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책소개 프로그램에 출연한 어떤 유명한 드라마 작가는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소개하며, 이 책을 읽는 순간 저자가 딱 자신의 남편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가볍고 얇은 것이 닮았다고....그녀의 얘기를 듣고 부담없는 마음으로 많은 재미를 기대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은 가벼운 내용의 책이 아니었다. 오히려 굉장히 진중했다. 유머 코드가 없는건 아니지만 그것은 아주 미미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대해 다양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거시적인 개념서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드라마 작가는 책의 어느 부분에서 자신의 남편을 연상했는지 모르지만,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으며 표현된 빌 브라이슨의 말들은 결코 가볍고 얇지 않았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미국의 대표적인 3대 장거리트레일 중 하나로, 애팔래치아 산맥이 뻗어있는 모양대로 미국 동부의 남북을 길게 가로질러 있으며, 걷는 거리가 총 3500km 에 이르는 산길이다. 오랫동안 유럽에서 살다 미국으로 돌아온 빌 브라이슨은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로 이사했는데 자신이 사는 마을의 길이 애팔래치아 트레일로 연결되는 것을 발견한다. 곧 그는 트레일을 걸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25년 동안 거의 만나지도 않았던 친구 카츠와 함께 걷기를 시작한다.

 

이 책에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유래, 시초와 함께 저자가 지나간 구간에 대한 특별하고 슬프기도 한 역사와 트레일에 접해있는 마을의 특징도 실려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인디언의 트레일이나 식민지 개척의 길을 따르지는 않았지만, 길과 편의 시설을 건설하고, 여러 천연자원을 채굴, 나무를 벌목하는 과정에서 많은 야생동물과 숲이 사라지고, 환경이 파괴되었음을 저자는 아쉬워한다.

 

트레일을 걸으며 느끼는 감상도 풍부하다. 힘든 트레일 걷기를 하며 숲, 고독, 매일 똑같이 걷기, 저체온증에 대해 얘기한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중 가장 문학적인 산인 그레이록(이곳에서 허먼 멜빌이 모비딕을 집필했다)’에 대해, 일이 가장 암울하거나 꼬여 있을 때 뭔가 운수 좋은 일이 일어나 당신이 순항하도록 돕는 산길의 마법에 대해서도 그는 아름답게 표현한다.

 

친구 카츠와 함께 한 여정도 무척 인간적이다. 등산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카츠가 같이 트레일을 걷기를 원했을 때 브라이슨은 흔쾌히 받아들인다. 한 번씩 마음이 맞지 않고, 걷는 속도도 다르지만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는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아주는 동지가 된다. 몇 개월 걷기를 쉬고 다시 그들이 만났을 때, 친구 카츠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걸 브라이슨은 알게 된다. 카츠는 약물과 알콜중독의 전력이 있어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안된다. 브라이슨은 격분하지만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카츠의 고독과 힘듦을 이해한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마시는 맥주 한 잔이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것이 된다. 인간 카츠를 통해 삶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힘든 카츠를 위해 빌 브라이슨은 과감히 트레일 걷기를 포기한다. 난 이 부분이 이 책에서 제일 좋았다. 뭔가를 꼭 끝까지 하며 성취해내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를 위해 그만둔다는 용기도 아름답다. 겨우 트레일의 39.5%를 걸었어도 그들은 그 길 위에 있었다. 그러면 된거다.

 

어쨌든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텐트 칠 줄도 알게 되었고, 별빛 아래서 자는 법도 배웠다.....삼림과 자연 그리고 숲의 온화한 힘에 대해서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 나는 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세계의 웅장한 규모를 이해하게 되었다. 전에는 내게 있는 줄 몰랐던 인내심과 용기도 발견했다.....친구를 얻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3520킬로미터를 다 걷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시도했다. 카츠의 말이 옳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던 것이다.

p389

 

 

 

 

 

 

 

 

 

 

 

 

 

 

 

 

나를 부르는 숲이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는 책이라면 ‘’행복해지는 법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서147일 동안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종주하며 걷는 경험과 느낌을 세세하게 서술한 책이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결혼식도 따로 하지 않고 신혼여행으로 자전거와 걸어서 하는 세계여행을 선택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자는 인생 모토를 가지고 이들은 길을 걷는다. 보통 사람들이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거기엔 분명 우리가 체험하지 못하는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사는 방법은 사람들마다 다 다를 거지만 각자의 삶에 행복이라는 단어는 꼭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난 행복한가?

 

트레일매직(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하이커들을 위해 음식, 비상약품, 숙식등을 제공해주는 것)’이라는 것이 있다. 계속 걷는 사람들은 배낭에 최소한의 음식만을 넣고 다녀야 하는데 그들은 매번 배가 고프다. 그럴 때 누군가가 놓아둔 트레일매직을 만나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울지 이해가 된다. 트레일매직 뿐만 아니라 하이커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돈을 써가며 도와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세상은 그래도 이런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해본다. ‘트레일매직’,산길의 마법을 브라이슨과 이하늘은 이렇게 다르게 표현했지만 그것은 하나다.

