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성질은 흐르는 것이지만 터 주지 않으면 통하지 않는다.

   水性雖能流, 不導則不通(수성수능류, 불도즉불통)

 

당나라 때 사람 마총(馬總)이 엮은 잡가류의 의림』(意林) 5에 인용된 성패지(成敗志)에 보면 이런 구절이 눈길을 붙잡는다. “물의 성질은 흐르는 것이지만 터 주지 않으면 통하지 않고, 인간의 성품은 지혜롭지만 가르치지 않으면 통달할 수 없다. 배움이란 나무를 심는 것과 같아 배우지 않으면 뒤떨어진다.” 아무리 총명한 사람도 배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의 특성은 잘 흐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길을 터 주지 않으면 갇혀서 죽은 물이 된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것은 고급 사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교육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질 수밖에 없다. 동양에서 말하는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의 습득을 가리키지 않는다.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 본성을 잃지 않게 수양할 것은 권하는 인성(人性) 교육이 핵심이다. 우리 교육이 지나치게 기능 위주에다 승자 독식의 경쟁에만 몰두하다 보니 공부 잘한 사람이 세상을 망치는 희한한 현상이 만연해 있다. 만물의 본성에 맞는 교육법과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인성이 갇혀 있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의림(意林)

 

 

 

 

 

중국사의 오늘 :

1956105

고국으로 돌아온 전국 화교(華僑) 1차 대표대회가 북경에서 거행되어 진가경(陳嘉庚)을 주석으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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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이야기를 하면 얼굴색이 변한다.

   談虎變色(담호변색)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호랑이에게 해를 당하는 광경을 보았다. 이 때문에 이 사람은 호랑이 이야기만 나오면 바로 얼굴색이 변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 사람이 호랑이의 무서움을 몰랐다면 그렇게 얼굴색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진짜 호랑이를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송나라 때 주희(朱熹)가 편찬한 이정어록(二程語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담호변색은 무서운 일을 언급하면 두려움에 표정이 변하는 것을 가리키는 성어이다. 이런 사람을 두고 심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들 하는데, 실은 담이 작고 신경이 예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포 심리와 긴장된 정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심리 현상이다. 공포는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 개체의 보호반응으로 위험에서 피하라는 경고와 같다. 따라서 정도를 넘지 않는다면 병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주자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실제로 인지하거나 경험해야만 그 본질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겠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심리 현상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정어록(二程語錄) 11

 

 

 

 

중국사의 오늘 :

1939104

공산당인(共産黨人)이 공산당 혁명성지로 불리는 섬서성 연안(延安)에서 창간되었다. 모택동은 발간사를 통해 통일전선, 무장전선, 당의 건설은 우리 당의 기본 문제라고 썼다.

 

 

* 모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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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의 꿈

   巫山之夢(무산지몽)

 

전국 시대 초나라의 미남자 송옥(宋玉)이 쓴 고당부(高唐賦)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초나라 회왕(懷王)이 고당(高唐)의 궁으로 놀러 갔다가 피곤하여 대낮에 잠이 들어 꿈을 꾸었다. 꿈에 자칭 무산(巫山)의 신녀(神女)라고 하는 한 여자가 나타나서는 회왕의 잠자리 시중을 들겠다고 청했다. 회왕은 이로써 그녀를 총애하게 되었다. 이윽고 신녀는 회왕에게 작별을 고하면서 첩은 무산의 양지, 고구(高丘)의 음지에서 새벽에는 아침 구름이, 저녁에는 비가 되어 아침저녁으로 궁궐 아래로 내려옵니다라고 말했다. 회왕이 잠에서 깨어 그녀를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무산의 봉우리가 마치 신녀처럼 보였다. 회왕은 무산의 봉우리가 신녀의 화신이라고 여겨 거기에 사당을 세우고 조운’(朝雲)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무산지몽은 회왕이 꿈에서 신녀를 만나 운우(雲雨)의 정을 나눈 것을 비유하는 성어인데, 이런 꿈을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서는 성몽’(性夢)이라 하며, 속세에서는 염몽’(艶夢) 또는 춘몽’(春夢)이라 한다. 그 후 무산지몽성몽의 대명사가 되었고, ‘무산운우’(巫山雲雨)하면 남녀 간의 은밀하고 그윽한 연애를 비유하는 용어가 되었다.

