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딜레마 :
예전에 알고 지내던 문우가 했던 말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컴퓨터를 켜 놓는 일이라고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다. 세수를 하고 글을 쓰고, 아침을 먹고 글을 쓰고, 외출을 하고 돌아와 글을 쓰고, 집안일을 하고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를 잠시도 꺼 놓지 않는단다. 전기세가 아까워서라도 글을 쓰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컴퓨터를 하루 종일 켜 놓는다는 그 정신 자세에 충격을 받았다.

 

 

그때 난 글쓰기를 가벼운 산책쯤으로 생각했는데 그렇게 죽기 살기로 뛰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글 쓰는 일이 그렇게 단단한 각오로 해야 하는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난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 글쓰기가 좋은 취미가 되려면 글 쓰는 능력이 조금씩이라도 향상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글쓰기 수준이 향상되지 않고 매일 그 타령이면 흥미를 잃고 싫증이 나기 십상이므로 열심히 하려는 자세는 필수임을 알았다. 취미가 이러한데 더군다나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려는 사람이라면 더할 것이다.

 

 

종종 난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 며칠 동안 글을 열심히 쓰고 나면 몸이 피로해져서 몸 건강이 걱정되고 그래서 글을 얼마간 쓰지 말아야겠다고 결정하고 나면 삶의 즐거움이 다 증발해 버린 듯해서 우울증에 걸릴까 봐 정신 건강이 걱정된다. 글에 몰두하자니 몸 건강이 걱정되고 글을 아예 안 쓰자니 정신 건강이 걱정되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다.

 

 

이런 내게 혹자는 중용의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을지 모르겠다. 나도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중용을 견지하는 게 좋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글을 쓰다 보면 잠잘 시간까지 쓰려고 하게 되어 휴식 시간을 챙기게 되지 않는다. 또 책을 읽게 되면 쉽게 놓아지질 않는다. 그러니 중용을 견지한다는 게 어려운 일 같다. 

 

 

숙제처럼 꼭 해야 할 일, 집안일, 친정 일, 독서, 발레, 걷기 운동 등 많은 일들이 줄지어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일정이 꽉 차 있는 인생을 살면서 지금부터 글을 쓸 것인가, 아니면 지금부터 푹 쉬어야 할 것인가로 갈등을 겪는 날들이 생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저만 겪는 일인가요? 여러분은 어떠하신지요?)

 

 

 

 

 

 


2. 책 사랑 :
딜레마에 빠져 있으면서도 사고 싶은 책은 얼마나 많은지...

 

 

요즘 단편 소설집에 매료되어 사고 싶은 단편집이 많아졌다.

 

 

 

 

 

 

 

 

 

 

 

 

 

 

 

 

 

<기 드 모파상>, 현대문학, 806쪽.
<모파상 단편선>, 문예출판사, 253쪽.

 

 

두 책 다 모파상의 소설 단편집이다. 현대문학에서 출간된 책은 8백 쪽이 넘어서 부담스러워 253쪽인 문예출판사의 것으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많은 단편 중에서 좋은 것만 골라 실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인 것도 쪽수가 적은 책을 고른 이유다.

 

 

모파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서머싯 몸이 모파상을 사숙했다는 글을 읽어서다. 나도 모파상 단편집을 읽은 적이 있고 집에 책이 있긴 하다. 그런데 너무 오래된 책이라서 누런색으로 변해 버렸고 각기 다른 작품이 담겨 있을 테니까 살 만하다고 생각.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글쓰기와 독서 중에서 하나만 택하라면 난 고민하다가 독서를 택할 것 같다. 전체를 100퍼센트로 잡을 때 좋아하는 정도를 숫자로 말한다면 글쓰기를 좋아하는 마음이 49프로, 독서를 좋아하는 마음이 51프로, 라고 말할 수 있다. 마치 독서에 중독이라도 된 듯 책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으니.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관하여>라는 책에 ‘산딸기’라는 단편 소설이 있는데 이런 글이 있다.

 

 

 

 

 

 

 

 

 

 

 

 

 

 

 

 

 

...............
그런데 말입니다, 평생 단 한 번이라도 농어를 잡아봤거나 가을에 이동하는 개똥지빠귀들, 그러니까 맑고 신선한 날 시골 마을 위로 떼 지어 날아가는 개똥지빠귀를 본 사람은 말이죠, 절대 도시 사람이 될 수가 없어요. 죽을 때까지 자유로운 생활을 원하죠.(176쪽, 산딸기)

 

- 안톤 체호프, <사랑에 관하여>에서.
...............

