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많이 풀어놓고 살았다. 이젠 자유로운 생활도 몸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이틀간 정말 열심히 일했고, 계획한 만큼의 업무량을 채웠으며 저녁을 간단하게 챙기고 지금까지 야구경기해설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오전의 운동에 이어 저녁의 러닝을 가기에는 여러 가지로 지쳤기에 좀더 멀리 보는 의미에서 내일 새벽에 그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원래 운동은 3일로 나눠서 하고 있었다. (1) chest/triceps + abs/core + running/bicycling, (2) back/biceps + abs/cores + running/bicycling, (3) legs/shoulders + abs/core + bicycling 이렇게 하고 4일째는 쉬거나 간단한 러닝을 하던 것을 요즘 이틀로 나눠서 (1) chest/back/shoulder + abs/core + cardio, (2) legs/triceps/biceps + abs/core + cardio로 변화를 준 것이다.  운동시간이 조금 길어기기는 하지만 딱 적절한 수준으로 근육에 부하를 주는 것 같다. 원래 패턴을 주기적으로 바꾸어주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는데, 경험에서 하는 말이니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몸이 조금 더 탄탄해지는 느낌이다.  지난 2주 동안 술을 조금만 마셨더라면 아마도 확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지만, 뭐 그건 그 나름대로 즐거운 일이니까.  내일은 (2)의 운동과 필히 러닝을 할 것이다.  먹는 것을 조절하는 것, 운동 이렇게 두 박자가 맞아야 한다.  특히 나처럼 지식중노동자로서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고 종종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그 두 가지를 잘 맞추고 그 밖에도 다른 즐거움을 찾지 못한다면 사는 것이 참 덧없게 느껴질 것 같다.  누구나 마찬가지려나?


내일은 간만에 맑은 정신으로 일찍 깨어나 gym으로 달려갈 것이다.  아침밥은 사과와 바나나, 그리고 요거트를 먹고, 점심은 간단한 샐러드도 좋겠다.  저녁에는 오늘 Trader Joe에서 사온 유기농 닭가슴살을 인도카레에 끓여먹을 생각이다.  얼마나 그대로 될런지...


잘하면 내일 중으로 '통조림공장 골목'과 '듄 1-1'을 다 읽을 것 같다.  근처라서 꽤 여러 번 가본 샐리너스, 캐너리로우, 칼멜, 몬트레이와 산타크루즈는 스타인벡의 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배경이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은 관광객이 빠지면 한산해지는 캐너리로우와 몬트레이 다운타운의 이곳저곳이 떠올라, 작품에서 그려지는 시끌벅적한 공장골목과 대비되어 약간의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역의 명사인 스타인벡의 작품을 최대한 구해서 읽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다. 


규칙적인 생활을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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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7-27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릿속에 계획표 같은게 쫙 그려져 있나봐요. 운동도 그렇고 식단까지요.
제 동생도 그렇고 주변에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푸는 사람들이 있던데, 저는 운동으로 스트레스가 풀어지는 사람이 아니라서 운동을 습관화 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저는 운동 열심히 하는 사람들 보면 너무 좋고 대단하게 느껴지고 그래요. ㅎㅎ
책 많이 읽으시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머릿속에 운동에 대한 생각과 계획이 있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도 엄청 좋아보여요. ㅎㅎ

transient-guest 2017-07-27 09:50   좋아요 0 | URL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 습관이 되어서 운동을 안하면 이상합니다. 플랜도 쉽게 나오구요.ㅎㅎ 제가 뭔가 오래 꾸준히 하는건 좀 해요...번득이는 건 없지만...ㅎㅎ
 

어제까지 삼일, 세 권의 책을 읽었다.  one book a day가 so far so good이다.  사실 얼마나 이어질 수 있는지 모르겠고, 현실적으로는 금방 끊어질 것 같지만, 이런 시도는 뭔가 신선하다.  


어젠가 뉴스에서 박종진이가 바른정당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봤다.  역시나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가.  '합리적 보수'란 건 없고, 바-당이나 자-당이나 극우라는 한 배에서 나온 이란성 쌍둥이를 각각 추앙하는 집단이란 말씀.  양당을 합쳐서 쓸만한 사람을 몇 추려내면 나머지는 사실 한국의 정치판을 떠나야할 사람들이다.  박종진이가 뭐냐 박종진이가...

대변인인지 하다가 국회의원선거에도 나갈 생각이라던데...


