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1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1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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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38페이지, 25줄, 25자.

 

1부 남아메리카입니다.

 

얼마 전에 진수한 새 요트 덩컨 호의 시험 항해에서 상어를 한 마리 잡게 됩니다. 배를 가르자 유리병이 하나 나와서 열어 보니 삼개 국어(영어, 불어, 독어)로 된 종이가 나옵니다. 같은 내용을 서로 다른 언어로 반복해서 작성한 듯한데 오랜 기간 바다에 있어서인지 상당부분이 훼손되어 일부만 판독이 가능합니다. 선주 에드워드 글레나번 경은 그랜트 선장이 구조를 요청하는 글을 띄운 것이라고 해석하고 해군부에 가지만 수색을 거절당합니다. 아내 헬레나의 응원으로 자체 구조대를 구성하여 떠나기로 합니다.

 

출항 후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 선실에서 나옵니다. 그는 다른 배로 착각하고 승선한 사람으로 자크-엘리아생-프랑수아-마리 파가넬이라는 지리학자입니다. 인도로 가야 했는데 엉뚱하게도 남아메리카로 가는 배를 탄 것이지요. 남위 37도를 중심으로 수색을 하던 일행은 결국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지만 얻은 것은 남아메리카가 아니라 호주일 거라는 새로운 해석입니다.

 

결국 그때까지 알려진 남아메리카의 여러 가지 사실을 교묘하게 나열하는 소설입니다. 일종의 여행모험기이니까 당연한 것이겠죠. [황제의 밀사] 같으면 중앙아시아를 소개하는 셈이지요. 2부는 아마도 호주겠지요.

 

부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대를 조직하는 게 가능했겠습니다. 사람과 시간이 투입되는 일에는 돈이 꼭 필요하거든요. 돈이 든다는 것을 슬쩍 외면한다면, 사기꾼이거나 압제자입니다. 정치인 중에는 이런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돈은 (자기가 아닌 다른) 시민이 낼 것이니까요. 자기는 인기만 얻으면 된다는 검은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정치인이 된다면 나라가 암울해집니다. 모든 정책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므로,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함께 제시하지 않는다면 (정치인이 아니라) 사기꾼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도 문제지만 그런 정치인을 뽑아주는 투표자가 더 문제입니다.

 

등장인물(무순)
에드워드 글레나번(스코틀랜드 덤바턴의 러스 맬컴성 영주, 32세), 헬레나(에드워드의 아내, 여행가 윌리엄 터프넬의 딸, 22세), 맥네브스(에드워드의 친척, 소령, 50세), 존 맹글스(덩컨 호의 선장), 메리 그랜트(실종된 해리 그랜트 선장의 딸, 16세), 로버트 그랜트(해리의 아들, 12세), 자크 파가넬(프랑스 지리학자), 톰 오스틴(덩컨의 항해사), 탈카베(혼혈 인디언, 횡단에 참여, 말 타우카의 주인)

 

150605-150608/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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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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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3

 

344페이지, 24줄, 28자.

 

공교롭게도 같은 날 우리나라 것과 같은 제목의 책을 빌렸습니다. 집에 와서 정리하다보니 그렇더군요. 물론,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불어 제목은 사전으로 대충 해석하니 오류의 상처 정도인가요?

 

브누아 경감은 어떤 여인의 차를 발견하고 시동을 걸어주려다 실패한 다음 그녀의 집으로 갔다가 깨어 보니 감금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리디아는 펜던트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쌍둥이 자매였던 오렐리아를 죽인 것을 자백하라고 고문을 가합니다. 아니라고 수없이 부정하지만 굶기고, 벗기고, 전기충격기나 스트리키닌 등의 고문이 반복됩니다.

 

한편 경찰은 브누아의 아내 가엘이 3000 유로를 인출한 것을 빌미로 유치한 다음 윽박지릅니다. 청부살해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결국 알아낸 것은 가엘이 브누아의 부정 때문에 자신도 부정을 저지르기 위해 창녀 역할을 했던 것과 서장 모레티가 그 사실을 협박하여 입막음 조로 그 돈을 건네주었다는 것밖에 얻지 못합니다.