 

 

 

이 글에 공감한다. 무엇을 경험하면서 깊은 맛을 느껴 본 사람은 평생 그것을 잊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그리움을 끊어 버릴 수가 없다는 뜻의 글이다. 글쓰기도, 독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로 또는 독서로 최고의 즐거움을 한껏 맛본 사람은 그것 없이 산다는 게 불가능하게 된다. 마치 커피의 깊은 맛을 잊을 수 없어 커피를 끊고 사는 게 불가능하게 되듯이.

 

 

결국 글쓰기의 재미를 아는 사람은 끝까지 글을 쓰게 되고, 독서광이었던 사람은 끝까지 책을 읽으며 사는 게 일반적이라고 본다.

 

 

 

관심을 가진 책들

 

 

 

 

 

 

 

 

 

 

 

 

 

 

 

 

 

 

 

 

 

 

 

 

 

 

 

 

 

 

 

 

서머싯 몸에 따르면 유명 인사들은 세상으로부터 그들 자신을 보호하거나 세상의 환심을 얻기 위해서 가면을 쓰고 다닐 필요가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대중 앞에 나설 일이 없기 때문에 그들 자신의 어떤 부분을 감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가면을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고 한다.

 

 

 

 

 

 

 

 

 

 

 

 

 

 

 

 

 

 

...............
그들은 자신의 기이한 점을 기이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결국 우리 작가들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을 다루어야 한다. 왕, 독재자, 재계의 거물 등은 우리 관점에서 보자면 아주 장사가 안 되는 인물이다.(15쪽)

 

평범한 사람들은 서로 갈등하는 사항들이 다양하게 뒤섞여 있는 모순의 보따리이다. 보통 사람은 탕진 불가능한 무궁무진의 소재이다. 그는 작가에게 한없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래서 나는 무인도에서 한 달 동안 단 한 명의 친구와 보내야 한다면 국무총리보다는 수의사를 선택하고 싶다.(15쪽)

 

- 서머싯 몸, <서밍 업>에서.
...............

 

 

 

내가 잡지사 기자, 자유기고가, 조선일보 리포터, 칼럼니스트, 블로거로 글을 써 온 오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딱 자기가 아는 만큼만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 이상의 글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조금 아는 사람이 글을 잘 쓸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이 알려면 통로는 두 가지다. 체험과 독서.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건 간접 경험으로서의 독서뿐이다.

 

 

우리는 독서하면서 생각하게 되고 독서하면서 간접 경험을 한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독서의 양이 사색의 양이고, 경험의 양이다. 독서한 만큼 딱 그만큼만 글을 쓴다는 것이다. 물론 사견임에 불과하지만. 

 

 

 

 

 

 

 


 

 

 

3. 자랑질 :
매주 발레를 했더니 키가 1센티미터 자랐다. 거짓말이 아니다.

 

 

원래 내 키는 163.1센티미터인데 지난해 12월에 건강 검진을 받을 때 키가 164.1센티미터였다. 2년 만에 1센티미터가 자랐다.

 

 

깜짝 놀랐다.

 

 

발레에 스트레칭 동작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여러분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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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12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이어요...?
그냥 편하게 읽다가 마지막 글에서 핵반전이에요!
저는 중학교 이후로 더 이상 자라지 않아
이게 최대치려니 하고 여태까지 살았거든요.
더구나 폐경 이후로 준다는 말도 들은 것 같아 슬프지만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는 중인데. 정말 희망적이네요.ㅎ

저 현대문학 책은 두꺼운 게 좀 그렇긴 한데
사 보고 싶긴해요. 단편이잖아요.

우린 글쓰기 말고도 지구를 떠받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글 쓰기에만 전념할 수 없어요.
정말 글 써서 쌀 사 먹는 매문가가 되지 않으면
가족 중 누군가 돈을 벌고 그 사람한테 얹혀 살라는 말도 있잖아요.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뭐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닌 지금 잘하고 계신 거예요. 퐈이팅!!

페크pek0501 2019-01-12 17:53   좋아요 1 | URL
예, 희망을 가지십시오. 정말 키가 자랐다니까요. 저도 깜놀~~ 했어요. 그동안 살면서 키를 몇 번이나 잴 기회가 있었는데 늘 같은 키였거든요. 키는 잘 안 변하잖아요. 발레 배운 이후로 늘었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

현대문학 것은 두껍지만 600쪽쯤 되는 것 하나 가지면 마음 든든할 것 같지 않나요?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이 그 쪽수쯤 되는데 보기만 해도 마음 든든합니다.
저는 알퐁스 도데의 단편집 -356쪽을 구입할까 합니다. <별>을 읽고 아름다운 문장에 감탄한 적이 있어서요. 이 책 속에도 <별>이 있더군요.

