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새기자^^

지극하구나.
곧고도 오만하지 않고
굽은 듯해도 복종하지 않으며,
가까이하되 너무 핍박하지는 않고
먼 듯해도 마음은 배반하지 않으며,
변해도 음란하지 않고
반복하나 싫증나지 않고,
구슬프나 근심하지는 않고
즐거우나 방종하지 않으며,
쓰기는 해도 모자라지 않고
넓어도 드러나지 않고,
베풀어도 낭비하지 않고
구하더라도 탐욕스럽지 않으며,
머물더라도 막혀 있지는 않고
나아가더라도 떠다니지는 않는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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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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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소설을 읽을 때, 그 내용보다 작가의 문장에 빠질 때가 있다. 주인공의 생각과 말에 얹힌 그 문장들이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상황을 똑바로 보게 한다. 니클의 소년들은 작가의 좋은 문장으로 인해, 인종 차별을 받는 흑인들의 불행함을 넘어,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직시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당연히 이 책의 내용도 좋다. 복선과 반전도 절묘해 소설을 읽는 재미도 있다. 오래간만에 스토리와 문장, 작가의 개입이 잘 짜여진 훌륭한 소설을 만났다.

 

짐 크로법이 이미 효력을 잃었지만 여전히 인종 차별이 심하게 존재하는 남부의 탤러해시에 누구 못지않게 착하고 반듯한 흑인 소년, ‘엘우드 커티스가 산다. 그는 마틴 루터 킹목사의 연설을 들으며 흑인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꿈꾼다. 불의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품위를 갉아먹는 것이라 생각하며 앞으로 나서며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년이다.

 

엘우드는 하나의 원칙에 마음이 기울었다. 킹 목사가 그 원칙에 형태와 소리와 의미를 주었다. 짐 크로처럼 검둥이들을 계속 누르려고 하는 거대한 힘이 있고, 엘우드 너를 계속 누르려고 하는 작은 힘이 있다. 이를테면 주위의 다른 사람들. 이런 크고 작은 힘 앞에서 너는 꼿꼿이 일어서 너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p39

 

그런, 누구 못지않게 착한 엘우드는 생각지도 않게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니클 소년 아카데미라는 감화원으로 가게 된다. 니클 안에서 자행되는 만행은 뻔하다. 원칙 없음. 가차없는 폭행과 살인. 강제적 데이트라 불리어지는 어른에 의한 강간. 노동. 주정부에서 지급되는 물품들을 뒤로 빼돌려 이익을 챙기는 윗대가리들. 바깥의 자유로운 세상에서는 착한 척 하지만 니클에서만은 가식을 떨지 않는 어른들. 언제나 오트밀을 먹는 망가진 소년들.......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니클에서도 엘우드는 고민한다. 삶의 방향을 어디로 정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조용히 모든 것에 눈 감고 침묵해서 그곳에서 벗어날 것인지, 아니면 죽을 지도 모르지만 장애물을 정면으로 통과해 니클의 실상을 알릴지에 대해 엘우드는 갈등한다. 그리고 엘우드는 선택한다.

 

이렇게 정의의 메커니즘이 움직이게 된 것은 버스에서 앉으면 안 되는 자리에 앉은 여자, 금지된 식당에 들어가 호밀빵에 햄을 얹은 샌드위치를 주문한 남자 덕분이었다. 이번에는 증거를 담은 편지가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었다. -p226

 

지금 현재 겪는 불행이 무서운 건, 그것이 현재에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폭력과 차별에 의해 남들과 똑같은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같은 출발선에 서지 못한다. ‘그들은 평범한 삶이라는 소박한 즐거움조차 누릴 기회가 없고, 경주가 되기도 전에 이미 불구가 되어 절룩거리며, 정상이 되는 방법을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니클이 폐쇄되고 인종 차별이 없어져도 니클의 소년들은 여전히 니클에서 산다. 애써 막아놓고 일상을 살아가지만 어두운 곳에서 언제나 니클은 그들을 지배한다. 불행은 여전히 불행을 가져온다.

 

착하고 굳건한 소년, 엘우드가 혼자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끊임없는 인식과 관심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해주기를 마냥 기다리면 빠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는 마틴 루터 킹목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사랑해야만 한다는 목사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니클의 소년들은 스토리의 전개와 거기에 스며든 문장들이 잘 짜여진 좋은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폭력에 놓여진 소년들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 그 시대에서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사람에게 가해지는 여러 종류의 폭력은 여전하다. 그 폭력을 보는 것이 힘들어 많은 것에 눈 감는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그것에 대항해 싸워줄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를 하며 슬그머니 빠지는 나 자신을 본다. 니클에서 혼자 저항하지 않고 같이 싸웠더라도 그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 같다는 무력감도 있다. 모든 것이 구조적으로 잘못된 것이라서 내가 개입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상대라는 두려움도 있다. 나를 지키고자 선택한 침묵이 분명 이 세상의 수많은 엘우드를 외롭고 힘들게 할 것이 분명하다. 부끄럽다, 세상을 살아가기에.

