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철학 - 음식 속에 숨어 있는 영양 가득한 철학
신승철 지음 / 동녘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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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음식 속에 숨어 있는 영양 가득한 철학

  저자 - 신승철

 

 

  음식에서 철학을 생각한다니! 책 소개를 보는 순간, 기발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어떻게 그 둘을 연관시킬 수 있을까? 호기심이 들었다. 과학자인 뉴턴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구상했다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음식을 보면서 철학가와 그들의 사상을 떠올렸다. 밥상 앞에서 딴 생각하면 혼나는데……. 뭐, 밥 다 먹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니까 상관없으려나?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식탁 - 철학이 담긴 우리 전통 음식.

  두 번째 식탁 - 매일 먹는 일상 음식 속 철학

  세 번째 식탁 - 철학에 윤기를 더하는 양념

 

  그럼 어떻게 한국의 음식과 철학이 연결될까?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잡채는 다양한 채소가 당면과 양념과 어우러져 각각의 맛을 살리면서 한편으로는 독특한 맛을 내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차이와 다양성을 다루었던 철학자 라이프니츠를 떠올린다. 그리고 동일성과 차이 그리고 차별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중국의 원조와 많이 다른 한국의 짜장면을 보면서는 들뢰즈가 말한 시뮬라르크 개념을 떠올린다. 동시에 플라톤의 이데아론까지 다루면서, 짜장면 맛의 변형과 재창조를 통해 사회 변화까지 언급한다.

 

  또한 설탕을 맛본 저자는 거대한 사탕수수 밭을 떠올리면서, 노예 제도와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에 대해 살짝 말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철학자는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서 처음 들어본 사람들이었다. 검색을 해보니, 현대 철학자로 유명한 모양이다. 그런데 왜 난 지금까지 몰랐을까?

 

  하긴 한국의 교육제도에서 철학은 19세기가 끝이다. 그래서 어릴 적에 20세기에 철학은 아무도 연구하지 않고, 과학만 발전했다고 생각했다. 20세기 사람은 나오질 않았으니까. 어떻게 보면 내가 공부를 게을리했을 수도 있지만,  난 철학 전공이 아니었으니 굳이 교과서에 없는 걸 찾아볼 생각은 없었다. 그냥 20세기는 전쟁으로 다들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기에 바빴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하긴 인간이 한자리에 머물러 있을 리가 없다. 어느 누군가는 생각을 하고, 반전을 꿈꾸고, 새로운 것을 상상하기 마련이다. 또한 또 어떤 이는 도태되거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고. 역시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것은 많다.

 

  그런데 많은 음식을 다루느라, 너무 간략하게 마무리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너무 자세히 길게 얘기하면, 지나치게 전문화가 되어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 독자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이런 것이 있다는 것으로, 이런 방법으로 철학을 일상생활에서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만 넘어가는 것이리라 추측했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책에 나오는 철학자들의 저서를 살펴보면 될 테니까.

 

  아, 그리고 제일 아쉬운 점은 음식 그림이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잡채. 그냥 사진으로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요리책이 아니라는 걸 감안해도,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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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맞선 이성 - 지식인은 왜 이성이라는 무기로 싸우지 않는가
노엄 촘스키 & 장 브릭몽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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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Raison Contre Pouvoir

  부제 - 지식인은 왜 이성이라는 무기로 싸우지 않는가

  저자 - 노엄 촘스키, 장 브릭몽

 

 

 

 

  언젠가도 살짝 말했던 것 같지만, 난 상당히 귀가 얇다. 그리고 얼마나 가벼운 지, 아주 팔랑팔랑 날아다닐 정도이다. 특히 유명한 누가 말한 거라고 하면, 100%는 아니지만 반 정도는 믿는 편이다. 그런데 웃기게도 그러면서 동시에 ‘그건 그쪽 생각이지요.’라고 빈정대기도 한다. 물론 속으로만. 대놓고 말하기엔 난 너무 소심하고 속물적인 인간이다.

