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구입한 Jim Butcher의 Dresden Files신간, 그리고 그 전에 읽고 있었던 하루키의 책 한권을 마쳤다.  잘만하면, 이번 해에도 목표량의 독서는 그럭저럭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만, 벌써 12월의 중순을 향해 가고 있기에, 장담은 하지 못하겠다.  여러 가지로 마음을 쓰는 일들 때문에, 사무실 운영과 함께, 사실 매일이 벅차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달이 지나면, 또다시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지 않는가.  살아볼 수 있는 것이다.  매일 죽어가기 보다는, 하루만큼 더 살아보는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고, 2013년을 맞아야 하겠다.

 

Winter Queen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난 우리의 Harry Dresden.  이제는 Winter Queen과의 계약에 따라 Winter Knight으로서의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철학과 친구들, 그리고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Winter Knight의 숙명에 따라오는 파괴적인 본능을 억눌러야만 한다. 

 

이 남자는 trouble을 위해 태어난 사람같이 항상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큰 일이 터지는 곳에 서있다.  이계의 침입자들과 계절의 balance를 무너뜨리려는 음모의 중심에서 그는 어떻게 또 닥친 큰일을 해결할 것인가?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는 SF, Fantasy, Witchcraft 르와르인 이 책도 슬슬 막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는 복잡해진 스토리 라인을 주체하지 못하고, Dresden의 apprentice를 Winter Lady로 만들어 버렸다.  이렇게 하면, 점점 인간들 사이에서의 마법이 아니라, 요정들과, 악마, 이계의 존재들과 함께 진행되는 스토리가 될 것 같다.  과연 얼마나 더 꼬아놓을 수 있을까?  그래도 다음 시리즈가 기다려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이렇게 역경 앞에서도 막 놀리는 입을 주체할 수 없는 cocky한 캐릭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하지를 못하니까 일종의 대리만족인 셈이다.

 

재즈와 위스키를 사랑하는 하루키가 쓴 재즈의 입문서 - 까지는 아니고 - 거장열전 정도로 볼 수 있다.  특별한 깊이보다는, 유명한 재즈 아티스트들에 대한 소개를 볼 수 있고, 이를 reference하여 CD를 사고, 재즈에 대한 지식을 늘려볼 수 있는 것 같다.

 

당장 주말에 이 책에서 언급된 몇 아티스트들의 중고 CD를 사서 듣...지는 못하였지만, 사기는 했다.  CD를 본가에 놓고 왔기 때문인데, 이번 주말에 가서 pickpu해오면 천천히 음미해 볼까 한다. 

 

하루키라는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냈는데, 아직도 여러 편의 작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정도 국내에 번역된 것들을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되면, 처음부터 연대순으로 정리하고 다시 읽어볼 것이다.  전작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이 외에 다시 제대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있으며, 곧 존 그리샴의 신작 The Racketeer를 보려고 한다.  이걸 다 보고나면, 잠깐 내려놓았던 로맹가리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과연 그럴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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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가, SF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쥘 베른의 몇 가지 책을 보았다. 

누구나 많이 알고 있는 작가라서, 계속 활발하게 작품들이 번역되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어릴 때 대표작들 몇 개만 가지고 아쉬워 했던 기억이 난다.  책을 덜 읽는 세태에 반해, 출판은 활발한 듯.

 

꼭 한번은 어디에서 본 듯한 내용. 예전에 모 방송사에서 수입해서 방영했던 외국 드라마로는 물론 기억하지만,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웃기는 것은 이 책이 없다는 사실. 내용이 길어서 다른 책과 합본으로 나왔을 수도 없는데.

 

나이가 들면 역시 뇌세포가 죽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 모험담이 '파리대왕' 보다 훨씬 더 좋다.  당시 아이들에게, 그리고 지금도 모험에 대한 꿈과 진취적인 자세를 가르쳤었을 작품.

 

명작만화로도 숱하게 많이 본 기억이 있다.  끝까지 본 적은 없지만 - 그 당시 일본에서 판권을 사들여 방영하던 대부분의 만화영화들이 그랬지만.

 

어릴 때를 떠올리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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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으로 마무리 해야 하는 일들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커버편지의 일차 가봉(?)이 거의 끝났다.  남의 일을 하던 작년 이맘 때에는 한꺼번에 5-6개 이상을 관리하면서 하루에 2-30 페이지의 technical한 커버레터 한 통씩을 쓰는 나름대로의 능력자(!)였는데, 내 일을 시작하고서는, 맥이 좀 끊겼던 탓에 감을 살짝 잃어버린 것 같아, 다시 찾아가는 중이다.  그래도 2-3일 내에 완전한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이니까 이제는 마음이 좀 놓인다.  그간, 번잡스러운 일과 관련된 마음에 독서도, 남기기도 그저 그랬는데 말이다.  최근까지 꾸준히 읽어온 책들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남긴다.