 

어렸을 때 그는 리치먼드 호텔의 식당을 지켜보았다. 그의 종족에게는 금지된 장소였지만 언젠가 그 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그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어두운 감방에서 그는 자신의 기다림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는 어두운 피부색을 초월해서 인정받기를 원했다.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 동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그를 동지로 불러줄 사람, 똑같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음을 아는 사람, 비록 속도는 느릴지라도 뒷골목과 신선한 나날로 점철된 그 미래 앞에서 손으로 쓴 항의의 팻말과 연설에 장단을 맞추는 사람. 커다란 레버에 체중을 실어 세상을 움직일 준비가 된 사람.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그 식당에서도 다른 곳에서도.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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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21 00: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회에서는 죽어서도 골치덩어리라고 ㅜ.ㅜ
‘자신의 영혼을 믿고 자부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루터킹 목사의 말도 전혀 믿지 못하는 사회 ㅜ.ㅜ


페넬로페 2021-02-21 00:41   좋아요 5 | URL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이 궁극적으로는 맞는 말일까요?
이 책은 참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네요^^

scott 2021-03-05 15: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 추카~* 추카~
행운의 福🐸개굴
놓고 가여 ^0^

페넬로페 2021-03-05 16:28   좋아요 1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scott님도 축하드려요**
 

 

 

 

 

 

 

 

 

 

 

 

 

'책 좀 빌려줄래?’의 내용 중에 내 책장의 책들이란 제목의 글과 일러스트가 있다. 여기엔 그동안 만나온 책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여러 질문이 나와 있다, 그 유형을 재미있게 읽다가, 이런 경우에 나는 어떤 책을 떠올릴까?’를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 많은 책을 읽어왔지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거의 최근에 읽은 것이었다. 그러니 이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저 재미삼아 한 번 적어 본다.

 

작가의 말을 빌어,

한 가지만 부탁할게.

이 책들을 보고 날 판단하지 말아줘. 어쨌든 난 책 읽느라 바쁘고, 진정한 독서가이니까

 

1,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던 책-너무 많은데.....

‘7년의 밤’-책을 펼쳐들고 마음 졸이며, 무서워하면서 쉬지 않고 끝까지 완독했다.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의 스토리도 좋았지만 주인공 현수에 마음을 주면서 읽었다. 난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았고, 책임감있게 아이를 잘 키워내야한다는 강박이 심했다. 아이의 어린시절부터 초등학교까지 내가 보고 느낀것들은 거의 모두 아이와 연관된 것이었다.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며 사는 현수가 안타까웠고, 내 자식에게는 저런 트라우마를 안기지 말아야겠다는 약간의 교훈적이고 신파적인 결심을 하면서 읽은 소설이다.

 

키다리 아저씨’-어릴 때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은 책이 많다. ‘키다리 아저씨뿐만 아니라 소공녀’ ‘빨간 머리 앤’ ‘15소년 표류기등 소년소녀명작동화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다. 교육열이 높으셨던 엄마가 언니, 오빠의 입시에 온통 신경을 쓰는 바람에 난 늘 외톨이였다. 그런 내가 선택한 것이 책이었고, 책을 읽으며 마구 상상했다. 반드시 나의 친엄마가 나타날거야, 또는 나에게 키다리아저씨가 있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언니, 오빠의 입시가 끝나자 엄마는 막내인 나의 공부와 입시로 눈을 돌리셨다. 좋은 대학에 합격하기를 원하는 친엄마가 나타났다.

 

 

 

 

 

 

 

 

 

 

 

 

 

 

 

 

2,펴볼 엄두가 안 난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민음사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0권을 사모으는 중이고, 1권을 몇 번이나 읽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덮어버렸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동명왕의 노래’-아이의 초등학교 시절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였다. 나 역시 그때 교육열이 높은 엄마여서 그 책을 읽었고, 거기서 소개된 책을 거의 다 사놓았다. 아이는 아마 그 중 한 두 권 정도는 읽었을 것이다. 나머지는 지금도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져있다. 언젠가는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아이에 대한 나의 교육열은 아이가 고등학교를 간 시점에 끝났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에게까지 힘을 쏟고 싶지 않아 둘이 합의해 내가 손을 놓고 아이는 자유를 얻었다.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아이는 선택했고, 대학 등록금은 스스로 해결한다고 당당히 선언했다. 지금까지 그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다. 아이가 고 3이었을 때 난 오히려 시간이 많아 책을 제일 많이 읽었던 것 같다.)

