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과 국방부:

그냥 Dumb and Dumber가 생각난다.  아니 딴나라당과 조중동 같은 반국가단체/반국도색잡지사까지 줄줄이 넣으면 Dumb and Dumber and Dumberer and...이 될 것 같다. 

 

물타기:

그 와중에 벌어지는 원세훈 기소, 전두환 추징시효연장, 4대강 조사 따위는 결국 사상 초유의 부정선거로 인한, 갈수록 나빠지는 여론을 무마시키거나 돌리려고 하는 정도로 밖에 안보인다.  NLL같은 stick과 이런 당근을 같이 내미는 것.  사실 박근혜가 명배기를 잡는 시나리오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견한 바 있는데, 그저 시기가 훠~~~얼씬 빨리졌다는 것이 그나마 이채롭다면 그렇다.  그만큼 박근혜 행정부의 약한 정통성을 보여주는 것.

 

KTX등 민영화 가속:

이명박근혜가 달리 이명박근혜일까?  결국 같은 사람들이 대거 포진한 상태의 행정부인데, 뭐가 다를까?  좋게 말해주면, 이런 민영화는 결국 정부에 돈이 없다는 것, 그러니까, 명백이가 4대강에 23조를 퍼붓고, 돈을 빼돌리고 (추측), 팔아먹을만한건 다 팔아먹고 나니까, 정부에 돈이 없는거다.  뭘 하려고 해도,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이 하나도 없으니까, 취임하자마자 국채 이야기도 나온거고.  나쁘게 말하면, 물론 자기들도 해먹고 싶은 것이겠지.  이 부분에서는 박근혜 개인의 욕심은 별로 없다고 본다만, 전과자 동생과 그의 브로커 마누라, 그리고 그 밖의 주변인물들은 좀 다른 생각을 하겠지.  역시 추측이고 소설이다.  나야 미국에 있고, 미국법에 따르면 이런 정도의 의견은 법적으로 protect가 되겠지만, 어디까지나 읽는 사람들과 알라딘을 위해서...

 

그 와중에 빠지지 않고 주류개신교:

오늘도 예수님 대신 성경말씀을 들고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고 쓰고 머니천국 좌빨지옥이라고 읽어도 무방하다) 을 외치면 겁나게 겁을 주며 전도하는 주류교회들, 그 목사들, 등등.  여전히 설교하면서 좌빨종북 운운에 성경말씀을 '발췌'하여 지랄하고 있겠지?  그러고보니 국정원의 '발췌'로 보여지는 우빨반국가세력의 '발췌'는 그 전통과 기원이 길고도 심오하다고 하겠다. 

 

요즘의 주류교회에는 예수 믿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예수는 없다는데 한 표를 건다.  명백이는 오늘도 마누라랑 열심히 교회가서 기도하겠지?  부자되게 해달라고, 안 걸리게 해달라고.  우리가 사람인 이상, 신앙은 어느 정도는 다 기복의 형태를 띄게 마련이다.  당장 급하면 급한 일에 대한 기도를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복이 신앙의 주가 되면, 그때에는 기도는 주문으로 바뀌고, 성경은 주술서적으로 오용/남용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놈의 성경무오설:

이게 받아들여지던 시기는 쉽게 말하면 목회자나 신자나 우매하던, 일차원적인 사고를 하던 시절이다.  그러니까, 더욱 발전한 지금, 한국을 제외한 경우 성경무오설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일부 근본주의적인 교파에서만 통용될 뿐이다.  그럼, 한국의 현 지도자들은 이 낭설의 폐해를 모를까?  아니다.  처음에는 몰랐어도, 지금은 알고 있다고 본다.  특히 중장년층의 지도자들의 경우 모른다면, 그건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거다. 

