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근처에 있는 헌책방인데, 이름이 재미있게도 Recycled Bookstore입니다.

 

 

 

다운타운 길 위에 바로 위치한 오래된 집을 개조해서 만든 책방인데, 내부는 엄청 넓고 책도 많이 구비하고 있어서 종종 가보는 곳입니다.  사무실에서 걸어서 한 5-1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바로 옆에 스타벅스도 있어서 처음에 사무실 차리고는 많이 갔었네요.

 

 

 

 

 

사진을 많이 찍지도 않았고 아무생각없이 내부를 찍은터라 지금보니 올릴만한 사진이 많이는 없네요. 

 

오늘은 책을 딱 세 권만 샀는데, 발자크의 단편모음 장정본과 Dresden Files의 하드커버 중고판, 그리고 무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영문판을 샀네요.  허/남은 한국어로도 구하기 힘든 것으로 아는데요, 계산을 하면서 주인 아저씨가 그러더군요.  "최근에 가격을 다시 알아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되팔면 더 높은 값을 받을거야"라는...  중고책 거래의 가장 밑 단계에서 암약하는 분들이 종종 가게들을 돌아다니면서 숨은 보물을 찾는다는 얘기는 John Dunning의 Bookman시리즈에서 많이 봤는데 그 비슷한 일을 겪을 줄이야.ㅎㅎ  

 

발자크의 책은 검색이 어렵네요.  어제 구매한 책은 요녀석들입니다.  허/남은 영문본인데, 옛날의 책답게 책주머니가 따로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쓰고나서 보니 허/남 한국판은 구할 수 있는 것이군요.

 

San Jose근처에 또 다른 Recycled Bookstore가 있는데, 자매점이라고 합니다.  책도 많이 갖추고 있다고하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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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2-2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난 이름만큼 재미난 이야기를 길어올릴 재미난 책을
즐겁게 만날 책방이겠지요?

세 권 가슴으로 곱다시 품으면서
즐겁게 웃으신 하루가 노래 되어
이곳까지 날아오네요.

transient-guest 2014-02-20 02:42   좋아요 0 | URL
요즘은 예전만큼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보물이 많은 곳 같습니다. ㅎㅎ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6 (완전판) - 엔드하우스의 비극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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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코난 도일은 자신이 창조한 가상의 인물인 셜록 홈즈가 마땅히 작가 자신에게 돌아왔어야 한다고 생각한 모든 명예와 영광을 가져가 버렸다고 느낀 나머지 은밀히 그를 제거해 버릴 생각을 한다.  그리하여 홈즈는 그의 천적인 모리아티 교수와의 일전 끝에 스위스 어느 폭포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스토리가 여기서 끝났다면 물론 이 일화는 그리 유명하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홈즈를 죽인 코난 도일은 수 많은 팬들과 여론의 탄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심지어는 그의 어머니까지도 도대체 왜 홈즈를 죽인것이냐고 물었을 정도로 홈즈를 죽인 댓가를 톡톡히 받게 된 것이다.  길거리에서 폭행을 당할 뻔한 적도 있다고 할 만큼 시달린 그는 결국 홈즈를 살려내기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셜록  홈즈는 귀환했고, 스토리는 모리아티 교수를 처리한 후 그의 난폭한 하수인이자 저격수인 모랜을 찾기 위해 은둔한 것으로 일부 수정되었다. 

 

크리스티는 왜 포와로를 죽여야 했을까?  그것도 시리즈 상 초기에 해당하는 '커튼'에서 갑작스럽게 말년의 포와로와 헤이스팅스를 등장시키고 영웅적이지만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한 것일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커튼'을 읽은 후로 남은 시리즈를 읽어가는 내내 포와로가 나오는 에피소드는 일종의 후일담처럼 느껴지고 아련한 추억을 명탐정을 그리워하는 나 자신을 보는 것이 이상할 뿐이다. 

