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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빙점 -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56-2 ㅣ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59
미우라 아야꼬 지음, 최현 옮김 / 범우사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빙점에서 저자는 갈등과 자성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속편에서는 마치 미리 의도한 것처럼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제는 주인공이 요코로 바뀌어 진행됩니다.
이제는 요코가 자신의 두 어머니(키웠으나 박해했던 어머니와 혼외정사로 임신한 다음 낳았으나 자신을 버렸던 어머니)를 용서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저자는 전편과 달리 기독교 신앙을 표면에 노출시킵니다.
일본은 신교와 불교가 주이고 기타 종교들도 함께 인정되어 통계(스스로 인정한 복수의 종교)에 의하면 인구보다 더 많은 신도가 있습니다. 물론 인구 센서스에서는 대폭 줄어들어 다른 나라와 비슷한 비율의 신자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기독교는 10%이상이나 인정받지만 실제로는 1% 미만입니다.
아무튼 저자는 자신의 신앙인 기독교를 2부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CS 루이스가 아는 사람에게는 보이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글을 쓴 것과 대조가 됩니다. 이 시도는 글 전체와 어우러져 있으므로 분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기독교에 반감이 있는 분이라고 할지라도 그다지 껄끄럽지는 않을 것입니다.
며칠 전에 읽은 적과 흑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변덕이 심한 인간의 내면을 그리고 있어서 분개했었습니다. 사실 이 소설도 같은 시점에 수시로 변하는 인간의 내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러한 불쾌감이 없었습니다.
차이가 뭘까 생각해 보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작가의 의도 때문일 수도 있고, 작가에 대한 기대가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번역자 때문일 수도 있겠죠.
(2008년 8월 23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