 

그런데, 성경무오에 입각한 가르침과 헌금강탈로 세력을 얻은 지금, 그걸 부정할 수가 없는거다.  무서운 것이겠지.  그간 쌓아올린 막대한 부가 사라질까봐.  그러니까, 계속해서 이런 무식한 신앙을 강요해서 신자들을 병신으로 만드는 것이다.  병신말이다.  자기 머리로 하나도 판단 못하고, 심지어는 성경조차도 목사가 말해주는 방식으로 풀어서 보고, '발췌'하여 아전인수하는 병신자들이, 끊임없이 양산되어야만, 그 부가 유지될 것이니까. 

 

병자들과는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이게 그간 인생의 경험에서 얻는 진리다.  그래서 그들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고.  다만 이런 diploma mill에서 학위를 받은 초기 지도자들 - 지금은 머리가 벗어지고, 나이도 많이 처먹은, 그래서 열심히 교회를 세습중인 - 과 함께 구덩이로 걸어가는 모습이 불쌍할 뿐이다.  장님 뒤를 쫓아가면, 남은 것은 같이 구덩이에 빠지는 일 뿐이다. 

 

병신 민주당: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는 당연히 당선이 취소되고, 하야해야 한다.  그런데, 얘네들은 이 말을 못한다.  김한길 체제하의 민주당에게 큰 기대를 할 수는 없겠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의 분위기가, 이런 말을 하면, 찌질한 loser로 물타기가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만약 박근혜의 당선이 절차상의 오류로 인한 것이었다면, 당연히 하야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이미 당선이 되어 국정을 수행하는 이상, 도의적으로 그럴 것이다.  하지만, 부정선거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이건 절차상의 오류가 아닌, 절차를 훼손한 불법/탈법인 것으로써, 민주국가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당당하게 하야를 요구할 수 있는 이유이다.  옛날에 딴나라당이 노통에게 했던 짓 운운하는건 의미가 없다.  원래 그런 놈들인데, 상식을 따질 수 없는 것이다.  고로, 구호는 박근혜 퇴진/하야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 이슈에 대해 논리적인 분석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가급적 혈압 오르는 글을 쓰지 않으려고 자제하고 있는 요즘이라서, 이렇게 짧게 올려본다.  알라디너에게서 희망을 본다.  책을 읽는 우리들은, 적어도 무지한 그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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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7-1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것들도 공감이 가지만 병신 민주당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도대체 지들이 영원히 살거라고 믿는 믿음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요? 위기다, 그렇지만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의 역사가 얼마나 긴데...여기서 좀체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네요. 몇백년 갔던 나라들도 하루 아침에 멸망했다는 것을 이들은 왜 모를까요?

transient-guest 2013-07-13 15:52   좋아요 0 | URL
이미 한번 해봤잖아요. 열우당때 간판만 걸고 겨우 연명하다가 컴백한걸 계속 해보겠다는거죠. 구태정치의 양대 축 같아요 골수 새누리나 골수 민주당이나...
 

헤인 시리즈는, '헤인'이라는 세계관을 토대로 벌어지는 SF이야기인데, 첫 세 권을 읽었다.  어스시 시리즈와 함께 어슐러 K 르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시리즈라고 한다.  최근에 20권 project를 진행하면서 사이드로 운동할 때, 그리고 자기 전에 조금씩 읽었다.

 

 

 

 

 

 

 

 

 

 

 

 

 

 

위의 순서대로 읽었어야 하는데, 그냥 아무런 생각이 없이 '유배 행성', '로캐넌의 세계', 그리고 '환영의 도시'순으로 읽었다.  순서는 사실 '로캐넌의 세계'를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인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에는 큰 지장이 없다.  왜냐하면, 이 세 권의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대략 천년을 넘는 시공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스토리를 즐기는데 각별한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많이 떨어진 시공간의 차이 때문에, 스토리의 연결과정이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르권은 동양의 고전에서 잡은 모티브를 책 곳곳에 즐겨 사용하는데 서양인의 관점에서는 도가나 유가의 시점이 직선적인 시간개념을 주는 기독교적인 시점에 비교할 때, 굉장히 이색적이고 깊다는 impression을 주었을 것이다.  이는 비단 작가 뿐만 아니라, 동양고전이나 철학을 접하는 많은 서양인들이 비슷하게 보여주는 모습인데, SF물에 차용되니 또다른 재미를 준다. 

