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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마미의 15분 키친
정미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퇴근길, 부랴부랴 장을 보고 후다닥 집에 도착해서는 서둘러 저녁준비를 시작한다. 저녁준비를 하는 동안 작은 아이는 옆에서 밥상을 차릴 때까지 '배고프다'라는 말을 하며 엄마를 보챈다. 엄마를 기다리며 배를 곯았을 아이를 생각하면 내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음식 준비가 서툰 탓인지 오히려 더 허둥대기만 한다. 빠른 시간내에 아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려면 인스턴트 음식 하나면 만사OK이지만, 바쁘고 힘들어도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엄마가 직접 만든 요리를 먹이고 싶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빨리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 엄마를 기다리며 저녁을 기다렸을 아이를 위해, 배고픔을 달래며 퇴근을 해서 돌아오는 남편을 위해 조금은 빨리, 조금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보기에 화려하고 레시피가 어려운 요리도 좋지만 요리는 쉬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쉬워야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의 특성상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조림이나 밥 종류를 제외하고는 조리 시간이 대부분 15분 정도인 생활 요리들을 수록해 간편하게 집밥을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프롤로그 中)

 

 

 

우리 가족을 위한 엄마의 십계명

 

1. 좋은 재료를 구입합니다.

2. 직접 만든 양념을 사용합니다.

3. 국물 요리는 채수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4. 가공식품은 뜨거운 물에 체셔서 사용합니다.

5. 식품 첨가물은 꼭 확인하고 구입합니다.

6. 제철 재료를 많이 먹습니다.

7. 한입 요리를 자주 만들어 주세요.

8. 가족의 아침은 꼭 챙깁니다.

9. 예쁘게 만들어 예쁘게 담아 주세요.

10. 아이와 함께 요리하세요.

 

이런 나의 물음에 '15분 키친'은 아주 적절한 답변이었다. 15분이면 완성되는 쉽고 맛있는 집밥 레시피는 저녁 준비로 바쁜 나와 같은 워킹맘에게는 너무도 솔깃하다. 저자 햇살마미가 만드는 레시피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서 블로거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는데다, 쟁쟁한 요리 블로거들과 경쟁했던 CJ '나는 프레시안이다' 온라인 요리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실력이라고 하니 그녀의 레시피가 더욱 궁금해진다.

 

 

 

이 책은,

잎을 주로 먹는 깻잎, 배추, 부추 등의 잎채소로 만든 웰빙 밥상을 차려볼 수 있는 푸릇푸릇 잎채소, 양의 기운을 담고 있어 따스한 성질을 지녀 추운 계절에 먹으면 좋은 흙 내음 가득한 뿌리 채소, 텃밭에 주렁주렁 열매채소, 채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높은 두부, 버섯, 콩 등 채식할 때 자칫 부족할 수 있는 단백질을 챙길 수 있는 단백질 가득한 건강 채소,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은 바다에서 나는 채소로 나누어 80여가지의 음식을 소개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음식은,

칼륨과 칼슘 등이 풍부한 재료인 깻잎으로 만든 깻잎 된장지, 함암 효과가 탁월한 대한민국 대표 음식인 김치를 이용한 매콤한 주먹밥 김치 볶음 오니기리, 황산화 작용이 뛰어난 식품인 카라에 과일을 넣어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 매콤하면서도 달달해 입에 감기는 것이 여름철 반찬으로 정말 좋은 매운 감자 조림, 일본 음식 특유의 감칠맛이 나는 말캄한 일본식 무 조림, 혈액을 깨끗하게 만드는 양파를 이용한 매운 양파 피클, 밑반찬으로 만든 우엉조림과 무말랭이를 함께 넣어 만든 우엉 무말랭이 김밥, 비타민 C도 많이 들어 있고 캡사이신도 있어 다이어트에 좋은 재료인 꽈리고추를 이요한 꽈리고추 찜, 으깬 두부에 된장과 고추장을 넣어 만든 두부 쌈장, 달짝지근한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굽는 간단해도 맛 좋은 새송이버섯 구이, 당면 대신 콩나물로 색다른 잡채를 즐길 수 있는 콩나물 잡채 등이다. 간단한 레시피에 반하게 되는 음식들은 손님상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비주얼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특히,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를 이용한 요리는 아이들의 편식에도 도움을 줄 듯 싶어 마음에 쏙~ 든다. 또한, 주부들이 꼭 알아두어야 하는 건강한 재료 고르는 법, 재료 손질법, 맛간장 만드는 법, 채수 만드는 법 등 저자의 노하우도 친절히 소개하고 있다.