 

 

 

 

 

 

 

 

 

 

 

 

 

 

 

 

3,친구가 준 책

에우리피데스 비극’-고전 읽기를 시작한 나에게 친구가 선물해 준 책이다.

 

반지의 제왕’-이미 절판된 황금가지의 6권세트이다. 이 책은 아이 친구 엄마에게 빌렸다. 책을 빌린 지 거의 5년이 넘었고 그 사이 그녀는 멀리 이사를 가버렸다.

 

이 두 책 다 아직 읽지 못했다. 역시 언젠가는 읽을 것이다.

 

 

 

 

 

 

 

 

 

 

 

 

 

 

 

4,읽으려고 무진 애썼던 책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사기열전’-,서양의 고전을 대표하는 책들 중의 하나이다. 이 책들을 읽는데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끝까지 완독했다. 이 고전들은 그 내용을 떠나, 읽고 나면 굉장히 유용하다. 여기에 나오는 인물이나 에피소드를 후세대의 많은 작가들이 무수히 인용했다. 똑같은 내용을 다른 버전으로 읽는 것이 재미있고, 각자 만들어내는 고전의 재해석이 흥미롭다. 읽기는 힘들지만, 읽어내면 다른 책을 읽기에 편하다.

 

 

 

 

 

 

 

 

 

 

 

 

 

 

 

 

5,어째서인지 두 권이 있는 책(본 책에는 세 권)

댈러웨이 부인’ ‘어린 왕자’-정말 어째서인지 그 이유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명백하다. ‘댈러웨이 부인은 집에 있는지 몰랐고, ‘어린 왕자는 표지가 예뻐서 딸아이가 다시 구입했다.

 

 

 

 

 

 

 

 

 

 

 

 

 

 

 

 

 

 

 

 

 

 

 

 

 

 

 

 

 

 

6, 내 생명을 구해준 책

쇼코의 미소미카엘라’-결혼생활에 염증을 느낀 시기가 있었다. 내가 결혼이라는 제도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했고,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나 혼자 남편과의 갈등이 심했다. 그때 미카엘라가 나에게 왔다. 그 단편소설을 읽으며 남편이 문제가 아니라, 남편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 느꼈다. 남편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나의 생각과 모습을 그 소설이 고쳐주었다. 이기적이고 아집에 차 있었던 나의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주었고,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러한 생각의 전환으로 내 마음이 편해졌고 풍부해졌다. 그렇게 힘들었던 시기에 이 책은 내 생명을 구해주었다. 남편은 책을 거의 읽지 않지만 나보다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이다. 나는 남편을 보면서 한 번 씩 책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책을 읽지 않아도 남편은 항상 생각이 깊고, 행동이 신중하며, 나를 웃게 한다. 그런 반면 책읽는 나는 언제나 미숙하고, 감정적이고, 직선적이다. 그래도 그 미숙함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것이 책 때문인지, 남편의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을 읽는 만큼 지행합일하며 사는 것이 내 목표인데 아직까지 잘 지켜지지 않아 고민이다.

 

 

 

 

 

 

 

 

 

 

 

 

 

 

 

7,친구에게 빌려준 책

증언들’-책을 배송받자마자 바로 빌려주었는데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친구야, 좀 돌려줄래?

친구는 나에게

내가 빌려준 그래도 우리의 나날을 먼저 돌려줄래?

미안해...

 

 

 

 

 

 

 

 

 

 

 

 

 

 

 

 

8,매일 밤 읽다가 잠드는 책

노인과 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요즘 눈이 너무 안좋아져 밤늦게 책을 읽기 힘들다. 그래서 가끔식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유튜브의 오디오북을 듣는다. ‘노인과 바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읽다가 잠드는 책이 아니라 듣다가 잠드는 책이다.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깨면, 여전히 책의 한 구절을 읽어주는 소리가 들린다. 그때쯤 그것을 끄고 잠을 청하면 또다시 깊게 잠든다. 이 두 책은 내 머리 속에 그 내용이 조각조각 들어 있다.

 

 

 

 

 

 

 

 

 

 

 

 

 

 

 

 

 

 

9,내가 쓰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책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홍승은 작가의 이 책을 좋게 읽었는데 도무지 어떤 글로 리뷰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 머리를 쥐어짜도 적당한 단어가 튀어나오지 않는다. 이미 알라딘친구인 ‘syo'님의 훌륭한 리뷰도 있고 해서 아마 난 이 책에 대해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 설겆이하다 실마리를 풀어 줄 단어 하나가 떠오를 수도 있기에 포기하지는 말고 유보해두기로 하자.

앞치마를 집어던지고 유레카를 외칠 수 있기를 기대하며...

