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3권을 다 읽은 소감을 남기려고 하는데, 도대체 '남자 냄새가 물씬' 난다는 말,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는 강한 남성에 대한 페티시가 있는 것 같다는' 말 외에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새 또 detail도 많이 잊어버리고, 무엇보다 책을 읽던 당시에 느낀 여러 포인트들이 하나 둘씩 흩어져 가고 있다.  가급적 책을 읽으면 바로 리뷰를 써야 하는데...

 

'모래그릇'이라는 세이초의 다른 작품을 어제 다 읽었다.  이 또한 빨리 쓰지 않으면 리뷰를 쓸 만한 그 무엇도 남지 않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역시 글이 써지지 않는다. 

 

다른 분들의 서재를 돌아다니면서 보게 되는 멋진 후기를 보면, 더더욱 약간은 주눅이 드는 것 같다.  난 왜 저런 글이 안 나오는 것일까? 

 

아직도 나의 책 소화는 그 기술적인 면에서 일단 갓 이유식을 뗀 아기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견주기는 좋지만 비교해서 자신의 모자란 점에 focus하는 것은 발전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꾸 다른 이들의 글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좀 뻔뻔하게 못쓰는 글이나마 자꾸 써야 연습이 되겠지 하면서 버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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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2-07-0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리뷰든 좋은 이유를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배경지식이 풍부한 리뷰는 그것대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 나름의 생각과 감성으로 쓴 글은 그것대로 공감하거나 새로운 시각을 보여줘서 좋고.. 어떤 글은 또 특별한 이유 없이 좋기도 하구요.ㅎㅎ 편안하게 우러나오는 대로 쓰시면 그게 가장 좋은 글이겠죠.. '내'가 쓴 글이니까요 ^^

사실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리뷰는 좀 부담스러워서 페이퍼를 주로 이용합니다 ㅎ 특히 소설 리뷰가 조심스럽고 어렵더라구요.

transient-guest 2012-07-09 00:57   좋아요 0 | URL
분명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립하는 것, 그리고 적절히 내용과 감상을 조화시키는 것, 이 두 가지가 저에게는 화두가 됩니다. 물론 편안하게 나올때 제일 좋은 글이 써지는 건 확실한 것 같구요.ㅋㅋ 쉽지가 않네요 그게.

저는 가급적 비평은 자제하고, 그야말로 리뷰를 통한 남겨두기 정도만 하고 있어요. 함부로 다른 이의 글이 뭐가 좋다 나쁘다를 쓰는게 참 어려운 것 같네요.
 
너를 노린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4
마츠모토 세이조 지음, 문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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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초의 작품들은 elaborate한 가상의 사건보다는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졌다고 얼마전에 읽은 것 같다.  그런 점들, 즉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한 관심과 재구성은 세이초를 단순한 추리소설 장르를 넘어선 다큐멘타리 작품을 쓰게 만들기도 했는데,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이런 세이초의 작품성향은 그를 '사회파'작가라는 일종의 코드로 분류하게 하였고, 지금까지도 이 '사회파'라는 장르는 후학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고 한다. 

 

이전의 작품들은 추리성이 낮아서 가히 사회파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현실적이고 사건서술적이었기에 추리소설로써의 재미는 조금 낮은 감이 없지 않았었는데, 동서에서 모아놓은 책들은 그래도 다른 작품들에 비해 추리소설로써의 feature가 더 배어나오는 것 같다.

 

전후 일본의 어느 날.  월급날이 돌아오는 대기업은 당장 부족한 자금조달을 위해 뒷거래로 어음결제를 하여 돈을 빌리는 작업을 하게 되어, 3000만엔짜리 어음을 결제해주고 이에 준하는 돈을 은행에서 빌리기로 한다.  일말의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어음을 결제해준 담당자는, 그러나 돈을 받지 못하고, 전부가 은행의 자리를 교묘하게 빌린 사기사건임을 알게 된다.  작품에서 이야기하기를 흔한 수법이라고 하는데, 일단 이렇게라도 얻어진 어음은 제 3자로 넘어가면 이후로는 bona fide purchase로 인정을 받아 최초의 사기와는 관계없이 현금화가 가능한 모양이다.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 일본답게 - 담당자는 자살을 택하고, 책임자는 지방으로 좌천되며, 회사는 신용과 평판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기로 결정한다.  어처구니 없는 사기사건은 그렇게 일단락 되는 듯 싶었다.

