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 / 알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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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병이 생기면, 그것은 나를 지배하는 주체이며 일부가 된다. 어쩌면 전체가 되기도 한다. 그 병을 치료하고자 병원에 가면, 그것은 객체이자 대상화가 된다. 이때부터 병은 나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불편하고 외로움을 주는 것이 된다.

 

인간이라는 주체 즉 고뇌하고 고통받고 병과 맞서싸우는 주체를 중심에 놓기 위해서는 병력을 한 단계 더 파고들어 하나의 서사,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무엇이?‘뿐만 아니라 누가를 알게 된다. 병과 씨름하고 의사와 마주하는 살아있는 인간, 현실적인 환자 개인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p11(들어가는 말 중에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첫머리에 나오는 이 문장은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듣기를 원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말일 것이다. 대상화된 병엔 개인의 서사가 빠져있기 일쑤이며, 그것은 오로지 수치로만 판단되기 쉽다. 이 책의 들어가는 글은 의사인 올리버 색스가 병과 환자를 대하는 생각 그 자체이다. 저자가 신경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 더 그렇겠지만, 병리적 기술뿐 아니라 환자를 인간 자체로서 대단히 중시한다. 본문을 읽기 전에 들어가는 글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에 많이 공감했다.

 

이 책은 상실, 과잉, 이행, 단순함의 세계라는 네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신경 기능의 장애나 불능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에 대해 서술해 놓았다. 저자의 표현대로 이 책에 실린 기묘한 이야기들은 보통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세계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난 제목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어떤 상징인 줄 알았다. 설마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다니? 그러나 진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있었고 그 사람은 자신의 질서를 가지고 나름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나의 육체를 제어할 수 없다면 그건 엄청난 불행이다. 우리는 아무도 우리 몸의 제육감의 기능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 그냥 저절로 내 육체가 움직여지기 때문이다.

 

자기 몸을 통제하고 움직이는 것만큼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우리에게 또 있을까? 그러나 그런 일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데다 아주 익숙한 일이기 때문에 정작 우리는 그것에 대해 관심도 갖지 않는다.-p86

 

하루 아침에 몸의 고유감각을 잃은 크리스티너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난 마음이 너무 먹먹해져 며칠 동안 우울했다. 인간에게 주어진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어떤 사람은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 존재의 무거움을 준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증세들은 사실 별다른 이유없이 생기는 것들이라 더 고통스럽고 불행하다.

 

우리 몸의 어떤 기능의 상실이나 결손으로 인한 병도 힘들지만 과잉으로 생기는 증세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투렛 증후군이나 흥분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많아 활기차고 힘이 넘치는 듯 보이지만 그것 역시 고통이다.

 

위험하리만치 좋은 몸 상태병적인 특출함’, 그것은 기만적인 행복감이다. 그 밑에는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것은 과잉이 놓은 무시무시한 함정이다.........자아가 병과 제휴를 맺고 한 몸이 되어 결국에는 독립된 존재이기를 포기하고 병의 산물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p161

 

쇼스타코비치의 비밀이란 것이 있다. 그의 왼쪽 내실 관자 뿔 부분에 금속 파편인 탄환 부스러기가 있는데, 그것이 머릿속을 선율로 가득차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에 그는 그것을 제거하기 꺼려했다고 한다. 간질 증세가 있었던 도스토옙스키도 환영으로 인해 황홀감에서 나오는 아우라를 자주 경험했다고 한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병적인 생리적인 현상이 예술가에게는 영감을 받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병으로 인해 고통받지만, 한편으로 그것이 창작의 원천이 될 수도 있으니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단순함의 세계로 표현된 지적 장애인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올리버 색스는 조금 모자란 이들의 세계의 특징을 구체성으로 보고 있다.

 

그들의 세계는 생기 있고 정감이 넘치고 상세하면서도 단순하다. 왜냐하면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추상화를 통해 복잡해진 것도, 희박해진 것도, 통일된 것도 없다......신경학자들은 구체성, 구체적인 사상을 열등하고, 고려할 가치가 없고, 통일성이 결여되었고, 퇴보적인 것으로 간주한다....그러나 나는 정반대라고 생각한다. 구체성이야말로 기본이다. 현실을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것으로, 개인적이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이 구체성이다. 만일 이 구체성을 상실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p291

 

저자는 그들의 결함보다 능력을 찾아내야 한다고 한다. 지능이 낮은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은 그들에게 창조적인 지성이 있기 때문이고 그 지성을 소중하게 키워주어야 한다고 했다.

 

나의 지인 중에 아들이 자폐아인 분이 있다. 그 아들은 30살이 넘었다. 그 분은 아들이 어렸을 때, 자폐 판정을 받고 난 후, 아들의 지능과 사회성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 씩 이름난 교육 센터를 다니고, 병원을 오갔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그 분은 모든 것이 소용없었다고 말씀하신다. 자신이 죽을 때까지 아들은 보호해줘야 하는 대상일 뿐이라고 하셨다. 나의 지인이 이 책을 읽는다면 무엇이라 말할지는 모르겠다. 병원에서 환자를 대하는 분들 역시 올리버 색스의 주장을 온전히 다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인 나, 언제 내 몸에 병이 들지 모르는 나약한 육체를 가진 나는 이 책으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고 위안을 받는다. 혹시라도 병에 걸리면 난 올리버 색스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의사를 만나고 싶다.

