정도 읽어보고 생각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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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들쑥날쑥한 독서가 이어지고 있기에, 별로 리뷰라고 쓸만한 것도 없고, 글발도 영 아니어서, 간단하게 정리만 하였다.  아직도 본인의 멘붕상태가 이어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정말이지, 책읽기를 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치계몽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언제가 되면, 인물보다는, 정당보다는, 계파보다는, 정책에, 그리고 그 사람의 살아온 삶과 기록에 비중을 둔 선택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제대로 읽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이다.  줄거리야 익히 알려진 만큼,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으련다.  단, 이번에 보니, 선악의 구도가 캐릭터로 분명하게 보였다는 것이 좀 다른 점?  타락으로 이끄는 사람과 선으로 이끄는 화가, 그리고 도리언 그레이의 행동, 각 분기점마다의 행동에서 그가 어떻게 점점 탐미주의를 가장한 악의 행각으로 빠져드는지를 볼 수 있다.  악행의 끝은 결국 자기의 파멸인 것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악한 영향을 주는, 악 그자체인 장군의 최후는 언급되지 않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 장군은 악마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읽어보면 어떤 느낌일지 벌써 궁금하다.  적당한 때에 재독할 것이다.

 

연초에 제법 서점가를 달구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정작 나는 유행이 지난 최근에야 일독할 기회가 있었다.  내용은 볼만하다고 생각되는데, 제목이 그리 잘 지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  사회현상과 부조리를 마르크스의 말을 빌려 설명하면서 풀어내는 것은 좋으나, 과연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는지를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글쎄~ 라는 대답을 할 것 같다.  

 

보통 제목은 작가와 출판사가 협의하여 결정하는데, 특히 출판사에서 마케팅 차원의 강한 결정권이 있는 것으로 안다.  원제가 혹 다르지 않았을까?

 

 

 


 

 

내가 읽은 발자크의 네 번째 작품이 되겠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젊은이와 귀족 부인의 사랑.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사교계에 입문하고,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나부다.  즉 젊은이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든 귀족부인에게 사랑을 약속하며 일종의 patron-client관계를 맺고, 이 부인의 추천과 도움으로 사교계에 소개되며, 신분과 배움이 있다면, 이후 다시 정계나 재계에 입문하게 되는 과정이다.  

 

물론, 너무도 당연하게, 젊은이의 욕구적인 사랑은 다른 상대 - 그것도 또다른 귀족부인 - 에게 채워지고, 주인공 귀족부인과의 사랑은 플라토닉과 에로스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다. 

 

발자크는 평생 돈 많은 과부를 좋아했고, 실제로 몇 번인가 관계가 이루어져 큰 도움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가?  작품마다 상당부분 그런 그의 경험이 엿보인다.

 

다른 책들도 슬슬 읽고는 있는데, 진도가 영 별로다.  '마의 산'은 끝내 이번해를 넘길 것 같고.  금년에는 좀 slow down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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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12-25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일드나 발자크는 사람들이 언급은 많이 하지만 실제로 안 읽어본 사람이 많죠.와일드는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그렇고 단편에서도 추리기법을 꽤 잘 다루는 것 같아요.<도리안 그레이...>는 미스테리물로 봐도 걸작이라고 합니다.

transient-guest 2012-12-26 02:20   좋아요 0 | URL
특히 영화로 잘 만들면 그렇겠네요. 발자크의 경우는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우연히 고리오 영감을 보고나서야 알게 되었지요.
 

무엇이 패인이었을까?  아니. 그런 생각이 이제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내년에는 박정희의 아바타와 우상숭배자들이 한국 정재계 및 교육계에 득실거리게 될 것이니까.  도대체가 이해되지 않는 국민이다.  젊은이들 중에서도, 특히 안철수 지지자들이 많이 돌아설 거란 생각은 했지만서도.  도무지 나의 평범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성대통령에 혹한 골패미도 이해가 안가고 - 김성주같이 권력 주변에서 날아다니는 쉬파리때를 지도자급으로 생각하여 영향을 받는 그 낮은 수준의 정치의식도 이해가 안가고.  어쨌듯, 이로써 다음 5년도 거꾸로 가는 형극의 세월. 

 

이민오실 분들이 늘어날 것이다.  아니, 적어도 여기서 공부한 사람들은 들어가지 않으려 발버둥치게 될게다.  박근혜가 당선되면 미국 시민권을 따겠다던, 모든 희망을 버리겠다던 사람들도 천지.  이해가 되지 않는 묘한 세상.  부정선거운동은 처벌받지 않겠지?  당선되면 그때부터는 살아있는 권력이니까.

