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2003년 12 13) 영화. 미국내에서는 극장 상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새로 나온 DVD 영화인데, 표지 설명에 의하면 한국에서는 매니아들 사이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고.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matrix 죠지 올웰의 1984년을 섞어놓은 듯하다. 특히 스토리모드나 컨셉은 1984년을 그대로 따왔다고 있다. 그래도 B 보다는 조금 높은 극장 상영 직전인 B+급이라 있는데 이유는 일단 특이한 촬영과 배우진. 중간 중간 나오는 액션은 그야말로 뮤직비도를 방불케 하는데, 아주 특이하고 신선한 Gun-Kata라는 것을 도입한게 눈에 띄었다. Gun이야 총이고 Kata 무엇이냐구? 카타란 일본 무술에서 품세를 지칭하는 말이다. (정확한 직역은 몰겠음) 여기서 나온 총품세란 총이 쏘아지는 탄각을 미리 산정해서, 통계적으로 가장 맞을 확률이 낮은 자세로 상대를 피하면서, 공격을 하는 품세인것인데. 많이는 나왔지만 가끔 나올때마다 무척 신선함을 느꼈다. 배우진으로 말할 같으면 다들 영화의 조연급이라서 이름을 모르겠지만, 주연은 아메리칸 사이코의 사이코역, 그거 전에는 Captain Corelli's Mandolin에서 조역, Swing Kids 라는 영화에서 조역등을 맡아논 넘이다. 밖에도 많은 배우들이 " 사람 본적있어"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게 만들만큼 방면의 전문가들이었다
.

이 글을 다시 올리는 현재, 주연배우는 배트맨 리턴즈 시리즈와 Terminator 4등 다수의 흥행작에서 주연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크리스천 베일. 아주 어릴 때 '태양의 제국'에서 꼬마 주인공을 맡은 바 있는 매우 오래된 배우이다. 또한 조연으로 잠깐 나오는 매우 익숙한 얼굴의 금발은 '로닌', '007' 외에도 다수의 흥행작들에서 조연으로 나온 사람인데, 지금은 HBO 드라마인 Game of Throne에서 열연하고 있다.

생각으론 A급이 되지 못한 이유는 결국 세가지 정도이다. 첫째로 스토리가 모티브뿐 아니라 많은 부분이 1984년과 흡사하다는 점이다. A급이 되려면 조금 많은 innovation 필요했다. 둘째는 배우진, 조역급이 많이 모인만큼 B급은 면했지만, 그래도 선이 뚜렷한 주연이 없었다는 점이 뭐랄까, 영화의 구심점을 잃게 했다고나 할까. 마지막 셋째는 역시 구성. 나름대로 재미있기는 했지만, 중간 중간 지루하게 끄는 부분이 많다. 조금더 빨리 빨리 영화를 진행 시켰었더라면 좀더 괜찮은 영화가 됐을텐데.

그래도 소장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왜냐? -카타때문에. 거의 전무후무한 -카타의 개념은 내가 홍콩 르와르 영화들의 총격전씬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있잖은가? '이연걸의 보디가드 (원제: 중남해보표)'에서 이연걸이 상대가 총을 쏘는 순간 자신의 왼쪽 어깨와 가슴 (심장부위를) 뒤로 빼서 낮추면서 순간 오른손과 어깨를 내밀어서 상대를 쏘는. 무심코 지나갔었지만, 그게 바로 -카타의 원조가 아닐까
?

무료할때, 뭔가 볼게 없을때 의외로 재밌게 있는 영화다.

