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순간 (양장)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미나 옮김, 황중환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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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파울로 코엘료

  그림 - 황중환



  애인님은 코엘료의 작품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묻는다. ‘코엘료가 좋아, 아시모프가 좋아, 내가 좋아?’ 물론 반대로 애인님도 나에게 묻는다. ‘엘러리 퀸이 좋아, 포와로가 좋아, 내가 좋아?’ 당연한 걸 묻는다, 우리는. 유치하게.


  도대체 애인님이 너무도 좋아하는 코엘료가 누군지 궁금해서, 소설 ‘연금술사’를 읽어보았다. 명언을 모아놓은 어른용 동화책 같았다. 그래서 이후 그의 작품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냥 애인님 생일이나 기념일때 선물로 사는 것 외엔 그닥. 사실 그 당시는 그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을 때였다. 지금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대놓고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이번에 그의 트윗글 모음집이 출판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애인님은 흥분했고, 난 그냥 그랬다. 그 작가의 소설은 대사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명언이니까, 그냥 이야기로 엮지 않은 것뿐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책은 말 그대로 코엘료의 명언 모음집이었다. 




  흐름이 있는 이야기로 쓴 소설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랑’을 하는 두 남녀가 있는데,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지혜’가 필요할 때도 있고, 때로는 ‘고통’도 느끼고, ‘땀’을 흘리는 노동을 하면서 진정한 ‘인생’이 뭔지 깨달아가는 흐름이 있는 것 같았다. 작은따옴표안의 단어는 각 장의 주제가 되는 글귀에서 따왔다.






  감명 깊은 구절을 기억하고자 책 모서리를 접어놓는 독서 습관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럴 수가 없었다. 첫 장부터 마지막장까지 다 좋은 말 뿐이었다. 책 전체를 접을 수도 없고, 그냥 고이고이 보존하기로 했다.


  그림의 삽화는 간결하니 글과 잘 어울렸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인간의 심리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글이 말하고자 하는 걸 정확히 나타냈다. 마음에 들었다.





 위에 있는 문장은 소설 '연금술사'에도 나오는 것인데, 그 책과는 좀 달랐다. 왜 그럴까? 번역가 차이일까 아니면 코엘료씨가 그렇게 적은 것일까? 궁금하다.


   그리고 사실 포와로가 더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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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마실 - 커피향을 따라 세상 모든 카페골목을 거닐다
심재범 지음 / 이지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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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커피향을 따라 세상 모든 카페골목을 거닐다

  저자 - 심재범




  바리스타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있단다. 난 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 비행기에서 커피를 서비스하는 것이라 한다. 요즘은 비행기에서도 원두커피가 나오는 모양이다. 음, 현재는 아시아나 항공에서만 커피를 서비스한다고 적혀있다. 저자는 아시아나 항공의 바리스타팀 그룹장이란다. 그래서 그가 항공사 직원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찾아다닌 카페와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그래서 제목이 ‘카페 마실’이다. 영어와 한글의 묘한 조합이다.


  표지는 분위기가 있고 멋졌다. 흑백으로 된 카페와 커피 사진들이 어딘지 모르게 따뜻한 느낌을 줬다. 그리고 거의 매 페이지마다 나오는 저자가 돌아다닌 각국의 유명 카페와 커피 사진도 무척 예쁘다. 건물도 건물이지만, 다양한 커피 기계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걸 보고 있자니 커피는 과학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침대만 과학인 게 아니었구나.





  그러다가 문득 내가 언제 이 나라를 여행하고, 언제 여기서 커피를 마셔보겠다고 열심히 읽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 누가 알겠는가! 이번 주 로또에 덜컥 당첨돼서 여행을 갈 수 있을 지도! 물론 그 전에 로또를 사야겠지.


  책은 음, 그냥 이런 가게가 있고, 어떤 특징이 있다는 소개 글로 보였다. 주소,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그리고 구글맵 주소가 적혀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라도 외국을 여행할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커피 맛집 책 같은…….


  전문적으로 커피를 연구하는 사람이 써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그런 쪽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생소한 용어들도 많았다. 책 앞부분에 전문 용어를 몇 개 설명해줬는데, 책을 읽을 때마다 앞을 넘겨보기 귀찮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었다.