 

몇 년 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었을 때, 그 기묘한 이야기들이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마음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행한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했다. 이번에 다시 읽은 이 책은 나에게 두려움을 준다. 그동안 난 나이를 먹었고, 늙음에 더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신경학적인 많은 전문용어들이 나오고 병에 대한 메커니즘적 설명도 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작가의 문장이 그만큼 뛰어나다. 인문학적이며 철학적인 접근도 돋보인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올리버 색스라는 인간에도 관심이 간다. .

 

겉보기에는 건강하지만 사실은 병에 걸린 상태라면 그것은 하나의 패러독스다......특히 예술을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매료되어 왔다. 이것은 디오니소스적이면서도 비너스적이고, 동시에 파우스트적인 소재이다. 또한 토마스 만의 소설에 되풀이해서 나오는 소재이기도 하다.-159

 

이 문장은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인 온 더 무브를 읽을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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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19 2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어보니 병력을 하나의 서사로 만든다는것, 병리적 기술보다 환자를 인간 자체로 중요시하는게 환자에게 있어서 큰 위안이 될 것 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정신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시는 의료인이 대다수일 거라 생각합니다~!

페넬로페 2021-04-19 23:50   좋아요 3 | URL
병력을 하나의 서사로 보고, 인간 자체를 들여다보는게 참 위로가 되고 따뜻했어요.그래서 이 책이 너무 좋았어요^^

mini74 2021-04-19 22: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리버 색스의 글엔 환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랑 관심이 깊이 담겨 있어 참 좋았어요 페널로페님 리뷰 참 좋아요 *^^*
저는 색맹의 섬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책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선생님께 이야기했더니 작가가 누구냐고 물으셨는데 올리버만 외치고 말았다는 아이들 이야기도 생각나네요 ~ 편한 밤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1-04-19 23:52   좋아요 4 | URL
올리버 색스의 색맹의 섬이란 책도 있군요. 전 잘 몰랐어요. 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저자의 이름에 대해선 저도 ㅎㅎ. 글 쓰며 철자법이 맞는지 계속 확인했어요~~

미미 2021-04-19 2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김영하 작가 팟케스트에서 이 소설 일부를 듣고 올리버 색스 작가님 책 다 읽고 싶었어요. 페넬로페님 리뷰 읽고나니 다음 책 구매때 얼른 사야겠습니다. 아 이곳은 장서가 양성소인건가요?
🙄🥲굿밤되세요~♡

페넬로페 2021-04-19 23:54   좋아요 3 | URL
안그래도 미미님 읽을 책 쌓여 있을텐데 책 추가시켜 드렸네요. 그래도 이 책 읽으시면 좋겠어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달라지거든요^^

scott 2021-04-20 0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엉클 텅스텐]이라는 자전적 성장 이야기 읽고 색스 박사에 홀딱 빠졌어요.

페넬로페님이 올려주신 이책을 토대로 이와 관련된 질병을 다룬 영화들이 꽤 만들어졌는데
혹시 페넬로페님 시간 나실때면 보삼 333
[카드로 만든집-엘리펀트 맨-셔터 아일랜드-지상의 별처럼]

페넬로페님이 다음번에 읽으실 ‘온 더 무브’‘ 이책 번역자 김명남!
믿고 보는 번역가 ^ㅎ^

페넬로페 2021-04-20 08:41   좋아요 1 | URL
와, 영화로도 이렇게 많이 만들어졌군요. 꼭 봐야겠어요.
감사해요^^


라로 2021-04-20 0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든 것은 그자리에> 읽고 흠뻑 빠졌어요!! 이 책도 당근 넘 좋구요!!!

페넬로페 2021-04-20 08:46   좋아요 0 | URL
‘모든 것은 그 자리에‘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미미님 말씀처럼 여기 북플은 장서가 양성소~~
감사해요^^

han22598 2021-04-21 0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어디서 읽은 구절인데, 인생은 생(1)과 죽음(0)처럼 이분법적이지 않고, 그 사이에 무한의 간격이 존재한 다는거. 인간의 몸이란 어떠한 전문적인 지식과 소견으로 질병이 있다와 없다라고 판단되어지는 것이 아닌 무병과 질병의 무한대의 간격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의 몸,삶이지 않을까요? 올리브 색스는 그 간격을 좀더 치밀하고 촘촘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1-04-21 08:43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런것 같아요~~생과 죽음, 무병과 질병의 ‘무한의 간격 ‘이 삶을 이루고 존재의 깊이가 되죠. han님의 말씀을 듣고 올리버 색스에 더 관심이 가요^^

2021-04-27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7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8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5-07 15: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페이퍼+리뷰 2관왕!!
축하해요 ^ㅎ^

페넬로페 2021-05-07 18:33   좋아요 2 | URL
에휴, 감사해요♡♡

새파랑 2021-05-07 16: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페넬로페님 2관왕 축히드립니다~!!★★

페넬로페 2021-05-07 18:34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5-07 1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1-05-07 18:34   좋아요 3 | URL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용♡♡♡

미미 2021-05-08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2관왕 축하드려요!!^0^♥

페넬로페 2021-05-08 11:35   좋아요 2 | URL
진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감사합니다^^

초딩 2021-05-08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ㅜㅜ 넘 읽고 싶은데, 불을 제대로 질러 주십니다 ㅎㅎㅎㅎ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1-05-08 19:4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 책 읽고 인간의 육체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엄마를 모시고 지리산 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벚꽃이 지고 난 한국의 아름다운 길들은 연초록으로 뒤덮여 있었다. 언젠가부터 난 화려하게 핀 꽃보다 초록과 연초록이 어우러진 푸름이 좋다. 그 푸르고 연한 잎들이 만들어내는 싱그러움에 더 마음이 간다. 엄마도 연신 좋다고 말씀하셨다. 모든 산에 초록이 눈처럼 내려와 있다고....엄마는 시인이다.