 

트레일을 걷다 보면 하이커들은 비를 자주 만난다. 온 몸이 축축한 채로 걷다가 마을을 만나면 그곳에서 몸을 말리고 빨래를 하고 샤워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감사의 대상이 된다. 그러고보면 감사란 큰 것이 아닌 작은 것에서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잘 알지만 매번 까먹는다.

 

보통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이 항상 행복한 건 아닐 것이다. 그들 역시 순간순간 불안하고 자신이 선택한 삶이 맞는지를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한결같이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특별한 길을 가기로 선택한 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내가 가지 못하는 길을 과감히 들어선 그들이 보내는 행복의 메시지가 많았으면 한다.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은 워낙 많이 알려진 책(이제야 읽었다)이지만,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좀 더 알고자 아무 기대없이 선택한 이하늘의 책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두 부부가 가고 있는 특별한 길과 그 길에서의 느낌을 진솔하게 표현해 감동적이었다. 그들이 계속 행복하기를...

 

앞서가던 내가 거친 숨을 내쉬며 잠시 멈추면, 이내 그도 멈춰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내가 다시 걷기 시작하면 그 역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재촉하거나 추월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고 함께 호흡하고 발걸음을 맞춰 가는 것, 그 순간 이것이 바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p36

 

"Hike on your way(너만의 길을 가)-p54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전에는 전혀 하지 않았던 걷기를 시작했다. 나의 두 발로 걸으면 걸을수록 걷기라는 것의 매력에 빠졌고, ‘걷기에 중독되었다. 걷기 시작하니 이젠 웬만한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요즘은 동네의 산책길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명한 곳엔 거의 데크길을 설치해 걷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걷기를 위해 사람의 손길이 꾸준히 필요해졌으며 그것을 계속 관리하기 위해서도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을 위해 설치한 인공적인 길 때문에 또 그만큼의 자연이 훼손될 것이다. 하지만 나이드신 엄마와 함께 걷는 그 편안한 길이 고맙기도 하다. 엄마가 그 길을 걸으며 주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하실 때 그 길은 엄마에게 트레일 매직이 된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사람과 자연에게 다 좋은지 그 선택은 무척 힘들 것 같다. 그 방향이 탁월하고 센스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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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06 1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곰들의 길 ㅎㅎ 아파팰래치아 트레일 인간들에게는 일생의 한번! 크게 마음먹고 가야할길 같습니다. 엄마와 함께 산책 하시는 페넬로페님!! 엄마와 보폭을 맞춰가며 함께 걷는 모습, 역쉬 딸이 쵝오!!!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는 지하철 두정거장은 걷고 있는데 공원속 꽃길에 감탄! 감탄 페넬로페님 4월은 많이 걷기!!

페넬로페 2021-04-06 16:06   좋아요 3 | URL
어떤 길이든 유명한 길을 꼭 한번 걷고 싶어요. 그래도 저의 최고의 로망은 산티아고 순례길이예요 ㅎㅎ
요즘 걷기에 참 좋은 계절이죠?
많이 걷자구요 ^^

미미 2021-04-06 14: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글이예요~♡ 저도 들은것보다는 막상 읽을때 여러모로 무게감을 느끼며 읽었어요. 자연에 관해서도 우정에 관해서도 질문하게 하는 좋은 책.저도 옆에 공원과 산이있어 즐겨 걷고 있어용. 걷기도 책읽기도 너무너무 좋아요!😄

페넬로페 2021-04-06 16:09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이 책을 생각보다 훨씬 더 묵직하게 잘 읽었어요~~어떤 경험에 대해 작가들은 왜이리 글을 잘 쓰는지^^집 주변에 공원과 산이 있으면 너무 좋죠. 미미님의 걷기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새파랑 2021-04-06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유럽이라는 프로가 있나보군요~작년부터 만보걷기 챌린지 같은거 하는데 ‘걷기‘ 정말 좋은거 같아요^^ (최근에는 달성율이 저조하지만...)

페넬로페 2021-04-06 16:11   좋아요 2 | URL
이 프로를 좀 보다 이제는 안보는데요, 유명한 셀럽들이 추천하는 책들이 다양하더라고요^^
하루에 만보걷기는 작정하고 걸어야하는데 대단하시네요^^
날씨 좋고 꽃이 만발한 4월에 새파랑님의 걷기를 응원합니다**

초딩 2021-05-08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1-05-08 19:47   좋아요 1 | URL
초딩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5-08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1-05-08 19:47   좋아요 0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5-08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05-08 22:5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용^^
 
감정의 혼란 -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서정일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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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작가가 있다. 내가 읽은 책을 기준으로 볼 때, 그 중의 한 명은 슈테판 츠바이크. 작가들이 즐겨 인용하는 작가라면 그 명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그 이름만 듣고 슈테판 츠바이크를 흠모해 왔지만, 정작 그의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늦어도 너무 늦은 셈이다.

