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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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간관리, 정확성, 몰입, 효율적인 관리...등 이루 나열할 수 없을만큼 많은 책들이 서점에 넘쳐 우리에게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더 효율적으로, 더 세분화해서, 더 multi-tasking위주로 움직일 것을 말한다.  심지어는 책도 효과적으로 읽어야 한다고 하면서, 쪼개읽기, 요점읽기, 등...이렇다가는 영화나 여행도 '쪼개'서 해야할 판이다.  이런 모든것이 넘쳐나는 스피드의 시대에 저자는 '휴식'하라고 강변한다.  휴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양보다는 질이라는 것이고, 실질적인 결과를 비교할 때, 빨리, 정신없이, 그리고 다각적으로 이루어낸 업무는 깊고 높은 quality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표현이나 구체적인 예는 너무도 평이하고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스갯소리로 '독일'사람의 책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무엇인가 머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읽은 책인데, 고민만 좀 늘었다는 생각이 든다.  휴식과 효율...이 두 가지를 balance하는 것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특히 대다수가 자기 시간을 관리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어렵다.  저자도 이를 인정하지만, 이런 경우, 많은 책들이 그렇듯이,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그래도 쉬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덮는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더욱 창업에 대한 열망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디자인하여 실천하고픈 slow life가 절실해졌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기에 일차적인 목표는 전직이 되겠지만, 분야의 특성상 좀 작게 시작하여 탄탄하게 조직운영을 하고, 일에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좀 적게 일하고도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빠르면 곧, 늦어도 앞으로 3년후에는 이런 디자인을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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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6주만에 북쪽에 있는 본가를 방문하여 오랫만에 부모님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목요일 즈음하여 다운받은 박원순 변호사의 아파트 내부의 거실/복도 서재공간을 PC의 배경화면으로 넣은덕에 자연스럽게 현안에 관한 이야기와 책 이야기를 하게 되었었는데, 마침 이날 다 읽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자연스러웠던 것은 책에 얽힌 아버지의 특이한 기억이었다.   

우리 아버지는 인천에서 제일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나셨다.  그 동네의 아버지 연배를 전후로 하여 대학생이 딱 두명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아버지였다고 할 정도로, 중학교를 마치면 으례 취직을 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것이 당연했던 그런 동네였다고 한다. 

학력이 매우 낮은 부모님과 나이차이가 많은 누이 한분이 가족의 전부였고, 특히 생업에 바쁘신 부모님과는 대화가 거의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 시기를 거치면서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내성적인 십대를 맞이했고, 친구/학교공부를 빼면 독서가 유일한 낙이었다고 회상하셨다.  돈이 하도 없어서 주로 해적판을 구해 읽었는데, 낙장, 오타, 오역, 뭐 말도 못했지만, 그래도 무척 재밌게 읽었다고 하셨다.  하기야 지금도 가난한 그 동네에서 책을 빌려 줄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 다니시던 고등학교는 책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의 학교였다 (라고만 쓰겠다...) 

죄와 벌을 보면 주인공인 라스꼴리니꼬프가 전당포 노파를, 오랜 고민끝에, 도끼로 살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즉 '죄'의 장면).  아버지는 이 장면, 그리고 이후 병적이고 망상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그의 양심의 가책, 이런 묘사를 보면서 너무도 무서우셨었다고 늘 이야기 하셨다.  우리 남매의 책읽기의 원조는 결국 부모님이기에 간혹 책 이야기도 하고, 내가 읽은 책들을 가져다 놓으면 온 가족이 돌려 읽는 집이기에 문학이나 책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화제가 되곤 한다.  그때마다 들었던 것이 아버지의 '공포'였다.  너무도 무서웠던 십대의 아버지는 '와들와들' 떨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죄와 벌을 읽으셨다고... 

그런데, 정작 나는 이 장면, 아니 작품의 다른 어디에서도 '공포'를 느끼지 못했다.  읽는 내내, 무엇이 십대의 아버지를 공포에 떨게 했을까 생각하면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가 삼십대여서, 그러니까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이가 아니어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나는 그냥 그런게 무섭지 않은 걸까...  

