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기둥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5
켄 폴릿 지음, 한기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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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5페이지, 25줄, 29자.

글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넘어갑니다. 두 사람이 실질적인 주인공 같은데 석수인 톰과 신부인 필립입니다. 인연은 톰의 아내 애그니스가 애를 낳다가 죽음으로써 시작됩니다. 태반의 일부가 자궁안에 남아 있으니 자궁이 완전 수축할 수 없고, 따라서 출혈이 지속되어 출혈성 쇽에 빠져 사망하는 전형적인 산모사망의 원인이 됩니다. 배경인 12세기에 게다가 겨울철이고 댓가를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엄마 없는 아기는 죽은 목숨입니다. 수도원이 유일한 해결책이겠지만 톰과 아들 앨프레드 및 딸 마사들은 오랫동안 굶주린 셈이기 때문에 새로 태어난 아이까지 건사할 형편이 못됩니다. 결국 애그니스의 무덤을 만들고 아이를 그 위에 올려둠으로써 신의 섭리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톰은 아이가 죽을 것을 기대했지요. 그러나 밤새 걸은 후에 돌아가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는 필립의 동생 프랜시스가 우연히 지나다가 데리고 가서 수도원에 안착하게 됩니다. 조너선이란 이름도 얻네요. 필립은 젊은 나이지만 킹스브리지 수도원의 분원인 성 요한 수도원을 개혁하는데 성공합니다. 프랜시스가 가져온 소식은 그의 주군인 글로스터의 영주 로버트 백작이 헨리 주교의 추대로 왕위에 오른 스티븐을 배반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필립은 킹스브리지 수도원의 주교를 찾아가 소식을 전하려 하지만 주교는 병중에 있고, 부주교가 대신 소식을 받아 지방유력자인 퍼시 햄리에게 소식을 흘려 그로 하여금 셔링의 백작 바살러뮤를 제압하도록 합니다. 바살러뮤는 로버트의 동맹자입니다. 웨일런 부주교는 정치공작으로 필립을 죽은 수도원장을 잇도록 하고, 자신은 주교가 됩니다. 바살러뮤는 렌리와 그 아들 윌리엄의 힘으로 분쇄되었고요.

이런 이야기가 주로 톰과 필립의 시각에서 진행하고 나머진 윌리엄이나 기타의 시각에서 처리됩니다. 톰이 엘렌을 만나는 것은 굶주려 얼어죽기 직전이었는데 그의 아들 잭과 합류하였다가 잭이 성당에 불을 지름으로써 성당을 재건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엘렌의 전력(프롤로그에 나옵니다) 때문에 엘렌은 축출되어 둘은 헤어지고요.

아마도 성당 건축이 주요 줄거리인 것 같은데 그것을 사람 이야기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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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2 -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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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566페이지, 25줄, 30자.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저의 추측이 많이 틀렸습니다. 에다드는 좀 허망하게 가네요. 제가 잘못 짚은 이유는 롭이 한번도 표제로 나선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큰아들이여서 같이 언급되는 것처럼 다뤄지다가 갑자기 핵심인물로 떠오른다면 당황할 밖에요. 라니스터 가문의 (어쩌면 알려진) 비밀을 이제야 안다는 설정도 좀 그렇네요. 북부를 6천년이나 통치한 스타크 가문과 수백년도 안된 가문들이라. 6천년이란 세월이 절대 가볍지 않은데 숲의 아이들이란 예전 종족들이 그동안 가만 있다가 준동하는 이유도 불확실하네요.

전체적인 성격은 영국을 연상케 합니다. 월(로마 황제 히드리아누스든가요? 그가 만든 것이지요)이라든지 동쪽에서 들어온 이민족이 원시민족을 몰아내고 패권을 차지한다든지, 또 새로운 종족이 와서 점령한다든지. 무대가 언뜻 보기엔 대륙이지만 활동 범위로 보면 영국 정도의 섬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봉건제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기수라고 번역된 봉신가문들의 행태도 비슷하고요. 아무튼 재미는 있습니다. 후속작을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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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1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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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582페이지, 25줄, 29자.

시대적 배경은 중세처럼 보입니다. 물론 가상의 나라들이고 약간의 마법이 존재했었던 것 같습니다. 도서관 책이여서 앞뒤에 이런 저런 종이가 붙어 있기 때문에 지도가 반 이상 가려져서 불확실한데 일곱 영주들이 통치하는 세븐킹덤이 무대입니다. 북쪽의 넓은 영지(수도 윈터펠)를 다스리는 스타크 가문의 에다드가 중심인물 중 하나입니다. 그 아이들 롭, 산사, 아리아, 브랜든, 릭콘, 그리고 서자인 존 스노우들도 주요인물입니다. 진행은 각 사람의 이름이 불규칙하게 제시되면서 그 사람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세밀한 내심까지, 어떤 때는 관찰자의 시점, 어떤 때는 청중의 시점입니다.