 

이 책을 3분의 2 정도 읽었을 때, 책의 내용과 제목이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 시대 작가들이 거의 그렇듯이 슈테판 츠바이크도 많은 비유와 고전의 인용으로 이루어진 격정적인 문장으로 인물의 감정과 내면을 서술한다. 그러나 롤란트(이 책에서 유일하게 나오는 이름이다), 교수, 교수의 부인과의 얽힌 관계가 시작되자 혼란스러운 감정뿐만 아니라 인간의 육체적 욕망에 대한 것도 생각하게 했다. 육체의 욕망이란 감정의 산물인지, 아님 욕망으로 인해 복잡한 감정이 생기는지 결정하기 어렵지만 서로 깊은 관계가 있음에 틀림없다.

 

감정의 혼란60살이 된 주인공 롤란트의 회고로 시작된다. 베를린에서의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작은 도시에 있는 대학으로 공부하러 간 롤란트는, 영어영문학 첫 수업에서 자신의 인생에 거의 전부일 정도로 영향을 끼치는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의 부인과의 만남을 계기로, 선생님은 그에게 강렬한 지성의 세계를 열어주었다면 그 아내는 건강한 신체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 미묘한 관계에 있는 선생과 그 부인은 롤란트를 육체의 대상으로 보며, 서로에게서 롤란트가 벗어나기를 원한다.

 

사상이나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적 욕망의 발산 역시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 자신의 성의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며 방황하는 교수의 삶은 지극히 불행하다. 그 아내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결정되는 운명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한 번씩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 감동하기도 한다. 롤란트가 작은 도시에 있는 대학의 영어영문학 첫수업에서 들은 강의는 셰익스피어에 관한 것이다. 작년에 집중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며, 그의 작품이 훌륭한 것은 알지만 온전히 빠질 수는 없었다. 아마 셰익스피어의 언어가 바로 나에게 전달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의 작품이 인간의 원형을 적나라하게 말해준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의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감정의 혼란을 읽으며 롤란트가 첫수업에서 들은 강의의 감동을 나도 고스란히 받았다.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에 열광하는 이유를 잘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얻는 기쁨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교수가 롤란트에게 한 키스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감정의 혼란은 그의 격정적인 문체와 함께 나를 소설 속으로 끌어당기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마 끝까지 한마디로 정리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고자 읽는 소설의 목적은 달성된 것 같다. 다음엔 평전으로 유명한 그의 문장을 읽어야겠다

 

그때까지 나는 그 사람 이외에 그토록 감격에 빠져 진실하게 마음을 끌며 강의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나는 라틴어로 ‘랍투스(순간적으로 밀려오는 황홀한 심리적 상황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부르는 것, 즉 한 인간이 자신의 경계를 초월해 이끌려가는 상태를 체험했던 것입니다. - P38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의 가장 강력한 표현인 동시에 모든 세대의 정신적 진술이자, 열정적으로 변모한 시대의 감각적인 표현이었음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잉글핸드의 그 위대했던 시간을 단 한 번뿐이었던 황홀의 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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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05 00: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책 마지막 부분에 츠바이크 유서도 들어 있나요??그렇다면 더더욱 결말이 슬퍼지네요 ㅜ.ㅜ 츠바이크는 평전! 평전을 꼭 읽으셔야 합니다. ^.^

coolcat329 2021-04-05 09:03   좋아요 4 | URL
정말 정말 동감입니다!

페넬로페 2021-04-05 10:50   좋아요 3 | URL
네.유서가 있더라구요~~
집의 책장 보니까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 세 권이나 있네요^^그의 평전을 빨리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1-04-05 00: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페넬로페님~♡ 읽으셨군요!!
저 자려고 누워서 북플 들어왔다가 이 리뷰읽고 또 소름요! 셰익스피어에 관련된 표현들 저도 다 밑줄쳤어요ㅋㅋ
리뷰 볼때마다 계속 감동이 살아납니당ㅋㅋ!

페넬로페 2021-04-05 10:53   좋아요 2 | URL
미미님 덕분에 이 책 읽게 되었어요. 생각은 많은데 글로 쓰기가 너무 어렵네요 ㅠㅠ
결국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은 셈인데 참 좋았어요^^

새파랑 2021-04-05 00: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처음부터 끝까지 나에게 감정의 혼란을 준 책인데 ㅋ 전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 이번주에 목표로 준비중입니다 ㅎㅎ 페네로페님의 리뷰 마지막 부분의 소설을 읽는 목적에 완전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04-05 10:56   좋아요 3 | URL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제목처럼 감정의 혼란을 느꼈는데 결말은 예상한대로 흐르더라고요^^

바람돌이 2021-04-05 01: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려고 누워서 잠시 마지막으로 댓글보다가 이 글을 보네요. 세익스피어 강의 저도 참 강렬하던데 문제는 제가 새익스피어에 도저히 공감이 안간다는... 원어로 읽으면 다르겠지만 그건 저의 능력밖이니.... ㅠㅠ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소설읽기에 저도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04-05 10:59   좋아요 3 | URL
정말 그렇죠! 저도 셰익스피어를 어렵게 읽었어요. 영어 전공한 분 도 그의 작품에 고어가 많아 읽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구요~~그냥 스토리와 느낌을 따라갈수밖에요^^

coolcat329 2021-04-05 09: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 많이들 읽으시네요~^^

