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가족의 조건 라임 청소년 문학 5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김선희 옮김 / 라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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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가족일까?

'가족'에 대한 색다른 질문을 던지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형태는 기존에 우리가 흔히 말하던 혈연관계에서 조금씩 폭넓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족의 의미를 어떻게 부여해야할까? 여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라임의 <<수상한 가족의 조건>>이다.

바자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옷을 구입하며 사전에 가출을 계획한 레오는 가족과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테이트브리튼행 기차료를 구입하고, 정작 자신은 글래스코 센트럴행 기차를 탔다. 비행기 사고로 엄마 아빠를 잃은 레오는 이모네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이종사촌인 플로와 케이틀린의 심술도 견딜만 했지만, 자신을 쳐다보는 존 이모부를 견딜 수 없어 레오는 영국 사람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아빠를 외면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 나선 것이다. 아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몇 가지 안되는 단서를 가지고 글래스코에 도착한 레오는 카페를 전전하다 도넛 봉지를 낚아채 달아나기 시작했다.

 

한편, 밴드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전자 기타를 사기 위해 신문배달과 마리나 아줌마네 트럭 도넛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핀레이는 마리나 아줌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왠지 낯익은 여자 아이가 도넛 봉지를 낚아채 달아나자 여자아이를 쫓지만 놓치고 만다. 자리를 비운 이유로 마리나 아줌마에게 혼이 난 피레이는 아줌마에게 여자아이 이야기를 하던 중 그 아이가 어제자 신문 <더 선>지에서 보았던 '레오, 관현악단 고아 실종'의 아이임을 기억해냈다. 연못가 벤치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던 레오는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메리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집에 머물게 된다. 핀레이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포상금 생각에 실종자 신고 센타에 레오를 신고하게 되는데, 며칠 후 운하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레오를 발견하고 쫓게 된다. 레오는 핀레이를 피해 할머니 집으로 피하지만, 메리 할머니 집은 핀레이가 신문배달을 하는 집이었기에 핀레이는 쉽게 레오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레오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곧 친구가 되고, 함께 레오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는 일을 도와준다.

 

핀레이의 도움으로 레오는 친척인 듯한 재클린을 만나게 되면서 노인 복지관에서 지내는 징 할아버지를 찾게 되지만, 자신을 찾고 있던 존 이모부에게 쫓기게 된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메리 할머니의 증세가 더욱 악화되면서 할머니는 병원에 가게 되고, 갈 곳을 잃은 레오는 핀레이의 도움으로 마리나 아줌마를 만나게 되면서 힘겨웠던 레오의 가족 찾기 여정은 끝이 나게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는 레오의 좌충우돌 여정이 담긴 <<수상한 가족의 조건>>을 통해 독자들은 많은 형태의 가족과 마주하게 된다. 부모의 죽음으로 이모네 가족과 살게 된 레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족의 형태인 핀레이, 그리고 자식이 없이 부부가 살아가는 마리나 부부, 삼대가 모여사는 재클린 가족  그리고 혼자 지내지만 친구들과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메리 할머니까지. 친구들과 의지하며 지내는 메리 할머니와 그의 친구들을 가족의 의미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들의 모습은 가족의 모습 그대로였으며,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되는 것이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형태가 점점 달라지게 되고, 머지 않은 미래에 가족은 지금보다 더 폭넓은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가족은 혈연관계에서 벗어나 서로 의지하며 서로간의 정을 통해 맺어진 형태로 변화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레오가 보여준 것은 바로 가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가족과의 관계형성 위해서는 서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가족간의 불화, 해체, 붕괴 등으로 가족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가는 요즘 레오의 가족 찾기 여정은 우리들에게 가족의 소중함, 의미 등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할 것이다.