 

엄마와 헤어질 때, 엄마가 막 우셨다. 나도 오면서 울었다. 나중에 어떻게 보내드릴지 막막하다. 집에 오니 딸아이가 격하게 나를 반긴다. 엄마가 없어서 너무 외로웠고 보고 싶었다고 했다. 나를 위해 연어장덮밥도 해주어 감격했다. 그런 딸아이가 강의 듣는 노트북 앞에서 졸고 있는 모습을 본 순간 난 그녀의 등짝을 찰싹 때린다. 잠 깨고 정신 차려 강의 들으라고 잔소리를 시작한다. 완벽한 일상의 복귀다, .

 

 

 

 

 

 

 

 

 

 

 

 

 

 

 

하필 이번 여행에 가져간 책이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이다. 울프의 문장은 그냥 대충 읽어서는 뭔 말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밑줄을 그으며 다시 집중해 읽는다. 울프의 글은 자기 만의 방을 읽고 소설은 처음 시작했다. 젊었을 때 읽지 않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지만 나이 든 지금 읽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문장들을 읽으며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그들은 등잔을 닦고 심지를 손질하고 손바닥만 한 뜰에서 갈퀴질을 하는 것 말고는 소일거리가 없어 하루 종일 몹시 지루하게 앉아 있을 테니까......

한 주, 또 한 주가 지나도 늘 한결같이 부서지는 황량한 파도를 보라보고, 그러다가 거센 폭풍우가 물려와서 창문이 물보라에 뒤덮이고 새들이 등대에 부딪치고 등대가 흔들리고 바다로 휩쓸려 갈까 겁이 나서 문밖으로 얼굴도 내밀 수 없다면?-p11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일상으로 돌아온 나에게 이 문장은 내 마음을 표현해 주는 것 같다.

 

 

 

한 번씩 책을 살 수 있는 비용이 지불되는 직장에 다니는 언니는 그 금액으로 항상 나에게 책을 사 준다. 이번에도 책을 고르라고 해서 알라딘 이웃님들이 포스팅한 글 중에서 체크한 것들 중에서 골랐다.

내 돈으로는 살 것 같지 않은 책으로 정했다.

 

 

 

 

 

 

 

 

 

 

 

 

 

 

 

 

 

 

 

 

 

 

 

 

 

 

 

 

 

 

그리고 지인에게 미리 받은 생일 선물,

 

      

 

 

 

 

 

 

 

 

 

 

 

 

 

 

 

 

 

 

 

쌓여있는 책무더기 속에서 행복하고 열심히 살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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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15 11: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 모든 산에 초록이 눈처럼 내려와 있다고....엄마는 시인이다.]
4월의 푸르름을 선물로 준 딸!
2021년 지리산의 봄 향기
어머니 마음속에 가득 담아 딸의 사랑을 품으셨을것 같습니다.(역쉬 딸이 쵝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신 페넬로페님
이토록 많은 책들 탑 처럼 쌓아놓고
즐거운 독서의 세계로~

올려주신 목록중에 읽은책 3권
읽으려고 장바구니에 넣은책 3권이 겹침 ~ㅎ

오늘 점심 메뉴는 연어장 덮밥!!찜!!

페넬로페 2021-04-15 12:30   좋아요 5 | URL
scott님! 잘 지내셨죠?
책무더기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ㅎㅎ
즐겁게 독서해야하는데 집안일도 산더미라 책을 언제 읽을 수 있을지 고민이예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 2021-04-15 12: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머님가 여행이라니 너무 좋네요. 저도 5월쯤엔 엄마랑 바다 보러 갈까 생각중이에요. 엄마가 바다를 무척 좋아하시거든요. 바다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으시대요. 저는 바다보나는 페넬로페 님 말씀하신 것처럼 푸릇한 산이 더 좋아요.

일상으로 완벽하게 복귀하신 부분 읽다가 웃었어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페넬로페님. 저는 동태찌개 먹으러 가야겠어요.