 

스토리를 요약하기 보다는 내가 느끼거나 책으로 인해 생각한 것들을 정리하는 것이 내 독서후기의 feature가 되어버렸기에, 어떻게 보면, 요점정리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이와는 무관하게 르귄의 책들, 아니 한국에 번역되는 추리소설이나 SF소설은 팬이라면 바로 사들여야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을 것 같다.  기껏해야 만부 안팎으로 팔리는 쟝르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절판될지 모르는 일이다.  걔다가 출판사까지 도산해버리면 복잡하게 얽힌 판권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어, 다시 나올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Sphere'가 연상되는 꿈이 현실를 만들어내는 한 남자의 이야기.  읽고나니 무엇이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호해졌다.  어떤 것의 존재가 꿈에서 시작된 것인지, 그 전부터 있었던 것인지, 주인공 마냥 그렇게 헷깔리게 된 것이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거나,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은 SF를 읽을 때마다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 되는데, 우주를 무대로 하지 않아도, 이렇게 흥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르귄은 SF에서 거장에 반열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 

 

평론가들은 쟝르문학/소설을 순수문학과 구별해서 차등을 두는 못된 버릇이 있는데, focus는 결국 '창조'에 두는 것에서 이런 차별이 발생하는 것 같다.  기존의 문학을 뛰어넘지 못하고, 차용하여 사용하는 것은 '문학'이 아니라는 한 평론가의 말이 명확하게 이해는 가지만, 동의하기는 어렵다.  사랑하는 대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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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3-07-1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외국은 장르문학 작가들도 명성을 얻고 돈도 벌며, 문학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죠.르귄 정도 되면요.그런데 우리나라는 영 거시기합니다.

transient-guest 2013-07-10 22:58   좋아요 0 | URL
장르문학으로 돈을 번 작가가 한국에는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대본소 판타지소설이 마구 쏟아져 나온 것도 전체적인 이미지를 떨어뜨린 것 같기도 하구요. 물론 미국의 경우 대본소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Pulp Fiction의 활발한 간행과 유명세가 르귄 같은 작가들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되었겠지만, 한국에서는 워낙 장르문학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봐요.
 

20일/20권 project가 첫 15일까지는 잘 진행이 되었는데, 이와 함께 시작한 공부, 그리고 일 스케줄과 함께 섞이는 과정에서 조금 늦어졌다.  마지막 두 권을 남겨놓은 지금의 시점에서, 그간 읽은 다른 책들의 정리는 일단 미루고, 내가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 특이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형사소설 시리즈를 소개하고 싶어졌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Santa Cruz의 허름한 카페인데,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법인카페세력들의 한 시대를 풍미하고도 지나간 지금까지도 계속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강한 히피성향을 내세우는 곳이기도 한데,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꽉꽉 들어차는 곳이다.  의자부터 테이블까지, 아니 오래된 집을 개조한 건물 자체도 내가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던 고대, 아니 그 이전부터 그대로인 듯한 선사시대의 것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이나 이런 것들보다는 그냥 카페나 드나드는 사람들이나 매우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늘 하게 하는 곳인데, 이게 또 묘한 매력이 있다.  음악이 시끄럽지도 않고, 뭔가 유행하는 그 무엇인가를 따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냥 그런 분위기.  물론, 오늘따라 안에 자리가 없어서 바깥에 앉아 있으려니 사방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것 때문에 미칠 지경이지만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적어도 켈리포니아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자유와 저항의 상징이 된 것 같다.  주 단위, 각 시/군 단위로 조례를 만들어서 실내흡연을 금하고, 나아가서 건물 주변에서의 흡연을 금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첫 두 작품이 이렇게 번역이 되어 나와있는 John Dunning이라는 Denver에 거주하는 작가의 Bookman시리즈인데, 특이하게도 책을 매우 사랑하는 형사 Clifford Janeway가 주인공이다.  시리즈 상 뒷 부분을 먼저 읽고, 지금 엊그제 구한 시리즈의 첫 번째인 '책 사냥꾼의 죽음'을 읽고 있다. 

