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선생의 글을 읽다가 알게 된 이야기이다. 

 

사주명리학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팔자가 있다고 한다.  그 타고난 운명은 큰 틀에서는 변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의 천변만화는 개개인의 선천적인 그릇에 후천적인 노력이나 인연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렇게 타고난 팔자를 바꾸는 방법에는 여섯 가지가 있는데, 다음이 그들이다.

 

1. 적선

 

2. 독서

 

3. 명상

 

4. 좋은 스승

 

5. 풍수를 공부하여 조상의 묘자리를 잘 잡는 것, 그리고

 

6. 사주명리학을 깨우쳐서 운명을 바꾸는 것

 

이들 중, 가장 쉬운 방법은 적선, 독서, 그리고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늘 남을 챙기고 돕는 것, 이것은 재물의 영역이 아닌 마음의 영역인데, 부자의 재물보다는 과부의 전재산인 동전 두 개가 더 큰 적선이 된다는 성서의 일화와도 일맥상통한다.  그 다음은 책읽기.  책읽기를 통해 심신을 가다듬고 마음 깊숙한 곳의 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써도 훌륭한 공부가 된다.  또 책은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구해서 볼 수는 있다.  예로부터 한미한 집안에서 몸을 일으킨 사람들의 대다수는 책속에서 스스로 배움을 구했고, 모든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이 되었더랬다.  끝으로 명상.  명상은 정말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 자아로의 몰입니다.  온갖 것들이 떠다니는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이면 그 속에서 떠오르는 한줄기 빛처럼 그렇게 진정한 객체로서의 자아를 찾게 된다.  이 세 가지는 비교적 인연이나 다른 외부적인 계기가 없어도 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은 무턱대고 찾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설사 좋은 스승이라도 나와의 연이 닿지 않으면 어렵고, 설사 뜻이 있어도 내 그릇이 맞지 않으면 비인부전이라고, 가르침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풍수나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인데, 스스로 영통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지만, 선풍수나 선무당 헛발질에 가까운 인생을 살게 될 확률이 높고, 깊은 공부의 시작은 역시 좋은 스승을 만나는 데 있다보니 이 세 가지는 함께 상대적으로 앞서의 세 가지보다는 어려운 길이 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좋은 마음을 갖고 남을 위하며 자신을 들여다보고, 세상과 견주는 것, 적선과 명상, 그리고 독서를 통해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어느 정도 현생에서의 공부를 이루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있을 것이다.  팔자를 고치고, 운명을 바꾸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문득 한 번 생각해보니,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좋은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행해야 할 세 가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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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14-02-0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적선, 독서, 명상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데 공감해요.
자선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는 성서에도 있죠. 구약의 토빗기요- :)

그런데 요즘 같은 시절은 정말 명상하며 마음 고르기가 쉽지가 않네요. ㅠㅠ

transient-guest 2014-02-10 01:35   좋아요 0 | URL
가만히 30분이라도 조용히 앉아서 마음을 내려놓고 머리를 식히는 시간조차 내기 힘든게 요즘 세상이죠. 저도 막상 해보려고 하면 잘 안되더라구요.ㅎ
 

ㅇ이녀석의 이름은 미미.  금년으로 14살이 되는 암컷 진돗개.  우리 집안에서 태어나서 눈을 뜨기 전부터 우리 가족을 알던 녀석이다.  알고 지낸 세월이 14년이 되니까, 지금 와서 보면 어지간한 사람들, 그러니까 나이가 들어서 만난 사람들보다도 더 오래 친구로 지낸 셈이다. 

 

이제는 많이 늙고, 당뇨까지 걸러서 예전처럼 날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원체 호기심이 많고 날랜 녀석이라서 여러 번 담을 넘거나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버린 덕분에 우리 가족의 속을 참 여러 번 썩였었다.  심지어는 동네를 지나가는 고속도로가 이 녀석 때문에 마비된 적이 있다는 사실.  한창때의 일인데, 집을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어찌어찌해서 고속도로 길로 들어선 것.  다행히 어떤 눈밝은 운전자가 차를 세우고, 다른 차들을 다 세우고, 경찰을 부르고...당시 녀석을 찾고 있던 우리와 상황이 맞아떨어져서 별 탈 없이 녀석을 찾아온 적도 있다.

 

최근에는 문이 살짝 열린 틈에 성치 않은 몸을 끌고 동네마실을 갖다가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이때에도 이웃에서 눈이 안 보이고 늙은 개가 힘겹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서 자기 집 뒷뜰로 유인해서 쉬게 한 뒤 경찰을 불렀고, 경찰은 바로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줬는데, 그 덕분에 다음 날 아침, 밥도 잘 먹고 인슐린 주사까지 얻어맞는 녀석을 찾아올 수 있었다.  그 뒤로는 고생한 기억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듯, 양양하게 회춘(?)한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다.