페넬로페 2021-04-15 12:33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5월의 바다도 너무 좋을것 같아요^^
엄마랑 꼭 다녀오세요
넘 좋더라고요**
동태찌개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인데~~
점심 맛있게 드세요^^

미미 2021-04-15 1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생일 선물로 책 아주아주 탁월합니다~♡ 지리산 참 좋으셨겠어요! 어쩐지 며칠 뜸하셔서 궁금했었는데 부럽네요!
연어덮밥도 제가 사랑하는 메뉴(침 뚝뚝ㅋㅋ)페넬로페님 미리 생일 축하 드려용~! 🥳🍾🎂🌹🙆‍♀️

페넬로페 2021-04-15 12:34   좋아요 5 | URL
미미님!
보고 싶었어요^^
여전히 책과 함께 하시는 모습보고 계속 대단하시다 생각하고 있어요~~
미리 받는 생일 축하 감사해요^^

그레이스 2021-04-15 12: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등짝 스매싱! ㅎㅎ
엄마와 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틋하죠!^^
저도 유다 사놨는데 언제 읽게 될지 ...
아모스 오즈 순서대로 읽어야 할것 같은 강박증이 또 제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페넬로페 2021-04-15 12:37   좋아요 5 | URL
등짝 스매싱을 날려도 그럴때는 그냥 가만히 있더라고요^^
자신도 미안한줄 아나봐요 ㅎㅎ
북플에서 저는 영원한 하수라 그냥 막무가내로 읽기로 했어요.
자고 일어나면 제가 모르는 새로운 작가가 나와 따라가기도 벅차요 ㅠㅠ

새파랑 2021-04-15 16: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가 정말 시인이시군요, 초록이 눈처럼 내려왔다라니~! 완전 멋짐~!! 즐거운 여행이셨을거 같아요.
등대로 너무 읽고 싶은데 언제 살지 나 자신의 눈치를 보는중입니다^^ 생일선물 완전 최고의 모음이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1-04-15 19:39   좋아요 4 | URL
엄마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그렇게 감탄을 하며 표현하시더라고요^^
등대로가 쉽게 읽히지는 않아요
다른분을 어떨지 모르는데 저는 느리게 읽고 있어요 ㅎㅎ

mini74 2021-04-15 18: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소녀세요. 너무 예쁜 소녀*^^*미리 생일축하도 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1-04-15 19:41   좋아요 6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소녀같은 엄마가 점점 기억을 잃어가 그게 넘 안타까워요**

붕붕툐툐 2021-04-15 2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함께할 땐 너무 좋은데 헤어질 땐 슬프죠~ 페넬로페님 일상 복귀와 생일을 축하드려요~~ 한동안 안 보이셔서 궁금했어요~ 밀린 집안일과 책읽기를 골고루 즐기시길~😍

페넬로페 2021-04-15 23:08   좋아요 0 | URL
붕붕님!
감사해요^^
그러게요~~부모님이랑 같은 도시에서 살면 좋은데 그게 안되니 헤어질때 항상 아쉬워 슬픈것 같아요^^

han22598 2021-04-21 0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자 있을때는 엄마가 보고싶다가, 막상 함께 지내면 막 싸우다가..또 다시 엄마랑 떨어질때 울고. 아...........그냥 그런 사이인가봐요. 엄마와 딸은 ㅋㅋ 스매싱 맞으러 등짝 내어드리러..다시 찾아가는 엄마 ㅋㅋ

페넬로페 2021-04-21 08:47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아마 제가 죽을때까지 딸아이와 그런 관계가 될것 같아요. 좀 더 다정하고 마구마구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어이쿠, 하는 행동을 보면 또 제가 속이 썩어요 ㅠㅠ
 

 

 

 

 

 

 

 

 

 

 

 

 

TV의 책소개 프로그램에 출연한 어떤 유명한 드라마 작가는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소개하며, 이 책을 읽는 순간 저자가 딱 자신의 남편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가볍고 얇은 것이 닮았다고....그녀의 얘기를 듣고 부담없는 마음으로 많은 재미를 기대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은 가벼운 내용의 책이 아니었다. 오히려 굉장히 진중했다. 유머 코드가 없는건 아니지만 그것은 아주 미미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대해 다양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거시적인 개념서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드라마 작가는 책의 어느 부분에서 자신의 남편을 연상했는지 모르지만,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으며 표현된 빌 브라이슨의 말들은 결코 가볍고 얇지 않았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미국의 대표적인 3대 장거리트레일 중 하나로, 애팔래치아 산맥이 뻗어있는 모양대로 미국 동부의 남북을 길게 가로질러 있으며, 걷는 거리가 총 3500km 에 이르는 산길이다. 오랫동안 유럽에서 살다 미국으로 돌아온 빌 브라이슨은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로 이사했는데 자신이 사는 마을의 길이 애팔래치아 트레일로 연결되는 것을 발견한다. 곧 그는 트레일을 걸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25년 동안 거의 만나지도 않았던 친구 카츠와 함께 걷기를 시작한다.

 

이 책에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유래, 시초와 함께 저자가 지나간 구간에 대한 특별하고 슬프기도 한 역사와 트레일에 접해있는 마을의 특징도 실려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인디언의 트레일이나 식민지 개척의 길을 따르지는 않았지만, 길과 편의 시설을 건설하고, 여러 천연자원을 채굴, 나무를 벌목하는 과정에서 많은 야생동물과 숲이 사라지고, 환경이 파괴되었음을 저자는 아쉬워한다.

 

트레일을 걸으며 느끼는 감상도 풍부하다. 힘든 트레일 걷기를 하며 숲, 고독, 매일 똑같이 걷기, 저체온증에 대해 얘기한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중 가장 문학적인 산인 그레이록(이곳에서 허먼 멜빌이 모비딕을 집필했다)’에 대해, 일이 가장 암울하거나 꼬여 있을 때 뭔가 운수 좋은 일이 일어나 당신이 순항하도록 돕는 산길의 마법에 대해서도 그는 아름답게 표현한다.