그리고 오늘 본 문건공개...우병우를 쳐넣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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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5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8 0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64713&custno=2855803



2008년부터 지금까지 알라딘에서만 구매한 책이 2485권이란다.  액수로는 3400만원이 조금 넘고, 상위 0.01%라고 나오는데, 이건 책을 많이 읽었다기 보다는 많이 질렀다는 소린데도, 뭔가 기분이 좋다.  최근 1년간은 월 평균 44권, 77만원어치씩 샀다고 하는데, 이건 더 높아질 것 같아서 조금 겁이 난다. 이런 독서패턴이라며 80까지 2만권을 더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2만권 정도를 더 사들이게 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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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7-06 06: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어마어마하네요. 게스트님 외국에 계시면서도 한국에 있는 저보다 많이 구입하셨어요. 물론 읽기도 많이 읽으시지만요!

transient-guest 2017-07-06 06:35   좋아요 1 | URL
깊이 읽지 못하니 언제나 다락방님의 리뷰가 부럽습니다. ㅎ 저는 그저 사들이고 읽고 사고 계속 그러네요. 당장 전기문명이 붕괴되더라도 엔터테인먼트는 확실합니다만..ㅎ

yamoo 2017-07-06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5~6월달 220여 권을 질렀어요. 예스24 가니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5~6천원하는 책들이 500~천원 짜리 균일가로 대거 나왔길래 앞뒤 안재고 사재기를 했네요..ㅠㅠ

transient-guest 2017-07-06 11:26   좋아요 0 | URL
그런 걸 보면 어떻게 안 지를 수 있겠습니까 ㅎㅎㅎ 그냥 눈이 뒤집힐 듯 ㅎㅎ

cyrus 2017-07-06 15: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알고리즘은 독서패턴을 어떻게 계산할까요? 저는 통계결과보다는 통계 집계 과정이 궁금했어요. ^^;;

transient-guest 2017-07-07 00:43   좋아요 1 | URL
아마 구매를 주축으로 해서 잡지 않았을까요?

고양이라디오 2017-07-08 18:54   좋아요 0 | URL
제 생각도 구매 같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7-08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처 사지 못하고 보관함에 담아둔 책
2,833권 47,237,430원.. 어~쩔 ㅋ

고양이라디오 2017-07-08 18:54   좋아요 1 | URL
헐 저보다 더하시네요
전 1100권 정도 되는데ㅎ...

transient-guest 2017-07-10 00:27   좋아요 1 | URL
일단은 담아두고 보는 거지요 뭐.ㅎ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업무진행의 fundamental은 각개격파라고 할 수 있다.  전체의 그림을 파악하되, 진행은 가장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모든 케이스를 떠맡은 내가 일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다만 혼자서 일을 해나가면서 점점 더 지겨울 때 나를 자극하거나 격려할 수 있는 계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단순한 진리를 실제로 행하는 것이 잘 안 되는 것이다.  6월 한달 간 이런 이유로 여전히 겨우 필요한 일을 해나가는 중이다.  그러다가 다시 한 주를 열심히 보내자는 각오로 몇 가지 일을 처리했는데, 양을 보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그저 종종 잊어버리는 fundamental에 충실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 같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집중이 어려워도 한 가지는 끝내자는 건데, 일견 태평스럽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면 매일 무엇인가를 마무리하고 밀어낼 수 있기 때문에 보기보다 꽤 좋은 방식이다.  그저 빈 하루가 없어야 하는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하루.  이것만 잘 막으면 무엇이든 시간의 흐름과 함께 처리할 수 있고, 이런 시간이 쌓이면 엄청난 강도로 3-4시간씩 하루에 두 번, 집중적으로 케이스들을 처리할 수 있다.  때로는 손가락이 글을 쓰는 건지, 내가 내 머리로 케이스를 주장하는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zone에 빠지는 순간을 기다려본다. 


어느새 읽은 책이 또다시 여섯 권이 지난 번의 정리 이후로 쌓여버렸다.  읽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고, 새로운 책은 늘 읽는 속도보다 빠르게 내 일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이것 저것 생각하고 걱정할 것이 많은 삶을 살면서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된다.  보통은 일주일에 딱 한번, 저녁이나 늦은 밤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그나마 운동은 꾸준히 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지만.  글도 자꾸 써야 좋은 글이 나온다고 하는데, 소재나 무엇이나 무척 정체된 느낌이다. 이런 표현까지도 늘 입에 달고 사는 듯이 데자뷰도 아닌데, 다 늘어놓았던 푸념을 다시 버무린 것 같다.  