 

한가한 오후에 사진을 뒤적이다가 얼마 전에 찍어놓은 녀석의 사진이 있어 올려봤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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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4-02-01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된 가족이네요. ^^

transient-guest 2014-02-04 01:40   좋아요 0 | URL
20대 이후에는 이렇게 오래 누군가를 알고 지낸 경우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정말 오랜 가족이고 친구에요.ㅎ
 

내가 사진을 올리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린 김에 몇 자 더 적어보기로 했다.

해가 질 무렵의 다운타운 전경.  한 끝에서 다른 끝까지 2킬로미터가 채 안되는 짧은 거리지만 극장이 두 개나 있고 그 보다 훨씬 많은 레스토랑과 카페로 가득차 있는 그야말로 경량급의 강자 같은 곳이다.  흔히들 Santa Cruz는 잠깐 찍고 지나가는 곳이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것처럼 유명무실한 관광도시보다는 훨씬 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곳이다.  

 

12/31/2013의 사진인데, 앞에 찍힌 극장은 최신작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등급의 영화나 메이저 상영관에서 걸지 않는 작품을 보기에 좋다.  저 네온사인과 구조는 딱 80년대의 극장의 모습인데, 이런 곳이 하나 정도 남아있어주면 좋겠다.  다운타운에서 옆 길로 두 블럭만 가면 또다른 극장이 하나 더 있는데, 니콜로디언이라는 이 극장에서는 주로 아트영화나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다운타운을 가면 그러니까 메이저급, 마이너, 그리고 독립영화까지 선택의 폭이 꽤 넓어진다.

 

이곳은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차로 한 5분이면 가는 거리에 있는 베이커리인데, 이곳도 근 40년은 넘었지 싶다.  장사가 워낙 잘되어서인지 지금은 반을 나우어 베이커리 카페를 차려놨는데, 베이커리나 카페나 늘 문전성시다.  이날도 문을 닫기 2시간전에 겨우 갔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저 빵은 아침마다 새로 구워서 오는데, 이곳 주인집의 사돈댁에서 나온다고 했다.  가끔 새벽운동을 마치고 아침 일찍 갈 때가 있었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카페손님과 빵손님이 어우러진 혼잡함을 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드물게도 번호표를 뽑아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얘네들도 모두 당일날 구워서 파는 것들인데, 남는 것은 아마도 근처의 푸드뱅크나 노숙자 식당으로 갈 것이다.  알게 모르게 이렇게 팔고 남은 빵을 노숙자 식당으로 보내는 베이커리나 식당이 꽤 있다.  그래서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 베이커리를 돌면서 이들을 수거하는 승합차도 종종 눈에 띄는 곳이 미국이다.  각박하고 개인주의가 만연했다지만, 오히려 합리적이고 사회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모습은 한국보다 나은 것이 있다.

 

이곳의 케잌은 예술이다.  다른 곳들보다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달지 않으면서 단 맛을 내는 깊은 내공이 있다.  단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 나도, 이곳의 케잌은 언제나 ok다.  더 유명한 곳의 케잌도 먹어봤지만, 이곳의 맛을 따라올 수는 없었다. 

 

꾸준히 한 장소에서 좋은 제품을 팔아 잘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은 경쟁이 덜하지만, 예전에는 이곳외에도 많은 베이커리가 있었을 것이다.  근면하고 성실한 영업은 물로 끊임없는 노력과 관리의 산물이 아닐까 한다. 

 

비록 지금은 사는 일에 부대껴서 이리 저리 다른 구상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나는 Santa Cruz에서의 은퇴를 꿈꾸곤한다.  바다와 산 모두를 품고 있는 타운도 맘에 들거니와, 대학시절을 보낸 학교에서 반 은퇴상태로 역사공부를 하면서 한 시절 보내는 것은 로망이다.  학사부터 다시 해도 좋겠고, 석사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도 좋겠다. 

 

이제 아침이다.  씻고 출근할 시간.  이렇게 옛 추억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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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08 0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난 것들 즐기면서
즐겁게 하루를 마감하고
또 새 하루를 여시는군요.

