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퀴벌레만도 못한 놈아!


나향욱.jpg


불법으로 대통령이 된 무뇌아의 치세 하고도 4년차, 윤창중으로 시작된 이런 바퀴의 발호는 이제 일상적인 일이다.  최근 조상이 친일파라면서 자랑한 바퀴까지 그저 업데이트일 뿐.


한국은 어쩌면 국민다수의 - 적어도 그들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숫자의 국민이 무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왕정시대엔 무능한 왕 하나가 나라를 말아먹었지만, 국민이 지도자를 뽑는 지금, 이들의 작태는 어쩌면 국민 다수의 무능을 reflect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만약 대한민국이 망한다면, 우리가 사는 지금은 그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정치-경제-사회-교육-안보 전반에 걸쳐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다.  국가라는 장치는 관리부재상태에서 그냥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사람은 적어도 정치나 행정 등 공적인 일을 하면 안되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도 '진상조사'중이고, 아직도 개기름을 흘리면서 공식적인 업무를 보고 있다.  그것이 박근혜로 대표되는 지난 9년간 국민의 반은 그토록 원한 보수정권의 민낯인게다.


사진은 무단으로 퍼왔으니 항의가 들어오면 바로 내릴 것이다.  (출처: 딴지일보)  


그런데 보면 볼수록 참 기분 나쁘게 생긴 얼굴이네.  야비하고 비열하고 저열하고 느끼함과 뻔뻔스러움까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나쁜 의미에서 공무원사회나 직종에 특화된 얼굴 또는 체질이 상판 전체로 뿜어져 나오고 있는 듯한 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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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2 0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2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2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2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재에 글을 남기기 시작한 것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활발하게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대충 2010-2011년 사이인 것 같다.  5-6년 하다보니 이것도 어느 정도 의무감을 갖게 하는 면도 있고, 그간 오가며 배움을 추구한 서재친구들이 생기는 등, 자칫하면 게으를 수도 있고, 편향될 수도 있는 독서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 주는 쓰다 지우는 것을 반복하는 등, 영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후기도 제대로 남기지 못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사는 일에 전념하느라 그랬던 것 같다.  좀더 다른 방식으로 글쓰기를 접근하고 키워나가고 싶은데, 그렇게 하려면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고 생각을 많이 다듬어야 한다.  적어도 맘의 여유가 지금은 없는데, 언젠가는 그렇게 좀더 느리고 단단한 독서를 해볼 생각이다.  아직은 읽을 것도, 읽고 싶은 책도 많아서 한 차례 지나가면 곱게 모셔두고 있지만.


60대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30대로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노력과 관리 및 정신상태에 따라 나이보다 10년 정도는 젊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꾸준히 책을 읽고, 서점을 돌아다니고, 생각을 하고, 써내려가는 김삼웅 선생의 평상시 자세는 여러 모로 좋은 면을 보여주고 있다.  김선생의 책은 주로 평전을 읽었는데, 이런 종류의 책은 처음 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얻어진 좋은 글, 일화, 옛 사람들의 자세를 기술했는데, 선생 자신의 글보다 언뜻 다른 이의 책을 인용한 부분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살짝 아쉽다.  난 좋은 글과 책을 소개 받는 것 이상 선생의 말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선생이 쓴 책이 아직 많아서 더 구해서 읽어보고, 특히 평전은 거의 다 들여다볼 생각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젠 survey형식을 빌린 사서나 역사에세이는 재미가 없다.  고전으로 읽어봐야하는 로마제국쇠망사를 앞에 두고 살짝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암튼 역사책을 읽는 재미로 얘기하면 이 책은 그리 잘 다가오거나 스며드는 책은 아니다.  식민사관과 민족주의사관 양측에서 모자란 점을 좀더 중립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신선하지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듯한 점도 그렇고, 무엇보다 역사가 정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믿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의 어쩌면 앞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결정할 수도 있는 역사전쟁의 한복판에서 이런 종류의 접근이 알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요컨데, 강단의 식민사학이 총으로 한국사를 유린하고 있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칼을 든 재야사학이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형국에서 원론적인 fairness를 주장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토론과 연구로 풀어갈 문제가 되겠지만, 현실은 한 방 먹여주고 강력하게 밟아놔야 학계도 좋아질 것 같은 환경이란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현재 학계는 역사바로잡기와 역사왜곡, 정치공학, 그리고 기득권과 그간의 태만한 연구활동을 덮으려는 강단사학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점을 절대로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테즈카 오사무의 일대기를 만화로 엮은 책. '아톰'이나 '밀림의 왕자 레오', '붓다', '아돌프에게 고한다' 등 수많은 대작을 남긴 전후 일본최고의 만화가인 그의 behind story를 읽는 재미, 전후 일본만화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왔는지 등 다양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다만, 테즈카 오사무나 다른 일본예술계에서 강조되는 전쟁에 대한 반성이나 평화론에 조선에 행한 36년간의 폭압정치와 착취, 그리고 전쟁 중에 자행된 성노예, 일본군, 노동자 강제징용에 대한 이야기, 학살은 늘 빠지는지 모르겠다.  관동대지진을 이야기할 때에도 얼마나 자기들끼리 열심히 도왔는지, 살아남으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도 재일조선일들을 학살한 이야기는 마치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기억조차 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는 사실 평화를 주장하는 문학, 예술계의 거두라고 해도, 그 일본인으로서의 자세를 보면 그리 존경할 수 없는 면이 많이 있는데, 테즈카 오사무 또한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래도 워낙 상징적인 작가이고 다수의 명작이 많아서 형편껏 작품을 구해서 읽고는 있다만, 이런 점은 꽤 씁쓸하게 다가온다.