 

친구 카츠와 함께 한 여정도 무척 인간적이다. 등산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카츠가 같이 트레일을 걷기를 원했을 때 브라이슨은 흔쾌히 받아들인다. 한 번씩 마음이 맞지 않고, 걷는 속도도 다르지만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는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아주는 동지가 된다. 몇 개월 걷기를 쉬고 다시 그들이 만났을 때, 친구 카츠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걸 브라이슨은 알게 된다. 카츠는 약물과 알콜중독의 전력이 있어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안된다. 브라이슨은 격분하지만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카츠의 고독과 힘듦을 이해한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마시는 맥주 한 잔이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것이 된다. 인간 카츠를 통해 삶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힘든 카츠를 위해 빌 브라이슨은 과감히 트레일 걷기를 포기한다. 난 이 부분이 이 책에서 제일 좋았다. 뭔가를 꼭 끝까지 하며 성취해내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를 위해 그만둔다는 용기도 아름답다. 겨우 트레일의 39.5%를 걸었어도 그들은 그 길 위에 있었다. 그러면 된거다.

 

어쨌든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텐트 칠 줄도 알게 되었고, 별빛 아래서 자는 법도 배웠다.....삼림과 자연 그리고 숲의 온화한 힘에 대해서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 나는 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세계의 웅장한 규모를 이해하게 되었다. 전에는 내게 있는 줄 몰랐던 인내심과 용기도 발견했다.....친구를 얻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3520킬로미터를 다 걷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시도했다. 카츠의 말이 옳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던 것이다.

p389

 

 

 

 

 

 

 

 

 

 

 

 

 

 

 

 

나를 부르는 숲이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는 책이라면 ‘’행복해지는 법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서147일 동안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종주하며 걷는 경험과 느낌을 세세하게 서술한 책이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결혼식도 따로 하지 않고 신혼여행으로 자전거와 걸어서 하는 세계여행을 선택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자는 인생 모토를 가지고 이들은 길을 걷는다. 보통 사람들이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거기엔 분명 우리가 체험하지 못하는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사는 방법은 사람들마다 다 다를 거지만 각자의 삶에 행복이라는 단어는 꼭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난 행복한가?

 

트레일매직(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하이커들을 위해 음식, 비상약품, 숙식등을 제공해주는 것)’이라는 것이 있다. 계속 걷는 사람들은 배낭에 최소한의 음식만을 넣고 다녀야 하는데 그들은 매번 배가 고프다. 그럴 때 누군가가 놓아둔 트레일매직을 만나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울지 이해가 된다. 트레일매직 뿐만 아니라 하이커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돈을 써가며 도와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세상은 그래도 이런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해본다. ‘트레일매직’,산길의 마법을 브라이슨과 이하늘은 이렇게 다르게 표현했지만 그것은 하나다.

 

트레일을 걷다 보면 하이커들은 비를 자주 만난다. 온 몸이 축축한 채로 걷다가 마을을 만나면 그곳에서 몸을 말리고 빨래를 하고 샤워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감사의 대상이 된다. 그러고보면 감사란 큰 것이 아닌 작은 것에서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잘 알지만 매번 까먹는다.

 

보통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이 항상 행복한 건 아닐 것이다. 그들 역시 순간순간 불안하고 자신이 선택한 삶이 맞는지를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한결같이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특별한 길을 가기로 선택한 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내가 가지 못하는 길을 과감히 들어선 그들이 보내는 행복의 메시지가 많았으면 한다.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워낙 많이 알려진 책(이제야 읽었다)이지만,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좀 더 알고자 아무 기대없이 선택한 이하늘의 책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두 부부가 가고 있는 특별한 길과 그 길에서의 느낌을 진솔하게 표현해 감동적이었다. 그들이 계속 행복하기를...

 

앞서가던 내가 거친 숨을 내쉬며 잠시 멈추면, 이내 그도 멈춰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내가 다시 걷기 시작하면 그 역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재촉하거나 추월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고 함께 호흡하고 발걸음을 맞춰 가는 것, 그 순간 이것이 바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p36

 

"Hike on your way(너만의 길을 가)-p54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전에는 전혀 하지 않았던 걷기를 시작했다. 나의 두 발로 걸으면 걸을수록 걷기라는 것의 매력에 빠졌고, ‘걷기에 중독되었다. 걷기 시작하니 이젠 웬만한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요즘은 동네의 산책길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명한 곳엔 거의 데크길을 설치해 걷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걷기를 위해 사람의 손길이 꾸준히 필요해졌으며 그것을 계속 관리하기 위해서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을 위해 설치한 인공적인 길 때문에 또 그만큼의 자연이 훼손될 것이다. 하지만 나이드신 엄마와 함께 걷는 그 편안한 길이 고맙기도 하다. 엄마가 그 길을 걸으며 주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하실 때 그 길은 엄마에게 트레일 매직이 된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사람과 자연에게 다 좋은지 그 선택은 무척 힘들 것 같다. 그 방향이 탁월하고 센스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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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06 1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곰들의 길 ㅎㅎ 아파팰래치아 트레일 인간들에게는 일생의 한번! 크게 마음먹고 가야할길 같습니다. 엄마와 함께 산책 하시는 페넬로페님!! 엄마와 보폭을 맞춰가며 함께 걷는 모습, 역쉬 딸이 쵝오!!!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는 지하철 두정거장은 걷고 있는데 공원속 꽃길에 감탄! 감탄 페넬로페님 4월은 많이 걷기!!