이런것들을 가지고 이야기하다가 두가지의 결론에 도달하였는데, 하나는 그 시대보다 폭력, 살해, 이런 장면에 익숙한 우리들이기에 더 이상 '살해'묘사나 장면에 대한 '감흥'이 예전같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첫 번째인데, 어머니께서 주장하는 결론이었고, 나의 주장은 결국 '나이'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아버지의 fact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이 당시 소설에 깊이 몰입했었고 이에 따라 자신도 라스꼴리니꼬프처럼 무슨 일을 저지른 것 같은 이상한 '기억'을 한참 가지고 있었다고 하셨다.  즉 매우 강한, 본인과 주인공의 동기화/동일시가 소설의 몰입도를 높여,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십대, 그러나 대화할 상대가 없었던, 아버지의 정신에서 허구인 작품이 현실화/형상화 되었던 것이다 (나의 추측이지만). 

역시 나의 추측이지만, 가난했던 아버지는 라스꼴리니꼬프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던 것은 아니었는지?  물론 살인충동을 느끼지는 않았겠지만, 가난한 부모와 누이, 유일한 아들인 자신, 불안한 미래, 이런 요소들이 십대의 아버지를 죄와 벌의 세계, 정확하게는 등장인물의 심리에 빠져들게 했을 것이다.  그런 아버지였기에 라스꼴리니꼬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는 장면에서 마치 자기 자신이 그러는 것 같은 '환각'에 '공포'를 느낀게 아니었을까?   

하여튼, 책이란, 특히나 고전은 정말로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불변성을 가진 위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스포예프스키의 다른 작품들 중 일단 '카라마조프의 형제'와 'Demon'을 읽으려한다.  쌀쌀해지고 있는 가을에 어울리는 독서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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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1-10-1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이 아버지를 객관화시키는 어떤 지점. 언제 우리 아들이 커서 알케미스트님처럼 저를 들여다볼까요 ㅎㅎ 저는 일부러 책에다 메모를 남기곤 합니다. 나중에 아들놈이 커서 우연히 서재를 뒤적이다 애비의 흔적을 찾을수 있도록. 제가 이 땅에 없어도 말이죠.

transient-guest 2011-10-19 02:10   좋아요 0 | URL
아드님의 나이 앞자리에 3자가 붙기 시작하면서 시작될 것 같습니다.ㅋㅋ 저도 책보면서 밑줄을 긋습니다. 한 14년정도 된 습관이네요. 너무도 멋진 선배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1516 2011-10-26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잼잇 던데

transient-guest 2011-10-27 07:59   좋아요 0 | URL
물론 재미있죠~ 아버지의 몰입은 모든 점에서 이를 반증합니다.
 

로쟈님처럼 내 나름대로의 정치서적을 모아봤다.  일별하고 관심가는 책을 읽어보면 좀더 정치적인 성숙 내지는 자기론 확립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아울러 진지한 이야기만 읽으면 머리가 아프니까 읽는 김에 '뻥'도 읽어주자.  다만 돈주고 사기는 아까우니 책방에서 서서 보거나 누가 버린 것을 주워 읽는 것이 좋겠다.  도서관이 근처에 있는 사람은 빌려보는 것이 좋겠다.  특히 가카의 책은 구판을 찾아 읽는 것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한번 말하지만 'ㅋ'의 책들은 돈주고 사보기는 너무도 아깝다.  이럴때엔 서점에서 살짝 읽어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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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1-10-14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는 없다>표지에 실린 젊은 시절의 가카는 만화 <20세기 소년>에 나오는 악당 만조메하고 얼굴이 너무 똑같아서 볼때마다...