 

 

 

 

 

 

 

 

 

 

 

 

 

 

 

 

10,내 인생을 바꾼 모든 책-너무 많지만 딱 한 권만 정하자

죄와 벌’-중학교 시절, 집에 있는 책장을 보다가 그냥 꺼내 읽은 책이다. 그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누군가가 권유한 것도 아닌 내가 운명처럼 선택해서 읽은 책이다. 몰입해서 책을 읽으며 라스콜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 사회의 악을 제거해야한다는 주장에 넘어가버렸고 그때의 생각과 느낌이 오랫동안 나의 뇌리에 박혀있었다. ‘죄와 벌을 읽고 나의 성향은 반골적이 되었고, 세상을 쉽게 살아내지 못했다. 작년에 다시 재독한 죄와 벌은 중학교때 읽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다. 그때 읽은 건 완역본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기억해내지 못한 내용들이 많았다. 이번엔 라스콜니코프의 광기에 대해 더 주목했고, 사회악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폭력적이어서는 안되며, 그 누구도 그것을 행하도록 허락된 적은 없다는 생각을 해봤다. 너무 나의 생각이 도덕적으로 변한 것인가?

 

 

 

 

 

 

 

 

 

 

 

 

 

 

 

 

시간이 많이 지나 내가 70살쯤 되었을 때, 나의 독서리스트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그때쯤되면 난 새 책을 거의 읽지 않을 예정이다. 그동안 좋게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며 그 느낌과 생각의 변화를 적을 것이다. 좋지 않게 평가했던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생각이 바뀌어 그 책이 좋아질수도 있고, 내 인생 최고의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해변에 가져갔던 책내가 모자로 착각한 책은 다음 기회에 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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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2-14 17:47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도 재미있게 리스트를 만들수 있네요!ㅎ 즐거운 저녁시간 되십시요!

페넬로페 2021-02-14 20:39   좋아요 4 | URL
‘책 좀 빌려줄래‘ 이 책이 재미있고 기발해요~
막시무스님!
건강하고 행복한 연휴의 마지막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레이스 2021-02-14 19:44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있는 줄 모르고 구입해서 두권 있는 책. 완전 제 얘기! ^^
‘그래도 우리의 나날‘ 발췌해놓은 독서기록 보고 좋았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 구매했습니다.
내일 도착!
제 주위에 두고 바라만 봐도 좋을 책이 너무 많아서 걱정! 장서가들의 고민을 보면 100퍼센트 공감하게 돼요.^^

오카자키 다케시의 <장서의 괴로움>!!!

페넬로페 2021-02-14 20:42   좋아요 4 | URL
‘그래도 우리의 나날‘ 은 약간 호불호가 나뉘는 책 같아요~~
그레이스님은 장서가이니 당연히 두 권 구입한 책이 더 많을 듯 해요^^

미미 2021-02-14 18:2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흥미롭고 즐겁게 잘 읽었어요! 페넬로페님 저도 인생책 한권 고르라면 <죄와벌 >이고요, 유튭으로 요즘 해리포터 듣고있는데 영국발음 어렵고 빨라 눈동자 넘 아파요. 그리고 <잃시찾>은 다 구입하셨으면 10권을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당!(어색하지 않아요) 헤헷

페넬로페 2021-02-14 20:45   좋아요 4 | URL
네 안그래도 미미님 말씀처럼 잃사찾 10권을 먼저 읽어보려구요~~
미미님의 인생책도 ‘죄와벌‘ 이라 반가워요^^이 책을 사랑하는 독서가들이 꽤 많을것 같아요**

초딩 2021-02-14 18: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펴볼 엄두, 두 권, 준 책 ㅎㅎㅎㅎ
저도 리스트를 막 추가하고 싶네요 :-)
소크라테스 제 인생의 책이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1-02-14 20:46   좋아요 3 | URL
초딩님의 리스트 너무 궁금해요~~
기회되시면 빨리 들려주세요**
저는 아직 소크라테스는 시작하지 못했는데 초딩님의 인생책이라 용기내서 도전해보겠습니다**

Falstaff 2021-02-14 18: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참 잘 읽었습니다. 세월이 다 그런가 봐요.
페이퍼 읽고 한 권 선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1-02-14 20:48   좋아요 4 | URL
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책 선택하셨는지 궁금해요
언제나 좋은 리뷰 올려주시니 조만간 읽을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붕붕툐툐 2021-02-14 19: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오~ 너무 좋은 시도예요~ 페넬로페님의 인생과 책이 고스라니 들어있는 페이퍼네영~ 즐겁게 읽었어용~👍😍😊

페넬로페 2021-02-14 20:49   좋아요 3 | URL
이 모든게 붕붕님으로부터~~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이 페이퍼까지 작성했어요^^
감사드려요♡♡

scott 2021-02-14 2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이페이퍼는 아끼면서 읽어야함
페넬로페님 책장에 꼽아둔 책들에 얽힌 에피소드 넘 감동~*

전 ,책장 앞에 서면 햄릿이 되어버리는데 ㅋㅋㅋ
[ 언제나 미숙하고, 감정적이고, 직선적인]
이거슨 나!!