 

가족에 대한 색다른 질문을 던지는 작품 <<수상한 가족의 조건>>은 유쾌함과 감동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덧붙히자면, 레오의 여정 중간에 소개되는 존 이모부의 독백이 담긴 섬뜩함은 색다른 즐거움이 되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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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자전거를 찾습니다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1
심소정 지음, 최덕규 그림 / 책속물고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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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물고기'라는 출판사 이름이 참 예쁘다. 물고기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며 바다의 푸름과 넓음을 얻기에 '책속물고기'는 세상에 흩뿌려진 수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는 의미란다. 출판사의 이름처럼 의미도 참 예쁘다. 책 읽기에 앞서 출판사 이름에 잠시 빠져있어 보았다.

 

 

엄마를 졸라서 간신히 새 자전거를 산 준오는 그날도 다른 때처럼 학원 상가 현관 입구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웠지만, 자물쇠를 채우는 걸쇠가 잘 들어가지 않는 탓에 억지로 구멍에 걸쇠를 밀어 넣다가 설마 누가 자전거를 가져갈까 하는 생각에 대충 걸고 학원을 다녀와 보니 자전거가 사라지고 말았다. 마냥 앉아서 자전거가 나타나길 기다릴 수는 없는 탓에 준오는 엄마와 늦게까지 벽보를 만들어 붙었지만, 간밤에 내린 비로 벽보는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준오는 한솔이로부터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경수가 자전거가 다섯 대나 있으며 다 주운 거라고 자랑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솔이와 함께 경수네 집을 찾은 준오는 주차장에 세워진 한 무더기의 자전거를 보게 되었고, 준오는 그 자전거들이 주운 것이 아니라 훔친 거라고 확신한다.

 

 

학원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축 처지는데다 오늘 유난히 학원 가기가 싫은 준오는 자전거 주차장에 한눈에 봐도 고물 자전거인데다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 않아 누가 버린 것이 틀림없이 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학원으로 향했다. 준오는 주인이 나타나면 언제든 돌려줄 거라고 큰소리를 치며 고물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 시함을 하던 준오는 한 아주머니로부터 자전거 도둑으로 몰린다. 집 앞에 버려져 있어서 몇 번 빌려 타고 다닌거라고 했지만, 아줌마는 친구들까지 싸잡아 도둑놈 취급을 하며 한바탕 연설을 늘어놓았다. 억울하고 속상한 준오는 자신의 마음을 뻔히 알고 있는 친구들에게 도둑놈 취급을 받자 더 참을 수 없었다.

 

준오는 훔친 게 틀림없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수가 자신과 달리 멀쩡하게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자전거 도둑의 가면을 벗기겠다고 결심한다. 올챙이 연못에 파란 자전거가 빠져 있다는 한솔이의 이야기에 준오는 용기를 내서 연못에 들어가 자전거를 꺼내보지만 자신의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꺼내놓은 자전거를 두고 옥신각신하지만 결국 연못 울타리에 세워두고 돌아간다. 하지만 다음날 파란 자전거는 사라졌고, 준오는 경수를 의심하게 된다. 당장 경수네 집에 가서 확인하고 싶은 준오는 친구들과 함께 경수의 가면을 벗겨버리겠다고 결심을 하는데, 경수와 경수 할아버지의 대화를 엿듣게 되면서 준오는 경수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고, 할아버지로부터 멋진 자전거를 선물받게 된다.

 

 

"할아버지, 근데 왜 연못에 자전거를 버려놨는지 모르겠어요. 연못에는 개구리도 살고 물고기도 사는데..."

"어디 연못에만 자전거를 버리는 줄 아니? 깨끗한 개천에 멀쩡한 새 자전거도 버린단다. 쓸모없다고 생각한 물건을 함부로 버리는 일이 허다하지." (본문 111p)

 

소중히 여겼던 자전거를 잃어버린 준오는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준오는 경수와 할아버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게 되면서 한 뼘 더 자라게 된다.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조금만 손보면 되는 물건을 고쳐쓰기보다 새로 구입하는 것은 물론이요, 새로운 모델에 현혹되어 얼마되지 않은 물건도 가차없이 버리곤 한다. 이렇게 부족함없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수와 준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물건을 함부로 버리고 있는 우리들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으며, 물건의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것. 조금만 손보면 새 물건이 되는 버려진 물건들, 우리가 함부로 버린 물건들이 누군가에는 정말 소중한 물건일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일 수 있다.