남들이 보면 글이나 쓰며 산다고 팔자 좋다고 할지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실상 삶을 들여다보면 남이 할 거 다하고 남은 시간에 글을 쓸 뿐이죠. 독서도 마찬가지고요. 하루 종일 글이나 책으로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나름대로 다 바쁜 인생을 산다고 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꼬마요정 2019-01-12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가랑 필라테스 동작 꾸준히 했더니... 무려 0.6센티미터나 자랐더라구요. ㅎㅎ

딱 아는 만큼 쓴다는 말씀 정말 공감해요. 그래서 언제나 글 쓰는 게 어려워요. 그나마 전 글 쓰는 걸로 밥 먹는 게 아니라서 다행이에요ㅠㅠ

페크님 글 재미있는데다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9-01-12 18:31   좋아요 1 | URL
오호!!! 그러셨군요. 앞으로 꾸준히 하시면 아마 0.6센티 더 커질 거예요.

저도 글쓰기가 어려운 게 제 바닥을 보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유식한 척하며 어려운 낱말을 써서 문장을 나열해도 글쓰기에 다 드러나기 마련인 걸 생각하면 두려워지죠. 그래서 뻔뻔해지기로 했어요. 안 그러면 글 한 줄도 못 쓰겠더라고요.

꼬마요정 님의 마지막 멘트는 저에게 선물 같은 댓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 2019-01-12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편집들이 맘에 드네요 훅하고 들어와 버려서 지갑에서 또 돈이 훅하고 나가겠다는...키가 커진다니 오호~축하드립니다! 지성은 나날이 출중해지시고 키도 커가시면 대가로 모셔야 ^^*

페크pek0501 2019-01-12 21:31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 단편집을 검색하고서 사고 싶은 책이 막 생기는 겁니다. 책이 너무 잘생겼어요. 탐스러운 과일처럼 말이죠. ㅋㅋ

지성은 나날이 출중해지시고 키도 커지고... 님의 표현, 재밌습니다. 키가 더 커질까 봐 걱정입니다. 발레를 계속 할 예정인데 몸이 자꾸 늘어나면 어떡하죠?ㅋ


서니데이 2019-01-12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안에 귤나무 키우시나요. 종이박스 속의 귤과는 다른 느낌이네요.
저도 아는 만큼 쓴다는 말, 진짜 그런 것 같아요. 때로는 그게 최대치인 것 같고요. 그만큼도 쓰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때로는 근사한 단어가 많은 글도 좋지만, 단순한 말이 보여주는 진실함도 좋고요. 그런 것들을 잘 섞어서 쓰려면 역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페크님 발레를 통해 키가 크셨다니, 너무 부러워요. 다른 것보다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 많이 춥지는 않지만, 미세먼지가 많을 것 같아요.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1-12 21:35   좋아요 1 | URL
귤나무로 보이는 저것은 작년 이맘 때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식물원 같은 곳에서 찍었죠. 예쁘죠?

단순함, 진실성, 아름다움. 이 세가지를 갖춘 문장을 저도 좋아합니다.
건강을 위해 발레를 시작했지 건강이 보장되면 발레 안 했을 거예요. 밖에 나가는 게 싫어서 말이죠. 다행인 것은 나가기 싫은 날도 막상 발레 시간이 되면 재밌다는 거예요. 땀이 나는 것도 뿌듯하고 그래요.

미세먼지 때문에 좀 갑갑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즐거운 주말을 우리 보내도록 해요. 굿~ 밤~
고맙습니다.

2019-01-12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3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19-01-13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레를 하면 키가 큰다니!! 나이가 들어서 키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무척 희망 적인 이야기네요!

페크pek0501 2019-01-13 12:36   좋아요 1 | URL
예. 희망을 가져도 좋습니다. 발레 시간에, 발레 쌤이 지적을 많이 한답니다. 허리 쭉 펴세요, 목을 쭉 빼세요, 누구 어깨는 움츠려 있어요. 공중에서 머리를 누가 잡아당긴다고 생각하고 온몸을 쭉 위로 펴세요. 등등... 게다가 다리 째기를 하니까 아마
내 다리도 늘어났을 것 같아요.ㅋ
희망을 가지시고 스트레칭을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하세요. 안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저는 티브이를 보면서 다리 째기 합니다. ㅋ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아서 기 안 죽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cyrus 2019-01-14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우 이야기를 보자마자 피곤함이 몰려오는 듯한 기분이 드네요... ㅎㅎㅎ
며칠 간 글 안 쓰고 책만 읽으니까 기분이 좋던데요. 물론, 쓰고 싶은 글이 많아졌다는 게 함정입니다.. ^^;;

페크pek0501 2019-01-15 22:51   좋아요 0 | URL
강박 관념이 생기면 안 되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무섭게 몰두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도 지금부터 책 읽어야지, 하는 시간은 편안하고 좋습니다.
그 함정은 행복한 함정인 것 같습니다. 저라면 그 함정에 기꺼이 빠지겠습니다. 즐기면서 말이죠.
댓글, 고맙습니다.
 