분류가 표지에 적힌 것처럼 판타지여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상상의 동물이 조금 나오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왜 서양에서는 가문을 이렇게도 중히 여기는지 잘 이해가 안 됩니다. 혈통을 따지는 것은 우리보다 훨씬 더 심합니다. 대부분의 책에서 공통적이라서 이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근 육백 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읽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전혀 가늠이 안됩니다. [얼음과 불의 노래]의 1부가 왕좌의 게임이라는데 그나마 1권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몇 권으로 이루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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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와 니노
쿠르반 사이드 지음, 이상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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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61페이지, 21줄, 27자.

출간된 지 73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대는 아제르바이잔 지역이고 시대는 1차 세계대전 직전부터 직후까지입니다. 주인공은 알리 칸 시르반시르인 셈이고 그와 그의 아내 니노 키피아니와의 사랑, 정치, 그리고 사명감을 그리고 있습니다. 바쿠라는 도시가 주무대인데 니노는 그루지야 여자이고, 알리 칸은 아랍민족으로 생각됩니다. 책에서는 계속 회교도로만 묘사됩니다. 삼촌이 테헤란에서 명예로운 자리에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겠지요. 바쿠는 1차 세계대전 전에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어서 알리 칸이 다닌 학교의 학생 구성원(처음에는 이슬람 교도 30명, 아르메니아인 4명, 폴란드인 1명, 분리파 교도 3명, 러시아인 1명)은 아르메니아인 등의 복잡한 인종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알리 칸도 다양한 종족의 친구 등과 연대를 갖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러시아의 제정이 붕괴되고 터키의 준동이 이어지면서 이 지역도 균형이 깨어지면서 독립-반란-학살의 역사가 등장합니다. 옮긴이의 글에는 니노와 멜리크 나카라리언이 스웨덴으로 달아나려고 할 때 알리 칸의 추적을 영국제 자동차(기계)와 말의 대결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저는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자동차가 달리기에 부적절한 도로'에 주목하고 싶더군요. 아랍세계는 여기서 그리고 있는 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듯하지만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요즘은 보이고 있으니까요. 비록 초창기이지만 자동차가 말보다는 시간이란 요소까지 감안하면 우위에 있습니다. '적절한 도로'를 닫고 있다면 말입니다.

문학적으로는 언어가 달라졌기 때문에 논하기 조금 곤란하고, 정치/철학적인 면에서는 꽤 날카로운 점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한 젊은이의 일대기인 것 같지만 진리가 담겨 있는 것이지요. 저자가 여자라는 추측이 우세한 것 같은데 글체로 보아서는 남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저에게는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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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게임
카린 알브테옌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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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90페이지, 24줄, 27자.

특이한 설정입니다. 스웨덴이 배경인데 서구라기보다는 북구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서구에 물론 북구가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성격이 좀 다르지요. 그런데 배경에 있는 의식세계는 다른 서구의 나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설정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어떤 유명 작가 악셀 랑네르펠트와 아내 알리세, 큰 아들 얀-에리크, 자부 루이세, 손녀 엘렌, 전 가정부 예르다 페르손, 여류작가 할리나, 전 작가 토리뉘 벤베리, 극작가 크리스토페르 산데블롬, 주택관리사 마리안네 폴케손 등이 등장합니다. 시작은 예르다가 92세로 홀로 살다 죽어 마리안네가 유류품을 정리하기 위하여 방문하였다가 연락처에 적힌 몇 사람을 접촉하는 것입니다.

악셀은 어느 모임에서 할리나와 만나 하루밤을 보냅니다. 할리나는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난 여자로 집착이 강해서 악셀에게 계속 편지를 보냅니다. 글도 보내오지만 악셀은 보지 않고 처박아 둡니다. 토리뉘는 동거중이었는데 할리나가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떠나자 악셀과의 관계를 의심합니다. 그래서 악셀의 딸 안니카를 강간합니다. 안니카는 자살하지요. 한편 할리나는 악셀의 집에 가서 자랑스럽게 떠벌이면서 핍박합니다. 화가 난 알리세는 할리나를 치는데 그만 죽고 맙니다. 그래서 시체를 원래 살던 집에 묻습니다. 글이 안 써져서 고민하던 악셀은 할리나의 글을 보고 약간 개작하여 출간하고, 그게 문학상을 받습니다. (토리뉘가 안니카를 강간한 이유입니다) 크리스토페르는 할리나의 아이였고 공원에서 기다리다 고아원을 거쳐 입양됩니다. 얀-에리크는 작가였지만 아버지 문학사업의 뒷바라지만 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뇌졸중으로 누워 꼼짝도 못하는 악셀 대신 대신 강연을 하고 재단을 관리하는 것이지요. 그도 강연을 할 때마다 여자와 관계를 맺습니다. 아내 루이세나 어머니 알리세도 원래 여류작가였는데 각각 시부와 남편의 후광에 가려 평범하게 변해버렸습니다.

외도가 비교적 쉽게 일어나는 것(부자가 다 그 외도로 고난을 받네요), 살인이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모자가 살인자가 되는 이유), 각자가 다른 이에게 솔직하지 않은 것(대부분의 등장인물) 등이 인상적인데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꾸준히 발생하네요. 어릴 때의 트라우마(요즘 유행하는 단어이죠)로 인하여 파멸하는 군상도 있습니다.

110130/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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