 

고당부(高唐賦)

 

* 초 회왕

 

 

 

 

 

 

중국사의 오늘 :

1949103

소련 정부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정식으로 승인하고 정식 외교 관계의 성립을 결정해 상호 간에 대사가 파견되었다. 이튿날인 104일부터 25일까지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체코, 폴란드, 몽고, 북한, 동독 등이 잇따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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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는 말

   汗馬(한마)

 

한마는 두 가지 뜻을 가진 단어이다. 하나는 한혈마’(汗血馬), 즉 땀을 피처럼 흘리는 말이란 뜻이다. 한나라 무제 때 이사장군(貳師將軍) 이광리(李廣利)가 서역에 위치한 대완(大宛)이란 나라의 국왕의 목을 베고 한혈마를 한 필 얻어 돌아왔다. 이 대목에 대한 주석에는 이런 내용이 보인다. “대완에 좋은 말이 있는데 땀을 앞쪽 어깨 쪽에서 흘리는데 색이 피 같았다. 이 말은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준마다.” 이후 시나 문장에서 한마는 준마를 일컫는 단어가 되었다. 또 하나는 전투에서 세운 공로나 작전을 비유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경우다. 한비자(韓非子) 오두(五蠹)에 보면 집안일은 잊은 채 나라를 위해 한마의 수고를 다해야 한다는 구절이 보인다. 전투에 나간 말이 땀 흘리며 전투에 참여하듯 그런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마지로’(汗馬之勞)라는 성어가 파생되었다. 공직자와 무인이 나라와 백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이를 때 한마지로라는 표현을 많이 쓰며, 그렇게 해서 세운 공을 한마공로’(汗馬功勞)라고 한다.

 

한서(漢書) 무제기(武帝紀)

 

 

* 한혈마

 

 

 

 

 

중국사의 오늘 :

962102(북송 태조 건융 39월 병진)

송 태조 조광윤이 과거 급제가가 과거 시험 감독관인 지거관(知擧官)에게 사례하는 것을 금하라는 조서를 내렸다. 과거에서 응시자와 시험관 사이에 좌주(座主)니 문생(門生)이니 하는 부정한 관계가 형성되어 과거에 대한 공신력을 의심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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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림과 혼란의 이치를 모르고서는 통치 방법의 변통을 말할 수 없다.

   不通治亂, 不可以語變(불통치란, 불가이어변)

 

통치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다른 무엇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이다. 그래서 강태공은 전쟁의 책략을 모르고서는 적을 말할 수 없듯이다스림과 혼란의 근본적인 이치를 통찰하지 않고서 정책의 변화를 운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나의 정책이 백성에게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그것을 각계각층의 전문가에게 충분한 자문을 구한 다음 시행될 때에야 변통(便痛)이 가능하지, 무턱대고 터뜨려 놓고 문제가 발생한 다음 변통하려는 것은 변통이 아니라 어설픔이자 꼼수에 지나지 않으며, 변통이 아니라 변덕이다. 따라서 모든 정책은 변통에 앞서 만일에 있을지 모르는 혼란을 고려해야 하고, 변통만을 고집하는 것은 변통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는 마치 전쟁에서 책략이 전쟁을 이끄는 영혼인 것과 같다. 책략이 전쟁터의 대세와 전쟁의 승부를 직접 결정짓기 때문이다. 정책의 실수와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 터뜨리는 통치 방식은 심하게 말하면 망국으로 가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육도』(六韜) 「기병(奇兵)

 

 

* 강태공

 

 

 

 

 

 

중국사의 오늘 :

1512101(명 무종 정덕 78월 계해)

유육(劉六), 유칠(劉七)을 앞세운 농민봉기가 실패로 돌아갔다. 수도 부근의 땅에 대한 관료 귀족의 토지 침탈로 인해 터진 봉기는 백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북경까지 위협했으나 유육에 이어 이날 유칠이 전사함으로써 실패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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