 

 

 

매일매일 따라 하고 싶은 그녀의 참 쉬운 요리 <<햇살마미의 15분 키친>>은 가족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인 레시피를 소개한다. 직장과 집안 일로 바쁜 워킹맘들에게는 더없이 좋을 간단한 레시피는 내 가족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은 엄마이자 아내의 바람을 담았으며,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레시피는 워킹맘의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을 듯 싶다. 이제 퇴근 후 배고픈 아이를 위해 허둥댈 필요도, 아이의 건강을 염려할 필요도 없을 듯 싶다. 이제 퇴근 후 저녁시간이 힘들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엄마이 정성이 들어가 더 맛있는 건강한 채식 레시피 <<햇살마미의 15분 키친>>이면 만사OK니까.

 

 

 

(이미지출처: '햇살마미의 15분 키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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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9-2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안녕, 아이비 라임 청소년 문학 6
캐시 스틴슨 지음, 박은정 옮김 / 라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내 동생 아이비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입니다!

 

그러나 아이비는 불쌍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아이비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비에게도 평범한 기쁨이 반짝이고, 무지개가 뜨는 날이 있습니다. (표지 中)

 

책 제목, 책 표지삽화를 보니 어렴풋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빈 휠체어와 '안녕'이라는 두 글자가 의미하는 것은 가족, 죽음, 그리고 장애일 게다. 누군가는 흔하디 흔한 소재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부족한 소재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탓에 이런 주제를 가진 작품에는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내 인생의 원투 펀치>는 다운 증후군 소년 빌리와 학교 짱인 데인과의 우정을 담았으며, 다섯 번째 이야기 <수상한 가족의 조건>에서는 가족에 대한 색다른 질문을 던졌다. 장애인, 가족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전혀 다른 스토리로 전혀 다른 감동을 주는 여섯 번째 이야기 <<안녕, 아이비>>는 장애아를 둔 가족의 현실적인 문제와 장애아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늘 이런 식이다. 평소에는 나한테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가, 엄마 아빠가 필요할 때만 나에게 '가족'이라는 걸 강조한다.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현관문을 쾅 닫아 버렸다. (중략) 아이비 같은 동생이 있으니까, 내가 엄마 아빠를 돕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두 분이 그걸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때때로 화가 치밀었다. (본문 9,10p)

 