1983년 경의 작품. 주인공들은 지금 대충 따져도 50대.  스포츠만화를 표방하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남자순정만화 같다.  미유키를 선택하면 다른 미유키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설정이 좀 기괴하지만, 나름 풋풋하니 모든 것이 많이 느렸던 옛날의 향수가 밀려온다.  H2에선 남자가 둘 이었는데, 이번에 M2라고나 할까...    









더 말이 필요없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명작.  꽤 복잡한 구도를 따라가는데, 사실 말하고자하는 바를 잘 모르겠지만, 꽤 재미있는 만화다.  물론 우라사와 나오키하면 나에겐 '야와라'나 '마스터 키튼', 그리고 '20세기 소년'이 최고지만, 최근에 읽은 'Pluto'도 좋았고, 이 작품도 기괴한 설정을 따라가는 등 좋은 작품이라도 생각한다.


주말은 그저 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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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16-07-1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유키 애장판에 관심이 가요. 풋풋하고 설렘이 가득한 만화일 것 같아서요. ㅎㅎ 책과 저자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게 트렌드인 것 같은데 좀 정형화되있는 느낌이어서 질린다고 해야할까... 독서독본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누군가 괜찮은 텍스트를 잘근잘근 씹어서 떠먹여주는 것 보다 질긴 텍스트하나를 내 온 힘으로 씹어내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서요. 그러자면 집중력이 필요한데 그런 일에 에너지를 들일만한 사람은 많지 않고 그래서 저런 책이 인기인가 봐요.

transient-guest 2016-07-11 11:11   좋아요 0 | URL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이 대부분 청춘물 또는 학원물이고, 아무래도 예전에 나온 것들이라서 그런지 지금과는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말씀처럼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독후감`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네요. 제목이나 저자만 보고 옥석을 가릴 수가 없어서 이것저것 읽게 되었는데, 요즘은 조금 덜 읽어야지 하는 맘이 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좀 흥미가 덜 가는 책을 여러 권 읽은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북깨비 2016-07-1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독본이 탐이 납니다. 표지도 예쁘네요.

transient-guest 2016-07-12 15:51   좋아요 1 | URL
읽고나서는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그래도 김삼웅 선생의 책은 좋습니다. 평전도 많이 쓰시는데, 보통 쉽게 접할 수 없는 인물들을 많이 다뤄서 더욱 고맙습니다.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박학기, 박정현, 그리고 유리상자가 함께 불렀다.  이걸 듣고 부를 때마다 옛날 기타를 치며 120%의 감성으로 노래하던 내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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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7-0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대구에 김광석 거리라고 있습니다.
생긴지 몇 년 안되지만 성공한 문화마케팅 사례로 무슨 우수사례로 대통령상인가 뭔가도 받았습니다. 이 김광석 거리는 방천시장 옆에 있는데 덕분에 다 죽어가던 방천시장이 완전 카페 술집 골목으로 일로번창하고 있습니다. 국내관광객은 물론 요즘은 중국인들도 많이 오는 것 같습니다...저도 몇 번 가서 시장내 술집(`가족`이라는 족발집...)에서 일잔하기도 했습니다. 방천시장 앞쪽으로는 대한뉘우스라는 유명한 술집도 있구요..ㅎㅎㅎㅎ......작은 공연장도 있고(무명 가객들이 노래를 부르고...)....김광석 노래가 항시 흘러나오고....나름 분위기 좋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7-09 10:09   좋아요 0 | URL
그런 곳도 있군요. 부럽습니다. 바람이 쌀쌀한 늦가을, 밤에 그런 시장 한켠에 있는 선술집에 맘맞는 벗과 앉아서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면서 책과 정치, 철학, 역사와 군략을 난장치면 참 즐거울 것 같습니다.ㅎ
 

김광석을 좋아한다.  비록 요즘은 기타도 피아노도 손을 놓은지 오래지만, 예전에 어릴 때, 가수가 하고 싶어 카페에서 노래를 할 때 주로 김광석의 노래를 불렀었다.  소위 뜨는 센스는 없었던 셈이지만, 96년 그의 추모제를 지낸 이래 내 덕분(?)에 김광석의 팬이 된 사람들이 좀 있으니 나름대로의 보람이다.  