연휴 마지막날에 멋진 페이퍼 써주신 페넬로페님
진정한 독서人!

페넬로페님 친구야 ! 어서 책좀 돌려주렴 ^.~

페넬로페 2021-02-14 21:35   좋아요 2 | URL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많이 아쉽네요^^
저도 사실 책장 앞에선 햄릿이예요 ㅎㅎ
친구한테 책 받기는 좀 틀렸고 다시 사야겠어요**

mini74 2021-02-14 23: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쇼코의 미소 너무 좋아요 ㅎㅎ 죄와 벌도. 이렇게 겹치는 책 보면 막 동지를 만난 기분 ㅎㅎ

페넬로페 2021-02-15 00:22   좋아요 4 | URL
책동지 너무 좋죠!
특히 같은책을 읽고 감명받는 느낌이 참 좋은것 같아요^^

다락방 2021-02-15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양질의 페이퍼가 아닙니까. 동시에 이 질문들 가져와서 고스란히 답해보고 싶어졌어요.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저도 해봐야겠어요. 그렇지만 ‘생명을 구해준 책‘은 답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런 질문은 처음이에요...

페넬로페 2021-02-15 11:3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넘 궁금하네요^^
‘생명을 구해준 책‘은 각자의 해석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아요**

han22598 2021-02-18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도 같은 질문들로 답하고 싶게 만드는 페이퍼네요. 지금 머리 속에 떠오르는건, 빌려준 책들.....3명이 총 20권정도 빌려간 책들이 있는데......왜 안 주는건지 ㅠㅠ 어떻게 달라고 해야할지 고민인데. 빌려준 책들이 대부분 제가 아끼는 책들이라...잉 ㅠ 고민입니다.

페넬로페 2021-02-18 15:43   좋아요 0 | URL
책을 너무 많이 빌려주셨어요,han님!
그정도면 꼭 돌려받으세요~~
han님의 답도 꼭 알고 싶어요^^

라로 2021-02-19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페이퍼를 쓰셨네요!! 저도 언젠가 로님처럼 책을 많이 읽게 되면 해보고 싶네요. ^^

라로 2021-02-19 17:05   좋아요 1 | URL
앗! 우리 둘 다 닉네임에 ‘로‘가 들어가요!!!!>.<

페넬로페 2021-02-19 17:37   좋아요 0 | URL
에이 라로님이 저보다 책 더 많이 읽으시잖아요.
‘로‘란 이름 좋네요~~
요즘 애들 이름에 로자가 들어가는게 많더라구요^^

감은빛 2021-02-21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질문과 답변 너무 멋져요!
잘 읽었습니다!

고등학교에 간 이후 아이와 합의했다는 내용이 제게는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공부하라고 말한 적이 없거든요.
숙제를 안 했다고 울상을 짓는 아이에게 밤 늦게까지 숙제를 해서
잠을 포기하고 혼나지 않는 걸 선택하거나,
잠을 선택하고 선생님께 혼나는 걸 선택하거나 네가 좋을대로 알아서 하라고 말하곤 했어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90점을 받았다고 말해도, 30점을 받았다고 말해도
저는 그저 웃으며 시험이라는 평가잣대는 완벽하지 않아서
잘 받았다고 좋아할 필요도 없고, 못 받았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고 말해요.
그저 시험 공부하느라 애썼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말아요.

그런데 요즘은 글을 쓰고 싶다고 예고 문창과에 입학할 예정인 큰 아이가
써가지고 온 글들을 보고 자꾸만 잔소리를 하려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곤 하네요.
한번은 아이가 쓴 시를 제가 마음대로 고쳐서 보여줬다가 곧바로 엄청난 후회를 했어요.
자꾸 아이에게 글 쓰려면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는 잔소리를 무한 반복하려고 해요.

