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산책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3.4

 

369페이지, 20줄, 25자.

 

(읽지 않은 분은 아래 글을 안 보는 게 좋습니다. 줄거리보다 전개 자체를 즐기는 분은 상관없습니다.)

 

추리소설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은 소설 속 소설입니다. 뒤의 30여 페이지를 제외한 모든 게 소설 속 소설이니 독자들은 완전히 속은 상태로 책을 읽게 됩니다. 그 내용을 보자면 야시로 도라타라는 자칭 삼류 탐정소설가가 대학의 동창이자 폐를 끼치고 있는 센고쿠 나오키의 초청으로 후루가미 야치요를 방문하게 됩니다. 원래 후루가미 가는 다이묘였던 모양인데 그 가신인 센가쿠 가의 도움으로 화족으로도 지냈고, 지금도 반쯤 함께 사는 처지입니다. 이제는 역전되어서 전 가주가 죽은 다음에는 센가쿠 데쓰노신과 미망인 후루가미 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있는 듯. 야치요의 오빠인 모리에는 곱추에 소심한 사람. 화단의 특이한 사람 하치야 고이치도 곱추인데 몇 달 전엔 야치요가 하치야에게 총을 쏴서 다리에 부상을 입혔기도 합니다. 아무튼 방문일 밤에 하치야로 추정되는 사람의 목없는 시신이 발견되고 모리에는 실종 상태가 됩니다. 몇 달 뒤엔 시골로 다들 모이게 됩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긴다이치 코스케란 탐정을 뺀다면 모두 이전 후루가미 저택에서 사건이 있던 날 있던 사람들입니다. 하녀 후지까지 포함해서. 이번엔 그새 달아났던 야치요가 돌아왔다가 밤에 목이 잘린 채 발견됩니다.

 

목이 잘린 사체는 흡사한 두 사람을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주게 된다는 게 기본 설정입니다. 비슷한 두 사람이란 예를 들어 하치야 고이치와 후루가미 모리에, 후루가미 야치요와 시즈카, 나오키와 도라타 정도입니다. 질병의 유전-후루가미 가의 곱추와 센가쿠 가의 몽유병-도 주요 설정이고요. 그에 따르면 야치요는 센가쿠 가의 핏줄입니다. 내용상 데쓰노신과 류의 딸이라는 것이지요.

 

등장인물 중 하나는 탐정소설가이고 하나는 탐정이라는 것도 중요한 실마리입니다.

 

130327-130327/1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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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현대사 - 하나의 땅, 두 민족 커리큘럼 현대사 5
일란 파페 지음, 유강은 옮김 / 후마니타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3.3

 

439페이지, 25줄, 31자.

 

옮긴이의 설명에 의하면 저자는 친팔레스타인 유대인이라고 합니다. 저자 자신의 서문과 서론에 다른 시각으로의 접근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서론이 지나치게 현학적입니다. 그래서 서론 20페이지를 읽는데 걸린 시간이 본론 100페이지와 맞먹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책의 최대 약점이지요. 사실상 그 내용 자체는 어렵지도 않고 별난 것도 아닙니다만, 처음으로 책을 들고 접할 때에는 독자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가면 말 그대로 현대(modern)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의 견해, 즉 '땅이 민족에 우선한다'를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땅이 거주자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 땅이라고 하는 것은 좁은 의미의 땅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땅입니다.

 

저자는 오스만 투르크에 큰 영향을 준 크림전쟁 이후의 역사를 팔레스타인의 현(근)대사로 봅니다. 그 때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기독교도가 6만, 유대인이 2만, 유럽인이 1만, 그리고 오스만 제국의 병사와 관리가 5만이 있고 나머지 36만 정도가 아랍어를 쓰는 무슬림(팔레스타인 원주민이 되겠지요)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인구 이야기는 1차세계대전 직후에는 무슬림 65만, 기독교도 8만 그리고 유대인 6만으로 변화합니다. 1948년의 시점에는 팔레스타인인이 85만, 유대인이 66만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곧바로 두어 페이지 뒤에 '100만의 팔레스타인인이 150만의 유대인과 함께 살고', '나머지 100만은 난민촌에 산다'고 합니다. 앞에 나온 인구는 150만 정도가 인구인데 그 뒤엔 무려 350만이 언급되기 때문에 좀 당혹스럽습니다. 아마 챕터가 바뀐 것은 저자의 논문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인용한 자료가 다른지 인구에 너무 큰 편차를 보이네요. 실질적인 팔레스타인 인구는 250만이 맞을 것도 같습니다. 밖에 산다는 '100만'은 그냥 정치적인 이유로 난민으로 등록된 사람들로 보입니다.

 

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이주한 유대인이 30만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유대인 100만은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요?(150-30=120. 20은 그 사이 증가한 숫자로 추정할 때.)