에이핑크도 모르고 다른 무엇도 잘 모르지만, 정은지라는 가수는 안다.  바로 이 노래 때문이다.  가사는 조금 틀렸지만, 그녀가 부르는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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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6-07-0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늘 이 노래의 signifié가 가장 잘 구현된 커버는
제이래빗 버전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ㅎ
https://youtu.be/RRvo6A11TMA


transient-guest 2016-07-08 04:24   좋아요 0 | URL
괜찮네요. 다른 노래들도 좋구요. 젊은가수 = 아이돌 혹은 인디 정도의 공식에 식상했는데, 느낌이 좋네요. 그야말로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가 봅니다.ㅎㅎ 예전에 이 친구들처럼 하는건 꿈도 못꿨네요.
 

계획했던 일주일의 휴가는 결국 물건너간 상태로 주말을 맞게 되었다.  오늘까지 꼬박 일을 했는데, 오전에 계속 신경을 쓰고나면 오후에는 제대로 업무를 볼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집중이 필요한 legal work는 미뤄진 탓이다.  게다가 밤늦게라도 한국의 고객회사와 긴밀하게 이런 저런 일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나면 상대도 나도 지쳐버리게 된 것이다.  한국의 주말이 시작된 오늘은 그래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 통의 전화도, 메일도 나누지 않았다.  책읽기를 놓을 수 없으니 계속 읽기는 했다만, 이상하게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나마 운동하면서 읽은 '황금가지'에서 나온 SF는 그래도 괜찮았지만, 책에 관한 책 세 권을 연달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삼자범퇴로 나란히 그저 그렇게 넘어가버렸다.  책이 문제인가 사람이 문제인가는 언제나 상황에 따라 시기에 따라 답이 바뀌는데, 이번에는 내 문제도 반, 책의 문제도 반, 아니 굳이 깐깐하게 따지자면 7:3정도로 내 탓이 더 큰 것 같다.


이런 일상은 지난 금요일까지 이어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그간 미뤄둔 보충자료 건을 열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꼬박 앉아서 20페이지의 커버편지를 작성했고, 조목조목 보충자료요청의 불필요성을 주장했다.  화요일인 내일 출근해서 한 시간 정도 관련자료를 보강하여 발송하면 끝이다.  토요일부터는 한 글자도 업무에 관련한 건 들여다보지 않았다. 일단 어디론가 좀 멀리 다녀올 기회가 생겼고, 그렇게 일박 정도 집을 떠나면서 노트북도 가져가지 않았는데, 다행히 특별히 급한 연락을 받지는 않았다.  물론 메일계정으로 들어가서 걸러진 메일을 찾아보면 아마 꽤 이런 저런 것들이 쌓여 있을 것이다만, 그건 내일부터의 일이다.  오늘 밤까지도 일부러 메일을 열거나 계정으로 들어가보지는 않을 것이다.  일주일간 널널하게 일할 생각이었는데, 결국은 토-일-월요일로 이어지는 연휴만 간신히 챙겼을 뿐이다.


내일, 그리고 수요일까지만 고생을 하면 어느 정도 내 선에서 할 일은 마무리될 것이고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주로 작성할 이런 저런 문서만 신경을 쓰면 되니까, 사실 내일의 일처리가 매끄럽게, 그리고 양적으로 잘 진행되면 당분간은 조금 괜찮은 스케줄이 될 것이다.  모두들 휴가를 떠나는 이 시기는 우리 업계의 특성상 상당히 slow 한 시즌이니까.


SF고전에 속하는 작품이다. 어릴 적 계림사 소년소녀문고집에 엮여 나온 것을 제목만 기억하는 '솔로몬의 동굴'의 동저자의 작품이다. 당시 서양사람들이 바라보는 이국문명에의 두 가지 관점 - 야만과 신비주의 - 이렇게 두 가지가 잘 버무려져있는 모험소설에 가깝다.  다뤄지는 주제도 신화, 아프리카의 모험, 야만족, 그들을 지배하는 신비한 여왕, 윤회, 부활, 너무도 아름다운 사악한 미 등등. 조금은 느리게 시작하는 이야기지만 읽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어 내려놓기 어려웠던, 다소는 촌스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활극의 요소도 있기에 우리 시대의 눈으로 봐도 많이 떨어지는 작품은 아니다.  결말은 조금 황당하고 허무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작품이 나오던 시기의 독자들에겐 특히 큰 재미와 이국과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음에 틀림이 없는 책.  