 

Nicholas Pileggi의 책들 중 두 번째로 영화화 되었던 카지노를 읽었다.  Wiseguy만큼의 impact는 없었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어쩌면 갱들이 마지막으로 막후 실력자로서 라스베가스를 움직였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역시, Good Fellas처럼, 이 영화의 나레이션 - 로버트 드니로와 죠 페시의 - 이 책 읽는 내내 떠나지를 않았기에, 상당히 virtual한 reading을 한 것 같다.  영화를 먼저 보고나서 책을 보면, 물론 상상에서 오는 재미는 떨어지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scene을 음미하고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의 레미제라블은 그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해석을 이 책에 내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가난했던 한 여자의 영락을 세밀하고도 덤덤한 필체로 그 주변의 다른 가난한 이들과 함께 그려나간 이 책은 당시 프랑스의 지성과 양심을 대표하던 에밀 졸라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한다.

 

부와 가난이 절대적인 행복과 불행의 factor가 되지는 않겠지만, 일단 돈이 없고, 배우지 못하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고, 19세기 말처럼 공공사업이나 교육이 활성화 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이 또한 대물림 되었었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한 가지 좀 이상했던 것은, 100년도 더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현 시대의 사람들 - 양극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 의 삶이 오버랩되었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비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극빈이란.

 

 

 

 

 

 

 

 

 

 

 

 

 

 

하루키 전작은 이어지고 있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는 느낌.  중복도 있고, 어떤 글은 하루키가 쓰지 않았더라면 책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읽을 때마다, 그의 특정 작품들의 테마의 배경을 볼 수 있는 개인적인 체험이나 경험을 엿볼수 있어 그런대로 행복했다.

 

4살 때 처음 술을 마셔보고, 국민학생의 나이 무렵부터 주기적으로 술을 마셔온 저자의 음주기행담.  따뜻한 이야기들을 맛깔나게 그려 냈는데, 우리 부모님보다도 늙은 저자의 사진을 보면서 - 알코올 중독자 냄새가 조금 난다 - 심야식당을 사진과 글로 보는 느낌을 받았다.

 

전 세계를 떠돌며 먹고 마셔온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맛난 술과 음식이 없다면, 인생의 재미는 90%이상 반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맥주 기행과 함께, 술을 고를 때의 참고자료가 될 듯.  그 이상, 술이란 이렇게 맛을 위해 먹어야지 현학적인 지식인이 되기 위해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이상이 오늘까지 읽어버린 최근 십 여일 간의 책들이다.  지금은 쥘 베른을 읽고 있는데, 다른 것들과 또 mix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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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2-11-16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이 페이퍼에서 제일 반가운 책은 역시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이네요. 드디어 다 읽으셨네요. 저도 일단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열린책들로 찜을 해야겠다는. --; 그런데 하루키의 책들은 정말 끝도 없네요. 저 위의 세 권 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에요. 트란님이 하루키에게 그토록 빠지시는 이유 하나,만 알려주세요.

트란님, 능력자! ㅎㅎㅎ 사업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12월 되면 보통 비즈니스 비수기 들어갈 때 아닌가요? 홀리데이도 엄청 길어지고 하는데. 이번 달에 좀 많이 바쁘시기를요. ^^

transient-guest 2012-11-17 00:59   좋아요 0 | URL
'목로주점'은 읽으면서 생각한 것들을 10%도 다 글로 표현하면서 정리하지 못했네요. 정말이지, 요즘은 가뜩이나 없는 글빨, 더 안 나오는 것 같아서 상당히 좌절중이랍니다. 하루키의 매력은 글쎄요. 그냥 좋아요. 그의 사고방식도 좋고,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산다는 조금은 삐딱한, 그리고 outsider같은 것도 맘에 들고. 술과 음악을 좋아하지만, 자기관리를 잘 하는 면도 좋고. 무엇보다, 갑자기 글을 쓰고 작가가 된, 그 인생 자체가 부럽기도 하네요. 저도 40에, SF Giants 구장에서 야구를 보다가 갑자기 그런 각성이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ㅎㅎ