  처음 책을 읽을 때 ‘바디감’이 뭘까 한참 고민했다. 한자와 영어의 오묘한 결합이다. 요즘 사회에는 별별 신조어가 많이 쏟아지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한자와 영어, 한글과 영어, 일본어와 한글 아니면 영어를 마음대로 줄이는 이런 식으로 마구 뒤섞어 놓는다. 원래 의미에서 벗어난 뜻을 가진 것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은어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은 커피와 카페에 대한 내용을 다루니까, 다른 쪽으로 빠지는 건 여기까지.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게 참 많았다. 커피에 과일향이 난다거나 신 맛이 난다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허브차도 아닌 것이, 오미자도 아닌 것이 어떻게! 그러고 보니 전에 친구와 어느 카페에 갔다가 약간 뒷맛이 신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음, 그 때는 케이크를 같이 먹어서 맛이 이상한 걸까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이야기는 미국 시카고에 있다는 인텔리젠시아 카페이다. 매장 내에 개인 전시회를 열 여력이 없는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윈윈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기회와 공간을 얻고, 카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를 주고. 그냥 커피만 마시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닌, 평소 접하지 못했던 분야를 알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편하게 쉬거나 얘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별로일지도 모르겠다.


  동네에 조용하고 손님이 별로 없는 카페가 있는데, 시간이 되면 가끔 간다. 구석에 앉아서 책 한 권 펼쳐들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킨다. 우유는 소화를 시키지 못해서, 카페라떼같은 건 꿈도 못 꾼다. 지금까지는 책을 읽느라 마시는 걸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번에는 신경 써서 맛을 음미해볼까 한다.


  나만의 동네 카페 마실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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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숨겨진 이야기 - 피타고라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과학자들의 실수와 위대한 발견
장 피에르 랑탱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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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Je pense, donc je me trompe : les erreurs de la science de Pythagore au big-bang

  부제 - 피타고라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과학자들의 실수와 위대한 발견

  저자 - 장 피에르 랑탱




  모든 일에는 뒷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겉으로 드러난 것과 180도 다를 수도 있고, 제3자가 보기엔 웃음만 나는 상황인 것도 있다. 역사서라면, 야사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런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다.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도 특히 과학에 관련된, 우리가 잘 모르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과학은 실험을 통해서 가설을 입증해야하는 분야이다. 그래야 정설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가설 단계에서는 이럴 것이라 추측만 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다루기 때문에, 무척이나 어려운 학문이다. 그래서 가설 단계에서 무척이나 황당한 말들이 많을 것이라 추측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건 황당해도 너무 황당했다. ‘아니, 이 유명한 과학자가 왜 이런 짓을!’이라며 놀라는 건 기본으로, ‘그런 상황에서 여기까지 발전한 건 대단한 거구나…….’라는 감탄까지 나올 정도였다. 익히 알고 있는 천동설에 관한 것이나 갈릴레오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얘기나, 화석 위조 사건은 놀랄 일도 아니었다.


  읽으면서 제일 황당한 것 중의 하나는, 수정에 관한 논쟁 부분이었다. ‘난쟁이’ 하나가 남자의 정충 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여자 몸속에 들어가서 서서히 자란다는 말은 진짜……. 그것뿐이면 그냥 애교 수준으로 넘어갈 수 있다. 더 황당한 건, 여자 몸속에 알이 있어서 그게 자란다는 것이다. 난자도 알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여기서 과학자들이 주장한 알은 난포 내지는 낭종을 보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아, 이게 19세기 초까지의 상황이었다.


  ‘골상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것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 떠올랐다. 거기서 고고학자 부친을 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데, 머리 골격의 특징으로 용의자를 찾아내겠다는 발상을 한다. ‘골상학’은 뇌의 형태와 불규칙한 모양, 돌출 등을 보고 인간의 능력을 밝혀낼 수 있다는 학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건 우스갯소리로 ‘머리가 큰 건 들은 게 많아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머리가 크면 똑똑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이건 음, 결정론적이나 운명론적 사람들에게 잘 먹혔을 것 같다. 인간의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것이니, 괜히 삽질하지 말고 주어진 대로 만족하고 살아라. 19세기 식민지 운영을 하는 나라의 지도층이 좋아했을 것 같다.


  모든 일이 우연히 생긴다는 말은 믿지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될 놈은 뭘 해도 된다는 말도 떠올랐다.