transient-guest 2011-10-14 09:07   좋아요 0 | URL
월산명박하여 그런 것 아닐까요? ㅋㅋ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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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책을 읽으면서 거기에 나온대로 시와 산문을 재단하고, 밑줄을 그어가며 창작을 배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은 이런 책이 아닌가 싶다.  스티븐 킹은 이 책에서 결코 어떤 법칙이나 이론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는 다만, 창작은 자유로운 발굴이라는 테제를 가지고 기승전결로 상징되는 플롯이 아닌, 인물에 중점을 둔, 글이 완성되는 과정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유기체인 글쓰기를 설파한다.  읽는 내내, 나의 직업에 어떻게 이를 대입하여 좀더 나은, 읽는 사람 (주로 판사, 변호사, 또는 법무관들)이 더 흥미를 가지고, 나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읽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종종 펼쳐보면서 '습작'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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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1-10-1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글쓰기 교본 (그런게 있을리가 만무하지만^^) 이전에 완벽한 킹의 에세이..저도 '뮤즈'가 그리운 밤에는 이 책 아무데를 펼치고 한 챕터씩 읽습니다. 번역본도 좋지만 원서로 읽으니 더 좋더군요. 킹 특유의 단어 장난이나 위트가 더 실감가서...

transient-guest 2011-10-14 09:09   좋아요 0 | URL
영어제목이 "On Writing"맞나요? 방금 아마존에서 검색해봤는데, 조만간 서점에 가서 구해야겠네요.
 
[eBook]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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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노무현 대통령 서거무렵 그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앞으로 시간이 더 흘러야 제대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란 말을 많이들 했었다.  사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고, 그가 한창 활동하던 시절에는 너무 어렸기에, 재임후의 정보와 평가가 내가 아는 것의 다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보라는 것들이 지금와서 보면 해괴한 정치신문들인 조중동에서 일방적으로 distort하여 내보낸 것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도 당연하게 그의 재임기간동안, 내가 그에 대해 가졌던 이미지는 그리 좋았다고 볼 수 없다.  지금와서 보면 '나꼼수'같은 프로그램이 그때에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론을 조성하는 것, 특정 이슈와 뉴스를 평론하는 것, 모두 언론의 몫이고 자유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특정 언론사의 '색깔'이 나타나는 것 또한 언론자유의 일부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언론은 '거짓'을 말하면 안된다고 나는 배웠다.  그런데 이제와서 보니 이 정치신문사들에게는 '사실'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의 이 책은, 당연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쓰여졌고, 일정부분 자기자신의 합리화 내지는 변론이 들어있지만, 내가 몰랐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 재임기간의 정책, 치적 이런 것들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소중함이 있다.  어쩌면 유시민씨가 정리한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보다도 더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5년간 해괴한 정치신문사들이 얼마나 '사실'을 distort하여 사문난적질을 벌였었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아는, 또는 알려진 사실과 실제로 있었던 사실은 얼마나 다른지... 

노무현 대통령이란 사람.  참 원리원칙에 충실했던 것 같다.  잘 나가던 변호사에서 노동/인권 변호사로 탈바꿈하면서 행동과 사는 방식까지 바꿨던 그.  주변인물들 때문에 힘들어졌어도 그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버린 그.  모두 자기 탓으로 돌리고 가버린 그.  강금실 변호사의 성지순례기인 '오래된 영혼'에서 내가 느겼던 강금실의 예수와 노무현의 동일시는 아주 헛다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의 빈자리가, 아니 그와 같은 사람의 빈 자리가 요즘, 가카 당선 4년만에 60년대로 돌아가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노무현 대통령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그가 살아있었더라면, 분명 또 싸우고 있었을 터이니.  문재인의 말처럼 그는 살았어야 했다.   

예전부터 말해왔고, 가카당선이후 나의 정론으로 굳어졌진 정치에 대한 나의 건해는 이렇다.  정치란 더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기서 거기다, 인물이 없다, 그래봐야 뭐 있냐' 같은 말은 멍청한 핑계에 가깝다.  마치 친일파들이 '너라면 뭐 달랐겠냐, 그땐 다 그랬다'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그러니, 서울시장 선거도 그렇고 내년 대선도 그렇고 제발 소신껏, 욕심에 눈멀지 말고, 진짜 생각있는 투표를 하도록 하자.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고 홉스봄이 말하지 않았던가?  제발 욕심에 눈멀지 말고, 히틀러의 공약과도 같은 거짓에 속지 말고 (대중은 큰 거짓말일수록 더 잘 믿었다는 말과 가카의 대선공약을 한번 생각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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