페넬로페 2021-04-05 11:01   좋아요 4 | URL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다른 책에 계속 밀렸는데 미미님 리뷰보고 그냥 시작했어요 ㅎㅎ~~그의 다른 책도 읽어보려 해요^^
 

 

 

 

 

 

 

 

 

 

 

 

 

 

 

 

    

가진 게 많지 않아도, 별다른 재주가 없어도 누구나 잘 할 수 있는게 있다. 그건 다정함이다. 사람, 자연, 그리고 나에게도 다정하게, 안부를 물어주고, 웃으며 바라보며, 얘기를 들어주면 된다. ‘다정함은 못난 얼굴을 예뻐보이게 한다. 밑바닥으로 한없이 가라앉으려는 마음을 다독이며 끌어올려준다. 치미는 슬픔을 멈추게 하며 애써 웃게 만든다. 누구라도 할 수 있어 다정(多情)은 공평하다.

 

거기에 곁들여 맛있는 빵과 차 한 잔이 있으면 그 다정함은 더할 나위 없다.

 

백수린 산문, 다정한 매일매일은 작가의 일상과 자신이 읽었던 책에 대한 감상을 여러 가지 빵으로 연결시킨 에세이이다. 이 책은 책 굽는 오븐이라는 제목으로 한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묶은 단행본인데, 여러 소제목에 책과 빵에 대한 짧은 글들이 있다. 작가는 어릴때부터 베이킹에 관심이 많았다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엔 빵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볼 수 있다. 책의 감상과 빵의 특징을 절묘하게 조화시켰고, 일러스트도 좋았다. 책에 대한 백수린 작가의 감상은 책이 책으로서만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책이 들어있는 듯 하다.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작가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갖는지가 항상 궁금하다. 매번 그렇듯 여러 책에 대한 글을 싣고 있는 책을 읽으면 내가 읽은 것은 별로 없다. 이 세상에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작가와 책들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책에서 소개된 책을 다 읽어보겠다고 결심하지만 지켜지는 경우도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여기에 나온 책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또 생긴다. 다 읽어내지 못할게 뻔한지라 몇 권만이라도 선택해 읽어야겠다.

 

4월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하지 않는 다정함을 4월의 햇살만큼이나 환하게 뿜어내기를.

당신과 나에게 기대해본다.

 

 

 

 

 

 

 

 

 

 

 

 

 

 

 

 

 

 

 

 

 

 

 

 

 

 

 

 

 

 

 

 

 

 

 

 

 

 

 

 

 

 

 

 

 

 

작가의 말-내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읽고 쓰는 나날을 기록한 소박한 글들이 온기,라는 단어와 어울렸으면 하는 것이다......이상하고 슬픈 일투성이인 세상이지만 당신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그래서 당신이 다른 이의 매일매일 또한 다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지녔으면...우리의 매일매일이 다정하다고 섣부르게 믿고 있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다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P6

생일 케이크,레이먼드 카버,‘대성당‘-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어떤 힘일까? 나는 삶이 고통스럽거나 누군가의 불행 앞에서 무기력한 마음이 들 때 이 소설 속 빵집 주인이 건넨 한 덩이의 빵을 떠올리곤 한다. 어떤 의미에서 내게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 P22

트로페지엔,베른하르트 슐링크,‘여름 거짓말‘-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상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휴가가 삶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때로 진실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거짓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하지만 여름의 끝을 알리는 폭우마저 그치고 나면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트렁크를 창고 깊숙이 넣어두어야만 한다. 틀림없이 쓸쓸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지만, 계절은 바뀌고,괄호 안에 넣어두었던 것들과 대면해야 하는 시간은 우리를 어김없이 찾아오니까. - P42

브라우니즈 쿠키,김희경,‘마음의 집‘-올해는 존재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처럼 억지로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어떨까? 마치 내일이면 세상이 끝장날 것처럼 모든 일을 당장의 손해와 이익으로 계산하지도 말고. 싫어하는 노래를 다른 사람들이 부른다고 해서 억지로 따라 부르지 않는다면, 고통을 쉽게 외면하거나 누군가의 상처에 대해 가볍게 말하지 않는다면. 새해에 당신과 내가 들여다보았으면 하는 것은 오직 마음. - P58

멜론빵,기시 마사히코,‘단편적인 것의 사회학‘-당신은 나를 모르지만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속으로 몇번이나 중얼거린다. 당신은 우유부단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판단을 마지막 순간까지 유보하는 사람, 겉으로 드러나는 사실만 가지고 손쉽게 누군가에게 선이나 악으로 꼬리표를 붙이려 하는 순간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세상 어딘가에 나와 공명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오래전부터 많은 작가들과 이런 식의 특별한 우정을 남몰래 쌓아왔다. - P88