이제 2017년도 반이 다 지나가버리고, 또 한 살을 더 먹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도 무섭다.  40이 되면 본격적으로 나이를 먹는 듯, 고작 몇 개월 전과 지금의 나 사이의 많은 것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고작 와인 한 병을 마시는 것으로 다음 날 아침까지 숙취가 이어지는 것도 맘에 들지 않고, 왠지 모르게 점점 운동도 힘이 드는 것 같다.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서 쩔쩔 매고, 아침에는 즐기던 새벽운동이 귀찮아지고.  본격적인 노화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이 페이퍼도 이번 주 처음으로 막간을 이용해서 서점에 나와서 야심차게 책정리를 위해 펼쳤던 것을 이렇게 주절거리는 것을 끝으로 책 이야기를 쓸 맘이 들지 않는다.  방학이 되어서인지 서점엔 아이들과 젊은이들, 그리고 필경은 기말고사를 보고 있을 quarter system의 대학생들이 공부에 한창이다.  나이를 먹고 돈을 버니 사고 싶은 책을 실컷 사보고 있어 좋긴 한데, 쥐푼도 없던 어린 시절이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꿈으로 꽉 차있던 내 가슴까지.  어제였나 이젠 한 녀석만 남은, 가장 막내였던, 그러나 이젠 노년을 보내고 있는 강아지를 보면서, 한때 녀석들 넷이 모두 건강하던 2004-5년을 떠올리면서 고기를 굽고, 아직은 심플하던 삶의 한때로 돌아가서 그 풍경을 속에 담아보기도 했다.  


평균연령에 따라 개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at least 인생의 절반까지는 왔을 것이고, 활동성이나 건강을 생각하면 확실히 이젠 늙어가는 걸 알겠다.  매 순간, 그저 소박하게 기쁘고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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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  오던 날 SF에서 2시간 delay 후 도착하는 공항까지 바뀌는 등 문제가 많았었는데, 돌아가는 오늘도 역시 기본 2시간 delay가 걸린 상태.  이곳 시간으로 오후 4시에는 떠나야하는 비행기가 일단 6시의 출발로 바뀌고, 사정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이쯤되면 Southwest나 Jetblue가 아닌 미국항공사는 이용하지 말아야하는 건 아닌지.  시간 제대로 못 맞추기로 notoriously 유명한 American과 최근에 유명세를 톡톡히 타게 된 United가 양대산맥인데, 둘 다 어쩜 그리 엉망이신지 모르겠다.  그런 사건을 겪고도 United가 특별히 친절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늘의 delay건도 최소한 사과하는 시늉도 없이 게이트에서 일방적인 통보로 끝.  이런 걸 보면 재벌오너와 가족의 문제가 있기는 해도, 아시아나나 대한항공이 얼마나 친절하고 열심한지 생각하게 된다.  


기실 IMF이후 취직이 어려워지면서 한국 대다수의 업종에서 최저교육/경력에 있어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되었던 것 같은데, 그런 덕분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예전엔 상업고등학교만 나와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은행창구직원일을 대졸자들이 하고 있고, 어지간한 곳의 젊은 직원들은 거의 다 대학졸업은 기본인 것 같다.  대학졸업장이 친절함이나 실력을 완전히 보장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취직자리를 얻는 것이 힘들어진 지금 너무 심할 정도로 친절한 노동이 강요되는 시대의 탓도 있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어쨌든 많은 경우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친절함이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는 얘기.


예정했던 일은 잘 처리됐고, 덕분에 앞으로의 경과에 따라 3-4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이곳에 오게 될 수도 있다.  친구가 이곳에 사는 한, 큰 스트레스 없이 다녀갈 것 같은데, 사실 따로 호텔을 잡고 check-in/out을 해야했더라면 더 피곤할 뻔 했다.  


내일부터 한 주간, 밀린 일처리 등, 무척 빠르게 지나가는 고된 시간이 될 것이다.  자영업 5년차. 이런 건 이제 안봐도 비디오다.  오전 11시에 미팅이 잡혀 있고, 가능하면 프로세스 해서 feedback줄 것 한 두개는 끝내야 조금 안심할 것 같다.  따라서 아무리 보상이 따르더라도 내일로 늦어지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정 안되면 친구네 집으로 돌아가서 하루 더 신세를 지고, 미팅은 다음 날로 미룰 생각이다.  


목요일 오후, 그리고 금요일 밤에 마신 술로, 어제부터 못해도 3-4일은 술 생각이 없을 것이다. 라운지에 들어와 앉은 지금 그래서 할 일이 별로 없다.  서류를 여기 저기 펼쳐놓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집중이 잘 될 것 같지도 않다.  책이나 볼까 하는데, 맘이 이리 저리 흩어져 있어, 그저 빨리 탑승하고 한숨 자고 싶을 뿐이다.  같은 이유로 읽은 책을 정리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한 3-5권 정도를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이래저래 DC의 오후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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