오래도록 한결같은 빵집처럼
한결같이 한길 걷는 삶 이으시리라 믿습니다.

transient-guest 2014-01-08 07:06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는 비교적 덜 타협하고 살아왔지만, 직업적인 특성상 더욱 주의해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 자기정당화가 심한 직업윤리를 갖고 있는 업계사람들을 보면 더욱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ㅎ

알케 2014-01-0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스트님 산타크루즈에 계시는군요. 저도 십수년전에 잠시 서너달 머물렀던 곳입니다. 참한 도시..ㅎㅎ 새해에도 건승하시길....!

transient-guest 2014-01-09 02:59   좋아요 0 | URL
SC는 제가 지금 사는 곳에서 남쪽으로 약 20마일 정도 떨어져 있어 자주 갑니다. 말씀처럼 참한 도시이지요ㅎ 대학교도 있고 대도시에서 산간고속도로 때문에 분리되어 있어서 오히려 좋은 문화가 남이 남아있지요.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1-0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캘리포니아 해안은 영화나 소설을 통해 익숙한데 가보진 못했어요.산타쿠르즈는 멋진 등대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transient-guest 2014-01-09 03:00   좋아요 0 | URL
네. 절벽쪽에 왕복 6마일 정도의 해안 쟈깅코스가 있는데, 여기에 등대가 있습니다. 켈리포니아 해안의 등대사진만 모아서 달력을 만든게 많이 팔립니다.

북극곰 2014-01-08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맛있겠다. 저는 저 갈색 식빵이 왤케나 먹음직스러운지~

transient-guest 2014-01-09 03:00   좋아요 0 | URL
갖 구운 빵은 정말 맛있지요.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도 잘 넘어갑니다.ㅎㅎ
 

성소수자들: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소수자들의 인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적어도 종교의 가르침을 근거로하여 그들을 박해하는 것은 그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결론을 맺었다.  천주교와 개신교를 망라한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 근거는 성서상의 가르침이다.  구약에서 몇 번, 신약에서는 없다고 본다는데... 

 

종교의 목적은 신의 경배가 아니라 사람간의 평화와 사랑이다.  신은 사람이 경배하고 사랑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다.  신을 경배하는 것을 호도하여 사람에게 증오를 가르치고 재물을 갈취하는 것은 신을 이용한 자리보전이나 영리행위에 다름아니다. 

 

구약의 원본인 토라를 다시 해석해서 연구해볼 일이다.  과연 성서에서의 해당 귀절이 게이나 레즈비언 또는 트렌스젠더를 언급한 것인지를...  어쩌면 성서의 귀절은 성의 타락 그 자체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  남색을 호모섹슈얼리티로 생각하기 쉽지만, 성서상의 의미는 성적 방만과 타락이 극에 달하여 이성관계를 진부하게 여긴 나머지 동성의 관계에서 쾌락을 찾는 이들에 대한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물론 이런 해석도 완전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종교에서 지양하는 성적타락과 호모섹슈얼리티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북한 그리고 연예인 성매매 수사:

북한의 사건은 진위를 떠나 이용하기 좋은 이슈다.  당장 조선의 매설가들은 온갖 자극적인 추측성 기사들을 찍어내고 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지난 어맹뿌 정권부터 시작된 정치공작으로 약화된 국정원의 해외정보력을 문제삼아야 할 것이다.  밤의 대통령의 후예들답게 거북하고 거지같은 사건들에 유독 발군의 능력을 보이는 조선의 매설가들은 그러나 그 죄값은 누군가가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공안검찰 역시 마찬가지.  이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온갖 자극적인 사건은 언제난 정치적으로 여당이 사면초가에 몰리는 시기에 터진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안다.  SOB들아!

 

김규열 선장의 영면을 빌면서:

도대체 외국의 한국공관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일이 무엇일까 의문이다.  얼마전 자체평가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샌프란시스코의 총영사관만해도 개판 오분전이니 말이다.  내 개인적인 수 차례의 경험인바, 창구의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대화하기 바쁘고, 사람이 바로 앞에 서있어도 외면하면서 자기들끼리 떡을 쳐먹고 야부리를 떨기 바쁘다.  무슨 일이 있으면 결국 영사가 개인적으로 사과를 하는 선에서 끝나고, 특히 현지채용직원들의 안하무인 - 누가 우릴 자르겠어 하는 -은 이루 말할 수 업을 만큼 그 도가 지나치다. 

 

필리핀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억류되는 또는 힘든 일을 겪는 한국인들에 대한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 듯한 외교부에게...최소한 필리핀의 담당자들에게 나의 거룩한 한 손가락을 드리오니 FXXK Y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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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LP-0B3C-A081

 

할인권입니다. 가져가시면 글 남겨주세요.  지난번에는 누가 가져가셨는지 아닌지 알 수 가 없네요.  혹 지난 달 쿠폰도 검색해보심이...

 

12/19/2013 변호인 보러 가는데 쓰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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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3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4 0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