 

브누아의 주장을 한 번 확인하기 위해 몰래 그의 집에 침입한 리디아는 브누아의 주장대로 오렐리아 사건 당시에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묵은 증거를 찾아냅니다. 누군가에게 속아 엉뚱한 사람에게 고문을 한 것이지요. 그래서 풀어주려 내려가다 감전되어 실족, 사망합니다.

 

브누아는 손이 닿지 않는 그러나 빤히 보이는 곳의 열쇠를 보며 죽어갑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게 일단 주제로 보입니다. 농담입니다.

 

가엘이 브누아 회귀설을 주장할 때 자밀라가 화를 내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바지를 올리면 그 여자를 잊는다에 발끈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자연히 가엘에 대해, 권력을 가진 자로서 가혹하게 대하게 되는 것이고. 파브르도 실종사건 해결에 진척이 없으니 아무나 물고 늘어져야 하고.

 

그나저나 정신과 의사가 진료에서 얻은 정보를 악용한다는 설정은 좀 끔찍하네요.

 

등장인물(가나다순)
조제 뒤프라(출소자), 가엘 로랑(브누아의 아내), 브누아 로랑(경감, 피랍자), 모레티(서장), 리디아 에노뎅(납치범, 니나의 환자), 오렐리아 에노뎅(1978.2.12생, 1990.1.6에 강간 살해당함), 니나 왈덱(정신과 의사), 마농 왈덱(브누아 때문에 자살기도로 식물인간이 된 처녀, 니나의 딸), 조아킴(오렐리아를 죽인 범인, 니나의 환자), 토레즈(경사), 자밀라 파샤니(경위), 오귀스트 파브르(파리경시청 경감).

 

150611-150611/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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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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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480페이지, 23줄, 27자.

 

절반쯤 읽을 때까지 든 생각은 왜 화자가 이렇게 자주 바뀔까, 였습니다. 그리고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하여. 문자적인 의미 그대로입니다. 즉, 독자에게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상한 오퍼상을 하는 아버지, 새엄마, 따로 사는 누나, 정물처럼 존재하는 아들, 역시 조용한 막내딸.

 

오후 두시의 바이올린 레슨을 기점으로 가족들은 흩어져 있습니다. 아버지는 골프를 핑계로 외출했으나 수상한 거래를 위해 간 것이고, 엄마는 친정 어머니의 병 때문이라고 했으나 사실은 같은 화교인 왕명을 만나기 위하여 타이페이으로 갔었고, 언니야 원래 따로 살았지만 그날 남자 친구에게 결별을 통보 받고 강하게 행동한 대가로 응급치료를 받았고, 그 전화 때문에 오빠는 외출했다가 오지 않은 상태. 아니, 그 외출 후 여자 친구를 만났고, 첫 섹스를 요구받았으나 심인성 발기불능으로 난폭한 오후를 보낸 때입니다.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할 수 없어 탐정을 고용합니다.

 

여기까지의 정황상 딸(유지)은 가출(내지 외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는 불명. 그리고 친부가 왕명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뒤를 더 읽으면 해결이 되겠지만 이런 상상을 하면 가설이 여럿 생기지요.

 

혜성을 타인의 시점에서 기술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명사가 '소년'입니다. 20살인데, 소년이라니. 열다섯 이후엔 소년이란 단어의 정의를 그렇게 높여 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습니다. 키도 180이 넘는 것으로 묘사했었죠. 이러면 25 먹은 여자도 소녀겠습니다. 17 먹은 여자에게 여인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법적으로야 '소년'이 맞겠습니다만, 사회적으로 보면 거슬리는 단어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서로에게 타인입니다. 실생활에서도 비슷하지요. 가족이라 할지라도 그냥 작가가 쓴 것처럼 '화장실의 변기의 온기가 불쾌하지 않은 관계' 정도겠죠. 부모도 자식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척이나 친구도 마찬가지. 사실 인간은 타인에겐 언제나 타인이지요. 심지어는 자신도 타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으니. 그러므로 어떤 계기(보통은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가 되어 들추어보면 온갖 냄새가 나게 됩니다. 일부러 뭉그적거린 것도 있겠지만, 더러는 본인에겐 냄새로 치부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아, 이런. 작가가 말하고자 한 건 실종일지도 모르겠는데.