감사합니다, 항상 따뜻한 격려와 관심에 정말 감사해요.ㅎㅎ

노이에자이트 2012-11-28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소설은 세밀한 묘사가 특기라서 당시 시대상을 연구하는 사학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그래서 왕정복고 시기를 알고 싶으면 발자크 소설을,프랑스 제3공화정 시대를 알고 싶으면 에밀 졸라 소설을 읽으라고 하죠.

transient-guest 2012-11-29 08:48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것이군요. 또 하나 배웠습니다.ㅎ 해당하는 시대를 공부할 때 매우 좋은 primary source가 되겠군요. 전 발자크도 전작하려고 책을 모으고 있는데, 에밀 졸라의 책들도 더 보고 싶어지네요.
 

나름 바쁘게 이런 저런 일과 함께 지내고 있다.  물론 책읽기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나의 일이다 보니, 남의 일을 할 때보다는 더 신경을 쓰고 집중하게 된다.  그래도 회사가 조금씩 바빠지고 있으니까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번 해의 남은 두 달을 지내고, 2013년이 되면, 아무것도 없이, 아무 base도 없이 launching된 회사와 나의 이름이 조금은 더 알려진 상태로 새해를 맞겠구나 싶어, 약간의 희망과 함께, 살짝 기쁘기까지 하다.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몇 가지 케이스들이 수임으로 바뀌면 크리스마스는 더욱 즐거울 것 같다.

 

발자크 전작의 일환으로 읽은 단편집 두 권에는 '인간희극'의 일부에 해당하는 4너댓편의 단편 작품들이 들어있다.  읽고나면, 발자크 특유의 해학과 반전,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인생무상을 느끼게 하는 재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워낙 다작의 작가이고, 발자크에서 파생되어 츠바이크의 작품세계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그인지라, 아직도 읽을 책이 잔뜩 쌓여있다.  나만해도 아직 세 권의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소위 삘 받는 날, 하나씩, 날름날름, 탐욕스럽게 음미해야지.  커피와 venture 창업, 그리고 창업으로 인한 빚더미에서 구제되기 위한 창작, 이 모두에서 그를 구해줄 부유한 미망인과의 결혼을 원했던 발자크의 삶 자체가 하나의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도 발자크는 나의 흥미를 끌 수밖에 없는 작가인 듯 하다.

 

 

 

 

 

 

 

 

 

 

 

 

 

 

 

스콜세지의 명작, Good Fellas가 원래는 논픽션 르포였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겨우 알게 되어 구해본 책이다.  세 주연배우들 못지 않게 최고의 연기를 펼쳤던 조연 배우들까지, 60-70년대, 뉴욕의 뒷골목을 지배한 마피아의 이야기를, God Father스러운 고상함과 화려함을 싹 걷어내고, 매우 raw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라서, 지금도 종종 심심하면 보곤 한다.  그런데, 영화의 이미지와 겹쳐져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책은 더 재미있게 보았다.  쓰려면 이런 책을 써야지 싶을 정도로, 잡으면 손을 떼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시실리 출신 어머니와 Irish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헨리는 철이 들기도 전에, 갱스터 (wiseguy)를 동경하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당시 Lucchese조직의 정신단원이자, 지역의 최고 보스인 Paul Vario (영화에서는 Paul Cicero)의 눈에 들어, 그가 운영하던 택시회사에서 잔심부름을 하면서 조직에 몸을 담그며 하나 둘씩, 마치 숨을 쉬듯이 자연스럽게 hustler의 삶에 빠져든다. 

 

헨리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나름대로 조직들의 구역정리와 협의에 의한 질서가 살아 있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좀더 나중에 일어나는 조직의 하극상 전쟁이 없던, 그 시절을, 헨리는 'glorious time'이라 회상한다.  조직을 배신하는 댓가로 연방의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헨리는, 그러나, 그를 아껴주던 Paul Vario, 또 그의 멘토이자, 증인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죽이려 하는 지마 (영화: Jimmy Conway)를 비롯하여 수 십명의 갱들과 마약상들을 - business적인 cool함과 detachement를 가지고 - 감옥으로 보내 버린다.   

 

그가 잡혔을 때, 헨리는 경찰/FBI사상 최초로 조직의 모든 생리와 활동에 대한 광범위하고 깊은 지식을 가진, 비단원이었다고 하는데, 영화의 결말과 마찬가지로, 아니 과정까지도 모두 비정하고, 비열하고, 살벌하고, 씁쓸하기 그지없다.  같은 작가의 Casino도 곧 도착하는데, 바로 읽으려 한다.