페넬로페 2021-02-21 11:16   좋아요 0 | URL
부모로서 감은빛님의 잔소리는 너무 당연한것 같아요. 특히 아이의 진로와 관련된 것이니까 도와줄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진로를 정하고 그곳을 향해 갈수있어 자제분이 행복할것 같아요.
요즘에는 자신이 뭘해야좋을지 정하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많이 안타까워요^^

noomy 2021-02-23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죄와 벌‘은 저에게도 인생의 책 중 하나고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여태 1권을 못 펼치고 있어요 ^^;; 책 많이 읽는 것과 인격은 정말 큰 연관이 없는 거 같아요. 제 주위에도 책은 별로 안 읽고 심지어 티비만 보는데도 많은 정보와 훌륭한 지혜를 가진 분도 있고요, 책 열심히 읽는데도 편협한 분도 많아요. 새길만한 이야긴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1-02-23 19:34   좋아요 0 | URL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에 대한 경험은 각자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부분도 많은것 같아 기쁘네요.
다음에 noomy님의 책장의 책 얘기도 들려주세요^^
 

 

 

 

 

 

 

 

 

 

 

 

 

 

 

사기(史記)-열전(列傳) 126권의 골계열전(滑稽列傳)에 나오는 '동방삭'은 재치있는 말과 글로 한무제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다. 그는 항상 황제의 측근이었고 어전에서 말을 하면 황제가 기뻐하였다. 황제가 내린 돈과 재물을 모두 여자에게 써버리는 그를 두고 사람들은 반미치광이라고 여겼는데, 이에 동방삭은 '나와 같은 사람은, 이른바 조정에서 세상을 피하는 사람이네' 라고 말한다. 건장궁 후각에 이상한 짐승이 나타났을 때, 황제가 동방삭에게 조사하게하니 그는 '신에게 술과 기름진 쌀밥을 내리시어 실컷 먹게 하옵소서. 그러면 신이 곧 말하겠습니다' 라고 했고 왕은 음식을 내렸다.

 

 

조금이라도 잘못된 말과 행동하나에 죽임을 당하거나 유배를 가는 강력한 군주의 시대에 능청스럽게 왕에게 먹을 것을 먼저 달라고 하는 동방삭은 가늘고 길게 사는 사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물론 그에게는 많은 능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한 번씩 왕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능력이 있다고 다 왕의 총애를 받는 것은 아니다. 동방삭은 익살스럽고 재치있는 변설에 능해 왕을 웃게 하였다. 오래 살아남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양하지만, 사람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드는 유머를 가진 것이 가장 큰 능력이자 기술이 아닐까한다. 동방삭은 그런 재주가 있었기에 길고도 오래 남을 수 있었다.

 

동방삭은 자기만의 처세술과 유머 감각으로 살벌한 궁중 정치를 비켜갔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회피나 외면이 아니었다. 그만의 지혜로운 방식이었다. 훗날 사람들은 동방삭을 장수의 대명사이자 도교의 신으로 받들었다. ‘삼천갑자동방삭이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사기를 읽다, 쓰다‘, 김영수, p217

 

 

'골계(滑稽)'라는 말의 뜻은 말을 잘하고, 유창하여 막힘이 없는 것이며, 후에는 해학, 유머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태사공은 말하였다.

 

"천도(天道)는 넓고도 넓다. 어찌 위대하다고 하지 않겠는가! 말도 은미(隱微)함 속에도 이치에 맞아서, 또한 이것으로써 일의 얽힌 것을 풀 수 있다."-p1101

 

84굴원가생열전(屈原賈生列傳)에 나오는 초나라의 애국지사 굴원은 초 회왕의 좌도(左徒)였다. 그는 견문이 넓고 의지가 굳세었으며, 치란(국가의 흥망성쇠)에 밝았고, 문사(교제하며 주고받는 언사)에도 능숙하였다. 그러나 상관대부의 모함과 회왕의 배척으로 굴원은 파면되고 유배를 간다. 안색은 초췌하고, 야윈 모습의 굴원이 강가에 나타나자 그를 알아본 어부가 이렇게 말한다.

 

대저 성인이란 물질에 구애되지 않고 능히 세속의 변화를 따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온 세상이 혼탁하다면, 왜 그 흐름을 따라 그 물결을 타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미련한 자존심만을 움켜잡고 추방을 자초하셨습니까?”

이에 굴원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을 털어서 쓰고, 새로 목욕을 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사람으로서 또한 누가 자신의 깨끗함에 더러운 오물을 묻히려 하겠소? 차라리 흐르는 강물에 몸을 던져 물고기의 뱃속에서 장사를 지낼지라도, 또 어찌 희디흰 결백함으로서 세속의 더러운 먼지를 뒤집어쓰겠소!” 라고 한다.-p359

 

그리고 나서 굴원은 회사(懷沙)라는 부()를 짓고는 바위를 품고 멱라강에 빠져 죽는다.

 

시류에 편승하고, 좋은게 좋은것이라는 생각에 편하고 쉽게 사는 사람은 굴원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유별나고 피곤하게 세상을 산다고 비난하고 조롱하지만, 바른 길로 가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강직한 신념을 가진 사람은 죽음의 길로 간다. 원통하고 억울한 마음을 이 더러운 세상에서는 풀 수 없다.