물질 만능 주의를 꼬집으면서 잃어버린 물건으로 인해 다쳤던 마음을 치유하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동화 <<파란 자전거를 찾습니다>>는 준오의 심리 묘사가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이미지출처: '파란 자전거를 찾습니다' 본문에서 발췌 / 도서제공: 한우리북카페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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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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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 가장 깊은 곳을 꿰뚫는 스릴러

작가가 미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눈알사냥꾼>>은 전작 <눈알수집가>의 매력 넘치는 두 주인공 알리나와 초르바흐 콤비가 다시 뭉쳐 잔인한 사이코패스와 그보다 더 잔인한 운명에 맞서고 끝내 붕괴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낸 사이코스릴러로 2011년 독일 작가가 직접 뽑은 최고의 스릴러 1위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작가는 <<눈알사냥꾼>>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눈알수집가>를 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첫 번째 소설과 연관을 맺고 있는 탓에 <<눈알사냥꾼>>부터 읽는다면 그 후에 읽는 <눈알수집가>는 그리 흥미진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 자체로 독립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작을 굳이 읽어야 할 필요는 없었으며, 이런 작가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읽고나니 전작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전작을 꼭 읽어보리라.

 

몇 달 동안 소름끼치는 숨바꼭질 게임을 했던 눈알수집가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는 23세의 프랑크 라만으로 네 명의 여자와 세 명의 아이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그는 어머니를 죽이고 아이를 납치한 후 아버지에게 45시간 7분의 제한 시간을 주었고, 이 시한이 지나면 아이는 자동적으로 질식하게 되었는데 눈알수집가라는 끔찍한 별명은 후에 발견한 아이들의 시신마다 왼쪽 안구가 없었기 때문에 얻은 것이었다. 라만의 이런 병적인 행동의 원인은 불우한 어린 시절에서 비롯되었다. 눈알수집가의 네 번째 게임은 경찰청 출입 기자 알렉산더 초르바흐의 활약으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그가 그들을 구해내는 대가는 너무도 컸다. 초르바흐가 최후의 순간에 유괴된 쌍둥이 남매의 은닉 장소를 발견하는 동안 프랑크 라만은 초르바흐의 부인을 살해한 후 율리안을 납치한 것이다. 그 이후 프랑크 라만은 종적을 감추었고, 초르바흐에게 주어진 기회는 이제 몇 시간 후면 끝이 난다.

 

자신의 목숨보다 율리안을 더 사랑하냐는 프랑크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초르바흐. 이제 프랑크는 그 증명을 요구한다. 결국 초르바흐는 율리안을 살리기 위해 감은 왼쪽 눈에 총구를 갖다 대고, 방아쇠를 당긴다. 초르바흐가 죽음을 택한 두 달 후, 영매이고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르바흐가 쌍둥이 남매를 구하는데 제보를 한 알리나는 스토야 반장의 지시에 의해 지금 세계적인 안과 의사이자 강간범과 살인범인 차린 주커를 마사지하기 위해 서 있다. 주커를 만져 그의 과거를 들여봄으로써 그가 마취 없이 여자들 눈꺼풀을 도려내는 데 사용한 메스를 어디에 숨겼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주커의 희생자들 중 살아남은 유일한 증인인 타마라 슐리어는 사라졌고, 주커에 대한 증거는 하나도 확보하지 있지 못한 상태였기에 일주일 뒤면 주커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알리나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커는 그런 알리나에게 눈을 뜰 수 있게 해주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한다. 결국 그녀는 방을 나오고 만다.