 

 

 

 

 

 


...............
천명을 다한 브레주네프 서기장은 당연히 지옥에 떨어졌다. 입구에서 문지기가 기다렸다는 듯이 주의를 준다.

 

“브레주네프 씨, 지옥에 온 이상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합니다. 서기장이라고 봐줄 순 없죠. 하지만 무슨 벌을 받을지 선택할 수는 있으니 한번 둘러보고 그중에서 골라보슈.”

 

그 말에 브레주네프는 지옥 투어를 했다. 둘러봤더니 레닌은 바늘산에서 바둥거리고 있고 스탈린은 펄펄 끓는 가마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브레주네프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런데 저쪽에선 흐루시초프가 마릴린 먼로와 부둥켜안고 있는 게 아닌가. 브레주네프는 손뼉을 치며 외쳤다.

 

“저거다, 저거. 나도 흐루시초프 동지와 같은 벌을 주시오.”

 

지옥의 문지기 왈,

 

“무슨 말씀, 저건 흐루시초프가 아니라 마릴린 먼로가 받고 있는 벌이라구요.”

                                    

                                                 -러시아 유머 모음집 『독재자들에게!』

 

- 요네하라 마리, <마녀의 한 다스>, 272쪽.
...............

 

 

 

 

 

 

 

 

 

 

 

 

 

 

 

 

 

 

 

 

 

 

 

 

.............................
재밌는 이야기인 것 같아 옮겨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 봤습니다.

 

지난 주말에 1박 2일로 가족 여행을 갔다 온 뒤 몸살이 났습니다.


어제보다 나았으니 오늘 하루 더 쉬고 나면 다 나을 듯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모두 즐거운 성탄절을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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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5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7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8-12-25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릴린 먼로는 무슨 죄를 졌기에 그런 벌을 받게 되었을까요. 후루시초프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선을 행했던 것일까요.

몸살 어서 나으셔야죠. 잘 드시고 잘 쉬시고 가뿐하게 새해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어제 밤에 하늘을 보니 아주 둥근 달이 떴더라고요.

카알벨루치 2018-12-25 20:27   좋아요 1 | URL
후루시초프의 선, 마릴린먼로의 죄? ㅎㅎ웃깁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18-12-27 23:27   좋아요 0 | URL
나인 님, 그런 생각을 하시다니 하하~~ 제가 배웁니다. 생각 못했는데...

예, 몸 건강이 제일입니다. 아프면 입맛도 없고 말이죠. 밖이 너무 추워 감기 들까 봐 조심하고 있어요. 나인 님도 내일 더 춥다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둥근 달이 보고 싶네요.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계획 (당연히 세우시겠지요?) 잘 세우시길 바랍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8-12-27 23:28   좋아요 1 | URL
카알벨루치 님처럼 저도 웃깁니다.. ㅋㅋ

카알벨루치 2018-12-27 23:41   좋아요 1 | URL
님 멘트 다시 봐도 웃깁니다 페크님 그쵸?ㅎㅎㅎㅎ

페크pek0501 2018-12-27 23:4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예리함을 보여 주셨어요. 킥킥~~

서니데이 2018-12-25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크리스마스 인사 남겨주셔서 서재에 왔는데, 몸살 걸리셨군요.
요즘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지는 날이 있고, 감기 걸린 분들 많다고 들었어요.
어제보다 조금 나으셨다고 하셔서 다행입니다.
빨리 좋아지시고, 건강한 연말 되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크리스마스입니다. 즐겁고 좋은 성탄절 휴일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페크pek0501 2018-12-27 23:30   좋아요 1 | URL
저도 몸이 피로하면 몸살이 나요. 쉬라는 몸의 신호 같습니다. 오늘 추웠는데 내일은 더 춥다니 나갈 엄두가 나질 않네요. 감기에 걸릴 것만 같습니다.
건강한 연말을 보내겠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도 꾸준한 모습 보여 주세요. 뒤따라가겠습니다.