 

주인공은 책을 사랑하고, 책에 대한 거의 마니아적인 지식과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직업은 형사이지만, 책을 보는 안목은 엔간한 서점주인을 능가하여, 그를 Dr. J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하루에 두 명을 죽인 - 총기를 자유로 소지하는 미국 하고도, 그 성향이 심한 콜로라도 주의 대도시 덴버의 형사니까 충분이 가능이 있는 플롯 - 그런 미칠 것 같은 날에도 그는 자기 아파트에 돌아오면 바로 healing이 되는데, 그 healing은 그의 아파트를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책들이다. 화장실, 거실, 방, 부엌 등등, 공간이 남는 곳은 책으로 채워져 있는데, 읽기 위해 구입하는 책과 수집하기 위한 책을 따로 구비하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book mania인 그의 이야기는 늘 책과 관련된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첫 작품의 무대가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이라서 그런지, 전화를 걸 때마다 공중전화나 업소 전화를 사용해야 하는 점이 새삼 옛스럽다. 

 

이제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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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5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6 0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기억이 존재하는, 그러니까, 너무 어려서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과 단편적인 기억이 나는 부분의 경계부터를 기억이 존재하는 지점이라고 설정할 때, 내가 기억하는 한, 내 주변에는 언제나 책이 있었다.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의, 남아있는 몇 개의 기억의 모습들 중 삼국지 동화책을 보는 내 모습과 조잡하지만 위인전기와 명작동화가 포함된 수 백권의 전집을 사들고 오시던 아버지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또는 그 당시 구들장에 연탄불을 지피면 찜질방 마냥 뜨끈하게 지져진 방바닥에 엎드려서 책을 보던 누나와 나, 그리고 어머니의 젊은 모습 또한 그렇게 한 장의 사진처럼, 내 몸에 컬러 프린터가 있다면 바로 뽑을 수 있을만치 선명하게 떠오른다.  삼국지는 도화지처럼 두꺼운 종이에 컬러로 인쇄된, 극장만화의 축약본이었는데, 관우가 오관을 넘어가면서 고뇌하는 모습의 그림이 생각나고, 극장만화는 추석특선만화의 단골로 나중에도 여러 번 보았는데, 카세트 테잎으로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렇게 오래 독서라는 것을 해왔던 모양인데, 어머니의 기억에 따르면 또 꼭 그렇지만도 않다.  초등학교 2-3학년 무렵에는 잦은 전학으로 인해, 공부나 책 모두 던져버렸던 모양으로, 하도 책을 안 읽어서 책에 다시 흥미를 붙여주려고 보물섬 같은 만화잡지와 소년중앙, 새소년, 그리고 소년경향같은 어린이 잡지를 사주셨던 것을 기억하고 계시니 말이다.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우주가 상시 대기하고 있는 요즘의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아이들에게 말 그대로 꿈과 희망을 키워주던 이들 월간잡지들은 '믿거나 말거나'수준의 공포/괴담/기담에서 제법 과학적인 논리와 뉴스를 발췌해서 옮긴 듯한 수준 높은 이야기들도 많이 등장하였기에, 그 시절 나와 친구들에게 좋은 논쟁거리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야기하고 나니까, 연식이 추정되는 정보가 상당히 많이 포함된 것 같다.  이런 추억의 잡지들도 헌책방을 돌다보면 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날짜를 넉넉히 잡고 한국에 가면 부산이나 서울의 헌책방을 돌아보면서 옛날 추억에 묻히고 싶다. 

 

책읽기에 대한 고민을 특별히 해본적이 없었다.  그저 읽고 즐기고, 사들였을 뿐이다.  그러다가 2007년 무렵부터 늦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런 저런 고민이 들 때마다 책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한 해에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을 하기 시작했으며, 대략 2009-10년 무렵부터 이렇게 알라딘에 후기를 남기면서 읽은 것들에 대한 기록을 하기 시작했는데, 독서에 대한 고민도 대략 2007-2010년 사이에 시작이 된 것 같다.  