 

자살한 담당자가 아끼전 부하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순전히 인간적인 이유 - 자신이 은혜를 입었다는 - 로 아마추어의 관점에서 사건을 쫒게 된다.  그러면서 하나씩 둘씩 나타나는 사건의 실체에 전후 일본을 만들어 가던 음지의 이야기 - 우익 폭력단, 어음사기, 연관된 우익 정치인 - 가 나오면서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 시기의 일본은 전전의 우익과 전후의 우익 폭력단이 세대교체를 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보다도 훨씬 더 공공연하게 정치권과 연계한 활동을 한 듯하다.  우리에게는 명성황후 시해로 알려진 현양사라는 - 제국시절의 우익 폭력단 - 조직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오는 등, 사회파의 작품답게 눈을 뜨고 잘 보면 전후 일본의 시대상을 볼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읽은 이전의 작품들보다는 좀더 본격적인 추리를 요하는 것 같아, 서술적인 문체에도 불구하고 '추리'의 재미를 느끼면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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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몽상 -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 / 하늘연못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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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엘런 포의 작품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익숙하게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검은 고양이' - 수많은 아류작이나 동류작품들과 혼동되기는 하지만, 포의 작품이 가장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 '모르그가의 살인' - 후대 명탐정의 모티브가 된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하는 - '어셔가의 몰락' 등등이 많이 알려져 있고, 이들을 포함한 단행본의 숫자도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예전에 영문판으로 구했던 포의 전집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바로 이 '우울과 몽상'인데, 포의 모든 소설을 모아놓은 것이다.  이를 다시 환상, 풍자, 추리, 공포의 네 장으로 나누고 이에 맞는 소설들을 각각의 항목하에 분류해 놓았기에 각각의 작품이 어떤 장르로 나뉘어지는 지도 알 수 있다 (물론 이 분류를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작가의 연보와 평론까지 합하면 800페이지가 훌쩍 넘기에 책값도 만만치 않았지만 - 무려 28,000원 - 다행스럽게도 깨끗한 중고카피를 반값에 구할 수 있었다.  온라인상으로는 조금 다르겠지만, 알라딘 중고매장에는 여러 카피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어쨌든, 추리/공포 뿐만 아니라, 포의 일생을 지배한 그의 mysterious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사료급 모음집으로 생각된다.  포의 황당한 생의 결말만큼이나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처음 접하는 것들이어서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홈즈의 에피소드 중 오귀스트 뒤팽의 추리를 과학적이지 못한 것으로 비판하는 부분이 있는데 - 아마도 코난 도일의 의견이었기지만 - 이는 전적으로 fair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그가의 살인'을 다시 읽으면서 생각했다.  뒤팽과 화자의 조합은 훗날 홈즈와 왓슨으로 대표되는 2인조의 원형을 제시하고 있고, 특이 이들의 shut-in 성향 또한 홈즈가 고스란히 이어받기에 이런 점만으로도 홈즈는 뒤팽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포가 만든 토양에 뿌린 씨가 활짝 피어난 것이 코난 도일의 221-B Baker Street이라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PS. 7-13-2012: 오늘 갑자기 떠오른 생각. '포, 그 자체'라는 제목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맛블로거의 글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ho, 그 자체'로 말이다.  내가 Pho를 좋아하기는 하지만서도...

 

PS2. 7-13-2012: '우울과 몽상'이 base로 했다는 영어판 Poe의 컬렉션에는 노이자트님이 지적하신 '아서 고든 핌의 모험'이 들어있다.  그 뿐만 아니라, Poe가 쓴 시도 모두 모아놓았다.  난 이걸 다른 버전으로 2권인가 가지고 있는것 같은에, 엊그제 사무실 근처의 Barnes & Noble에서 재고세일하는 걸 보았다.  몇 권 더 사놓았다가 서친들께 선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오늘까지는 생각으로 그친 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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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2-07-06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hut-in 이 포를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일까요? 포 작품을 읽기는 했을텐데 기억에 남아있는게 없네요. 세이초 작품을 마저 읽고 나서, 포 작품도 읽어봐야겠어요. 이번엔 제대로, 말이죠.

transient-guest 2012-07-07 01:47   좋아요 0 | URL
뒤팽이라는 창조물도 결국은 포의 사유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지 싶어요. 뒤팽과 홈즈는 많이 닮은 케릭터라고 봐요 - 홈즈 = 뒤팽 2.0이라고 하면 좀 이상할까요?

제가 리뷰를 쓰기 시작한 이유인데요, 나이가 드니까 책을 읽고나면 금방 내용을 잊어버리더라구요. 그나마 이렇게 조금이라도 남겨놓으면 좀더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 같아서 계속 정리하게 되네요.

포의 전집으로 쭉 읽어보셔요. 느낌이 또 다를 듯.