삼 주일 전에 한나가 데이비드네 동네로 이사를 왔고, 데이비드는 한나가 마음에 쏙 들었기에 오늘 처음 하나의 집에 초대받은 데이비드는 무지무지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딱히 아는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없어서 초대한 것 같아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데이비드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 아빠는 아이비 약을 사 오라는 심부름을 시키니 데이비드는 아이비 위주인 부모님에게 쌓인 불만이 불시에 터져 나오고 말았다. 더군다나 아이비가 받는 치료의 의료 보험 혜택이 올여름부터 중단되면서 치료비가 너무 많이 드는 탓에 캠프에도 다녀오지 못했으니 데이비드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비는 배배꼬인 팔다리, 왜소한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머리, 초점 없는 눈, 축 처진 입술을 가졌다. 데이비드가 한나와 함께 아이비를 휠체어에 태우고 약을 사러 가는 길, 데이비드는 학교 애들 몇 명과 마주치게 된다. 아이비를 쳐다보며 빈정거리는 녀석에게 아이비가 인사를 하자 녀석들은 웃음을 터트리자 데이비드는 한나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아이비때문에 망쳤다고 생각한다. 물을 좋아하는 아이비와 데이비드가 정원에서 놀던 중 아이비가 경련을 일으키자 엄마 아빠는 아이비를 진정시키고 데이비드만 남겨둔 채 집으로 들어가자, 데이비드는 아이비의 경련 때문에 당황하고 놀란 자신의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은 부모님이 뭔가 부탁할 일이 있을 때 말고는 자신의 존재를 잊은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한나와 함께 데이비드네 가족은 오두막 여행을 가게 되고, 데이비드는 한나와의 여행에 즐거워하지만, 아이비로 인한 갈등이 생겨나고, 데이비드와 한나가 산책을 나간 사이 호수에서 아빠와 물놀이를 하던 아이비가 사고로 죽게 된다. 아이비가 죽어 가던 그때, 데이비드는 자신이 미칠 듯이 기뻐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러던 중 아빠가 아이비를 죽게 내버려 두었다는 소문을 듣게 되면서 아빠에 대한 원망과 미움으로 갈등을 겪게 된다. 아이비의 죽음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데이비드는 상처를 받게 되고, 아빠에 대한 오해는 한없이 커지지만,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갈등은 풀어졌기에 데이비드는 경찰이 찾아와도 아빠에 대한 믿음으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비의 죽음도 서서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는 아이비라는 동생이 있었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의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기뻐할 줄 아는 기적 같은 아이였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모두 아이비를 잊겠지만, 우리 가족만은 영원히 그 아이를 사랑하고 기억할 것이다.

나는 아이비의 묘비를 어루만지며 작게 중얼거렸다.

"안녕, 아이비." (본문 166,167p)

 

200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이야기지만 장애아와 그 가족들의 삶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작품이었다. 장애아 동생을 둔 오빠 데이비드의 심리와 열여섯 데이비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애아를 향한 주변의 다양한 시선이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이었는데, 특히 장애아를 가족으로 둔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장애를 가진 가족들은 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을 보살피는 것으로 인해 힘들어하기 보다는 자신들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으로 인해 더더욱 힘겨워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비록 데이비드가 장애를 가진 여동생으로 인해 부모에게 소외감을 느끼고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 탓에 슬퍼했지만, 그것보다 주변의 불편한 시선으로 인해 더욱 힘겨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나는 장애를 가진 아이비와 그의 가족을 아무런 편견없이 바라보는 인물이다. 우리 대부분은 데이비드와 아이비를 놀리고, 아이비의 죽음을 둘러싼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런 우리들에게 한나는 우리가 장애아 혹은 그들의 가족을 바라보는 방법, 그들을 대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는 인물이었다. 그들과 마주할 때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던 나는 한나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가 그랬듯이 데이비드의 가족과 한나를 통해 우리 사회의 편견이 점차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분명한 것은 <<안녕, 아이비>>는 그런 힘을 가진 책이라는 점이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너무 짧아서 더 읽고 싶어진다는 것뿐이다. 몰입해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장애, 사회의 편견, 사고사, 가족애 등의 주제를 우리가 평소에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셔널포스트지 (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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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변주곡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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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표가 그려진 분홍색 표지도, 제목도 참 예쁜 책이다. <생각이 나서><밤 열한 시><밀리언 달러 초콜릿> 등 참 많은 책을 쓴 작가인데도 나에게는 좀 생소했다. 이 책은 2008년 1월에 출간된 <밀리언 달러 초콜릿>의 개정판으로 만들 작정이었으나, 작업 과정에서 <밀리언 달러 초콜릿>에 수록된 글들이 덜어지면서 애초의 계획과 달리 새로운 글에 옛글을 약간 더하여 만들어진 책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사실 오래전에 쓰여진 글을 다시 읽으면 뭔가 부끄럽고 창피한 느낌이 들긴 하는데, 이런 느낌이 많은 책을 출간해온 작가에게도 똑같이 드는 생각인가보다. 블로그 시작하면서 처음 쓰여진 리뷰들을 읽다보면 창피한 느낌이 들어 삭제하고 싶은 마음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같은 책을 다시 읽게 되면 리뷰를 다시 쓴 적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공감때문일까? 생소한 작가이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책 제목 <반짝반짝 변주곡>>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아, 어머님께 말씀을'에 의한 열두 개의 변주곡>의 애칭이란다. 빠르거나 느린, 부드럽거나 강렬한, 즐겁거나 애처로운 선율들처럼 이 책에 수록된 황경신 작가의 시와 에세이에는 우리 삶의 이러한 선율들이 수록되어 있다.