 

우연히 접한 남들의 책읽기 기록을 보면서, 그리고 이런 저런 독서론에 대한 글을 보면서, 시작된 독서고민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뚜렷한 고민의 주체가 되는 이슈도 잡히지 않고, 간혹 이런 것이 내 고민이었나 싶어 생각해보면, 독서 그 자체의 고민이 아닌, 마치 지금처럼, 독서 후, 무엇을 남기는가에 대한 고민이나 실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그치고 만다.  최근의 20권 읽기 project 역시, 독서와 현 상태의 삶에 대한 연결을 하려고 시작한 것인데, 생각해보면 이 또한 독서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민하고 좌절하고, 순간순간 기쁘고 행복한, 그 모든 것들이 삶의 모습이라고 할 때, 독서에 대한 고민 또한 그 자체로써의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듯 끊임없는 화두에 대한 착은 이렇게 아래와 같은 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난다.

 

책과 글을 좋아하고, 걷기를 좋아하는 사회학자이면서, 생태/녹색생활에 대한 글을 쓴 정수복의 책과 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모아놓은 생활 에세이 같다.  종이책과 책, 그리고 글에 대한 예찬이 가득한 이 글은 마치 예전에 읽었던 '노란 불빛이 있는 서점'의 따뜻함을 떠올리게 했다.  저자가 생활했던 서울과 파리의 서점 이야기, 서재 이야기, 책을 읽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두서없이 써내려가다 보면, 그리고 그렇게 쓴 글을 예쁜 사진을 넣어 책을 꾸미면 이런 책이 나오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서점 자체가 대형화의 일차 파도, 그리고 인터넷 서점의 이차 파도에 밀려, 영세한, 그러나 자기만의 색깔과 풍경을 주었던 작은 서점들이 거의 사라진 한국과 미국의 경우, 이 책에서 보여준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없겠으나, 유럽에는 아직도 이런 작은 책방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고, 나름 성업중인 듯 하다.  무엇이든 오래된 것은 부수고, 갈아 엎어야 하는 한국에서는 앞으로도 점점 옛날 모습은 사라져 갈 것이다.  고향을 떠난지 오래인 나 같은 사람에게 이미 고향의 모습은,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모습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5년 정도만 더 지나면, 그나마 남아있는 모습도, 시행정차원에서 문화로 보존하지 않는다면, 깡그리 사라질 것 같다.  DSLR같은 괴물이 아닌 작고 깜찍한 Lomo같은 것을 들고, 옛날 내가 기억하는 모습이 남아있는 인천의 모습을 담고 싶다.  대한서럼, 동국서림은 동인천의 쇄락과 함께, 사라져 버렸고, 신포시장의 닭강정과 차이나타운의 만두를 빼면 그 옛날 부자들이 요정같은 집을 짓고 살았던 동인천은 이제 재개발을 기다리는 old town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너무도 학술적인 접근, 그리고 부족한 증거자료를 '샛강'이라는 시대소설의 인용으로 채우는 등의 연유로 그리 재미있게 생각되지는 않는 책이다.  '고서점'이라는 키워드에 낚였다고나 할까?

 

조선시대 이전의 서책유통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부분은 조선시대 일부,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 이후의 이야기들 뿐이다.  과거제도가 시행된 것이 고려조 광종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시절에는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떤 책이 수입되었던 것일까? 