  작정하고 사기를 쳤는지, 아니면 어쩌다가 맞아떨어져서 일어난 결과일지 모르지만, 하여간 그것으로 위대한 발견을 했다고 죽을 때까지 존경을 받으면서 그 이론을 밀고나간 폴 카머러 같은 과학자도 있고, 지금 보면 옳은 발견이지만 그 당시 엄청난 비판을 받고 소심하게 죽어간 티코 브라헤같은 천문학자도 있었다. 그 뿐인가? 우연한 실험의 오작동이나 실수로 엄청난 발견을 한 플레밍이나 켈로그 형제 같은 경우도 있다.


  하여간 그런 수많은 오류와 논쟁과 착각과 실수를 통해서 여기까지 발전해온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바보 같은 조상님들이라고 웃고 넘길 일은 아니었다. 나중에 미래의 후손들이 보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들에게는 웃긴 일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문득 오류를 바로잡지 않고 그 방향으로 쭉 나갔으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아, 그래서 SF소설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건가보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과학자들 얼굴이나 그들의 논문 사진 내지는 그 당시 그림이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부분이 좀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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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소수자들의 이야기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11
인권운동사랑방 엮음 / 오월의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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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소수자들의 이야기

  저자 - 인권운동사랑방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중에는 나와 비슷한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십인십색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방법으로 사는 사람은 없다. 있으면 그게 더 무섭다. 우리가 무슨 오버마인드의 지배를 받는 저그도 아니고.


  그래서 세상은 살아가기 힘들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도 해야 하고 때로는 무시하는 동시에, 남에게 나를 이해시키고 받아들여지도록 설득도 해야 하고 가끔은 무시도 당한다. 그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러니까 의사소통이 실패하면 갈등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는 법이다.


  이미 예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계셨던 걸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라고 조상님들은 말씀하셨다. 음, 엄밀히 말하자면 한국의 조상님이 아니라 중국의 조상님이다. 그 분들은 내가 하기 싫은 건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말라고 한다거나 다른 사람의 경우를 본보기로 삼아 자신을 갈고 닦으라고도 하셨다. 또한 서양의 조상님도 원수를 사랑하고 심지어 자신을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며 세상 사람들이 평등함을 가르치셨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기는커녕, 배척하고 멸시한다. 오죽했으면 차별을 금지하자고 법안을 만들 정도이다. 불행히도 한국에서 ‘차별금지법’은 통과가 되지 못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특히 심하게 반대를 한 단체가 믿는 서양의 조상님은 약하고 힘없이 소외된 자들을 우선시하셨는데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차별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미혼모, 동성애자,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장애우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때로는 편지 형태로, 어떨 때는 대화형식으로, 또는 이야기체나 극화 형식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유의 책을 접할 때 간혹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혹시 이렇게 소외된 사람들의 순탄치 않은 삶의 여정을 구구절절 풀어내서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동정심을 유발하는 건 아닐까하는 것이다. 그런 예를 너무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조폭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를 넣은 것이 이 나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첫 번째 이야기만 읽어도 그런 선입견은 깨져버린다. 이 책은 비록 열악한 환경이지만 열심히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주위의 외면과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도,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혼모로 아기를 키우면서 학업에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얼마 전에 친권과 양육권까지 가져온 소녀의 이야기. 성전환수술비용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청년의 이야기. 베트남 전쟁 때 파병 온 군인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와 한국 남자와 결혼했지만 결국 이혼하고 딸을 키우는 여인의 이야기. 동성을 사랑하는 방황하는 소년의 이야기 등등. 그들은 체념이나 회피가 아니라, 현실과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삶을 사랑하며 자기가 선택한 길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왜 그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지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왜 ‘평범함’과 ‘보통’이라는 단어로 사람들을 정의하고 분류하려는지 추측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차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아무리 다수가 평범함과 보통의 기준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단순한 수식으로 보자면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것은, 차별을 하자는 말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즉, 이 나라는 차별을 허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종교로, 성별로, 학력으로, 인종으로, 언어로, 출신지역으로, 가족 형태나 상황으로, 성적지향으로, 장애로, 병력으로 다른 사람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게 과연 동서양의 조상님들이 가르침을 받아들인 결과일까? 사랑, 평등, 자유, 박애 같은 것을 배운 결과가 이런 것일까? 아니면 이 세상에는 더 이상 평등이나 박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그런 가치는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빛을 발하지 못하는, 불필요한 것이 되어버린 걸까?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은 인간을 믿고 싶다. 성악설이 아닌, 성선설이 말하는 인간을 믿고 싶다. 서로 대화를 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서로에게 좋은지 결론을 낼 수 있기를, 아직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남을 배려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어쩐지 존 레논의 노래 ‘imagine’이 듣고 싶어진다.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차별금지법》은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 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전력, 보호처분, 성적지향, 학력,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자 제정중인 대한민국의 법이다. -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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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 - 철학자들이 알려주는 화의 잠재력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서연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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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제 - 怒りの作法