PS 얼마전 콜로라도 주의 아로라라는 작은 suburban도시의 심야 배트맨 상영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다.  12-3명이 죽고 4-50명 이상이 다쳤는데, 이 사건 후 소리소문없이 크리스찬 베일이 희생자들을 문병와서 위로하고 갔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 간혹 들려오는 루머성 기사에도 불구하고 - 이 시대 최고의 배트맨 배우로 남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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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2 26Passion of the Christ를 보고 나서 쓴 리뷰임)

어제는 카톨릭에서 40일간의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이었다. 그리고 그 재의 수요일에 맞추어 논란이 많았던 멜 깁슨의 Passion of the Christ (그리스도의 수난) 가 개봉했다. 당초 유대권에서는 반유대주의 소지가 있다면서, 그리고 일부 개신교권에서는 예수의 인간적인 측면만 너무 강조가 되었다면서 controversy를 불러일으켰던 작품, 그러나 일반적으로 영화를 직접 본 평론가들은 호평을 했던 작품이다. 일단 전위영화적인 요소를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는, 굉장히 정확한 realism이라고 하겠다. (물론 이 부분은 많은 유대계 인사들이 '세상에서 가장 긴 고문영화'라고 비아냥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개인적으로 유대계인 연예법 전문 변호사에게 들은 바로는 당시의 흥행으로 이 영화는 'Mel Gibson and his children and the children's children...and on will be able to live without working'이라는 닉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헐리웃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아람어와 라틴어로만 찍었는데, 사실성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아람어는 2000여년전 그 일대에서 쓰였던 말이며, 라틴어 역시 당시 지중해의 지배자였던 로마의 말이었다. 두 언어 다 지금은 학술적으로만 존재하는 언어로, 멜 깁슨은 초기에 영어 자막을 넣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변의 만류로, 영화가 망할테니까, 영어 자막은 집어넣게 되었다. 그러나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성서의 기본 지식이 있다면, 자막 없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하나의 사실적인 측면으로는, scene 자체를 들 수 있는데, Braveheart 이래의 멜 깁슨의 사실에 입각한 형벌, 못박음...등 모든 장면은 정말로 압권이었다. 오죽 사실적이었으면, 극장에서 경고문을 썼을까, 아이들을 보게 하기 전에 부모가 영화에 대해서 더 자세히 조사를 할것. 이라고. 정말, 태형 (맞는 형벌)의 끔찍함과 고통스러움을 너무도 잘 표현했으며, 십자가에 달리기까지의 고통스러움 역시 굉장히 상세하게 표현했다.

영화의 설정은 예수의 십자가형으로부터 12시간 전에 시작된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고통을 받는, 너무도 인간적인 예수의 모습에 난 처음부터 빠져들어갔다. (상세한 스토리는 말하지 않겠다, Spolier가 될 수 있기에) 그리고 매 중요 장면마다 예수의 회상 또는 제자들의 회상으로 예수의 가르침이 overlap되는 것 또한 인상깊었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극치는 인간의 심리 묘사인데, 마리아와 예수, 또 제자들간의 상황 상황에서의 심적 묘사는 정말 대단했다. 근래에 이런 영화를 본적이 없을 정도로.

스토리를 전혀 얘기하지 않고 쓰기때문에, (?)에 제한이 있지만, 꼭 권하고 싶은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 신적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은 유추해 볼 수 있을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너무 많이 울어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 만큼, 이 영화는 나에게 많은걸 일깨워 주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게된 성서의 몇 구절을 쓰고 싶다.

"성서에서 가르치기를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미워하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난 여러분에게 여러분의 원수 또한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사실, 우리가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난 말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웃을 사랑하듯, 여러분의 원수를 사랑하십시오."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그는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을 당하면서 죽어가면서조차 사랑과 자비의 극한을 보여준다.  자기를 못박은 대제사장들, 로마병정, 그리고 군중을 용서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종교나 신앙 또는 신학의 논리를 떠나서 말할때 나는 인간 예수가 신격 예수로 승화한 때는 바로 이때부터가 아닐까 하는 다소는 발칙한(?) 생각을 해보곤 한다.  극한의 의지로 사랑과 자비를 인격화한 그가 신의 일부가 되는 시점 - 그 전까지 그의 기적이나 다른 행위는 모두 인간으로서 가능한 것들이었고, 실제로 그 이전에도 수많은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이 그런 기적을 행하고 신의 말씀을 전하곤 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수만큼 사랑과 자비로 일관된 삶을 죽음까지 가지고 간 사람은 없었다.