 

등장인물
김상호(아버지, 장기이식 브로커), 진옥영(새엄마, 화교), 김혜성(아들, 대외적으론 의대예과생), 김은성(딸), 김유지(둘째 딸), 강미숙(전처), 문영광(탐정), 다희(혜성의 여자 친구), 왕명(한국 출신 화교, 타이페이 거주), 강(김상호의 중국측 파트너), 박 사장(김상호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 한 선생(국내 모집책?), 강재우(은성의 불량한 전 남자 친구), 하울카(이영선, 유지가 블로그에서 만난 아이슬란드 미래 여행예정자, 돈을 찾으러 갔다가 헤어짐)

 

150603-150603/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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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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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433페이지, 23줄, 27자.

 

전에 읽었던 [안주]의 선행작입니다. 공식적으로는 4개의 이야기, 본질적으로는 5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안주와는 성격이 다르네요. 먼저 이걸 읽었다면 안주를 과연 읽으려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만주사화] [흉가] [사련] [마경] [이에나리]로

 

각각 만주사화란 꽃에 얽힌 사연(감옥에 갔다온 형)을 가진 창호제작자, 안도자카의 언덕에 있던 살아 있는 집으로써 새로운 혼을 부르는 곳에서 겨우 살아온 여자, 오치카에게 닥쳤던 비극, 병약하여 오이소에서 자란 큰딸이 미인이 되어 돌아와 동생과 근친상간을 벌여 자살한 뒤 거울에 깃든 혼, 오타카에게 온 마쓰타로의 이야기를 듣고 오타카의 눈 속에 들어 있는 안도자카의 저택으로 가서 거기에 묶인 사람과 오치카로 인해 놓임을 받은 사람들 간의 줄다리기.

 

를 다루고 있습니다. 본래는 여기서 끝내려 한 모양입니다. 안주는 그 후에 다시 다른 각도로 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
[만주사화]도베에(도치키, 7남매의 막내, 창호상), 기치조(도치키의 큰형, 살인죄로 수형)
[흉가]오타카(자물쇠장이 다쓰지로의 둘째 딸), 세이로쿠(다쓰지로의 스승), 세이타로(세이로쿠의 손자)
[사련]오시마(오치카의 이야기를 듣게 된 하녀), 오치카, 마쓰타로(소나무에 걸려 살은 아이, 마루센에 의탁하여 성장), 요시스케(나노미야의 후계자, 오치카의 약혼자), 기이치(오치카의 오빠)
[마경]오호쿠(이시쿠라야의 막내딸), 오사이(큰딸), 이치타로(아들), 오키치(이치타로의 아내)
[이에나리]기이치(오치카의 오빠), 세이타로(오타카가 의탁하고 있는 에치고야의 아들), 오타카(흉가에 나왔던 여인), 그리고 모두들.

 

150602-150602/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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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걷기여행 - On Foot Guides 걷기여행 시리즈
프랭크 쿠즈니크 지음, 정현진 옮김 / 터치아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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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5

 

221페이지, 26줄, 29자.

 

제목 그대로 걸으면서 참조할 만한 책입니다. 아내의 말로는 빌려온 것들 중에 현장에서 제일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실제로 구성이 특정 거리를 도식으로 보여주고, 사진을 나열하면서 차례로 설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들고 다니면서 직접 구경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설명이야, 현장에 있거나 다른 데서 얻어야겠지만 그냥 일반적인 관광객이라면 책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나머진 추억을 위해 머리나 사진에 담아두는 것이 주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아내가 이 코스들을 둘러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실토하더군요. 따라가기 또는 흉내내기는 실제로 해야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개별 코스는 있지만 전체가 어떻게 배치되고 연결되는지가 없으니 소개된 것 중 일부만 감상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지도를 펼쳐놓고 비교, 선택해야겠지요.

 

저도 실제로 간 게 아니라 평가가 옳은지도 모르겠습니다.

 

150529-150530/1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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