슈크림빵,캐서린 맨스필드,‘가든파티‘-"인생이란 게..."...이 대목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어떤 단어로도 포착할 수 없으나 분명 거기에 존재하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곤 한다. 때로는 우리를 압도하고, 송두리째 다른 사람으로 변모시키기까지 하는데도 타인에게는 결코 말로 설명할 수는 없는 감정에 대해서. 그런 감정은 밤의 들판에 버려진 아이처럼 인간을 서럽게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우리에게 한밤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가르쳐주는 소설들이 있는 한, 우리는 밤이 아무리 깊어도 앞으로 걸어갈 수 있다. - P94

떠나보내는 여름-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타인의 죽음을 끊임없이 살아내는 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인의 죽음은 결코 온전히 극복되지 않는 상실이다.....그러므로 우리가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매번 처음처럼 절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죽음은 하나의 세계가 문을 닫는 일이고, 아무리 목 놓아 소리 질러도 열리지 않는 문의 이쪽 편에서 무력함을 확인하는 일이니까.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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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4-01 06: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정하고 따듯한 사람. 곁에 두고 달달한 빵이랑 함께 커피 한잔하고 싶어지네요. ^^

페넬로페 2021-04-01 09:21   좋아요 2 | URL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과 먹는 커피와 빵은 더 좋을것 같아요, han님! 잘 도착하셨죠?
그곳에서 건강하시고 알라딘에서 자주 봬요^^

새파랑 2021-04-01 06: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4월의 첫날 시작하시길 바랍니다^^(사랑의 역사 책 보니까 반갑네요. 올해 읽은 책중 제일 좋았던 책인데 ㅎㅎ)

페넬로페 2021-04-01 09:23   좋아요 3 | URL
네, ‘사랑의 역사‘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어 꼭 읽고 싶더라고요.
새파랑님께서 제일 좋았던 책이라고 하시니 밀린 책 밀어내고 어서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1-04-01 07: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정한 페넬로페님~♡ 올려주신 글이랑 밑줄, 빵이름으로 맛있는 냄새랑 온기가
고스란히 전달돼요!ㅋㅋㅋ4월도 따뜻하게, 다정하게 함께 읽어요!
♡( ´・֊・` )フッ♡

페넬로페 2021-04-01 09:28   좋아요 5 | URL
다정한 미미님♡♡
책도 4월처럼 따뜻하고 다정하게^^
넘 좋으네요~~
네, 꽃향기 맡으며 열심히 책 읽어요^^

coolcat329 2021-04-01 07: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빵~하면 떠오르는 이야기는 카버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에요.
오늘 점심은 빵으로 결정했습니다. 😊

페넬로페 2021-04-01 09:32   좋아요 4 | URL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은 읽은지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았는데 이 책 읽고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coolcat님!
저도 오늘 점심은 빵과 커피로 정했어요. 제가 사는 동네의 빵집은 종류가 한정되어 있어 아쉬워요^^

scott 2021-04-01 08: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브라우니즈 쿠키-멜론 빵-슈크림 빵~ㅋ*
4월은 빵!빵! 빵!
먹으며 페넬레페님이 올려주신 책들 골라 읽어야겠네요.
4월의 꽃 받으세요 ~*
⠀ ᕱ⠀⠀⠀ᕱ⠀ ⠀🌸🌸⠀
⠀(๑◕ܫ◕๑) 🌸⠀⠀⠀ 🌸⠀🌸⠀

⠀૮⠀⠀⑅ ⠀づ ⠀⠀⠀⠀⠀⠀⠀🌸

페넬로페 2021-04-01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월의 첫 날에 주신 꽂선물!
기분좋고 행복합니다.
항상 다정하게 선물 주시는 scott님도
멋진 4월 보내시기를~~
 
시간
홋타 요시에 지음, 박현덕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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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타 요시에시간은 일본인 작가가 난징 대학살을 소재로 1955년에 출간한 소설이다. 그 정도로만 알고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글의 첫부분에 등장한 화자가 중국인이어서 의아했다. 난 당연히 이 소설의 주인공이 일본인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다시 책표지로 넘어가 작가를 확인했다. 역시나 작가는 일본인이었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은 시기에 피해자의 입장에서 일본인 작가가 글을 썼다는 것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를 생각했다. 이 책의 끝부분에 실린 헨미 요의 해설에서 극동국제군사재판이 열리던 1940년대 후반의 시대 상황이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문학을 집필할 수 있었던 시기라고 한다. 오히려 1990년대에 들어서 일본은 난징 대학살은 없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내외 반일 세력의 음모라고까지 주장하는 세력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설명을 듣고 어느정도 납득이 되었다. 시대의 상황이 자유로웠다고 해서 작가의 의도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작가의 국적을 떠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이 소설은 뛰어나다.

 

시간(時間)19371130일에서 1938103일까지, 중국 지식인인 천앙디의 일기 형식으로 서술된 소설이다. 일본군이 중화민국의 수도, 난징으로 점점 전진해올 때 정부와 유력 인사들은 한커우로 떠나고 나, 천앙디는 비밀리에 난징의 동향을 알려야하는 임무를 맡고 난징에 남는다. 임신 9개월의 만삭인 아내, 5살된 아들 잉우, 일본군을 피해 난징으로 들어온 사촌 여동생 양양과 함께 였다. 1937,1213, 마침내 일본군이 난징으로 입성하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살인, 방화, 강간, 약탈이 시작된다.