 

매 스토리마다 기묘한 트위스트와 중복트릭을 보여주는 크리스티의 소설답게 이번의 이야기 또한 독자와 함께 포와로 마저도 중반까지 속아넘어가는 즐거움을 주는 '엔드하우스의 비극'을 읽는 내내 포와로와 헤이스팅스의 말년, '커튼'에서 본 그 모습이 생각나서 우울해했다.  그 만큼의 몰입을 갖게 된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다소 엉뚱하고 거만하기까지 한 포와로에게 말이다.  남은 이야기들을 읽어가는 내내 조금은 찜찜하고 조금은 서글플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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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처음으로 올린 Hall of Shame.  성원이 상당하다.  그만큼 적어도 우리 알라디너들 중에는 기본적인 상식과 개념 정도는 갖춘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다.  생각해보니 슬프게도 대한민국은 역사에서 근대까지만 소급해도 이 리스트에 하루에 열 명씩 올려도 다 올리지 못할만큼 많은 인재강국(!!!!)인 셈이다.  그 덕분에 OECD국가들 중 자살률과 실업률이 최고치를 맴돌고, 삶의 질이나 행복도는 최하치를 경신하고 있으니 다 인재가 넘쳐나는 덕분이다.

 

 

 

 

이 분은 그 유명한 초원복집사건의 주역이며 무려 삼십대 초반이라는 창창한 나이에, 독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민주국가의 근간을 말아먹는 유신헌법의 실질적인 author이셨다.  박정희가 정권을 비호하고 반대하는 국민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공안검찰에 무려 이 십대의 나이에 발탁된 이래 엄청나게 빠른 출세길을 달린 사람이기도 하다.  그 긴 세월동안 권좌에 근처를 맴돌았던 만큼 숱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는데, 4.19의거당시 다른 친구들이 피를 흘리며 독재정권에 저항할 때, 얌전하게 강의실에서 공부중이었다는 얘기나, 보안사와의 힘싸움 때문에 박정희 사망 후 거세될뻔 했는데 전두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덕분에 살아났다는 얘기 같은 순수한 학구열과 승자지향성은 가히 전설적이라고 하겠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개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참으로 한 치의 모자람도 없는 삶을 살아온 그는 사실 예전에, 아주 오래전에, 유신잔당들과 함께 감옥에 쳐박혀 거세당했어야 하는 인물인데, 벌레류의 특성인 질긴 생명력 덕분에 70대의 노구를 이끌고 어전내시총관, 그러니까 태감들 중 가장 높은 벼슬자리에 앉아 박근혜씨를 보좌 (라고 쓰고 조종이라고 읽어야 할까?)하고 있다.  

 

진보정권 10년의 가장 큰 실책은 물에 빠진 미친개들을 건져주었다는 것이다.  일찌기 루쉰 선생이 말한 것처럼 물에 빠진 미친개들은 몽둥이로 두들겨 패주었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다음에 좋은 세상이 와서 역사와 정치가 바로 서는 날에는 그리스의 도편추방형이나 로마의 기록말살형에 처했으면 한다. 

 

PS 거세를 당한다는 표현은 이 경우 다소 부적절하다.  태감이 되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한 사례는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매우 흔한데, 이 경우 거세는 "당한"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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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덫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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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맞다면 `쥐덫`은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다. 말로만 듣던 작품을 읽는데에는 25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유는 없지만. 이 외에도 포와로나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단편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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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4-02-14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덫'은 한국에서는 연극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작품입니다.추리물 중에서는 최장공연 기록을 세운 작품이죠.

transient-guest 2014-02-14 14:32   좋아요 0 | URL
뮤지컬이 아닌 연극이었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건들은 잊혀져간다.  특정한 시기에 따라 진실이 다시 밝혀지더라도 사건을 획책한 주동자들, 특히 그들이 기득권 세력에 편입되었을 경우, 사건의 전모는 밝혀지더라도 사람은 숨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폴더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불명예의 전당'.  고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그 댓가로 출세한 견사들을 비롯하여 기회가 되면 정확한 FACT에 근거하여 PUBLIC에 열린 자료를 올릴까 한다. 

 

 

 

부림사건으로 억울한 사람들이 고문당하고 자백을 강요당했고, 옥살이까지 했더랬다.  고문을 자행한 것은 다른 기관이지만, 담당검사로써 죽을때까지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자가, 부림사건 희생자들이 33년만에 무죄선고를 받은 것을 두고 반박성명을 내고 있다.  양심을 팔아먹은 정도가 아니라 자가당착과 자기합리화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개꼬리를 3년씩 묵혀도 여전히 개털인 것처럼, 똥은 33년을 묵혀도 똥이라는 진리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역사가 바로서는 날이 올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이렇게 벽을 보면서 침을 뱉는다. 

 

*사진과 기사의 출처는 연합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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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2-14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이 '누리던 역사'는 우리가 '살아온 역사'하고 다르니,
이런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transient-guest 2014-02-14 22:12   좋아요 0 | URL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누리던 것들의 배경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싫은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