꾸준함을 저의 무기로... ㅋ 댓글, 고맙습니다.

syo 2018-12-25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힐링크리스마스 되고 계신가요 ㅎㅎㅎ
이번 주부터 폭풍 춥다네요. 따순 연말 보내시길^-^

페크pek0501 2018-12-27 23:33   좋아요 0 | URL
몸 쑤셔서 누워서 지내는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몸살이 괴롭지만은 않은 게 그 핑계로 누워 쉴 수 있는 거지요. 몸의 휴식, 마음의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도 추웠는데 내일은 더 춥다는데 우리 마음만은 따뜻하게 가져야겠지요.
syo 님과 함께 따뜻해지기로 하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12-25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프지마소서 페크님^^

페크pek0501 2018-12-27 23:3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말로만 들어도 고마운 마음이 드는군요.
건강한 연말, 그리고 건강한 새해 새날을 맞이하도록 해요.
새해에도 물론 여전히 꾸준히 서로 왕래하는 걸로... 아셨죠?
믿습니다.
댓글, 고맙고요...

stella.K 2018-12-26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런... 여행 끝에 병이라니...
지금은 어떠신지?ㅠ

글 재밌네요.ㅎ
언니, 늦었지만 서재의 달인된 거 축하드려요.
안 되면 어쩌나 마음 졸였어요. 다이어리 보내 드리는 게 아까워서가 아니구요.
많이 바라셨잖아요.흐흐

페크pek0501 2018-12-27 23:38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언제부턴가 여행을 덜 좋아하게 되었나 봐요.
많이 나아졌습니다. 덕분에요.

저도 재밌는 글 같아서 옮겨 봤어요.
서재의 달인 ㅋㅋㅋ 축하 고맙습니다. 억지로 꼴지로 된 것 같아요. ㅋ
안 된 것보다 된 게 좋지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막상 안 되면 별 것이 아닌 게 아니더군요.ㅋㅋ
오늘보다 내일은 더 춥다는데 감기 조심하십시오. 늘 고맙습니다.

cyrus 2018-12-26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감 조심해야 됩니다. 혹한기 겨울이 주는 벌을 받지 말고 건강하세요. ^^

페크pek0501 2018-12-27 23:41   좋아요 0 | URL
혹한기 겨울이 주는 벌, 재밌는 표현이군요. 여름은 여름대로 힘들더니 겨울도 쉽게 가지 않을 모양입니다.
독감 들지 말아야 책도 읽고 글도 쓰죠.
건강 관리 잘 하시며 글 쓰세요. 에너지 넘치시는 게 글에서 느껴집니다. 남보다 많이 쓸 수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 저는 천천히 뒤따라가는 걸로...
댓글, 고맙고요. 또 뵙겠습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8-12-29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그 사이 몸살감기도 많이 좋아지셨는지요.
크리스마스 전에는 성탄추위, 그리고 끝나고 나서는 올겨울 가장 추운 한파가 찾아와서 며칠 째 너무 춥습니다.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만큼요.^^;

주말 따뜻하고 좋은 날들 보내세요.
연말인사는 31일이 가까워지면 드리러 올게요.
페크님,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8-12-31 12:47   좋아요 1 | URL
예. 덕분에 다 나았어요.
너무 추웠죠? 겨울답습니다. 좀 따뜻해지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님이 바라시는 일들이 꼭 이루어지는 새해가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이 해의 마지막날인 오늘,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요즘 단편 소설집을 읽는 재미에 빠져 지낸다. 그러면서 하나의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이란 무엇이냐 하면 단편 소설을 하나 읽을 적마다 그것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놓고, 인상 깊은 구절을 골라 쓰기도 하고, 그것을 읽은 뒤의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해 놓아서 한 폴더에 차곡차곡 모아 넣는 것이다. 다섯 개의 단편 소설을 읽었다면 폴더에 다섯 개의 파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걸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 하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때에 소설의 내용을 넣어 활용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글을 많이 써 보았으나 재료 부족을 느껴 왔다. 소설을 읽고 나면 그것에 대해 정리해 놓지 않아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기도 하고 그걸 읽고 내가 생각한 게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을 때가 많았다. 인상 깊은 구절만 써 놔도 그 소설의 내용을 기억해 내기가 쉬울 것 같다.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니나 계획을 세우고 나면 뿌듯한 마음이 된다. 마치 허기를 맛있는 음식으로 채운 듯한 기분이다. 이 맛에 나는 계획을 자주 세우는 모양이다.

 

 


내가 읽은 ‘메이휴’라는 단편 소설에서 인상 깊은 구절을 뽑아 옮겨 보았다.

 

..........
그는 14년 동안을 한결같이 노력하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노트를 작성하였고, 그것을 종류별로 분류하였다. 그 제재에 속속들이 정통하게 되자, 마침내 저술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문불출하며 저술에 몰두하다가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다.(메이휴, 225쪽)
 
- <서머셋 몸 작품집>에서.
..........

 

 

다음의 글을 읽기만 해도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리라.