노이에자이트 2012-07-07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는 <아더고든 핌의 모험>은 없군요.이게 포의 유일한 장편이죠.

transient-guest 2012-07-08 08:50   좋아요 0 | URL
제목이 낯이 익네요. 이건 따로 구해서 읽어야 할 것 같네요. 아니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포 컬렉션에 있는지 찾아봐야 하겠어요.
 

오늘 오후의 미주한국일보에서 본 기사에 의하면 최근 통과된 법에 의해, 외국 시민권자 - 즉 외국인 - 이라도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 선거법에 따라 입국금지를 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이곳의 한인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정치에 크게 관심을 가질 턱이 없으니, 이 법이라는 것은 결국 한국 출신의 외국 시민권자들을 겨냥한 것인데, 안 봐도 훤한 가카의 꼼수라고 생각이 된다.  me같은 small fish야 뭐 어쩌다가 화나면 한번씩 벽보고 욕하는 수준이니까, 나를 노렸다고 하기에는 나의 존재감이 극히 미미하다.  아마도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터져나왔던 재미한국계 학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일종의 협박인 듯.

 

가카정권 초기에 소위 재미한인들의 여론 - 인줄 알았던 - 을 주도하던 단체들을 보면 평통, 각종 한인회, 단체장들인데, 이들을 접촉하던 가카세력은 재미한인들의 대다수가 보수적이구나 하고 박수를 쳤을 터.  급기야는 그 동안 꾸준히 추진해 왔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무산되었었던 재외동포들의 투표권을 법제화하기에 이르렀었다.  즉 몰표 100-200만표를 기대했었던 것.  그.런.데. 여기에는 이들의 꼼수조차 간과한 맹점이 크게 두 가지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  이들이 접촉했던 각종 단체장들은 진보/보수라는 이념 - 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 보다는 어떻게하면 한국에 줄을 대서 구쾌의원 비례대표라도 해볼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숱한 XX단체의 회장들은 코드를 바꾸어가며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골프도 치고, 대접도하고, 회견도 하면서 기회를 보던 사람들인 것으로 심히 추정되는 바, 가카정권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근의 모 단체 회장께서는 수 년전 어떻게 재주를 부렸는지 공천을 받아 김포에서 구쾌의원 선거에 출마하셨다가 당연하게도 낙선을 하신 이력이 있다고 한다.  결국 가카정권이 대세이던 시절, 당연히 가카정권에 듣기 좋은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면서 입속의 혀처럼 굴었던 사람들을 opinion leader로 보았던 심각한 오판을 저지른 것이다.

 

둘.  더 중요한 건데, 이 단체장들이나 접촉한 단체들 - 보수를 표방하는, 즉 아직도 빨갱이를 때려잡아야 하는 사람들 - 이 대부분 미국 시민권자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이들의 존재감 또한 미미하기에 뒷조사를 할 만한 필요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니까, 사실 전지전능한 가카라고해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투표권을 주어봐야 실제로 가카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는 결론이 후에 도출되고, 나아가서 실제로 이를 행사할 사람들인즉슨 가카를 싫어할 수 밖에 없는 청-중-장년층의 소위 좀 깨인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가카치세 첫 해의 업적이 될 것 같았던 이 투표권은 가카 치세 말기를 장식하는 dagger이 된 것이다.  물론 섬세한 완충장치로써 투표권 행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기에 그나마 무능인 특유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신공을 발휘하게 되긴 했다.

 

어쟀든.  꼼수는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계이든 아니든, 외국인이 외국에서 무엇을 하면 그 나라의 법에 따라 민-형사상의 사건이 일어나는데, China를 제외하고는 G-20 국가들 어디를 봐도 한국처럼 국민의 언로를 법적인 테러로 막아놓은 나라는 없다.  즉 한국에서 아무리 그 발언을 때려잡고 싶어도 현지법을 적용하였을때 판사가 케이스를 기각할 확률이 99.9%가 되는 것이다.  고로 한국법을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 - 선거발언으로 선거법 위반을 선언하고 입국금지를 하는 것이다.

 

이는 법의 원칙에 위배되는 또하나의 심각한 법적 테러행위라고 생각된다.  이를 FM대로 적용한다고 해보자.  그럼. Anderson Cooper같은 celebrity 언론인이 그네꼬에 대해 독재자의 딸로서 어쩌고 저쩌고 발언을 할 경우 선거법 위반으로 한국 입국금지가 된다는 것인데 - 물론 법이 겨냥하는 것은 머리까만 외국인니까, Cooper처럼 오리저널 외국인의 경우 적용이 될지 의심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한국법을 외국에까지 확대적용하여 결과적으로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발언을 애시당초 차단하려는 꼼수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한국정부에서 특정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이다.  제대로 행사가 되면 적어도 일본의 우익인사들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동상 앞에 말뚝을 밖고 사진을 찍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주권국가 고유을 권리인 것이다.  엉뚱한 데에 적용하지 말고 진짜로 국가를 해하는 x들을 차단하는데 사용되어야 마땅하다.

