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lict of Interest는 번역하면 대략 이해충돌내지는 이권충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법적인 개념으로 흔히 쓰이는 말이다.  예를 들면  

1. 변호사는 자신이 대리하는 클라이언트의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   

2. 공기업의 구성원은 해당 기업 또는 주주들의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 혹은

3. 정치인/공무원은 국민의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 

라는 말들은 모두 Conflict of Interest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것이 미국의 경우 실제 application으로 넘어가면 1의 경우 변호사는 자신의 클라이언트와 적대관계 혹은 충돌관계에 있는 모든 케이스 또는 타 클라이언트를 동시에 대리할 수 없고, 나아가서 변호사의 이익과 클라이언트의 이익이 충돌하면 변호사의 이익을 포기하던가 클라이언트의 대리를 포기하여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기업의 구성원은 단순히 기업/주주들의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럴 소지가 있는 행동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끝으로 정치인/공무원의 경우, 흔히 자신의 개인적인 이권이 관련된 일에는 정치/공적인 업무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이 Conflict of Interest라는 개념은 거의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다고 보면 되는데, 물론 자본주의가 매우 발달한 나라답게 언제나 이를 교묘히 manipulate하여 법망을 피해가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관련 이슈에 대하여 최근 미국의 법 해석에 있어 최고기관인 연방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왔다고 06/14/2011자 LA Times에 나와있다.  즉 네바다 주, 스팍스시의 시의원인 마이클 케리간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선거 캠페인 manager가 support하는 신규 카지노/호텔 설립에 대하여 vote한 것이 Conflict of Interest 에 대한 위반행위라는 것이다.  당연히 초기 단계에서 네바다 주의 Ethics Committee가 이의를 제기하였고 법적투쟁을 거치면서 기다/아니다가 오가다가 어제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기다"로 판결이 난 것인데, 난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내 조국인 한국의 법조인/기업인/정치-공무원을 생각하게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법률그룹인 모와모의 경우 같은 회사의 변호사들이 각각 팀을 이루어 대기업X와 대기업Y의 소송을 대리한다.  매우 흔한 일이다.  또한 대기업Z를 조사한 검사들이 사건종료 후 모두 한줄로 해당 대기업Z로 "이직"한다.  역시 매우 흔해빠진 일이다.  심지어는 국회/도/시/구 의회차원의 주요안건심사와 vote은 모두 해당 이슈/안건에 관계된 사람들이 처리한다.  즉, 한국에 있어 현실적으로 Conflict of Interest라는 Ethics의 개념은 없는 것이다.  오죽하면 감사팀과 감사대상자들이 "접대"차원에서 감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만나서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시고 "2차"까지 가겠는가?   

부정부패로 얼룩진 대한민국 현대사.  제대로 정립된 Conflict of Interest개념과 이에 대한 시행이 아쉽다.  이는 비판이나 데모로 도입되고 enforce되지는 못할 것이고, 오로지 교육과 실천을 통한 slow-process로만 가능할 것이기에 더더욱 올바른 가치개념의 정립과 시행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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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광인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세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3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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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 정조대왕이라는 든든한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오르려던 개혁세력의 중심 백탑파도, 그들의 꿈도 모두 스러져가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실학을 탐구하던 그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이는 법이라고, 모두 쫓김을 당하게 되는데, 주인공 이명방을 둘러싼 인물들이 하나씩 죽어나가면서, 금부도사로서 수많은 공을 세운 그가 이제는 가장 유력한 살인용의자가 되어 조사를 당하는데, 과연 진범은 누구이며 그는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일까?        

여전히 역사소설을 넘어 추리소설로 가는 기막힌 clue와 두뇌대결을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읽는 내내 쏠쏠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여전히 독자에게는 부족한 clue때문에 추리의 재미는 거의 느낄 수 없다.   

백탑파 이야기의 마지막인 열하광인을 읽다보면 본문의 내용과는 별도로, 정조대왕의 배려로 한때나마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그러나 역시 정조대왕의 버림으로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스러져간 백탑파의 실학자들의 쓸쓸한 모습이 가슴아프다.  