 

..........
그러나 나에게는 그의 생애는 성공적인 것이었다. 그의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한 것이었다. 즉 그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다가 결승점을 바로 눈앞에 두고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그러므로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의 그 환멸의 비애 따위를 맛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메이휴, 226쪽)
 
- <서머셋 몸 작품집>에서.
..........

 

 

여기서 소설이 끝난다.

 

 

읽다가 어이가 없었다. 여기서 소설이 끝나다니. 저술에 몰두하여 성공을 거두었다는 걸 기대했다가 이런 반전이라니.

 

 

그런데 이게 또 이 소설의 매력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처럼 서머싯 몸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예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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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19 2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2-19 23:05   좋아요 1 | URL
오호!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군요. 축하도 받고... 또 저녁반에서 발레하고 왔는데 선생님이 저보고 동작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거든요. 학생의 마음으로 기뻐했답니다.

님도 좋은 이웃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연말 인사는 나중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얄라알라 2018-12-19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8-12-20 12:45   좋아요 0 | URL
오! 감사합니다. 축하를 받는 일이 즐겁군요. 서재의 달인 선물이 이번엔 무엇이 올지 궁금합니다. 제가 예전에 받은 걸로 빨간 다이어리, 머그잔, 탁상 달력 뭐 이런 것들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인간은 사는 게 매일 그날이 그날이기 때문에 이렇게 별 것 아닌 것에 한번 웃어 보는 것이죠. 하하~~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카알벨루치 2018-12-24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알라딘에서 소통하게되서 넘 감사드리고 좋은글 멋진 문장 남다른감성과 컨텐츠로 도전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하셔야합니다^^

페크pek0501 2018-12-25 13:33   좋아요 1 | URL
남다른 감성이란 말이 제 마음에 꽂힙니다. 제게 그런 게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해서 좋은 이웃이 되어 주신다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이웃으로 지내겠습니다.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8-12-24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내일이 벌써 크리스마스예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가족과 함께 보내시고, 따뜻한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페크pek0501 2018-12-25 13:34   좋아요 1 | URL
호빵처럼 따뜻한 시간을 서니데이 님도 가지시길 바랍니다.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제목 : 부자의 불행과 빈자의 행복

 

 

 
며칠 전 MBC에서 방송한 ‘실화탐사대’를 통해 놀라운 장면을 시청하게 되었다. 조선일보 사장의 손녀인 초등학생이 사택기사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이 그대로 공개된 것이다. 갑질 사건은 매번 터질 때마다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이번에는 아이가 어른에게 갑질을 한 것이어서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다. 아이는 어떻게 갑질을 하게 되었을까. 아이의 어머니가 사택기사에게 폭언 갑질을 한 걸 보고 똑같이 따라한 것이라고 한다.

 

 

갑질 사건의 중심에 선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걸 가졌다고 행복한 건 아닌가 보다. 행복한 사람은 남에게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화를 내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하면 남에게 너그러워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 추락할 게 없는 사람은 오히려 행복할 수 있다

 

 


연암 박지원 저, <예덕선생전>이란 작품에 매력적인 인물 두 사람이 나온다. 한 사람은 엄행수라고 불리는 사람인데, 그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똥을 져 나르는 일에 종사한다. 그는 남이 그에게 고기 먹기를 권하면 “허허, 목구멍을 지난 다음에야 나물이나 고기나 마찬가지로 배부르면 그만이지, 하필 값비싸고 맛 좋은 것만을 먹을 것이 무어냔 말이오.” 하고 사양하며, 또 새 옷 입기를 권하면 그는 “저 넓디넓은 소매돋이를 입는다면 몸에 만만치 않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면 다시금 길가에 똥을 지고 다니지는 못할 것이 아니오.” 하고 사양한다. 그는 더럽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자기 삶에 불만이 없고 분수를 지키며 평화롭게 산다.

 

 

또 한 사람은 선귤자인데, 그는 남들이 모두 무시하는 엄행수를 존중한다. 그에 의하면, 엄행수는 하는 일이 더럽고 신분은 미천하지만 마음이나 행동은 의롭기 때문에 존경할 만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엄행수를 ‘예덕 선생’이라고 부른다.

 

 

선귤자는 말한다. “나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그 차린 음식이 너무나도 먹을 것이 없을 땐, 반드시 이 세상에 나보다도 못한 가난뱅이가 있음을 생각했네. 그러나 이제 저 엄행수의 경지에 이른다면 무엇이라도 견디지 못할 것이 없겠지.”

 

 

엄행수는 더 이상 추락할 게 없는 사람이기에 오히려 행복할 수 있는지 모른다. 그는 챙겨야 할 가족이 없으니 가족으로 인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남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권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명예도 없다. 그러므로 근심도 없다. 그저 배고플 때 먹는 한 끼의 식사와 달콤한 밤잠이면 충분한, 그런 삶을 산다.