그런 예수가 오늘날 지구에 다시 내려온다면 현 시대의 대제사장들은 주저하지 않고 그를 다시 십자가에 매달아서 지구로부터 탈출시킬 것이다.  위에 계시면 자기들이 다 알아서 바칠텐데 왜 오셨나이까 하면서 말이다. 

끝으로, 한마디 더. 기왕 책을 안 읽는다면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신약 4대복음중 하나만 읽고 보기를. 스토리와 상황에 따른 심적 묘사가 훨씬 더 Appeal할 것이다.

PS 어제 쓴 대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위한 카테고리를 만들다보니 리뷰보다는 페이퍼가 어울린다 싶어 이리로 옮겼다.  페이퍼가 사실 사진이나 이미지를 올리기에도 편하기에 더욱 잘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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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를 쓰고나면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점점 서재가 블로그와 되어가는 것 같다.  사실 이런 부분, 그리고 이런 기능들은 알라딘 서재가 새단장 후 알라딘 서재 2.0으로 탄생한 후에 더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호평을 받는 부분이다. 

 

그래서 생각을 했는데, 아예 이번 기회에 서재에 카테고리를 몇 개 더 만들고 블로그처럼 꾸며보면 어떨까 싶다.  우선 생각나는 것으로는

 

1. 별로 active하지 않은 영화 section - DVD와 극장영화로 이미 수 천편의 영화를 보아온 만큼 하나씩 감상을 남겨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지금도 가끔 꺼내어 보는 Good Fellas나 Once Upon a Time in America같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아야지.  나의 존경하는 형이 건강하게 지금도 일하고 있었다면 많이 crtique을 해주었을텐데.

 

2. 서점기행과 리뷰 - 사진을 곁들여 내가 자주 가는 logos나 BN을 시작으로 Bay Area 이곳저곳의 오래된 서점들과 대형서점의 이야기를 담아볼까 한다.

 

3. animation - may be

 

4. video game - may be

 

5. 먹을것 - 식도락 같은 의미가 아니라, 점심으로 먹은것들, 와인, 맥주 이런거?

 

3과 4는 너무 덕스럽다능...

 

어쨌든.  신상털기만 아니면 내 개인 identity는 서재 뒤에 잘 보관이 될 테니까.  개인적으로 tistory도, naver도 egloos도 쓸 수 없는 나에게 - cyworld는 ID와 PW를 까먹었는데, 다시 받아내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 - 알라딘 서재는 잘 활용하면 이런 저런 인생의 기록을 남겨놓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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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회사에서 일을 할 때에는 몰랐던 많은 것들을 지난 5개월간 경험하고 느꼈다.  그것은 자기만의 것을 해보지 않고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들인데, 역시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들에는 그 나름대로의 한계가 있다.  결국 책으로 읽고 새긴 것들을 체험하는 수준까지 가야만 무엇인가를 온전히 알아낼 수 있는 것이리라. 

 

해서.  난 참으로 많은 고민과 절망, 그리고 그 중간 중간의 성취를 느끼며 지난 5개월을 살아왔다.  7월이 전반적으로 slow한 시기이고, 경기둔화로, 아이들 방학으로, 이런 저런 이유들로 사회 전반에 걸친 휴가덕에 꼬박 한 달을 개점휴업으로 보냈다.  3-4-5-6월까지 꾸준하게 성장하던 신생 법률 사무실이 말하자면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려 영양실조로 한 달간은 성장을 멈춰버렸던 것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좀더 많이 놀고 운동하고 책이나 읽을 것을 간간히 들어오는 상담이나 수임문의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걱정만 하다가 보내 버렸다.  이 역시 남의 회사였다면 전~혀 스트레스 없이 지나갔을 일이다. 