 

서점은 본래, 책장사 외에도, 지식의 전파와 나눔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근 20여년을 제외하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기억에도 서점 주인아저씨는 책을 정말 잘 아는 분들이었다.  문제집을 주로 파는 학교 앞의 영세서점조차도 당시 서슬퍼런 군사정권과 그 뒤를 이은 보통사람 치하에서 전교조 활동을 하다 퇴직당한 선생님이 운영하였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나의 투쟁'과 '니벨룽겐의 노래'를 산 기억이 난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 두 책은 survey계열의 역사책으로만 이름을 알고 있던 것인데, 서점에서 단행본을 처음보고서 나름 기뻐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역시 직원이나 컴퓨터가 찾아주는 것 보다는 책 내용을 잘 아는 서점 아저씨가 책에 대한 이야기와 곁들여 찾아주는 것이 더 훈훈한 책방의 모습같다.  어린 학생에게도 시사이야기도 들려주고, 책 이야기도 나누던,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손님의 '책'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주던 그 모습이 보고싶다.  아니, 어쩌면 언젠가는 내가 그리 되면 좋겠다.  지금의 업으로 어느 정도의 안정을 이루어 여력이 생기면 꼭 그리 해보고 싶다.  단언하건데, 파는 것보다는 사들이는 부분에 더 무게를 두고, 서점경영보다는 그저 시간을 보내면서 가끔씩 있는 거래에 만족해야 할 터이니, 확실히 현 직업에서의 성공이 기본조건이 될 것 같다.  분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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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6-25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책방(고서점) 하던 분들은 돈이 있어 책방을 열지 않았어요.
꼭 돈만 생각하면 책방도 도서관도 꾸리지 못한답니다.

즐겁게 꾸리면서 사랑하자는 마음으로
좋은 꿈 이루시기를 빌어요.

transient-guest 2013-06-25 07:53   좋아요 0 | URL
역시 비전이 중요하지요. 옛일은 모르지만, 요즘 세상에는 영리적인 목적으로 서점을 운영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에요. 저는 제가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책이야기를 나눠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네요.ㅎ

blanca 2013-06-25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물섬' 반갑네요! 맨날 아버지한테 사달라고 졸라대던 ㅋㅋ 기억이 나요. <어깨동무>도요. <노란 불빛의 서점> 재미있게 읽었고 지금도 제 책장 한켠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요즘 동네 서점, 여긴 대학가인데도 찾기 어려워요. 대형서점도 어렵다고 하던데 참 안타까워요. 혹시 읽으신 책 목록 작성하세요? 저는 하다 말다 해서 제가 어떤 책을 읽었는 지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해요. 기회가 되면 엑셀로 차근차근 하고 싶은데. 이것도 쉽지가 않네요.

transient-guest 2013-06-25 12:14   좋아요 0 | URL
몇 년 전부터 읽으면 여기에 이렇게 남기구요, 가지고 있는 책 리스트는 세번 네번 만들다가 말았어요. ㅎㅎ 순전히 중복구매를 피하려고 하는건데, 잘 안되네요. 그나저나 보물섬도 어깨동무도 아시다니, 저하고 연식히 비슷할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 방문하게 되면, 서친들하고 번개라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ㅎㅎㅎ '이겨라 벤', '그라운드의 표범', '아기공룡 둘리' , '맹꽁이 서당', '악동이', '신통방통이'도 기억하시죠?ㅎㅎㅎ 보고싶네요...그들 모두..

프레이야 2013-07-0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책인시공을 비롯해 정수복 시인의 파리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담을 수 있게 되네요. 땡스투도^^
고맙습니다. 책 읽기에 대해 진지하게 자문해본 적은 저도 없지만
숨을 쉬듯 밥을 먹듯 그런 게 되었지요. 책이 없다면 책읽기가 없다면
무언가 지탱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요.
트란님, 서점경영에 대한 꿈은 일단 접어두시는 거에요? ^^

transient-guest 2013-07-06 02:07   좋아요 0 | URL
당장은 어렵지요. 제가 좋아하는 추리/형사소설에 Cliff Janeway라는 형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게 있는데요, 이 사람이 book mania에요. 나중에 형사 은퇴하고서 서점경영하는 사람이거든요. 시리즈의 첫 작품을 요즘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고 잇지요. 인생의 모델이 될런지도 모르겠어요.ㅎㅎ 한국에도 번역이 되어 있답니다. 저자 이름이...John Dunning이던가용? 덴버에서 알공킨이라는 서점을 경영하고 있다고 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