 

 


중요한 건 삶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이다

 

 


엄행수의 삶을 통해서 보면 행복의 조건이란 게 따로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어둠 속에서 빛이 더 밝듯이, 불행 속에서 더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는 게 행복이라는 역설도 가능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의 삶 자체가 아니라 그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일 것이다. 이것이 행복의 인생길과 불행의 인생길로 갈라놓으므로.

 

 

엄행수는 행복의 조건 따윈 갖추고 있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불평 없이 사는, 아름다운 덕을 가진 사람이다. 그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어진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했다. ‘부자의 불행과 빈자의 행복’에 대해서.

 

 

 

 

 

 

 

 



.......................................................

지난주에 어느 플랫폼에 올린 글을 퍼온 것이다.

저작권은 내게 있으므로 퍼와도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곳에도 책 이야기를 쓰는 코너가 따로 있지만
책과 관련한 글은 이곳 알라딘 서재에 올리려고 한다.


왜냐하면 알라딘께서
나를 ‘2018년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해 주었기 때문이다.(후훗..................)

 

난 받은 만큼 보답할 줄 아는, 의리가 있는 사람이다.

 

(참고로, 페크가 2016년과 2017년에는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지 못해 선정된 그들의 축제를 구경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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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2-19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페크님이 지난 이 년 동안이나 서재의 달인이 되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서재의 달인을 선정하는 기준이 애매해요. ^^;;

페크pek0501 2018-12-19 18:42   좋아요 0 | URL
생각이 납니다. cyrus 님이 제가 빠진 것에 대해 아쉬워하셨죠. 그래서 제가 다음 년도엔 글을 많이 올려서 꼭 서재의 달인에 들게 하겠다고 했죠. 정말 그렇게 실천했어요. 아마도 올해가 저의 9년 동안의 블로거 활동 중 가장 글을 많이 올린 해로 기록될 듯합니다. 시시한 글이 많았지만요...

앞으로도 시시한 글은 계속됩니다. 글의 질이 아니라 양을 중요시하기로 했거든요.
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요. 히힛~~

좋은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8-12-19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9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현대 무용’ 공연을 보았고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았다. 이번 주에는 극장에 가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국가부도의 날’을 관람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나의 기대를 충족시켰고 ‘국가부도의 날’은 나의 기대 이하였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나서 ‘퀸’의 음악에 빠져 유튜브를 통해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를 여러 번 들었다. 내가 어떤 노래에 한번 빠지면 그 노래를 계속 듣는 경향이 있다. 지금껏 수십 번 들었는데 아마 앞으로 백 번은 더 듣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이주일 동안 지내다 보니 차분히 앉아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내가 산 책 <서밍 업>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이 있어 정리해 보았다.

 

 

...............
내가 인간성에서 주목한 부분은 도대체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는 한평생 일관성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한 사람 안에 평소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 특성이 존재하면서도 그것이 또 그런대로 그럴듯한 조화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늘 나를 놀라게 했다.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특성들이 어떻게 같은 사람 안에서 존재할 수 있는지 늘 의문이었다. 나는 사기꾼이 자기희생을 하는 것을 보았고, 좀도둑이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발견했으며, 창녀가 화대만큼의 돈값을 해주는 걸 명예로 여기는 것도 보았다.(77쪽)

 

- 서머싯 몸, <서밍 업>에서.
...............

 

 

인간에게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인간은 착하기만 한 사람이 없고 악하기만 한 사람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악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나쁘게 보기보다 그가 처한 상황을 먼저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늘 누구에게나 같은 표정과 같은 태도로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그를 의심할 것이다. 그건 가면에 불과함을 알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기 맘에 드는 사람이 있고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고 믿는다. 상대에 따라서 잘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고 잘해 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누구에게나 똑같이 친절하다는 것은 자신의 본심을 싣지 않은 거짓 얼굴일 때가 있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마음이 편할 삶의 방식을 택했을 뿐일 테니까.

 

 

 

 

 

 

 

 

 

 

 

 

 

 

 

 

 

...............
나는 착한 사람들의 선량함은 당연하게 여겼고 오히려 그들에게서 결함이나 악덕을 발견하면 흥미를 느꼈다. 나는 사악한 사람들의 선량함을 발견하면 감동을 받았고 그들의 사악함에 어깨를 들썩이며 양해해줄 용의가 있었다. (...) 나는 그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런 관찰의 결과, 나는 이런 믿음을 갖게 됐다. 도덕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선과 악의 확연한 구분은 없고, 그래서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79쪽)

 

- 서머싯 몸, <서밍 업>에서.
...............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지는 않으나 이런 차이를 발견하곤 한다. 남이 잘되는 것을 유독 싫어한 나머지 잘된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잘해 주면 그 누군가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가면이 필요한 사람은 바로 이런 사람이다. 남이 잘되는 것을 축하해 주고 싶지 않아도 축하해 주는 가면 말이다. 누군가가 미워도 미워하지 않는 가면 말이다. 이럴 때의 가면은 비록 거짓일지라도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난 이 가면을 ‘선의의 가면’이라고 부르겠다.