 

 

  어쩌면 익명성을 핑계 삼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댓글을 달고 사라지는 족속들과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차이를 따진다면, 난 속으로만 생각하고 그들은 기록을 남긴다는 것 정도? 아니면 내 말에 대한 확실한 증거도 없고, 그러니까 증명하기도 싫고, 게다가 논리적으로 내 의견을 전개할 능력이 없어서 혼자서 꿍얼대는 불평주의자일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를 보았을 때, ‘아, 이 사람의 말에 그냥 훅하고 넘어가겠구나.’라는 생각이 팍 들었다. 노엄 촘스키는 서점에 가면 아주 많이 볼 수 있는 이름이다. 그는 두꺼운 책 표지에서 안경을 끼고 카리스마 있는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책장을 넘기면 어쩐지 어려운 용어가 막 튀어나와서 내 혼이 안드로메다로 피신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다행히도 이 책은 얇았다. 거기다 크기도 작고. 어머나, 이건 행운이야! 책을 받자마자 안도의 탄성이 절로 나왔다. 서점에서 본 다른 책들에 비하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그랬다. 처음에는…….

 

 

  책은 두 저자의 대화로 이루어져있다. 장 브릭몽이 질문을 하면, 노엄 촘스키가 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내용이었다. 서면 대화라고 하니, 질문과 대답이 다 심사숙고해서 나온 것이리라 생각했다.

 

 

  구성은 총 3장으로 되어 있다.

 

 

  1장 남용되는 권력에 대하여

  2장 인간 본성과 정치에 대하여

  3장 과학과 철학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강대국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그에 침묵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강대국이지만 툭 까놓고 말하면, 미국이다. 물론 영국이나 다른 나라들도 언급하지만, 주요 대상은 미국이다. 어쩐지 그는 유럽에는 관대하고 미국에만 깐깐한 것 같다. 그 밥에 그 나물일 텐데 말이다.

 

 

  1장에서는 침묵하는 사람들로 인해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미국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 대한 그들의 지나친 간섭을 비난한다. 그리고 2장에서는 인간이 이성적이지 않다는 브릭몽의 5가지 이유에 대해, 촘스키가 반론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3장은 정신과 육체 그리고 진화론에 대한 그의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는 상당히 인간의 이성을 믿는 낙관주의자라는 인상이 들었다. 인간의 이기심은 본성이 아니라는 그의 말에서 성선설을 주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득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전체 지구인간의 수에 비하면 낮은 비율이라, 언급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몇몇 소수의 예를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그렇게 믿고 있는 이성을 가진 인간의 현실을 보니, 과연 이성이라는 것이 뭘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이성과 지식과 논리와 지성은 동일하지 않다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현실과 이성이 충돌하면, 결국 다수의 사람들은 편함을 선택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사회가 이 모양인 것이다. 지식인들이라는 사람이 부패와 권력 남용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 다 그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화가 나면서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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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 채소, 인류 최대의 스캔들
리베카 룹 지음, 박유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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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ow Carrots Won The Trojan War: Curious (But True) Stories Of Vegetables

  저자 - 리베카 룹

 

 

  이 책을 읽으려고 한 계기는 순전히 나와 조카의 채소를 별로 안 먹는 식성 때문이었다. 나야 어른이고 다 컸으니 이제 와서 채식을 먹건 안 먹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창 자라는 조카는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고모 닮아서 채소를 안 먹는다는 말을 들을 수는 없다. 음, 이건 어쩌면 겉으로는 조카의 건강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책임을 면하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하여간 저런 이유로 혹시나 이 책에 실려 있는 일화나 얘기를 통해서 조카에게 채소의 장점을 적극 알려주고, 더 나아가 먹을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책을 펼쳤다. 작가가 아동용 책을 썼다기에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삽화라든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어른을 위한 책이었다. 내 예상처럼 조카에게 간단하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당근이 그리스 병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줘서 목마 안에서 버틸 수 있었는지가 다였다.

 

  그 어린애에게 샐러리가 예전에는 최음제로 사용되었다든지 고대 그리스에서는 간통에 대한 형벌로 래디시를 항문에 밀어 넣었다는 얘기를 해줄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아마 어머니에게 등짝을 두드려 맞고 쫓겨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평생 조카를 못 보거나.

 

  조카에게 채소를 먹는 즐거움을 알려주겠다는 내 의도와는 다르게, 이 책은 나에게 채소를 안 먹을 수도 있는 힌트를 주었다.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콩장을 만드시는 어머님에게 ‘엄마, 콩에는 L도파라는 물질이 있는데, 그게 정신 불안정을 초래한대. 그래서 내가 콩을 안 먹는 거야.’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어머니의 ‘그럼 매일 콩장 먹는 엄마는?’라는 한 마디에 꼬리를 내렸다.