 

알리나에게 요한나 슈트롬이란 이름을 가진 한 여자가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의 딸이 사라졌으며, 경찰의 말처럼 가출이 아니며, 알코올중독으로 자신을 찾아온 한 남자가 딸아이가 벌거벗고 침대에 누워 있는, 두려워하는 사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알리나는 그가 차린 주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알리나는 초르바흐와 프랑크가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받는 조건으로 차린 주커를 마사지하기로 결심한다. 차린 주커를 마사지한 알리나에게 스토야 반장 대신 숄레 형사가 찾아오지만, 주커를 마사지 하면서 보게 된 환영 속에서 2월 16일이라는 범행할 구체적인 날짜가 언급되고 율리안이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단서를 찾은 알리나는 숄레에게 전하지 않는다. 테이프를 주겠다는 조건과 달리 숄레는 알리나에게 자신을 찾아올 주소를 건네고, 그곳을 찾은 알리나가 납치되면서 상황은 급전개되고, 반전과 반전 그리고 또 반전....놀라운 반전의 연속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저자 제바스타이나 피체크는 '반전의 마스터'라고 불린다고 한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반전 속에 독자들은 저자가 선사하는 반전의 드라마에 흠뻑 빠지게 된다. 그렇게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추악한 인간의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있자면, 영국의 사상가인 에드먼트버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악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량한 사람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의 침묵이 결국 비극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눈알사낭꾼>>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나서야 비로소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이 작품은 놀라운 반전 속에 책을 읽는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왜 이 작품을 두고 '작가가 미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라는 극찬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스릴러 속에 담은 인간의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진 이 작품으로 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이미지출처: '눈알사냥꾼'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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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R MINI 마이 카, 미니 - 나를 보여 주는 워너비카의 모든 것
최진석 지음 / 이지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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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늦깍이 자동차 마니아'로 부르는 최진석 기자는 한국경제신문사 산업부에서 자동차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미니(MINI)에 대한 책을 읽고 싶어 대형 서점을 찾아가 '미니'로 검색하던 중, 우리나라에 미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참고할 만한 책 한 권이 없다는 사실에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니는 1959년, 처음 세상에 등장한 후 깜찍한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으로 반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지금은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서 개성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문화와 패션의 아이콘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책은 자동차의 개발 배경과 특징은 물론 모터스포츠, 패션, 문화. 인물까지 미니와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을 다루고 있다.

 

 

미니는 신차를 소개하며 신기술을 홍보하거나 이 차가 가격 대비 성능과 만족도가 우수하다는 걸 굳이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저 미니와 함께하면 '즐겁다'는 걸 직접 느끼도록 할 뿐이죠. 평범한 자동차 브랜드라면 섣불리 시도하지 못할 마케팅 전략이자 미니만의 철학입니다...미니의 진정한 가치는 '즐기는(Fun)' 것이며 그것이 행복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본문 17,18p)

 

 

1959년 처음 출시되었을 때 미니는 길이 3050mm의 작은 차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차인 모닝의 길이 3595mm와 비교해보면 그 크기가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이 작은 차가 성인 네 명이 탈 수 있고 트렁크 공간까지 확복했다고 하니 정말 놀랍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미니는 예전의 미니에 비해 두 배 가량 커졌지만, 처음 설계했던 당시의 개성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여전히 '미니스럽다'고 말한다. 미니의 아버지 알렉 이시고니스 경은 '크기는 작지만 실내공간은 넓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연비가 높은 소형차'를 만드는 임무를 맡게 도었고, 앞바퀴 굴림과 엔진을 가로로 배치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개념으로 대성공을 이룬다. 미니는 당시 고유가 시대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차로 매우 환영을 받았는데, 미니의 명성은 도시가 아닌 산길에서 커졌다. 그것도 험준한 산길을 내달리며 순위를 가리는 랠리를 통해서였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렇게 미니의 명성은 자동차 경주에서 쌓였을 뿐만 아니라, 패션 업계에도 지대항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또한 1992년을 시작으로 2013년에 21회째를 맞은 유럽 최대 에이즈 퇴치 기금 마련 행사에 미니는 2001년부터 이 캠페인을 지원해오고 있다고 한다.