페넬로페 2021-04-06 16:06   좋아요 3 | URL
어떤 길이든 유명한 길을 꼭 한번 걷고 싶어요. 그래도 저의 최고의 로망은 산티아고 순례길이예요 ㅎㅎ
요즘 걷기에 참 좋은 계절이죠?
많이 걷자구요 ^^

미미 2021-04-06 14: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글이예요~♡ 저도 들은것보다는 막상 읽을때 여러모로 무게감을 느끼며 읽었어요. 자연에 관해서도 우정에 관해서도 질문하게 하는 좋은 책.저도 옆에 공원과 산이있어 즐겨 걷고 있어용. 걷기도 책읽기도 너무너무 좋아요!😄

페넬로페 2021-04-06 16:09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이 책을 생각보다 훨씬 더 묵직하게 잘 읽었어요~~어떤 경험에 대해 작가들은 왜이리 글을 잘 쓰는지^^집 주변에 공원과 산이 있으면 너무 좋죠. 미미님의 걷기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새파랑 2021-04-06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유럽이라는 프로가 있나보군요~작년부터 만보걷기 챌린지 같은거 하는데 ‘걷기‘ 정말 좋은거 같아요^^ (최근에는 달성율이 저조하지만...)

페넬로페 2021-04-06 16:11   좋아요 2 | URL
이 프로를 좀 보다 이제는 안보는데요, 유명한 셀럽들이 추천하는 책들이 다양하더라고요^^
하루에 만보걷기는 작정하고 걸어야하는데 대단하시네요^^
날씨 좋고 꽃이 만발한 4월에 새파랑님의 걷기를 응원합니다**

초딩 2021-05-08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1-05-08 19:47   좋아요 1 | URL
초딩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5-08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1-05-08 19:47   좋아요 0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5-08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05-08 22:5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용^^
 
감정의 혼란 -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서정일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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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작가가 있다. 내가 읽은 책을 기준으로 볼 때, 그 중의 한 명은 슈테판 츠바이크. 작가들이 즐겨 인용하는 작가라면 그 명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그 이름만 듣고 슈테판 츠바이크를 흠모해 왔지만, 정작 그의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늦어도 너무 늦은 셈이다.

 

이 책을 3분의 2 정도 읽었을 때, 책의 내용과 제목이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 시대 작가들이 거의 그렇듯이 슈테판 츠바이크도 많은 비유와 고전의 인용으로 이루어진 격정적인 문장으로 인물의 감정과 내면을 서술한다. 그러나 롤란트(이 책에서 유일하게 나오는 이름이다), 교수, 교수의 부인과의 얽힌 관계가 시작되자 혼란스러운 감정뿐만 아니라 인간의 육체적 욕망에 대한 것도 생각하게 했다. 육체의 욕망이란 감정의 산물인지, 아님 욕망으로 인해 복잡한 감정이 생기는지 결정하기 어렵지만 서로 깊은 관계가 있음에 틀림없다.

 

감정의 혼란60살이 된 주인공 롤란트의 회고로 시작된다. 베를린에서의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작은 도시에 있는 대학으로 공부하러 간 롤란트는, 영어영문학 첫 수업에서 자신의 인생에 거의 전부일 정도로 영향을 끼치는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의 부인과의 만남을 계기로, 선생님은 그에게 강렬한 지성의 세계를 열어주었다면 그 아내는 건강한 신체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 미묘한 관계에 있는 선생과 그 부인은 롤란트를 육체의 대상으로 보며, 서로에게서 롤란트가 벗어나기를 원한다.

 

사상이나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 욕망의 발산 역시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 자신의 성의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며 방황하는 교수의 삶은 지극히 불행하다. 그 아내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결정되는 운명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한 번씩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 감동하기도 한다. 롤란트가 작은 도시에 있는 대학의 영어영문학 첫수업에서 들은 강의는 셰익스피어에 관한 것이다. 작년에 집중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며, 그의 작품이 훌륭한 것은 알지만 온전히 빠질 수는 없었다. 아마 셰익스피어의 언어가 바로 나에게 전달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의 작품이 인간의 원형을 적나라하게 말해준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의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감정의 혼란을 읽으며 롤란트가 첫수업에서 들은 강의의 감동을 나도 고스란히 받았다.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에 열광하는 이유를 잘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얻는 기쁨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교수가 롤란트에게 한 키스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감정의 혼란은 그의 격정적인 문체와 함께 나를 소설 속으로 끌어당기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마 끝까지 한마디로 정리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고자 읽는 소설의 목적은 달성된 것 같다. 다음엔 평전으로 유명한 그의 문장을 읽어야겠다

 

그때까지 나는 그 사람 이외에 그토록 감격에 빠져 진실하게 마음을 끌며 강의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나는 라틴어로 ‘랍투스(순간적으로 밀려오는 황홀한 심리적 상황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부르는 것, 즉 한 인간이 자신의 경계를 초월해 이끌려가는 상태를 체험했던 것입니다. - P38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의 가장 강력한 표현인 동시에 모든 세대의 정신적 진술이자, 열정적으로 변모한 시대의 감각적인 표현이었음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잉글핸드의 그 위대했던 시간을 단 한 번뿐이었던 황홀의 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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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05 00: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책 마지막 부분에 츠바이크 유서도 들어 있나요??그렇다면 더더욱 결말이 슬퍼지네요 ㅜ.ㅜ 츠바이크는 평전! 평전을 꼭 읽으셔야 합니다. ^.^

coolcat329 2021-04-05 09:03   좋아요 4 | URL
정말 정말 동감입니다!