시대를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개혁의 의지와 실행 모두가 한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었던 왕정시대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정조대왕의 개혁의지도 왕권복귀가 우선이었기에, 왕권을 부정할 수도 있게 되는 실학자들의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살아가던 시대의 틀을 깨고자 하였던, 그렇게 멀리 내다보았던 백탑파의 모습은 현재까지도 여러 혁명가들과 개혁가들의 모습을 타고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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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각본 살인 사건 - 상 - 개정판 백탑파 시리즈 1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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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김탁환의 백탑파 시리즈의 시작이다.  (역시 합본 항목이 없지만, 난 완독하지 않으면 리뷰를 쓰지 않는다.  즉 상/하권을 다 읽었다는 말씀) 

정조대왕 시대, 보기 드물게 연쇄살인 사건이 도성 한양을 흔들고, 정황증거로 인하여 그 배후로 지목된 당대 최고의 매설가 청운몽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그런데, 그가 진범이 아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는 좀더 깊고 어두운 무엇인가가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매우 재미있는 역사활극이다.  그러나 추리소설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 reader인 우리에게 결정적인 clue를 주지 않기 때문인데, 등장인물만 알고, reader는 모르는 중요단서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상식적인 추리는 불가능하다.  즉 추리소설로 접근하지 말고, 정조대왕과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등장시킨 역사소설로 보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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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 - 상 - 완역본
투키디데스 지음, 박광순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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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읽을 때, 뭔가 connection이 좋으면 고대의 글 같지 않게 눈에, 머리에, 또 가슴에 쏙쏙 잘 들어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여러 고수들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런 의미의 클래식 reading을 선물하지는 않는다. 

다만, historian인 나에게, 그리고 reader인 나에게 이 책은 일종의 통과의례와 같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도 그렇고 구성도 그렇고, 크게 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  오!  나의 무지일수도.  끊임없는 사건 위주의 구성으로 일종의 chronological order을 가지고 참으로 길고 긴 두 권을 읽어내려갔다는 것을 빼면, 그래도 남는 것은 이런 책을 일독하였다는 얄팍한 지적 허영에 대한 충족인것을 어찌할꼬?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는 책일 것이고, 단지 두뇌를 단련한다는 기분으로 부담없이 천천히 읽어나가면 언젠가는 종전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PS 합본으로 이루어진 항목이 없어 상권만 넣었지만, 원칙적으로 나는 완독을 하지 않으면 리뷰를 쓰지 않는다.  즉 상-하 다 읽었음을 굳이 써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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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정부 - 미래사회편 - 이미 시작된 인간 지배 음모, 개정판 그림자 정부 시리즈 2
이리유카바 최 지음 / 해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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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정부'의 세번째 이야기인데, 이미 conspiracy theory계에서는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좀더 구체적인 자료와 인물을 언급하여 소개 및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이리유카바 최 라는 한국계인데, 실제로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첫번째 책보다 글솜씨나 논리가 많이 좋아졌다는 점과 적당히 얼버무리는 결론이나 독자의 추리에 맡긴다는 류의 결론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irrelevant as it may be). 

20세기 초의 미래상이 신과학기술의 도래에 따른 유토피아였다면, 현 시대의 미래상은 바로 이 신과학기술이 가능케하는 디스토피아인 듯 하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론"인지는 모르겠지만, 떠오르는 속담은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이다.  즉 무엇인가 있는데, 실체가 잡히지는 않는 것.   

세계 각국의 지도층이나 정부의 대중기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슈제기가 되고나서 빠르면 십여년, 늦어도 약 삼십년이면 그토록 부정하던 당시의 일들이 현실이 되었음을 우리는 해금된 정부문서를 통하여 접하고 있다.  일컨데, Area 51, UFO등 상당수의 '음모론'속의 사건들이 현 2011년에는 기정사실인 것이다.   

헌데, 이런 책들을 읽고나서 항상 느끼는 것은 lack of solution이다.  결국 이슈제기를 하였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일어나는 이런 일들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것이 결론인것 같다.  어찌할 것인가?  나도 답은 없다.  그러므로 이런 책은 흥미거리 이상이 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 권씩은 가지고 있다면 그런대로 의심스러운 사건이나 뉴스를 접할 때의 reference가치는 있겠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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