전문작가의 책도 한 사람의 책을 계속 읽다보면 일종의 plateau가 온다.  같은 의미로 이번의 '윤성근'님의 책은 그 울림이 미미했다.  '야밤산책'은 더더욱 나에겐 너무 가벼웠고, '남편의 서가'는 제목에 좀더 충실한 글들로만 모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영원히 떠나버린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책인데 니나 상코비치의 Tolstoy and the Purple Chair (혼자 책 읽는 시간)와 비교하면 어쩐지 니나 상코비치의 책만큼 그 절절함이나 주제의 일관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건 내 개인의 의견이고 게다가 이 책을 다른 시기에 다시 읽는다면 어떤 맘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으니까, 어디까지 지금의 느낌으로 해둔다.



번역문학가이자 불문학박사/교수인 김화영의 산문집.  예전의 프랑스 유학시절을 다룬 '행복의 충격'의 시절에서 3-40년의 세월을 훌쩍 건너 이제는 거의 은퇴에 가까운 노학자로서 엑상 프로상스를 시작으로 자신의 과거 발자취와 그 시절의 고맙고 정다웠던 친구와 은사를 비롯한 지인들을 찾아가는 이야기. 어쩌다 보니 하루키의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와도 일면 겹치는 테제가 된다.  특히 그토록 다정스럽던 친구들 중 한 명은 이미 예전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되는 부분에선 내가 다 심란해 했는데, 성공한 사람이 되어 과거를 다시 짚어나가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이렇게 뜻하지 않은 부고를 고스란히 맘에 담고 앞으로 가야하는건 그 속에서 마주하는 현실이다.  저자 특유의 산문체도 좋고, 약간은 여행소개서 같은 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카뮈도 그렇지만, 이분의 책도 더 읽어볼 생각.



30년 전, 애리조나 하고도 벽촌 국경마을에 자리를 잡고 이민생활을 시작한 저자의 그림이야기.  처음에는 한국과의 끈을 잡고 싶어서 시작한 그림수집이 이제는 취미를 넘어 이렇게 책을 내는 경지에 다다른 것에 놀라고, 다른 경로로도 소개되었던 '간홍 전형필'의 저자이기도 하며, 그의 이름으로 나온 책이 꽤 됨에 더 놀라게 된다.  어쩌면 입신양명을 꿈꾸며 실리콘 밸리로, LA로 뉴욕으로 부나방처럼 몰려드는 대다수와는 달리 이민이 요즘 같지 않던 시절에 미국에 와서 시골에 정착한 덕분에 누리게 되는 시간과 저렴한 생활물가와 부동산 구매비용으로 이렇게 하나씩 작은 그림부터 사들이고, 미술잡지를 읽고 겔러리와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쌓인 노하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림에 대한, 그리고 수집에 대한 그의 철학은 온전히 보너스.  미술에는 까막눈이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그림을 너무 부담되지 않는 수준에서 그야말로 즐기기 위해, 심미안을 수련하는 방법으로 조금씩 구해서 걸어놓고 싶은 맘이 생겼는데, 조금은 더 미래의 이야기.  이런 것도 괜찮은 삶이구나 싶다.  비록 자조하듯, 피닉스에서도 3시간을 더 들어가는 애리조나의 국경마을 한 켠, 한인 30세대의 하나로 잡화점을 운영하고 산다고 말하지만, 저자의 삶에는 이곳처럼 부대끼는 곳에서 사는 사람과는 달리 여유가 느껴진다.  그것이 제일 부럽다는 건, 지금의 내 삶이 꽤나 팍팍한 탓일게다.


사무실을 차린 첫 2-3년은 월요병이 없었는데, 작년부터인가, 나에게도 어김없이 월요병이 찾아온다.  다시 처음의 그 벅찬 기쁨과 자유로움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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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0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의 서가> 저자가 故 최성일 님의 아내분이셨군요. 알라딘 알사탕 이벤트가 있었을 때 알사탕과 적립금을 꼬박 모아서 최성일 님의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합본을 샀습니다. 요즘은 3만 원 이상의 책을 사지 않아요. 그 가격으로 읽을 만한 중고책 두 세 권 사는 편입니다. ^^

transient-guest 2016-07-05 12:11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돌아가신 최성일님의 책을 읽어봤는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책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 지금의 저에겐 그리 잘 다가오지 않더군요. 저도 좀더 헌책을 사보고 싶은데 이곳에 있으니 여의치 않네요.ㅎ

북깨비 2016-07-0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의 묘약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김화영 작가님 문체가 낭만적이셔서 읽으면서 계속 프랑스 여행을 꿈꾸게 되더군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7-06 04:04   좋아요 1 | URL
제가 느낀 것이 딱 그렇습니다. 확실히 유행하는 프로젝트 여행에세이하고는 수준이 다른 것 같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