 

빠르거나 느린, 부드럽거나 강렬한, 즐겁거나 애처로운 선율들이다. 조그만 시냇물이 산길을 돌고 돌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느낌이다. 모퉁이를 돌아 만난 새로운 세계에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바위를 만나 당황하기도 한다. 오목한 틈 사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비탈길을 신 나게 달려 내려가기도 한다. 하릴없이 져버린 꽃잎을 껴안고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하고 바람 소리에 맞춰 찰랑찰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반짝이는 세계, 반짝이는 슬픔, 그리고 반짝이는 마음이다. 그러나 뒤돌아보지 않고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마음이다. (본문 310p)

 

<<반짝반짝 변주곡>>은 ㄱ에서 ㅎ까지, 우리 삶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가 작가가 가진 아주 커다란 이야기 보따리를 떠올리게 한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작가의 이야기 보따리는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뭔가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공허함, 상실감, 슬픔, 절망 등의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아마도, 지나간 이별과 다가올 이별 같은 거. 그게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내가 받은, 그리고 앞으로 받게 될 상처도 가짜가 될 테니까."

하지만 그녀도 나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우리가 받아 온 또 받게 될 상처는 우리의 심장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갈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 시간이 되었을 때, 우리는 뭔가 반짝이는 것, 두근거리는 것, 부드럽고 친절하고 달콤한 것, 우리의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한 조각의 초콜릿 같은 것을. (본문 86p)

 

이 세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로 간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렇게 일생을 보낸다. 이 세계 사람들은 누구도 그들의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지만, 그들에 관한 단 한 가지 이야기가 은밀하게 전해오고 있다. 그건 다른 세계로 간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생의 마지막에 남긴 말이다.

"후회하지 않아. 불완전한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던 고통의 날로부터 나는 소중한 것을 얻었으니까. 그건 진짜 삶이었어." (본문 96p)

 

[백 퍼센트의 사랑]이라는 제목의 이야기에 마지막 구절이다. 자신의 완벽한 연인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세계에서 어리석게도 백 퍼센트의 연인과 백 퍼센트의 사랑에 빠져 영원히 행복한 사랑을 하는 것에 회의를 느낀 이단아들이 완전한 사랑 같은 건 없는 다른 세계로 가게 되고, 끝없이 의심하고 질투하며 심지어 사랑이라는 이유를 들먹이며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혹은 상처받고 외로워하며 눈물로 많은 밤을 지새우면서도 끝내 완전한 사랑을 얻지 못하면서도 이단아들은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건 진짜 삶이었다고 말이다. 이별의 슬픔, 사랑의 상처, 외로움과 고독 등 삶의 무거움이라 느꼈던 감정들이 바로 우리의 진짜 삶임을 작가는 이렇게 전하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 말라고 어루만져주는 듯한 작가의 이야기에 슬픔과 상실이 훗날 내 삶의 반짝반짝 빛나는 또 하나의 선율이 될 것임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이야기는 나에게 들려주듯, 어떤 이야기는 혼자만의 독백처럼, 어떤 이야기는 마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듯 들려오는 이야기들에 빠져든다. 이해하기 난해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묘한 설득력, 묘한 공감이 있다. 난해하지만 마음을 끌어당기는 이야기들, 그것이 이 작가만의 독특한 매력이 아닐까 싶지만, 이 작품으로만 작가를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할터이다. 그렇게 작가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내게는 다소 생소했던 황경신 작가가 이렇게 내게 다가왔다.