 

일기 형식으로 서술된 이 소설은 관념적이고 철학적이다. 사실적이고 연속적인 사건과 더불어 사람의 심리와 배경, 생각을 잘 묘사했다. ‘일기라는 연대기적인 형식에 바탕을 두면서도 시간의 흐름보다 순간적인 느낌과 감상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그런 까닭에 이 소설은 빨리 읽히지 않았다. 한 페이지마다 멈춰 화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상황과 마음을 함께 느껴야했다.

 

일본군이 입성하기 전의 상황을 나타낸 이 소설의 초반부에서 일기는 6개월을 훌쩍 넘어 다시 서술된다. 가족들의 생사를 모른 채 천앙디는 기리노라는 일본군 중위의 집사로-노예로-일하며, 집의 지하실에 설치된 무전기로 비밀 요원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 시점에서 지난 6개월을 회상하며, 동시에 시간은 앞으로 나아간다. 예상했던대로 아내와 아들의 죽음을 확인하고, 사촌 동생 양양은 매독에 걸렸으며 아편중독자가 되었고, 그 사이에 임신을 했으며, 아이를 지웠다는 사실도 안다. 6개월 동안에 그런 엄청난 일들이 일어난다. 일본의 폭력은 직접적으로 사람을 능욕하며, 그것도 모자라 아편이나 헤로인까지 유통시켜 피폐하게 만든다.

 

양양은 뼈만 남은 손가락으로 종이를 접어 코를 풀었다. 얇은 종이에는 피가 묻어 나왔다....

정말로 고독하고 완전히 말라비틀어진 병든 나무, 그렇게 보였다. 불쌍하다고도 말하지 못했다. 눈은 가뭄에 드러난 호수 바닥처럼 말라 있었다.-p223

 

어수선한 시국엔 꼭 부정적인 예언자가 나타난다. 그들은 우리가 나약하고 허둥지둥 우왕좌왕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고 말한다.

 

이 논리를 따르자면 일본군의 폭력을 야기한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 되고 만다.

이런 숙명론자가 민중 속에서 끊이지 않고 생겨나는 이상, 전쟁은 사라지지 않으며 그 어떤 평화도 결코 평화가 아니다.-p109

 

부정적인 예언자는 이 시대에도 존재해 일본군 위안부를 만든 것은 우리들의 잘못이라고 말한다.

 

자살시도까지 한 양양은 결국 자신이 처음 강간당한 진링 대학의 병원으로 가 치료받기로 한다. 괜찮아지기 위해 도망가지 않고 그 현장으로 돌아가 뿌리를 움직이겠다고 한다. 작가는 전쟁에서 가장 고통받는 여자, 양양을 통해 치유와 희망을 얘기한다. 현장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다시 일어서는 것이 투쟁의 첫걸음인 것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중국은 일본이 떠난 그 다음도 녹록지 않다. 정부냐 공산당이냐의 선택이 그들에게 남아있다.

 

홋타 요시에의 시간은 길지 않은 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거의 모든 페이지의 문장에 밑줄을 그었으며, 작가가 묘사한 순간의 배경과 에피소드에 감탄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의 확장(가령 중국인들은? 무수한 그들의 역사는 죽음으로 점철되었고, 또 그들은 우리에게 어떠했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태평 천국의 난을 운운한 그 일본인 중위와 내가 뭐가 다를까?)을 애써 막으며 그냥 소설로서 이 책을 읽었다. 중일 전쟁중의 난징에만 집중해 그곳에서의 사람들의 죽음과 치유, 희망을 생각했다. 우리는 누구나 내가 겪는 시간의 한복판에 있다. 그 시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야 그 시간은 존재한다.

 

수백 명의 사람이 죽었다.-하지만 얼마나 무의미한 말인가. 숫자는 관념을 지워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이 사실을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람이 이만큼이나 죽어야만 하는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목적이 불가피하게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죽은 사람은,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죽을 사람은, 수만 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죽는 것이다.-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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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30 17: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홋타 요시 작가가 학살에 대현장에 목소리를 담은 책이네요 난징 그리고 미얀마,, 끊임없이 반복되는 끔찍한 죽음 앞에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의 우리들 [ 우리는 누구나 내가 겪는 시간의 한복판에 있다. 그 시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야 그 시간은 존재한다.]페넬로페님에 이 구절에 깊이 공감합니다. 코로나로 전세계가 이동의 제한이 되는 시기에 어디서 누가 누구에게 무고한 죽음을 맞게 되는지,,, 페넬로페님 리뷰 읽으며 죽음-치유- 희망,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

페넬로페 2021-03-30 20:35   좋아요 3 | URL
이 책 읽으며 난징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전쟁과 죽음을 생각했어요. 어디 난징만 그렇게 아수라장이었을까요?
지금 현재도 여전히 학살이 자행되니 세상은 그다지도 변하지 않는건지 허탈해져요^^

