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1 - 만남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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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젼에 빨간머리 앤이 나온 것은 대학교를 끝낼 무렵이여서 자주 볼 수가 없었다. 그 뒤에도 몇 번 더 방송한 것으로 아는데 인연이 없었다.

어느날 갑자기 이 책을 사기로 결정하고 주문을 하였다. 받은 책은 다른 책들처럼 한쪽에 오랫동안 놓여 있었는데, 지난 두 달 동안 너무 무거운 주제들만(몇 권 되지는 않지만) 보아온 것을 희석하기 위하여 이 책을 빼들었다.

텔레비젼에 나온 내용을 거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한 페이지가 넘는 앤의 대사를 보고 있으면 속사포처럼 쏘아 대는 모습이 저절로 연상되어 모처럼 유쾌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아내는 반대할지 모르겠지만 큰 애에게 꼭 읽으라고 말하면서 책을 전해줘야겠다. 

(08년 11월 2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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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7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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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리어는 세 딸에게 왕국을 나눠주고 사위들에게게 통치를 위임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사소한 말에 막낼르 버리고 만다. 닮은꼴이 된 글로스터 백작은 서자의 꾀임에 빠져 적자를 내치게 된다. 둘 다 인생유전이란 말에 걸맞게 파멸하게 되는 게 줄거리이다.

번역자는 책의 뒤에 해설을 붙여놓았는데 읽어보면 참으로 오묘하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순식간에 휘갈겨 써 내려간 글로 생각하면 꼭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사실은 모르므로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하자.

전체를 조망해 보면 말이 전체를 좌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리어는 말로 사위들에게 위임하는 순간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만다. 코딜리아는 말을 말로 여겨서 단축한 결과 비극을 초래하고 결국 몰락한다. 리간과 고너릴은 말을 말로 여겨 왕국을 얻어낸다. 하지만 역시 다른 이들의 말(저주)처럼 몰락한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말의 잔치이다. 연극을 생각하고 책을 읽으면 말의 잔치가 적절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읽을 만한 책이 되고. 

(08년 11월 18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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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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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한 해가 1949년이고 구상한 때가 1948이여서 뒷자리의 역수인 1984라고 정했다는 뒷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던 책입니다. 사실인지는 잘 모릅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세상은 완전히 통제된 사회인데 글을 쓴 시대가 시대인 만큼 요즘 우리들의 시각에서는 허접스러운 설정이 좀 보입니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니까 넘어 갑시다. 다른 고문이라든가 하는 부분은 동 시대를 다룬 매체에서 많이 본 것이니 작가가 인용하여 사용한 것은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의 주제를 차용하여 만들어진 다른 작품들이 그(이 책의 출간) 이후 많았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을 일전(20여 년 전?)에 TV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배경이 프라하의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2차 대전 후 체코의 공산당 지도부들이 대거 숙청되어 체포되고 고문과 회유를 거쳐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대부분 교수형을 당합니다. 주인공은 살아남아 수용되었다가 풀려나 서구로 망명하였다가 프라하의 봄 때 귀국하는데 그가 본 것은 진입해 오는 탱크입니다.(프라하의 봄은 바르샤바 조약군에 의해 진압되었죠.) 이처럼 고문에 의한 거짓 자백과 공개 처형은 유사이래 인류에서 떠나지 않은 일이니 이 작품에 등장한다고 해서 별날 것은 없습니다.

마지막 처리 부분(환상 속에서 다시 자백하고 처형당하는 장면 및 빅 브라더를 사랑한다고 되뇌이는 장면)은 요즘의 소설에서 사용하는 풍조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생각을 좀 해 보았지만 다른 결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통제된 삶과 그것을 깨닫는 사람에게 닥치는 시련은 일반적인 설정(현실)입니다. 특히 우리가 접하는 매체들에서는 자주 다루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다르면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제시되는 것입니다. 

(8년 7월 31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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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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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30년만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 솔직한 느낌은 [오셀로]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흔히들 말하기를 햄릿을 우유부단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최종철판 햄릿]에서는 그러한 면이 안 보인다.

나의 오래된 기억과 다른 점을 몇 발견하였는데, 예를 들어 묘지기가 오필리어를 위한 묘를 파고 있을 때 오래전에 죽은 (묘지기의 말에 의하면 9년이 지나야 썩는다고 했으니) 광대의 해골이 나온다. 그런데 나의 기억에는 오필리아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의 해골로 나와서 예전에 시체가 그리도 빨리 썩던가? 하는 의문을 갖고 지내왔었다. 뭐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변질되기 마련이니 이 책의 내용이 옳다고 해두자.

[셰익스피어 인 러브]라는 영화를 보면 대본을 쓰는 장면이 나온다. 몇 장의 필사본만이 있고 연극이 끝나면 사라지는 게 당시의 풍경이었던 것 같은데(번역자의 작품해설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그 때문에 셰익스피어가 실존인물이라고 가정하더라도(워낙 논란이 많은 주제이니 이렇게 가정해 두자) 원본이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작품들처럼 이것도 다양한 형태의 대본이 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하는) 번역자가 자신의 고유한 작품을 재창조한다고 하여도 흠이 될 것은 없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이 책에서는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하는 것은 오로지 번역자의 권한인 셈이다.

연극의 대본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말장난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앞에 있는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햄릿]은 [오셀로]보다 말장난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각 인물의 성격이 덜 드러난다.  

(추가) 01년 2월 판인데 알라딘에는 98년 판으로만 나옵니다. 정보를 수정하지 않은 듯합니다.

(08년 7월 30일 작성) (09년 6월 8일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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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노먼 F. 매클린 지음, 권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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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리뷰어의 글을 보고 또 출판사의 리뷰를 본 다음 읽을 만한다고 생각되어 샀는데, 저랑 안 어울리는 책이네요.

영화로 유명한 [흐르는 강물처럼]과 저자의 '첫 작품'인 짧은 소설 [벌목꾼 짐] 두 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둘 다 이야기 자체에 치중한 단점이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위한 글이라면 적절하겠으나 남에게 보여주는 책이라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간혹 비치는 좋은 문구와 감정은 이해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읽은 것 자체만 남은 작품입니다.

어쩌면,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칭송받았던" 아름다운 부분이 탈색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실패한 독서로 기록되겠습니다. 

(08년 6월 23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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