 

이번일은 정재계와 검경계, 그리고 옛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자들, 및 ignorant한 다수가 빚어낸 세계사에 유례가 없이 부끄러운 촌극이다.  정말이지 한국의 피를 가진 것이 이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다.  다음 5년간은 사석에서든 외국사람들 앞에서든 한국의 정치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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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2-20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정말ㅠㅠ 저도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어요. 대체 무얼 바라고, 무얼 보고 공주님을 지지하는 걸까? 설마 기득권을 버리고 민생을 중시하겠다는, 서민의 편에 서겠다는 그 한심할 정도로 믿음이 가지 않는 공약들에 혹한 것은 아닐테고. 우리 국민의 편향적인 썩은 머리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ㅠㅠ

transient-guest 2012-12-20 14:21   좋아요 0 | URL
이진님 안녕하세요? 이진님같은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특히 책읽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걸어야지요. 현상이나 특정인물에 혹하지 않는 자기만의 생각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
안철수 현상 역시 같은 맥락이에요. 노무현-이명박-안철수로 이어지는 부동층이 안철수 사퇴 후 문재인을 압도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고 봐요. 참 슬프네요.
 

좀 힘들거나, 외롭거나 할 때, 즐겨보게 되는 영화가 몇 편 있는데, 오늘은 이들의 소개할까 한다.  모두 이곳에서는 꽤나 유명한 편이었지만, 셋 중 둘 은 한국에서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Band of Brothers'는 2차대전 중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노르망디 상륙작전 전야에 적진으로 뛰어들었던 용감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Easy중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 - 정확하게는 HBO TV 시리즈 - 는 언제 보아도, 피를 끓게 하는 전투장면과, 남자들의 우정, 그리고 리처드 윈터스라는 한 위대한 군인의 모습이 즐겁다.  전술전략적으로 발군의 지도력을 발휘했던 윈터스의 이야기도 멋지고, Esay 중대원들의 우정 - 전장에서만 필수 있는 - 이 부럽기 그지없다.  군대를 간다고 해서, 다 군인이 되는 것은 아니듯이, 함께 사선을 넘어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우정과 사랑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록 일찍 이곳에 와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남자들의 우정이 부럽다.  

 

한국에서는 소수의 매니아층 외엔 별 관심을 갖지 않는 스포츠가 있는데, 이는 미식축구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멋진 스포츠이고, 마치 미니전쟁을 보여주는 듯한 땅뺏기 싸움이 일품인 스포츠이다.  미국에서도 5대 스포츠 탑에 들어가는 가을-겨울 스포츠이니만큼, 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무척 많다.

 

이 영화는 Vince Papale라는 80년대 초반의 선수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이다.  over-dramatization은 물론 있지만, 거의 무명의 일반인, 아마도 has-been 선수 정도의 사람이, 그저 그런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다가, 꿈을 이루기 위해 마지막으로 시도한 football tryout에서 일약 선수로 발탁되어 - 당시 유명한 딕 버밀이라는 코치에 의해 - 몇 년간 선수생활을 했던 이야기는 흔하지만, 자주 보기는 어려운 스포츠 신데렐라 스토리임에 틀림없다.  어렵고, 절망할때, 또는 무엇인가 다시 '띠를 꽉 묶어'야 할 일이 있을때, 나는 이 영화를 찾곤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이 영화는 아역으로 한창 유명했던,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는 조역으로 주로 나오는 한 배우의 열연이 돋보이는, 역시 실화이다.  Rudy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한 소년이 있었다.  Notre Dame대학교의 풋볼팀의 팬으로 자라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로 뛰었으나, 가난한 집과, 낮은 성적, 자질부족, 그리고 그것을 항시 깨우쳐 주던 주변인들 때문에, 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하며 하루를 살아가던 그.  어느날, 친구의 죽음으로 다시 불붙은 그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고 Notre Dame 선수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편입학교라 할 수 있는 junior college에서 기본과목을 좋은 성적으로 이수하고, 편입되어야만 한다. 

 

이 영화를 보면 인디애나 주의 겨울, 아름다운 Notre Dame대학교의 캠퍼스, 그리고 한 남자의 지칠줄 모르는 의지를 볼 수 있기에, 영화로써는 비교적 낮은 완성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를 주기적으로 보게 된다. 

 

지금처럼, 모든 것을 리셋하고 - 만약 인생에 리셋이라는 것이 단 한번 가능하다면 - 2013년을 초심으로, 원심으로 돌아가 시작하려는 지금, 나에게 어울리는 영화들이라고 하겠다. 

 

*미식축구의 기본 룰을 소개한다.  복잡한 패널티를 다 빼면, 사실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데, 각 팀에는 공격팀, 수비팀, 그리고 스페셜 팀이 있고, 공격시 4번의 try안에 10야드를 전진해야 공격을 이어가는 것, 만약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공수교대가 되기에, 보통 3번의 try에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하면 공을 상대방의 스페셜 팀에게 차준 후, 스페셜팀의 전진이 멈춘 부분에서 공수교대가 이루어지는 것.  이것만 알면, 나머지는 게임을 보면서 배울 수 있다.  나도 그렇게 배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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