 

 

나에게도 ‘선의의 가면’이 필요할 때가 있다.

 

 

 

 

 

 

 

 

 

 

 

 


...........................................
서머싯 몸의 팬으로서 그의 저작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에서 1>, <인간의 굴레에서 2>, <면도날>, <인생의 베일>을 읽었다. 이번에 <서밍 업>과 <서머셋 몸 작품집>을 구입했다. 일곱 권 모두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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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14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어제 서울도 눈이 많이 내렸다고 들었어요.
페크님, 오늘도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따뜻한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2-14 13:12   좋아요 1 | URL
어제 서울에 눈이 펑펑 내렸어요. 길에 쌓일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많이 녹더라고요. 아직도 눈이 쌓인 곳이 곳곳에 있긴 합니다만 보행에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서니데이 님도 따뜻한 시간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18-12-14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바쁘게 지내셨네요.
요즘 <보헤미안 랩소디>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
이번 주에 보러갈까 하다가 어영부영 놓쳤어요.
다음 주에 보러갈 생각인데 될지 모르겠습니다. 워낙에 집귀신이라.ㅋ

서머싯 몸은 정말 글을 잘 쓰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서밍업>저도 읽고 싶긴한데 앞으론 가급적 책 안 사고 버텨보는 중입니다.
사 놓은 책을 소화시키는 방향으로 갈거라서요.
읽으려면 빨라야 2, 3년 후에나 읽지 않을까 싶어요.ㅠㅠ
음..‘선의의 가면‘ 적법한 말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8-12-14 19:40   좋아요 1 | URL
누구나 다 바쁘게 살지요. 그냥 바쁜 티를 내 봤습니다. ㅋ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헤미안~은 볼 만한 영화입니다. 음악도 듣기 좋지만 스토리도 괜찮아요. 특히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의 역에 잘 생긴 사람으로 하지 않고 왜소하고 보잘것없는 신분의 사람으로 등장시켜서 음악에 대한 재능과 열정이 그의 모든 열등감을 사라지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이건 저의 해석에 불과하지만요,,. 그게 꼭 이 영화의 메시지같더군요. 열등감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마음먹기에 따라서 열등감 요소가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일반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 때 실제 인물보다 잘생긴 배우를 쓰잖아요. 이 영화는 반대입니다. 실제보다 더 못난 사람이 그 역을 해 냅니다. 그래도 잘 살려 놨어요.
보시길 권합니다. 댓글, 고맙고요...

카알벨루치 2018-12-14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이 맘에 들어요 페크님! 스탈이 간지가 펄펄 납니다 ~ 페크님 스탈 멋져요! 서머싯 몸 언제 읽죠? ㅜㅜ

페크pek0501 2018-12-14 19:46   좋아요 1 | URL
하하~~ 간지가 펄펄 나는 책상에서 이 댓글을 쓰고 있사옵니다. 책상이 지저분하게 이런저런 것들이 있어서 잘라 찍었어요.ㅋ
연필은 제가 아주 아끼는 거예요. 샤프연필이어서 심을 넣어 쓰는데 꼭 엷은 색의 심을 사용합니다. 그래야 책에 뭘 끼적거려도 지저분하지 않거든요. 저 연필이 맘에 들어 똑같은 걸 더 사 놓으려고 교보문고에 갔을 때 찾아 보았으나 없더라고요. 요즘은 나오지 않나 봐요. 저 연필이 없이는 독서를 못합니다.

서머싯 몸은 묘사에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사유 깊은 글을 쓰는 게 그의 강점이라고 봐요. 제가 태그를 서머싯 몸이라고 써 놓고 클릭해 보니 서머싯 몸의 작품을 넣어 쓴 글이 30편이 넘더라고요. 이 정도면 광팬 많죠?

cyrus 2018-12-14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에 저를 친절하게 대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잘 대해주지 않는 사람을 보면 의심을 합니다.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의심하는 순간 그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18-12-14 19:4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사람을 의심합니다. 의심하면 자연히 멀어지겠죠.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나한테만은 늘 똑같이 대해 주는 사람을 아무래도 신뢰하게 되지요.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요.ㅋㅋ)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저녁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