 

  이 책은 20가지의 채소를 다루고 있다. 책의 저자가 동양인이 아니기에, 서양에서 주로 많이 요리하는 채소 위주로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채소의 영어식 이름이라든지 학명이 길게 적혀있다. 각 장마다 채소에 관한 인상적인 문구로 된 제목과 그림이 있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나온다. 그리고 이후, 그 채소의 역사적인 기록을 더듬어가면서 어떻게 처음 나타나서 어떤 형식으로 재배되고, 어떤 대접을 받으면서,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이어진다. 중간에 역사적인 사실이나 기록 내지는 일화가 짧게 들어있다.

 

 

 

  그런데 사실 읽으면서 ‘아! 이거구나!’하면서 와 닿지는 않는다. 내가 채소를 별로 안 좋아해서 관심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서양에서 자라는 품종을 보질 못해서 일수도 있다. 후자라고 우겨본다. ‘락투카 비로사’나 ‘락투카 세리올라’나 ‘락투카 사티바’나 ‘로메인 상추’나 이름이 무슨 상관인가? 쌈장에 싸먹었을 때 맛있으면 되는 거지.

 

  하지만 채소들의 모든 품종에 대해 연구하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찾고, 역사서를 조사한 저자의 노력에는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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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과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 인문학자 버트먼 교수의 과학사 산책
스티븐 버트먼 지음, 박지훈 옮김 / 예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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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인문학자 버트먼 교수의 과학사 산책

  원제 - The Genesis Of Science

  저자 - 스티븐 버트먼

 

 

  제목이 무척이나 관심을 끌었던 책이다. 인문학과 과학은 분야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향도 다르고, 사물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고. 그런데 인문학자가 과학을 말한다? 호기심이 생겼다. 어떻게 접근을 해서, 어떤 방식으로 서술을 할까?

 

  이 책의 뒤표지에는 ‘인류 최초의 과학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머릿속에서 시작되었다!’고 적혀있다. 책을 펼쳐보면, 목차도 그러하다. 신석기 시대나 고대 이집트는 ‘과학의 탄생, 그 이전의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다루고 있다.

 

  왜 그럴까? 의아했다. 그리스 이전의 고대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도 도구를 만들어서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서 사용했고, 그것이 그리스 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왜 그건 과학 이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걸까? 이집트인들의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기계장치나 고대 장의사들이 썼던 천연 탄산소다의 효능이라든지 10진법을 이용한 수학이 왜 그렇게 분류되었을까? 거기다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과 60진법 수학까지!

 

  저자는 그들은 신화에 너무 얽매였기에, 진정한 과학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과학은 과학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따지면 그리스 로마 사람들도 신화를 갖고 있긴 했는데 말이다. 물론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의 신들보다는 좀 더 자유분방하고 인간보다 더 난잡하긴 하지만. 그리고 가끔 그들도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은 신들의 영역이라고 여기지 않았던가?

 

  하지만 어찌되었건, 이 책은 그리스 시대에 발전한 다양한 분야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과학책들처럼 어려운 이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 시대의 문헌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을 예로 들면서, 이런 식으로 이런 분야의 과학이 이렇게 발전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 예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나 일리아드 오디세이 같은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음향학’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고 치면, 일리아드 오디세이에 나오는 소리에 관련된 일화가 먼저 나온다. 그리고 음계를 인식한 피타고라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우연히 대장간을 지나가다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금속판의 길이에 따라 톤의 높낮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고대 그리스의 극장 건축에까지 이야기는 확장된다. 반원형의 극장과 좌석의 배열이 어떻게 배우의 음성을 멀리까지 보낼 수 있는지, 그들이 연구한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대의 음성학에 관련된 여러 가지 분야들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마무리한다.

 

  거의 이런 식의 구조로, 광학, 음향학, 기계학, 화학, 지리학과 지질학, 기상학, 천문학, 생물학, 의학 그리고 심리학을 얘기한다. 현대 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가 그 시대에도 이미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가들은 천재인 모양이다. 철학가이자 음악가이자 수학자이고 과학자이고 건축학자까지 겸업을 하고 있으니. 어느 책에선가 나와 이 세상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한 철학에서 거의 모든 학문이 뻗어 나왔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아마도 생각을 하는 인간만이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가 멸망한 다음, 로마인들이 어떻게 그들의 과학적인 업적을 기록하고 응용하고 보존했는지 언급한다. 그리고 십자군 전쟁과 르네상스까지 약간 다루고.