 

다 잊을 필요는 없지만 다 간직할 필요도 없다. 다 버릴 수도 없고 다 가져갈 수도 없다. 살아 있는 한 사람의 삶에서, 소유란 그러한 형편이다. 기쁨이었던 것이 슬픔이 되고, 가벼웠던 것이 무거워지고, 높이 날던 것이 내려앉고, 영원할 줄 알았던 것이 문득, 끝이 난다. 모든 방들의 밖에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나눌 별'과 '떠날 리'를 나눈다. 그리고 어둡고 좁은 복도에 앉아 가만히 기다린다. 나누어질 시간이 오기를. 혹은 떠날 시간이 오기를. 혹은 그 시간이 영원히 오지 않기를. (본문 1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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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읊조리다 - 삶의 빈칸을 채우는 그림하나 시하나
칠십 명의 시인 지음, 봉현 그림 / 세계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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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시를 읽다가 울던 홍은희 배우를 보게 되었다. 그녀가 지은 [사진]이라는 시에 공감하면서 문득 오랫동안 읽지 못했던 시가 읽고 싶어졌다. 짧은 글 속에서 느껴지는 위로와 공감이 그리워졌다. 그렇게해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순간을 읊조리다>>다.

 

슬플 때, 외로울 때, 화나거나 속상할 때, 억울해서 울고 싶은 찰나에 단 한 줄의 짧은 글로도 마음을 위로받을 때가 있다. 많은 말을 담아 놓은 듯한 짧은 한 줄은 마치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 그렇게 나를 바라보곤 한다. 가끔은 힘들고 지칠 때 그렇게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시와 만나 위로받곤 했는데, 어느 새 그런 감정들이 찾아와도 시를 찾아볼 여력도 없이 마음에 담아두거나 삭히곤 했다. 사실 내 스스로가 힘들고 지쳐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렸던 모양이다. 오랜만에 시를 읽으면서 아, 내가 지금 위로받고 있구나,를 느끼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듯 싶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진짜 문장들!을 만난 탓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시집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으면서 나는 조금씩 차분해져갔다. 김행숙, 용택, 나희덕, 이연주, 윤동주, 정호승, 최승자, 황혜경 등 시대를 대표하는 칠십 명의 시인들이 읊조린 우리 삶의 순간을 붙잡은 감동적인 시가 수록된 <<순간을 읊조리다>>를 읽는 독자들 역시 나처럼 생각지도 못한 위로를 받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공항에서 쓸 편지   _문정희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나 지금 결혼 안식년 휴가 떠나요

그날 우리 둘이 나란히 서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겠다고

혼인 서약을 한 후

여기까지 용케 잘 왔어요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고

아니 오아시스가 사막을 가졌던가요

아무튼 우리는 그 안에다 잔뿌리를 내리고

가지들도 제법 무성히 키웠어요

 

하지만,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병사에게도 휴가가 있고

노동자에게도 휴식이 있잖아요

조용한 학자들조차도

재충전을 위해 안식년을 떠나듯이

이제 내가 나에게 안식년을 줍니다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내가 나를 찾아가지고 올 테니까요 (본문 23p)

 

 

여자들은 아내, 엄마, 며느리, 딸 수많은 이름을 가지게 되지만, 정작 자신의 진짜 모습, 진짜 이름은 잊고 살게 된다. 누구의 엄마로 불리어지는 수십 년 세월동안 자신은 사라지고 없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고, 위로받는 내용의 시들이 참 많았지만, 수많은 이름을 갖게 되면서 '진짜 나'가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는 중인 나는 이 시에 무척이나 공감하면서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어보았다. 나 아닌 누구의 엄마와 아내로 살아가는 시간이 결코 나쁘거나 불행하지는 않지만 문득문득 온전한 '나'는 무엇이었던가를 떠올릴 때가 있었는데, 이 시를 읽다보니 공감과 위로가 동시에 밀려온다. 하지만 시만으로 공감하고 위로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시는 시화 또한 압권이었다. 여행가방을 들고 나갔지만 여자의 시선은 여전히 집에 머물고 있다. 결코 떠나지 못할 그녀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게 바로 우리네 주부들의 모습이 아닐런지. 에고...별 수 없으시군요, 하지만 그래서 더 위로받고 있는 건가봅니다, 나 혼자 중얼거려본다.