 

온 세상이 혼탁하나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취해 있으나 나 홀로 깨어 있어.”-p359

 

사기-열전의 마지막인 제 130권의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 저자인사마천, 사기를 지은 이유를 여러 가지 설명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이릉의 화에서 연유한다. 어쩔 수 없이 흉노에 항복한 이릉을 사마천은 변호하고 이에 화가 난 한무제는 그를 옥에 가두고 사형을 선고한다. 이때 사마천은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의 아버지 사마담이 죽기 전에 아들에게 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당신이 못다한 사기저술을 끝까지 완성하고, ’태사의 직분을 이으라는 것이었다. 사마천은 아버지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소자 비록 불민하오나 선조대대로 편열해놓은 구문(舊聞)을 어느것 하나 빠뜨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p1210

 

만약 부당함에 항거해 자결로서 생을 마감해 버린다면,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사마천은 스스로 남자의 성기를 절단하는 궁형(宮刑)을 자처하며 목숨을 구한다. 대의를 위해 치욕을 감수한 사마천은 그렇게 희대의 걸작을 완성한다. 그때 죽음을 선택했다면 사마천의 사기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무릇 에서 뜻이 은미하고 언사가 간략한 것은 마음속에 있는 의지를 실현하고자 하였던 것이었다. 옛날 서백은 유리에 억류되어 있었기 때문에 주역을 추연하였고, 공자는 진과 채에서 액난을 겪고 나서 춘추를 지었으며, 굴원은 추방된 뒤에 이소를 지었으며.........300편도 대체로 현성들이 자기의 비분을 촉발하여 지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모두 마음속에 울분이 맺혀 있으되 그것을 시원하게 풀어버릴 방법이 따로 없어서 이에 지난날을 서술하여 미래에다 희망을 걸어본 것이었다.-p1215~1216

 

사마천의 시대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다. 사는 모습은 그때와 다르지만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의 경우의 수는 비슷하다.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들여다보면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사마천이 기술한 전국시대와 진, 한의 시대역시 극변의 장소였다. 그런 세상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우리가 갈 길의 방향을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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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2-12 14:47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설음식하다가 칼에 손가락 깊게 베어 피를 많이 흘리고~~
손가락 칭칭 싸매고도 글을 몇시간 썼는데 다 날아가고ㅡ알라딘서재에 다시는 직접 쓰지 않으렵니다ㅠㅠ
힘들었던 그믐날의 페넬로페였습니다^^
그래도 다 액땜했다치고
더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2021년의 설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cyrus 2021-02-12 19:37   좋아요 4 | URL
음식을 만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스콧님 말씀대로 병원에 한 번 가보세요.

페넬로페 2021-02-12 19:41   좋아요 3 | URL
네, 가봐야할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scott 2021-02-12 15: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페넬로페님 손가락 ㅠ.ㅠ 깊게 베이셨다면 휴일 끝나는대로 병원에 가보셔야 합니다. 특히 손은! 저는 몇년동안 알라딘 이용을 거의 안했던(100자평만 줄창 씀) 이유가 사이트가 불안정하고 여러번 해킹당해도 그다음에도 나아지지 않아서였어요 특히 일주일전부터 사이트 장애가 심했고 오류로 (그동안 페이퍼 왕창 여러번 날림) 글이 저장이 안됐고 사진도 올라가지 않아서 애를 먹었네요. 유툽을 시작해서 용량이 커야 하는데 대용량 서버는 그대로 두나봐요 보통 긴연휴 기간에 다른 넷몰들은 6-8시간 임시 사용중지 해놓고 사이트 오류 버그 잡아내는데 짠돌이 알라딘은 이런데 신경 안써요. 힘든날에도 더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으신 페넬로페님 신축년 흰소가 행운을 가져다 줄겁니다. ٩(●‘▿‘●)۶

페넬로페 2021-02-12 19:43   좋아요 3 | URL
네, 정말 황당했어요 ㅠㅠ
분명 리뷰와 페이퍼설정을 5분간격 저장 해놓았는데 그 기능이 말을 듣지 않는것 같아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안그래도 연휴기간이라 끝나면 병원에 가볼께요**

붕붕툐툐 2021-02-12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고에고~ 펠레로페님~ 사기 읽으신거 넘 존경스럽다 말씀 드리려고 댓글 쓰러 가다보니, 손을 다치시고, 정성스레 쓴 글마저 날아가고.. 그럼에도 긍정 마인드로 설을 맞이하는 모습에 감동받고 갑니다~ 상처는 잘 회복될 거예요~ 그래도 생활하기 불편하니 얼른 잘 나으시기를..🙏🙏

페넬로페 2021-02-13 00:49   좋아요 0 | URL
생활하기 불편한데 또 금방 적응되네요 ㅎㅎ
염려해주셔서 감사해요, 붕붕님!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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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빌려줄래?》는 낮에는 치과 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랜트 스나이더'의 카툰 에세이이다.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책 좀 빌려줄래?'를 읽는 동안, 나에게서 계속 이런 말이 나왔다.