 

그 밖에도, 다음의 책들을 읽고 있다.  끝나면 정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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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2-11-06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란님, 저는 이제 책을 읽으면서 책 내용 자체보다는 작가의 삶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작품을 읽는 이유가 차라리 그 작가를 조금이나마 더 알고 싶은 생각에서라고 해야 할까요. 주객이 전도된 건가... 발자크의 삶이 또 얼마나 파란만장했는지는 책을 읽어봐야 공명이 더 클까요? ㅎㅎ 지금 테스에 관한 페이퍼 하나 쓰고 있는데, 에밀 졸라 반갑네요. 자연주의. 열린세계 번역본이 괜찮은가요? 다른 번역본이 너무 많이 나와 있는 것 같아서 뭘 골라야할지 모르겠다는. 다 읽으시면 정리해주세요. ^^

transient-guest 2012-11-07 01:31   좋아요 0 | URL
저도 내용을 깊게 파고들지는 못하고, 또 행간을 통한 철학적인 의미나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것은 잘 못합니다. 그저 읽고, 또 읽는 것이지요. 님의 말씀처럼 작가에 대한 흥미 때문에 좋아하는 작품들도 많아요. 발자크도 그렇고, 체홉 같은 이도 그렇구요. 발자크의 삶은 츠바이크가 쓴 발자크 평전을 보면 좋구요, 목로주점 뿐 아니라 다른 책들도 열린세계 번역본 - 사실 번역보다도 책의 구성이나 디자인이 더 - 이 맘에 드네요. 다 읽으면 정리하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11-1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70년대 미국 암흑가 이야기는 재밌죠.영화로 봐도...지금이야 뉴욕하면 한국인은 멋쟁이 도시를 떠올리지만 한때는 범죄도시였지요.특히 이탈리아계 조폭들...저 르포집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제가 읽은 것은 지안카나 형제의 회고록 <미국을 죽인 남자>였습니다.

transient-guest 2012-11-13 10:18   좋아요 0 | URL
그 책도 찾아봐야죠.ㅎㅎ 전 주말에 같은 작가의 '카지노'를 읽었어요. 영화는 로버트 드니로, 죠 페시, 이렇게 둘이 열연했죠.
 

한국에는 다양한 문학상들이 있고, 이들은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이면서 기존의 작가들이 자신들의 예술성, 문학성, 그리고 작품성을 다시 인정 받거나 인증 받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역할들 외에도). 그러나, 지난 십여년간 내가 읽어온 문학상 수상작품집들에 대한 평가는 인색할 수밖에 없었다. 자주 말하지만 90년대를 지배했던 후일담 장르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진부함을 넘어 지겨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 이는 후일담 일파 일부의 훗날 변절을 미리 예견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원래 4.19 의거를 전후하여 문단이 보여준 행태, 그리고 5.16 쿠데타 이후 그들의 변절이라는 공식은 익히 알고 있는 바 - 역시 90년대 이후 한 동안 한국의 많은 신작들이 보여준 일인칭 형태의 서술형식, 그리고 문예창작교습을 통한 찍어내기에 질렸던 터라 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한국의 현대작가들의 글을 읽지 않았었다.

 

 

 