미미 2021-03-30 18: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꼭 읽어볼래요♡ 제가 모르는 부분이 참 많다는 걸 또 느낍니다. 빨리 읽기
힘든 책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표지도 인상적이예요! 머리 맞죠?😳

페넬로페 2021-03-30 20:37   좋아요 3 | URL
문장이 일기형식이라 굉장히 관념적이예요.그것을 하나하나 생각해야하기에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것 같아요. 표지의 그림이 굉장히 여러 모양으로 보이는데 머리 맞는것 같아요^^

새파랑 2021-03-30 1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든 페이지에 밑줄이라니~리뷰 보니 읽어 보고 싶어집니다~!

페넬로페 2021-03-30 20:38   좋아요 3 | URL
저는 좋게 읽었는데 새파랑님도 이 책에 대해 좋은 감동 받으시면 좋겠어요^^

감은빛 2021-03-30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일본인이 중국인 화자의 입장에서 쓴 소설이라니!
정말 독특학 작품이네요.
덕분에 또 새로운 작가와 책을 알아가네요.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1-03-31 00:3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이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생각해보니 감은빛님께서 한번씩 올려주시는 일기같은 글과 홋타 요시에의 문장이 무척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레삭매냐 2021-03-31 15: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의 뒷부분 갈수록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홋타 요시에 작가의 책들이 좀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페넬로페 2021-03-31 17:54   좋아요 1 | URL
네, 이 책 읽으며 너무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 역시 이 작가의 다른책을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가보려고요**
 

알라딘 서재 친구이신 《단발머리》님의 페이퍼에
소개된 타이머!
시간을 정해놓으면 색깔이 차츰 없어진다는 것이 신기해서 곧장 따라서 구입했다.
요즘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책읽는 속도와 양이 줄어들어 그것을 개선할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었다.
마침 단발머리님의 페이퍼에 이 타이머가 소개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집중력을 기를 수도 있을것 같아 구입했다.
타이머를 사면서 ‘이거 괜히 돈 낭비하는거 아니야‘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격이 별로 비싸지 않아 그냥 샀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다.
60분을 정해놓고 몇 번 책을 읽었는데 매번 성공!
나한테는 효과만점이다.
북풀에서 친구분들이 소개한 책 말고 다른 것을 산 것은 처음이다.
레삭매냐님의 말씀처럼 이게 무슨 일이고? ㅎㅎ
단발머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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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6 14: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혹시 페넬로페님 이타이머 째깍째깍 소리가 나나요? 색깔이 없어지는게 신기 ㅎㅎ 전 하루키옹 라디오 50분짜리 들으면서 리딩하는데 하루키옹 점점 말이 넘 많아서 집중이(๑˃̵ᴗ˂̵)و

미미 2021-03-16 15:01   좋아요 3 | URL
어머 그건 또 뭔가요? 일어 리딩하신다는 거죠?

페넬로페 2021-03-16 15:04   좋아요 4 | URL
무소음이예요~~
귀에 대면 짤각짤각 소리를 느끼는 정도예요^^
60분지나서도 알람 소리를 온 오프 가능하구요**
여하튼 scott님 대단하세요~~
일어 리딩까지^^

미미 2021-03-16 15:33   좋아요 2 | URL
하루키옹이 2018년 부터 라디오DJ를 했네요!!

미미 2021-03-16 15: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 컬러가 사라진다구요?!!
앱으로도 많지만 자꾸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되니 별도로 타이머 필요했는데 딱이네요♡ 우헤헤
타이머 몇달간 살까말까 고민한 보람이 있네요ㅋㅋ바로 사러갑니다 슝~🏃‍♀️ 페넬로페님 이거 뭐라 검색하나요?😅

페넬로페 2021-03-16 15:06   좋아요 3 | URL
저도 폰으로 해보니 제가 계속 폰을 보고 있더라구요 ㅎㅎ
책 읽을때 타이머만 노려보며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21-03-16 15: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분들을 어쩌면 좋아요 ㅋㅋㅋ 책만 뽐뿌 받는게 아니라 타이머도 뽐뿌 받아 파도처럼 지름의 연속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3-16 15:34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이 🔥 불씨를 제공해서 이리됨요ㅋㅋㅋㅋㅋ주문완료😆

페넬로페 2021-03-16 16:03   좋아요 2 | URL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계실것 같아 공유했어요 ㅎㅎ

라파엘 2021-03-16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디에서 뭐라고 검색하면 이 알람시계를 찾아서 구입할 수 있을까요?

2021-03-16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6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1-03-16 18:44   좋아요 2 | URL
찾으셨나요? ‘구글 타이머‘ 검색하심 비슷한 녀석들이 줄줄이 유혹합니다. 고르느라 애먹었음요ㅋ😅

단발머리 2021-03-16 18:4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앗!! 페넬로페님 알라딘 서재친구 단발머리입니다! 페넬로페님이 제 서재에서 보시고 이 타이머를 구매하신 건 맞지만,
페넬로페님 타이머가 제 꺼보다 이뻐요!!!!!! 이럴수가 있습니꽈! 여러분!!!!!

