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에서 일부만 절판이 된채 다른 책들은 그대로 판매되고 있는 것들이 꽤 있다. 이가 빠져버린 모양새가 되어 아주 기분이 나쁘고 성가시기 그지 없는데 출판사에 문의해도 답이 없고 비싼 값을 주고 중고를 사거나 운좋게 알라딘중고 혹은 헌책방에서 발견하는 수밖에 없다. 최근에 책 몇 권을 그렇게 구하는 것으로 짝을 맞춘 것이 사폰의 시리즈 하나, 그리고 카잔차키스전집에서의 한 권이다.
미국의 경우 보통 너무 오래된 책이 아니면 적절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데 특별한 희귀본이 아니라면 보통 중고책의 가격으로 사게 되거나 헌책같은 새책이지만 원래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쓸데없이 욕심을 부려 값은 매기는 건 한국와 일본의 헌책이 좀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아예 시리즈가 중간에 작가의 사망으로 인해 끊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Song of Ice and Fire는 책을 구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나이도 많고 몸도 후덕하여 당뇨와 고지혈증, 혈압 등등 무거운 몸과 관련된 모든 만성질병을 다 갖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마틴씨는 도대체 언제가 되면 여섯 번째 이야기를 출간할 것인가. 앞으로 두 개의 작품이 더 나올 예정인데 심지어 여섯 번쨰는 Winds of Winter라고 제목도 정해진 것 같은데 아직도 언제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마틴씨도 모를 것 같다.
Wheel of Time이라는 대서사시가 있다. Amazon Prime에서 극화한 것을 한 시즌 보다가 말았고 책은 권당 근 1000페이지 정도라서 네 번째까지 읽고 중단하고 나니 다시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본편 14권, 그리고 prequel 1권으로 되어 있다. 작가는 1948년에 태어나서 2007년에 타개했는데 2006년에 심장 아밀로이드 병이라고 단백질이 심장에 축적되어 문제가 생기는 병으로 진단을 받고 당시 4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일년 후에 사망한 것이 되어버렸다. 1-11권까지 그리고 prequel이 작가 생전에 나왔고 12-14권까지는 Brandon Sanderson이 나머지를 정리해서 사후 출간되었다. 총 23년 가까이 걸려 완성된 대작인데 아직 뒷부분을 읽지 못하여 느낌이 많이 달라졌는지는 판단할 수 없으나 마틴씨는 서둘러 남은 두 권을 출간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틴씨도 Robert Jordan과 동갑으로 1948년생이니 결코 젊지 않은 나이라서 더욱 걱정이 된다. 관심이 가는 분은 드라마보단 책을 볼 것을 권한다. 드라마는 아무래도 그 장대한 스케일과 서사를 압축한 탓에, 그리고 PC함이 적당한 수준을 넘었다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는 편이라서 그 즐거움이 많이 줄어들어서 한 시즌 후엔 안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