 

 

김경미 시인의 '고통을 달래는 순서'라는 제목을 가진 시가 있다. 그 시의 내용은 제목보다도 짧은 단 세글자인 '견딘다'. 다잡은 두 손이 '견딘다'라는 단 한 줄 속에 수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로인해 나는 지금 이 순간을 견디게 된 듯 싶었다. 힘들고 아프고 슬프지만 우리는 견딘다. 힘들고 지치고 아프고 외롭지만 그래도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삶이니 말이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_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도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본문 66,67p)

 

 

 

단어 _이이체

 

의연해져

불행은 잠시 동안만 긴 거야 (본문 100p)

 

내 마음은 한없이 바닥으로 꺼지고 있는데, 왜이러는지 나도 잘 모를 때가 있다. 헌데 이 시들은 왠지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는 듯,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듯 나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토닥토닥, 괜찮아진다고. 토닥토닥, 이해한다고.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수많은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시인들은 가장 간결한 글로 우리를 위로하고, 공감해주고, 감싸주고, 달래주고 있었다. 이 시들 속에는 지금의 나, 예전의 나 모두가 담겨져 있었다. 그래서 시 한 편 한 편이 이다지도 소중한가보다.

 

 

 

낙화, 첫사랑 _김선우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본문 105p)

 

내 삶이 다른 누구와도 결코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나는 내가 잘 못된 길로 가고 있지 않음에 감사하게 된다. 아픈 것도, 외로운 것도, 고독한 것, 이 아픔들이 새싹이 되어 우리 몸 어느 구석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살아남아 줄테니 말이다. 힘들 때도, 기쁠 때도 함께하면 좋을 문장들은 아픔들이 새싹이 되어줄 자양분이 되어줄 터이다.

삶의 빈칸을 채우는 그림하나 시하나 <<순간을 읊조리다>>를 읽으면서 내 삶의 빈칸도 조금씩 채우는 법을 배우게 된다. 오랜만에 읽은 시 속에서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내 삶을 바라보게 되어 참 좋았다.

 

(이미지출처: '순간을 읊조리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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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플라이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3
수잔 거베이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문득 '사랑해 지선아'의 이지선 작가가 생각났다. 14년 전, 이화여대 재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 55%의 3도 중화상을 입고 40번이 넘는 대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은 이지선 작가. 그녀는 이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UCLA 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만난 것'이라고 말했던 이지선 작가의 이야기는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정말 중요하고 영원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말은 오랫동안 진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그 감동이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있는 지금, 따뜻한 기후를 찾아 장거리를 이동하는 나비들처럼, 연약함을 거부한 열일곱 살 소녀 캐서린을 만나게 되었다.

 

<<버터플라이즈>>는 뉴욕 북페스티벌 어워드 수상작이자 뱅크 스트릿 교육대학 선정 올해의 아동 도서상 수상, IBBY(국제아동도서혀회) '장애 어린이를 위한 좋은 책'에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 가족 심리치료사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화상 생존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유머와 용기, 희망을 발견했던 여정의 기록이라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 상처없는 사람은 없다. 꽃으로 맞아도 눈송이와 부딪쳐도 상처 입는 게 사람이라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저마다 가지고 있는 상처를 열일곱 살의 소녀가 아픔을 극복해가는 희망의 여정이 담긴 이 책을 통해서 타인의 상처에 공감하고 자신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것 봐라. 드라큘라잖아. 야, 넌 어떻게든 한 입이라도 맛 좀 보게 해달라고 사랑을 구걸하려면 종이봉지로 얼굴부터 가려야겠다." (본문 11p)

 

스물일곱 번의 수술에도 여전히 화상의 흔적들을 몸에 지니고 있는 캐서린은 버스 정류장에서 친구 제시가 내려놓은 가방에 발이 걸려 넘어질 듯 비틀거리게 되고, 그런 캐서린에게 마크는 자신의 재치 있는 농담에 흡족한 듯 미소를 짓는다. 몇몇 친구들이 웃음을 터트리지만 캐서린에게 그 말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피부의 흉터처럼 마음에 심한 흉터로 자리잡았다. 세 번째 생일을 앞둔 갈색 눈을 가진 통통하고 예쁜 아이였던 캐서린은 아파트 앞 잔디밭에서 언니인 레이첼과 놀다가 발을 헛디디며 정원의 쓰레기 더미와 화학약품 연기 속으로 떨어졌고 휘발유로 인한 불꽃은 더없이 맹렬하고 빠르게 캐서린의 갈색 머리카락와 머리팅을 집어 삼켰으며 그녀의 두 팔과 포동포동하고 보드라운 몸뚱이를 휘감았다. 하지만 엄마는 남들의 시선에서 제 아이를 감추기에 급급한 사람들과는 달랐다.