 

결론 - 끝까지 발악하고 있구나.

 

책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런 이상한 글이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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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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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좋은 가이드를 만난것 같다.'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고, 많은 밑줄을 긋게 만든 책이다.  어떤 가식도, 군더더기도 없이, 때로는 조금 보수적이기도 하지만 - 사실 50을 바라보는 이라면 어느 정도는 당연하기까지 하겠지만 - 정말이지 단백질 음식으로 말하자면, 닭 가슴살을 먹는 듯한, 아니 최근의 운동경험으로 비춰보면, 생선회를 먹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내용을 곰씹어 갈 수 있었다.  그만치 영양만점의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너무도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하여 아직 짧은 나의 글솜씨 - 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로는 총체적인 내용정리와 감상을 적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간략하게 chapter별로 보면

 

1. 나를 찾아가는 시간 -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접하고 그 속을 헤메이는 것, 이에 의한 방황은 살아있다는, 아니 내 삶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  이를 통해 꾸준히 그리고 싶이 성찰하여 자신의 본질을 찾아,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  그리고 그럴 때, 그 과정 중 몰입하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끝으로 이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힘과 자원의 갈무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2. 세상과의 대화 - 좋은 말을 쓰고, 좋은 생각을 담고, 진실을 외면하지 말며,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참 지식인으로서의 본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의 극을 달리게 만든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우리 모두가 대항하여 돌려낼 부조리라는 것.  개인의 욕심만 채우는 것이 아닌 진정한 행복은 다수의 삶의 행복속에 진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고 생각한다.

 

3. 나를 감동시키는 자기혁명 - 큰 목표의 실현은 매우 작은 일상의 소소한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자신은 속일 수 없는 법.  만약 아침에 늦잠자는 습관, 마구잡이식 음주, 유흥의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아니 자기 방 정리조차 할 수 없다면, 절대로 크고 먼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내가 건진 큰 교훈.  항상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이런 것들이 모여 큰 목표로 향하는 과정을 이룬다.  바다가 처음부터 바다가 아니고, 작은 물줄기들을 개울에서 강으로, 그렇게 모여 흘러 바다를 이루듯이.

 

4. 자기혁명을 위한 배움과 성장 - 지식과 지혜를 얻는 학과 습을 하지 않으면 진정한 배움을 이룰 수 없고, 이를 위한 공부의 척도는 결국 시간 대비 몰입에서 결정 - 즉 공부의 quality가 quantity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  독서 역시 마찬가지.  깊이 읽어 소화를 해내고, 자신만의 성찰을 통해 저자의 진정한 이야기, 의도와 만나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기만의 것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진정한 배움이 된다.  즉 책을 읽는 행위는 일차적인 학의 단계라면, 이를 읽고 토론과 사색을 거쳐 무엇이가 배출해 내는 행위, 먹어내고 흡수하는 그 행위가 습의 단계.  지식을 쌓고 성찰과 소화를 통해 지혜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

 

5. 미래를 여는 변화와 도전 - 시대의식의 부재.  반복되는 좌절로 인한 체념적 운명론이 사회를 덥고 있는 세태에 대한 우려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시민의식의 성숙에 대한 이야기.  읽다보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정치와 경제 뿐만이 아니라 교육까지 포함된다는 것, 아니 그런 의미에서 교육론과 관점의 후퇴는 심히 우려할 수준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대학이 아니 박사과정까지도 더 이상 '배움'을 위한 것이 아닌, '기업이 원하는 취업형'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이는 19-20세기의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던 적당히 배우고 적당히 말 잘 듣는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일 뿐, 21세기를 주도할 새로운 시대형의 인재양성을 위한 것이 아님.  그러나 재벌과 정치인 입장에서는 이런 '우민'형 인재가 최고일 듯.

 

이런 좋은 책을 읽고도 이 정도밖에 써내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머리와 글이 모자란 탓이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책은 읽고나서의 정리가 그리 매끄럽게 나오지 않고, 특히 내용을 총 정리하는 부분은 능력이 매우 부족한 부분같다.  일단 책을 깊이 읽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읽고나서 많이 잊어버리는 것도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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