 

 

2013년 5월 18일 제주도 함덕해수욕장에서는 미니라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자동차와 함께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된 '2013 미니 런 인 코리아' 행사가 열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니의 진정한 가치인 '즐기는(Fun)'이라는 철학을 토대로  회사 측에서는 '미니 유나이티드'라는 축제를 열고 미니 한 대면 인생이 즐거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니 런 인 코리아 행사에 총 55대의 미니가 참여할만큼 우리나라에도 미니 마니아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미니 정비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가 자료 조사는 물론 각종 국제 자동차 전시에 직접 참여하고, 신차를 시승하며 미니를 연구했기에 이 책에서는 미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미니를 사랑하는 사람들, 미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행복한 책이리라. 

 

 

사실 운전면허증이 없는 탓에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많지 않은 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니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게 되으며, 예쁜 디자인과 미니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미니는 하나의 자동차 브래드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기에 미니에 관심이 없었던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이미지출처: '마이 카 미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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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38
이동진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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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자주 부르던 동요가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그 시절에는 누구나 이 동요를 불렀을 거에요. MBC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노을>이라는 곡이었죠.

♪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이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 그 시절 정말 많이도 불렀던 곡입니다. 우연히 눈에 띄는 책 제목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봄봄출판사의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입니다. 책 제목을 읽는데 그냥 읽혀지지 않네요. 저절로 동요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불러보는 동요였지요. 동요탓인지 무슨 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읽어봤는데 동요 <노을>의 노랫말을 지은 이동진 작가가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 그림책은 가을 농촌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여름 내내 시원한 들에 나가 살던 딱새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마을로 돌아오면서 가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네요. 참새도 까치도 떼지어 돌아왔지요.빨강, 노랑, 주황 물감을 칠한 듯 알록달록 곱게 물든 감나무 잎이 장독대에 떨어지고, 바람 속에는 들깨 익은 냄새가 고소하게 납니다. 그리고 들녘에서는 벼 베기가 한창이지요. 추수가 끝난 논에는 겨우내 외양간에 사는 누렁소의 먹이가 되고, 둥근 박이 자라는 초가지방에 새로 갈아 줄 이엉도 되는 볏가리가 쌓이네요.

 

 

숙제를 마친 유미를 유라를 업고 심부름으로 밭에 가서 아버지를 모시러 갑니다. 방에서 그림을 그리더 유노가 부리나케 따라나서네요. 노란 은행잎이 뚝뚝 떨어진 골목길을 남매가 달립니다. 뉘엿뉘엿 해가 서산으로 기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건넛마을 옹기종기 모인 집 굴뚝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밥 짓는 연기, 눈부신 햇살을 받아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억새의 모습을 보며 남매는 아빠에게 도착을 했네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느 새 서쪽 하늘에 뜬 솜사탕 구름이 붉어지며 온 하늘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우아! 멋있다. 누나 저 하늘 좀 봐!"

 

하늘에 숯불을 쏟아부은 듯 빠알간 노을을 남겼습니다. 남매는 하늘에 붉은 비단을 깛아 놓은 듯 고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어요. 정말 아름다운 노을이네요.

 

 

동요 <노을>은 제가 어린시절 많이 불렀던 곡이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도 많이 부르는 곡이기도 합니다. 예나지금이나 사랑받는 곡인거 같아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예쁜 동요가 이렇게 그림책으로 나왔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거 같아요. 엄마인 저도, 제 아이들도 서울에서 나고자라 시골의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림책으로나마 이렇게 시골의 정겨우면서도 포근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네요.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본 적이 언제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노을지는 하늘을 보고 싶네요. 함께 <노을>을 부르면서 말이죠.

 

(이미지출처: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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