페넬로페 2021-04-05 10:50   좋아요 3 | URL
네.유서가 있더라구요~~
집의 책장 보니까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 세 권이나 있네요^^그의 평전을 빨리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1-04-05 00: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페넬로페님~♡ 읽으셨군요!!
저 자려고 누워서 북플 들어왔다가 이 리뷰읽고 또 소름요! 셰익스피어에 관련된 표현들 저도 다 밑줄쳤어요ㅋㅋ
리뷰 볼때마다 계속 감동이 살아납니당ㅋㅋ!

페넬로페 2021-04-05 10:53   좋아요 2 | URL
미미님 덕분에 이 책 읽게 되었어요. 생각은 많은데 글로 쓰기가 너무 어렵네요 ㅠㅠ
결국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은 셈인데 참 좋았어요^^

새파랑 2021-04-05 00: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처음부터 끝까지 나에게 감정의 혼란을 준 책인데 ㅋ 전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 이번주에 목표로 준비중입니다 ㅎㅎ 페네로페님의 리뷰 마지막 부분의 소설을 읽는 목적에 완전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04-05 10:56   좋아요 3 | URL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제목처럼 감정의 혼란을 느꼈는데 결말은 예상한대로 흐르더라고요^^

바람돌이 2021-04-05 01: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려고 누워서 잠시 마지막으로 댓글보다가 이 글을 보네요. 세익스피어 강의 저도 참 강렬하던데 문제는 제가 새익스피어에 도저히 공감이 안간다는... 원어로 읽으면 다르겠지만 그건 저의 능력밖이니.... ㅠㅠ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소설읽기에 저도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04-05 10:59   좋아요 3 | URL
정말 그렇죠! 저도 셰익스피어를 어렵게 읽었어요. 영어 전공한 분 도 그의 작품에 고어가 많아 읽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구요~~그냥 스토리와 느낌을 따라갈수밖에요^^

coolcat329 2021-04-05 09: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 많이들 읽으시네요~^^

페넬로페 2021-04-05 11:01   좋아요 4 | URL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다른 책에 계속 밀렸는데 미미님 리뷰보고 그냥 시작했어요 ㅎㅎ~~그의 다른 책도 읽어보려 해요^^
 

 

 

 

 

 

 

 

 

 

 

 

 

 

 

 

    

가진 게 많지 않아도, 별다른 재주가 없어도 누구나 잘 할 수 있는게 있다. 그건 다정함이다. 사람, 자연, 그리고 나에게도 다정하게, 안부를 물어주고, 웃으며 바라보며, 얘기를 들어주면 된다. ‘다정함은 못난 얼굴을 예뻐보이게 한다. 밑바닥으로 한없이 가라앉으려는 마음을 다독이며 끌어올려준다. 치미는 슬픔을 멈추게 하며 애써 웃게 만든다. 누구라도 할 수 있어 다정(多情)은 공평하다.

 

거기에 곁들여 맛있는 빵과 차 한 잔이 있으면 그 다정함은 더할 나위 없다.

 

백수린 산문, 다정한 매일매일은 작가의 일상과 자신이 읽었던 책에 대한 감상을 여러 가지 빵으로 연결시킨 에세이이다. 이 책은 책 굽는 오븐이라는 제목으로 한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묶은 단행본인데, 여러 소제목에 책과 빵에 대한 짧은 글들이 있다. 작가는 어릴때부터 베이킹에 관심이 많았다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엔 빵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볼 수 있다. 책의 감상과 빵의 특징을 절묘하게 조화시켰고, 일러스트도 좋았다. 책에 대한 백수린 작가의 감상은 책이 책으로서만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책이 들어있는 듯 하다.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작가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갖는지가 항상 궁금하다. 매번 그렇듯 여러 책에 대한 글을 싣고 있는 책을 읽으면 내가 읽은 것은 별로 없다. 이 세상에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작가와 책들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책에서 소개된 책을 다 읽어보겠다고 결심하지만 지켜지는 경우도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여기에 나온 책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또 생긴다. 다 읽어내지 못할게 뻔한지라 몇 권만이라도 선택해 읽어야겠다.

 

4월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하지 않는 다정함을 4월의 햇살만큼이나 환하게 뿜어내기를.

당신과 나에게 기대해본다.