이 시기는 또 묘하게 나의 독서편력에 있어 역사 및 역사소설에 편중되었던 편식이 점차 고전문학으로 확대되어가던 시기와 겹쳐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현대문학의 태생적인 한계때문에 더욱 나는 한국의 현대문학을 멀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태생적인 한계'니 '가볍다'니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니 혹 disagree하는 분들 중, 예의가 없는 분들은 공연히 개거품을 물며 댓글로 나를 비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서친들, 그리고 예의를 갖춘 분들께서 항시 주시는 문학교육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이 시기의 나의 독서편력은 고전문학과 화제작, 그리고 역사/역사소설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07년을 전후하여 과거 한국문단의 글들 - 염상섭의 동시대, 그리고 멀리는 이광수나 심훈까지 - 을 읽을 기회가 생겨서 한동안 그 시대의 한국문학을 열심히 읽었더랬다. 그리고 이문열이나 박경리, 김동리의 글도 조금씩 읽어대다가 - 난 황석영의 글은 좋아하지 않는다. 후일담 일파의 장문인격으로 생각되는 이 사람은 정말이지 별로다 - 현대소설로 넘어와서 김탁환이나 김성종, 정비석 등의 글을 많이 읽어대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문학상 그리고 젊은 작가들의 책은 손대지 않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무지했던 것일 수도 있는데, 이는 김영하, 천명관, 정이현 같은 젊은 작가들은 차치하고라도 신경숙이나 은희경같이 최근 한국 문학계를 주름잡고 있는 작가들에게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읽은 2012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그리고 천명관, 정이현, 김영하 작가의 작품들을 보니 내가 후일담 보이콧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한국의 문학은 꾸준히 발전하고 진화하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이상 찬란했던 80년대 운동권의 회고 (물론 그들은 변신하고 변절하여 유시민류와 김문수류 그리고 수두룩한 중간의 아류들로 바뀌었으니까 더 이상 추억의 대상이 아니다)도 없었고, 한 시대를 풍미한 일인칭도 많이 사라졌거나 순화되어 더 이상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시대상을 떠나서, 글쓰기 자체가 더욱 세련되어 지고, 솔직해진 느낌을 받았다면 과장일까?  물론 군데군데 아직도 이런 것들이 많이 보이는 단편들도 일부 있지만, 무엇인가 전체적으로 많이 발전된 느낌, 그리고 힘이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의 서점을 채우고 있는 많은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책을 더 많이 읽어보고 싶어졌으니까, 적어도 내가 예전에 느끼던 그 부족함은 많이 메워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제 수 많은 다른 작가들의 책도 꾸준히 읽어볼 것이고 보다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작가들의 책도 또한 구해볼 것이다.  생각해보니 동시대의 작품들만큼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투영하여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도 드물겠다.  고전문학에서 진리와 지혜를 배우고 반복되는 역사를 본다면, 현대문학, 특히 동시대의 책에서는 지금, NOW를 살아가는 우리는 보는 것이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지 등등, 나 하나로 나타나는 단편적인 삶 뿐만 아니라 내가 살아보지 못하는, 싫어서 살고싶지 않은 다른 형태의 삶 또한 볼 수 있는 것이리라. 

 

가슴이 벅차다.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또 어떤 새로운 글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에 slow한 10월의 business일상 때문에 자주 울적한 나의 심사가 간만에 살짝 밝아졌다. 

 

이제 아침 일찍 공원에 가서 걸으면서 이 기분을 이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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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2-10-1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공생들을 제외하고는 이광수니 염상섭 김동인부터 시작해서 읽는 사람들이 있을까 했는데 트란님도 읽으셨군요. 반가워요. 하도 읽은지가 오래된 작가들이라 가물가물하지만 읽는 운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안그래도 근간에 어떤 책을 읽고는 계속해서 <상록수>를 떠올렸었는데 작가 이름이 생각 안났었거든요. ㅎㅎㅎ 저는 차근차근히 갈래요. 그렇게 생각만 해도 설레요. 그나저나 기분이 조금 나아지셨다니 다행요. ^^

transient-guest 2012-10-16 00:47   좋아요 0 | URL
예전의 작품들에서는 요즘의 책에서 느끼지 못하는 그 무엇을 느낄때가 많아요. 일정부분 낭만이고, 또 궁상같기도 하지만, 형식과 방법이 중요시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저에게는 있습니다, 그 시대의 사람이 아니지만요. Midnight in Paris를 보면서 많이 공감을 했다고 하면 좀 쉽게 표현이 될런지요?ㅎ
천천히 한 걸음씩 가셔요. 경치도 보면서, 쉬기도 하고, 좀 다른 것도 하시다가...여정 자체가 즐거움이잖아요.ㅎ

2012-10-16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6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10-1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황석영 씨 작품은 70~80년대 것이 있습니다.후일담에 해당하는 작품 몇 개 알려주시겠습니까?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transient-guest 2012-10-18 00:52   좋아요 0 | URL
오래된 정원이 떠오릅니다만, 저는 이 분의 작품을 그리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별로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에요. 지극히 주관적인 standard입니다만, 고은 시인도 그렇고 저는 좀 그렇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10-20 09:31   좋아요 0 | URL
그 소설은 영화로도 나왔습니다.염정아 지진희 주연이었죠.황석영 씨 작품이 영화화된 게 꽤 있죠.초창기 것도 포함해서.

나이든 작가들의 최근작에 실망할 땐 역시 젊은 시절 작품을 읽어보는 게 좋더군요.

transient-guest 2012-10-20 21:23   좋아요 0 | URL
영화도 그냥 그렇더라구요. '세상과 화해하자는'말 하나만 여운이 남았드랬습니다. 이는 현실과도 관계가 있는데, 소위 치열했던 이념을 시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