라파엘 2021-03-16 18:16   좋아요 5 | URL
저도 덕분에 구입예정입니다 ㅎㅎ 그런데 이렇게 인기를 끌면, 알라딘에서 이 타이머에 문학작품을 배경으로 넣어서 굿즈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타이머 배경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가 있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ㅋ

다락방 2021-03-16 18:19   좋아요 5 | URL
저 라파엘님 말씀처럼 굿즈로 나온다에 250원 겁니다!

단발머리 2021-03-16 18:20   좋아요 3 | URL
좀만 더 쓰시지요!! 저 500원 겁니다!!!

다락방 2021-03-16 18:21   좋아요 4 | URL
다락방 뽀대가 있지. 530원 갑니다.

단발머리 2021-03-16 18:22   좋아요 4 | URL
그거 알라딘이 이 좋은 의견 낸 사람들한테 주는거 맞죠? 저 10,000원 겁니다. 보고 있나, 알라딘?!?

페넬로페 2021-03-16 18:46   좋아요 4 | URL
저의 알라딘 친구분인 단발머리님!
정말 감사드려요~~
글구 제가 좀 예쁜걸 샀습니다^^

파이버 2021-03-16 19: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샀어요! 페넬로페님께서 사신 예쁜 무늬의 시계도 탐났지만 저는 단발머리님과 똑같은 빨강으로 구입했답니다. 아직 배송중인데 페넬로페님의 사용기를 보니 더욱 기대됩니다 ^^

페넬로페 2021-03-16 19:51   좋아요 5 | URL
빨간색도 선명하게 예뻐요~~
훨씬 집중이 더 잘 될것 같아요^^
타이머 맞춰놓고 우리 열심히 책읽어요 ㅎㅎ

단발머리 2021-03-16 21:22   좋아요 3 | URL
빨강색 축하드리구요! 우리 이런 분위기면 타이머 맞추는 시간도 서로 맞춰놓고 같이 책 읽어야 하는건 아닌지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cott 2021-03-16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근데 진심 50분동안 타이머 걸어 놓고 책만 집중 가능해요jQuery18305910251440387895_1615900590899
전 최대 집중력 20분인데 !!
짠돌이 알라딘 봄 신상 굿즈로 타이머⏳ 만들롸!!


페넬로페 2021-03-16 21:29   좋아요 2 | URL
50분이 아니고 60분이예요~~
그게 가능하더라구요
당분간 지속되면 좋으련만^

감은빛 2021-03-16 2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타이머가 또 새로운 유행이군요. ㅎㅎ

페넬로페 2021-03-16 21:31   좋아요 2 | URL
타이머가 색깔이 점점 없어지는게 신기해요^^
어쨌든 이 타이머하나로 하루를 웃으며 즐겁게 보냈어요**
알라단 이웃님 덕분예요 ㅎㅎ

mini74 2021-03-16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잠시 일하고 왔더니 타이머 광풍이!!! 어머 이건 사야돼! 입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1-03-16 22:33   좋아요 1 | URL
저도 반신반의해서 몇번이나 제품 클릭하다 지우다를 반복했었는데 책 옆에 두고 있으니 계속 함께 있어야 할듯 해요^^
정들었어요^^

붕붕툐툐 2021-03-16 2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타이머 쓰나미, 넘 인상적으로 잘 봤습니다. 타이머에 열광하시는 모든 분들 다 너무 사랑스러우심돠!!ㅎㅎ

페넬로페 2021-03-16 22:34   좋아요 0 | URL
오늘 하루 타이머 덕분에 행복했어요^
모든 분들 다정하시고 사랑스라워요**

유부만두 2021-03-22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진즉에 사서 쓰고 있다지요? 나름 어얼리 어답터 입니다. 으쓱. 주로 막둥이 숙제 시킬 때 씁니다.;;;

책 뿐 아니라 여러 생활 아이템도 소개하는 알라딘 서재, 정말 좋은 곳 아닌가요?
책 소개에 치여서 새책, 도서관책, 묵은책 ... 등등 쌓아두는 사람입니다. ^^

페넬로페 2021-03-22 14:35   좋아요 1 | URL
아! 그랬군요~~
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정말 여기 이 곳은 책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좋은 것을 알려주셔서 너무 좋아요~~
일단은 유부만두님처럼 저도 책어 치여 있어요 ㅎㅎ

coolcat329 2021-04-02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페이퍼를 왜 이제야 봤을까요... 정말로 도움이 되나요? 저는 폰은 안보는데 뭔가 이런 외부 압박이 필요해서요. 네..정말 집중력이 떨어져서 힘드네요. 찾아보겠습니다. 살거같습니다.

페넬로페 2021-04-02 21:20   좋아요 0 | URL
네 저한테는 확실히 도움이 되네요. 시간을 맞춰놓고 색깔이 사라질때까지는 일단 핸폰 안보기~~
아직까지는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