 

 

 

 

 

 

 

 

 

 

 

 

 

 

 

 

 

 

 

 

 

 

 

 

 

 

 

 

 

 

 

 

 

 

 

 

 

 

 

 

 

 

 

 

 

 

작가의 말-내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읽고 쓰는 나날을 기록한 소박한 글들이 온기,라는 단어와 어울렸으면 하는 것이다......이상하고 슬픈 일투성이인 세상이지만 당신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그래서 당신이 다른 이의 매일매일 또한 다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지녔으면...우리의 매일매일이 다정하다고 섣부르게 믿고 있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다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P6

생일 케이크,레이먼드 카버,‘대성당‘-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어떤 힘일까? 나는 삶이 고통스럽거나 누군가의 불행 앞에서 무기력한 마음이 들 때 이 소설 속 빵집 주인이 건넨 한 덩이의 빵을 떠올리곤 한다. 어떤 의미에서 내게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 P22

트로페지엔,베른하르트 슐링크,‘여름 거짓말‘-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상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휴가가 삶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때로 진실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거짓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하지만 여름의 끝을 알리는 폭우마저 그치고 나면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트렁크를 창고 깊숙이 넣어두어야만 한다. 틀림없이 쓸쓸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지만, 계절은 바뀌고,괄호 안에 넣어두었던 것들과 대면해야 하는 시간은 우리를 어김없이 찾아오니까. - P42

브라우니즈 쿠키,김희경,‘마음의 집‘-올해는 존재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처럼 억지로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어떨까? 마치 내일이면 세상이 끝장날 것처럼 모든 일을 당장의 손해와 이익으로 계산하지도 말고. 싫어하는 노래를 다른 사람들이 부른다고 해서 억지로 따라 부르지 않는다면, 고통을 쉽게 외면하거나 누군가의 상처에 대해 가볍게 말하지 않는다면. 새해에 당신과 내가 들여다보았으면 하는 것은 오직 마음. - P58

멜론빵,기시 마사히코,‘단편적인 것의 사회학‘-당신은 나를 모르지만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속으로 몇번이나 중얼거린다. 당신은 우유부단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판단을 마지막 순간까지 유보하는 사람, 겉으로 드러나는 사실만 가지고 손쉽게 누군가에게 선이나 악으로 꼬리표를 붙이려 하는 순간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세상 어딘가에 나와 공명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오래전부터 많은 작가들과 이런 식의 특별한 우정을 남몰래 쌓아왔다. - P88

슈크림빵,캐서린 맨스필드,‘가든파티‘-"인생이란 게..."...이 대목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어떤 단어로도 포착할 수 없으나 분명 거기에 존재하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곤 한다. 때로는 우리를 압도하고, 송두리째 다른 사람으로 변모시키기까지 하는데도 타인에게는 결코 말로 설명할 수는 없는 감정에 대해서. 그런 감정은 밤의 들판에 버려진 아이처럼 인간을 서럽게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우리에게 한밤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가르쳐주는 소설들이 있는 한, 우리는 밤이 아무리 깊어도 앞으로 걸어갈 수 있다. - P94

떠나보내는 여름-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타인의 죽음을 끊임없이 살아내는 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인의 죽음은 결코 온전히 극복되지 않는 상실이다.....그러므로 우리가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매번 처음처럼 절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죽음은 하나의 세계가 문을 닫는 일이고, 아무리 목 놓아 소리 질러도 열리지 않는 문의 이쪽 편에서 무력함을 확인하는 일이니까.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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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4-01 06: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정하고 따듯한 사람. 곁에 두고 달달한 빵이랑 함께 커피 한잔하고 싶어지네요. ^^

페넬로페 2021-04-01 09:21   좋아요 2 | URL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과 먹는 커피와 빵은 더 좋을것 같아요, han님! 잘 도착하셨죠?
그곳에서 건강하시고 알라딘에서 자주 봬요^^

새파랑 2021-04-01 06: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4월의 첫날 시작하시길 바랍니다^^(사랑의 역사 책 보니까 반갑네요. 올해 읽은 책중 제일 좋았던 책인데 ㅎㅎ)

페넬로페 2021-04-01 09:23   좋아요 3 | URL
네, ‘사랑의 역사‘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어 꼭 읽고 싶더라고요.
새파랑님께서 제일 좋았던 책이라고 하시니 밀린 책 밀어내고 어서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1-04-01 07: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정한 페넬로페님~♡ 올려주신 글이랑 밑줄, 빵이름으로 맛있는 냄새랑 온기가
고스란히 전달돼요!ㅋㅋㅋ4월도 따뜻하게, 다정하게 함께 읽어요!
♡( ´・֊・` )フッ♡

페넬로페 2021-04-01 09:28   좋아요 5 | URL
다정한 미미님♡♡
책도 4월처럼 따뜻하고 다정하게^^
넘 좋으네요~~
네, 꽃향기 맡으며 열심히 책 읽어요^^

coolcat329 2021-04-01 07: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빵~하면 떠오르는 이야기는 카버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에요.
오늘 점심은 빵으로 결정했습니다. 😊

페넬로페 2021-04-01 09:32   좋아요 4 | URL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은 읽은지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았는데 이 책 읽고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coolcat님!
저도 오늘 점심은 빵과 커피로 정했어요. 제가 사는 동네의 빵집은 종류가 한정되어 있어 아쉬워요^^

scott 2021-04-01 08: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브라우니즈 쿠키-멜론 빵-슈크림 빵~ㅋ*
4월은 빵!빵! 빵!
먹으며 페넬레페님이 올려주신 책들 골라 읽어야겠네요.
4월의 꽃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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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๑◕ܫ◕๑) 🌸⠀⠀⠀ 🌸⠀🌸⠀

⠀૮⠀⠀⑅ ⠀づ ⠀⠀⠀⠀⠀⠀⠀🌸

페넬로페 2021-04-01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월의 첫 날에 주신 꽂선물!
기분좋고 행복합니다.
항상 다정하게 선물 주시는 scott님도
멋진 4월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