 

"캐서린, 넌 네 흉터들을 감춰서는 안 돼. 그러면 앞으로 넌 영원히 그걸 감추려고 하게 될 거야." (본문 30,31p)

'난 왜 모든 것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거야? 엄마는 내가 운이 좋다고 늘 얘기하지. 난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구역질이 나. 내가 뭐가 운이 좋다는 거야, 대체.' (본문 59p)

 

댄스파티에 입고 갈 드레스를 찾는 캐서린은 끈 없는 검은 벨벳 드레스를 입어보지만 점원은 긴 소매에 흰색 단추가 목까지 달려있는 무늬 없는 검정 면 드레스를 내민다. 함께 댄스파티에 가기로 한 제시는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던 그렉으로부터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고 캐서린에게 양해를 구한다. 캐서린은 배신감이 드는 마음과 달리 허락을 하지만 혼자 댄스파티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도망치고 싶지 않지만 댄스파티에 홀로 갈 수 없었던 캐서린은 엄마의 설득에 댄스파티에 가게 되고, 윌리엄을 만나게 되고 첫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윌리엄에 대한 엄마의 지나친 간섭으로 윌리엄은 캐서린의 흉터에 대해 알게 되고 캐서린을 피하게 되는데, 그런 윌리엄의 태도에 캐서린은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캐서린은 엄마를 사랑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엄마의 꼬마 공주님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갑갑함을 느끼고 스스로 뭔가 선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드러내지 못한 채 혼자 아픔을 끌어안고 있던 캐서린은, 점점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연민, 친구와의 우정, 첫사랑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 등 자신의 아픔을 점차 드러내기 시작한다. 캐서린은 다른 친구들과 같아지고 싶은 열망에 재수술을 결심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 캐서린은 아픔을 딛고 희망을 갖게 된다.

 

'난 숨지 않을 거야. 나에겐 엄마와 레이첼이 있어. 내가 헤쳐 온 게 어딘데 이제 와서 숨는다니 말이 돼? 그런데 사실은, 숨고 싶어. 꽁꽁.' (본문 316p)

'내가 왜 울고 있는 거지? 의사 선생님, 저는 꼭 선생님처럼 누군가의 영웅이 될 거예요. 내 흉터들이 모두 깨끗하게 사라지는 날은 오지 않겠지만 이제는 전처럼 두렵지 않아요. 더 이상 내 자신이 괴물처럼 느껴지지 않고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말이에요.' (본문 341p)

 

<<버터플라이즈>>는 열일곱 살 사춘기 소녀의 일상과 과거의 회상이 중첩적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캐서린이 화상으로 인해 겪어야하는 아픈 상처와 그로 인해 가족, 친구들과 빚어지는 갈등이 잘 드러나 있다. 이런 아픔을 이겨내는 캐서린의 용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지만, 무엇보다 나는 사춘기 딸의 부모로서 캐서린을 평범한 소녀로 있는 그대로 대하고 사랑과 용기와 격려를 주는 엄마와 언니 레이첼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모든 상처를 혼자서 다 이겨낼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가족의 사랑과 격려가 필요한 것일 게다. 열일곱 살 캐서린의 고민은 열일곱 살 딸아이의 고민과 다를 바 없었다. 캐서린과 닮아있는 딸, 지금 딸에게 필요한 건 가족의 사랑과 격려가 아닐까?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상처가 존재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캐서린의 상처를 통해 공감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며, 가족과 친구의 사랑을 생각해보게 한다.

 

따뜻한 기후를 찾아 장거리를 이동하는 나비들처럼, 화상 생존자들은 저들의 연약함을 거부한다.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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