 

  과학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아, 그리스 사람들 이름이 좀 길어서 ‘이게 누구지, 앞에서 나왔던 사람하고 비슷하네, 아 다르구나.’ 이런 생각이 자주 들기는 한다. 하지만 어려운 이론이나 용어가 나오는 게 아니라서, 편하게 읽었다.

 

  거기다 신화의 이런 부분이 이렇게 연결된다고 신기해하기도 하고, 한번쯤은 들었을 법한 사람들의 일화를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에필로그 부분에서 그리스 시대와 현대의 과학자들의 차이에 대해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철학은 모든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학문이 돼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그리스 이외의 시대에 대해서는 별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 시간에 배우기는 중국 문명이 더 일찍 발달했다고 알고 있는데, 모든 과학이 그리스 시대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꼬집어 말할 수 있을까?

 

  거기다 중국에 대해 다루고 있는 항목의 부제는 ‘고대 중국, 질주를 멈춘 과학의 기차’였다. 그리고 달랑 9장 한쪽의 분량. 글쎄, 질주를 멈추었다고 봐야하나? 진짜로? 서양이 이후 더 발전을 했기 때문에, 그리스 시대의 과학을 더 높이 산 것일까? 하지만 서로 영향을 받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국이나 고대 마야 등은 아예 다루지 않는 편이 더 나았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는 뭐라고 해야 하지, 음. 빈약하다. 그래, 그런 느낌이 들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넣었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다. 그 부분이 이 책의 옥에 티였다고 본다.

 

  서양인이 썼기에 그리스 시대 중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동서양의 모든 역사와 신화를 아우르는 사람이 썼다면, 균형이 맞춰졌겠지만 그런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하는 의구심도 들고. 나중에 동양인이 쓴 과학사에 대한 책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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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기술 -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로리아 베크 지음, 최경인 옮김 / 아주좋은날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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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Komplimente

  작가 - 글로리아 베크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참으로 고려해야할 일이 많다.’였다. 뒤이어 ‘그냥 잘했다고 하면 되지, 이것저것 다 감안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만약에 누군가 나에게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칭찬을 해주면 어떨까하고 생각해봤다. 내가 뭔가 했는데, 상대방이나 누군가가 평범하고 건조한 어조로 ‘잘했다’고 하기보다, 섬세하고 아주 감정을 담아 ‘넌 아주 소질이 있구나.’라든지 ‘너한테 이 일을 맡기기 잘했다.’ 등등의 말을 건넨다면?

 

  아!

 

  이 책은 총 여덟 개의 장을 통해, 다양한 칭찬의 예와 적절한 표현을 말하고 간략한 조언을 곁들였다. 그중 어떤 것은 하는 입장에서는 닭살이 돋을 정도로 민망하고 쑥스럽기도 하지만, 듣는 입장이라면 무척이나 기분이 좋을 예시들도 있었다.

 

  그리고 장이 끝날 때마다 ‘칭찬도 전략이다’라는 보너스 페이지가 있다.

 

  각 장의 제목만 읽어도, 대략 어떤 조언을 해주는지 알 수 있다.

 

  [1장]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칭찬이 최고의 칭찬이다

  [2장]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3장] 칭찬이라고 다 같은 칭찬이 아니다

  [4장] 특별한 칭찬도 간단한 원칙에서 나온다

  [5장] 뭐든 잘 풀리는 사람의 칭찬법은 따로 있다

  [6장] 최고의 칭찬은 상대가 진심으로 신뢰하는 칭찬이다

  [7장] 상황에 맞는 특별한 칭찬법을 익혀라

  [8장] 문화적 차이를 알아야 칭찬도 잘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 말이 떠오른다.

 

  상대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한마디가 모든 오해를 풀기도 하고, 더 복잡하게 일을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게 칭찬이건 격려건 소소한 일상어이건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이 책에는 다양한 칭찬의 기법이 나와 있다. 어떤 제스처가 더 효과적이며 문장의 어순을 바꾸는 것도 때로는 더 좋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으며 감정을 드러내거나 은유와 비유 때로는 과장과 반복이 잘 먹힐 수 있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뭐든지 자신이 대화하려는 대상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를 제대로 모르고 무작정 말을 걸었다가는 칭찬도 비꼼으로 들릴 수 있고, 역효과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이 뭔지 알려면, 그 또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아야 할 수 있다.

 

  결국은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선행 조건으로 충족되어야 적절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모든 문제 해결의 기본은 상대를 얼마나 파악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문득 닭살 돋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는, 저자가 외국인이라 한국인의 정서와는 맞지 않아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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