 

푸하하, 그래, 맞어, 어쩌면 이렇게 나랑 똑같을까.

이 세상 어디에서나 책에 파묻혀 사는 인간들이 많구나.

책에 대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내가 항상 사용하는 단어인 '언젠가는'이라는 말을 이 작가도 하고 있네.

'파리대왕'이 두 번이나 나왔는데 좋다는 거야, 아님 좀 아니라는 거야? (나는 좋게 읽었는데)

이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구나!

레이먼드 카버, 레이먼드 챈들러, 레이 브래드버리도...

셰익스피어에 대한 정리를 잘 했네.

시에 대한 생각들은 좀 심오하니 다시 천천히 읽으며 생각해보자.

라틴어에 대한 것까지? 치과 의사가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쓰고 대체 세상이 왜이리 불공평한건지, 휴, 난 도대체 뭐람?

 

이 책에는 책덕후의 일상과 생각뿐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고충도 그려져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의 모습들과 글을 쓰고자하는 노력들이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느끼는 생각과 어려움을 경쾌하면서도 가볍지만은 않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이 책 읽을 시간이 어디있어. 집에 갖다 놓은 책 대부분은 결국 펴보지도 않겠지. 혹시 이런 사람이 되면 모를까...부랑자, 할 일 없는 재벌 2세, 골프 안 치는 은퇴자, 신동, 수감자, 소도사, 문학 평론가, 소설가...-p7

 

요즘 세상에 책 말고 다른 재미있는 것도 많은데 나를 비롯해 책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욕망과 자본이 최고인 이 사회에서 책덕후인 우리들은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절대 책을 포기하지 못한다. 책에 파묻혀 사는게 행복하기에....한번씩 내가 아웃사이더같은 느낌이 들 때, 뒤쳐지는듯한 불안감에 잠을 자지 못할 때 이런 책은 친구가 되어 나를 위로해준다. 오래간만에 많이 웃으며 책을 읽었다. 

 

책의 힘을 믿는 사람들에게- 책의 뒷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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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08 22: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랑자도 아니고 할 일 없는 재벌 2세도 아니고(할일은 많고 3-4세 부자 친구들만 ㅋㅋㅋ/근데 이런애들 책 진짜 많이 읽는데?/)) , 골프 안치고, 신동도 아니고 , 수감자도 아니고, 소도사는 몰라서 패스 ㅋㅋ, 문학 평론가, 소설가도 아닌데 왜?? 책더미에 깔릴정도도 모자라서 킨들에 몇만권을 ㅋㅋ이정도면 집 자동차랑 바꿔야 하죠? 페넬로페님 ( *˘╰╯˘*)

페넬로페 2021-02-08 23:48   좋아요 3 | URL
에이 그런 사람 아니어도 scott님 자체가 책덕후이자 만능재주꾼이예요^^

미미 2021-02-08 2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빨리 읽고싶어요! 저 도서관 신청했는데 2순위에서 1순위로 올라옴! 덕분에 더 두근두근😳

페넬로페 2021-02-08 23:49   좋아요 3 | URL
네, 읽으면 재미있어요~~

라로 2021-02-09 08: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들 이름을 레이먼드 라고 지으면 글 잘 쓰는 작가가 될 확률이 좀 높은 걸까용?? ㅎㅎㅎ
아참! 저 작가 인스타그램 보셨어요? 저는 인스타 보고 책 안 사는;;;;(치과 의산데 제가 안 사줘도 돈 잘 벌겠죠, 뭐~~~~😅)

페넬로페 2021-02-09 08:59   좋아요 2 | URL
책에서는 세 줄기 빛 ㅡThe Three Ray 라고 표현했더라구요~~
제가 인스타그램을 안해서 이 작가에 대해 잘 모르지만 확실히 돈을 많이 벌것 같죠 ㅎㅎ

붕붕툐툐 2021-02-10 1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거슨 같은 책, 다른 리뷰네요~ 페넬로페님은 진정 명품 리뷰어~👍

페넬로페 2021-02-10 13:23   좋아요 1 | URL
붕붕님 덕분에 기분좋고 경쾌하게 이 책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2-10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리뷰 읽으니 이 책 더 읽고 싶어졌어요!!!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1-02-10 13:25   좋아요 1 | URL
이 책도 버스데이 걸처럼 길지 않으면서도 의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1-02-11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많이 있어도 읽을 것들은 늘 좋아요.
페넬로페님 설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페넬로페 2021-02-11 08:39   좋아요 1 | URL
네 언제나 책을 읽는것은 좋죠~~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