  저자 - 오가와 히토시



  흔히 ‘화를 낸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고함을 치고 언성을 높이는 걸 생각한다. 물건을 집어던지고 부수는 건 선택 사항. 때로는 그것을 ‘성질을 낸다’고도 하고, ‘분노한다’, ‘열받았다’, ‘뚜껑이 열렸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저런 식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한 성격한다’나 ‘성질 더럽다’고 말할 때도 있다.


  화를 내는 것이 두려웠다. 고함을 치고 언성을 높이다가 잘못하면 내가 의도치 않은 행동을 하고, 이성을 잃을까 겁이 났다. 그리고 가끔 언성을 높여서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나면, 내가 너무 심했던 걸까내지는 내가 잘한 걸까라고 자책을 하곤 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화를 내지 않으려고, 내 기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 책은 나 같은 사람에게 화를 내도된다고, 대신 현명하게 화를 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철학자들은 화에 대해서 어떻게 언급했는지, 그들은 어떻게 화를 다루었는지, 저자의 생각과 함께 정리하고 있다.


  제1장. 현대인은 왜 화내지 않는가.


  여기서는 희노애락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 중에서 왜 노(怒)만 억압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너무 억누르다보면 폭발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며, 저자는 폭언과 폭력을 수반한 화가 아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화의 표출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화를 낼 줄 모르기에 혼을 낼 줄 모르고, 그 때문에 아이들은 좌절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란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그런 아이들이 좌절을 겪으면 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고 덧붙인다.


  제2장. 화는 왜 행복을 가져오는가.


  저자는 이 장에서 화를 종류별로 나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화를 제일로 여긴다. 즉, 바르게 화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억제보다는 조절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제3장. 화는 삶의 원동력이자 무기다.


  앞에서 얘기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의 화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분노를 담은 문장이 어떤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쓰이는지 예를 보여주면서, 적절히 사용한 여러 철학자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위협적인 것이 아닌, 설득의 도구로 사용하라는 것이다.


  제4장. 당당하게 화내라.


  여기서는 현대인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익명성에 기댈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으라고 말한다. 그것이 당당하게 화를 내는 것이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제5장. 제대로 화내는 법을 배워라


  화를 잘 내기 위한 여섯 가지 방법이 제시된다. 의문 발견, 문제제기, 의견제시, 논의진행 그리고 결론 정리이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고려해야할 점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에 닥친 여러 가지 문제, 예를 들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문제라든지 청소년 보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분노를 표출하면 좋은지 저자의 적용법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화가 난다고 무조건적으로 분출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말이다. 왜 자신이 화가 났는지, 그것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확실히 전달하여 내가 원하는 방향의 결과를 얻는지 고려하라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지금 상대방이 하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고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면, 상대방은 왜 내가 이러는지 알려는 마음보다는 ‘성격 참 드럽네.’라고 생각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으레 성격이 저 모양이라서 저 난리를 피운다고, 별 거 아니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다보면 미친개라는 별명이 붙는 건 순식간이다.


  ‘참을 인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은 그냥 무조건 참으라는 뜻이 아니다. 속으로 차분히 생각을 정리해서 제대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라는 말이었다. 이성적인 사람이 되라는 조상님의 충고였다. 오늘부터 나도 그 뜻을 따라서, 화난다고 성질부리지 말고 냉정하게…….


  하아, 하지만 요즘은 다들 화내는 법도 모르고, 혼내는 법도 모르고, 혼나는 법도 몰라서 힘들기만 하다. 이건 뭐 어느 분의 말씀처럼 말을 해도 알아듣질 못하니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차근차근 하나씩 해보자.


  당연한 일에 화내고, 모르는 일에 화내고, 부당한 권력에 화내고, 불합리한 국민성에 화내고, 자기 자신의 모순된 인생에 화낸다. 분노는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열정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조건이다. ‘분노는 곧 철학이다.’ -p.65



  121페이지 세 번째 문단 첫째 줄에 ‘표만 달라고 때를 쓰는’이라는 문장이 있다. 때가 아니라, 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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