 

8월.  아직까지는 지난 달의 여파가 남아서 그런지, 그렇게 뚜렷하게 active한 것은 없다.  어제도 상담 한 건을 하고 - 주로 무료상담을 하게 된다.  음식점에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 오더를 하기 전에 무료로 샘플을 달라고 하는 경우는 없어도, 이상하게 변호사 사무실에는 '잠깐 뭐좀 물어보려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 나머지 시간에는 회사 홈피에 올릴 글을 작성하고, 광고배너가 걸린 사이트의 Q&A에 답변을 올렸주었다 (그 사이트에 글도 이젠 가끔 써주게 되는 것이, 후안무치급의 몇몇 변호사들이 24-7으로 그 페이지만 보면서 낚시를 하고 있기에 동류로 취급받게 되는 것이 싫어서이다).

 

그리고 오늘.  중대한(?) 결심.  좀더 마음 편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에 있으나 부지런하되, 마음을 좀더 자유롭게 놀려두는 것.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전화기만 cell로 돌려놓고 - 내 일의 반 이상은 전화와 인터넷으로 이루어진다.  나머지 반은 공식업무이고 - 자주 가던 카페의 노천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있다.  가끔 길가는 차들을 보면서. 

 

차분하고 욕심없는 담백한 삶과 한 편으로는 빠르고 잘나가는 삶 사이에서의 balance를 잡는 것이 well-being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 - 학원강사였다 - 편하게 살려면 욕심을 버리거나 노력을 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욕심을 버리는 것이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한다.  그러므로 노력을 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고등실업자들과 고등학력의 loser들로 채워져가고,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욕심과 노력 사이의 balance.  이것이 key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세상의 모든 것 - 선과 악까지도 - 을 두 개의 근원적인, 대립하는 힘의 balancing으로 풀어내려던 고대의 문화가 새삼 진리에 근접해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오늘은 책을 읽고, parking ticket을 처리하고 운동을 하면서, 전화를 기다릴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서.  그리고 무엇인가 내가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항상 고민하면서 (이 부분은 좀 쉽다. 다행스럽게도 내 전문분야를 필요로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많으니까.  격주로 두 토요일을 보낸 San Francisco에서의 workshop같은게 건수가 있을때마다 이메일로 연락이 온다).

 

마지막으로 저 정도면 내 다리도 닿을 수 있겠다 싶어 내심 반가운 마음에 주인몰래 찍은 바이크의 사진으로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내 마음을 달래본다.                                                

 

 

이런 물건을 타고 게바라 형님의 소싯적처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세상을 보고, 사람사는 냄새를 맡고나면, 다시는 제도권으로 들어가서 허수아비놀음을 하지는 못할 것임을 나는 잘 안다.  어디에 살거나 니어링 부부처럼 살지 않는다면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을 무시하고 살지는 못하겠지만, 결국 샐러리맨이 아닌 면허를 가진 자영업을 택한 이유가 남보단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어서였으니까.  이렇게 하루씩 시간이 쌓이면서 내공이 쌓이고 이름이 알려지면, 좀더 발전적인 하루를 보내고, 넘치는 의욕과 힘은 주변으로 점차 스며들어 나누어 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 아니 그곳으로 가는 여정에서도 내내 희망을 잃지 않기를.

 

DREAMing, PALNNing, and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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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이라는 것은 끝없는 애정이고,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동기화가 될 수도 있지만, 나처럼 하루키의 작품들과 작품집들을 순서없이 마구잡이로 읽다보면, 전작이라는 건 또한 patience - 사랑이 뒷받침하는, 부모의 자식사랑과도 같은 - 라고도 생각이 된다.  어느 작가든지, 전작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이미 그의 거작, 문제작들을 읽고 난 후가 되는 경향이 많기에, 초기의 습작과도 같은, 즉 그 작가에게 반하게 만든 거작들을 잉태하고 있던 시점의 작품들을 시간상으로는 보다 더 나중에 읽게 되기에, 작품성에 있어서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다. 

 

요 2-3일간 내리 읽은 하루키의 작품집 두 권은 모두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전작의 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다른 작품들에서 좀더 길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의 원형, 내지는 brain storming의 흔적이 이 책에 모여있다.  시공간의 굴절, 왜곡 등 이제는 익숙한 하루키의 재료들, 아저씨-소녀, 고양이, 위스키 언더록스, 재즈, 빨래, 광고일, 출판업, bar, 밤거리...

 

이것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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