 

저자는 1948년 독립전쟁 때 이스라엘 측이 잘 준비되고 훈련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어디서 그런 준비를 했었는지는 언급이 없고, 주변의 아랍국은 준비가 안되었다고만 합니다. 2차세계대전 때 주변 아랍국은 연합국의 일원으로 전투에 참가했을 텐데 말입니다. 다른 이(역사학자)들과 다른 주장을 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서 독자는 답답할 따름입니다.

 

최초 독립과정(영국의 철수와 팔레스타인 문제의 국제연합 의제 선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치밀한 준비가 된 유대계와 준비가 안된 팔레스타인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걸 말해 줍니다. 인간세상에서 수없이 반복된 것이거든요.

 

저자가 팔레스타인계에 우호적인 것은 차치하고 이주민(대부분의 유대인은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니까요)과 토착민 간의 갈등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우리가 인지 못하는 세상(고대라든지 먼 외국이라든지)에 대해서는 같은 갈등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정복'. 그러나 우리의 이해가 미치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말하지요. '침략'. 징기스칸의 활동이 정복입니까, 침략입니까? 관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통 승자가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또는 승자를 기념하는 게 통사이기 때문에) 정복이라고 하지요. 우리랑 이해관계가 없으니까 정복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습니다. 광개토대왕의 정복도 피침략국 입장에서는 침략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복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현대에 이스라엘에서 사는 저자가 그런 시각을 갖는 것은 일종의 죄책감입니다. 현대에서는 어느 시점에서의 고착화를 정상이라고 받아들이도록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뭐,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그걸 제재할 힘이 없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예를 들어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점령한 것을 (전쟁기간 중에는) 반대하다가 끝나면 '통일'이라는 미명하에 용인하는 것이지요. 남북예멘도 비슷할 것이고, 중부 아프리카에서의 변화들도 뭐라 말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현실로 받아들입니다. 혼재된 현실에 사는 저자가 책에 나온 주장을 하는 게 별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아 참, 책은 개정판인 모양입니다. 초판이 2003년에 나왔었다고 하는 대목이 뒷부분에 있습니다. 출간일은 2004년인데 '2005년 현재'라는 글도 두어 번 나오고요. 한글화 번역 작업 중 문제가 있었는지 엉뚱한 조사가 사용된 게 좀 있고요, 어떤 문장은 단어나 구가 누락된 것 같습니다. 번역자의 다른 번역서를 감안하면 특정 계통의 언어가 다수 사용된 것이 이해됩니다.

 

130323-130324/1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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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에 걸린 장자
서야 지음 / 청어람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3.4

 

439페이지, 23줄, 26자.

 

29대 종손인 임위는 어릴 때 태어나자마자 본 장은목에 대한 감정이 자라는 바람에 서른둘이 되도록 결혼을 못하였습니다. 은목이는 언니나 동생과 달리 음전하지 않고 천방지축으로 자랐습니다.

 

당연히 위는 은목에게 아무런 말도 안합니다. 종손으로서의 책무와 종부의 책임에 대해 알기에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한편 은목으로서는 다들 어려워 하는 종손 어른이니 다른 이들과 함께 기가 죽어서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삽니다.

 

연애 소설이니 각각 맞상대가 있어야 하고, 송교수라는 여자와 가야금이 그 짝입니다.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놓고 망설이는 것은 당연지사.

 

그냥 순탄하게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네요. 따라서 조용히 읽으면 잔웃음이 솟지만 뭔가를 기대하면서 보면 심심한 책으로 생각됩니다.

 

130321-130321/1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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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도둑 대도 마이클 피에르 시리즈 2
리처드 도이치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3.8

 

639페이지, 25줄, 29자.

 

여전하네요. 전에 본 게 [천국의 도둑]이었는데 대부분은 현실적이지만 몇은 아니었죠. 이것도 그렇습니다.

 

마이클 세인트 피에르는 얼마 전 찾아온 쥬네비브 지베라의 부탁으로 모처에 들어가 어떤 그림을 파기합니다. 그 직후 죽은 아내 메리의 부탁이 적힌 쪽지를 모처럼 입은 옷에서 발견하여 스티븐 켈리라는 변호사를 찾아가게 됩니다. 가니 수전이라는 젊은 여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줄리안 지베라의 부하들이 나타나 스티븐을 납치하고 마이클에게 크렘린에 가서 이반 뇌제가 숨긴 상자를 찾아오라고 합니다.

 

나머진 이 전문절도범의 신출귀몰한 활약이지요. 조연으로는 전에 등장했었던 사이먼 벨라토리 신부, 전직 경찰 폴 부시, 스티븐 켈리, 그 며느리 수전 켈리(죽은 피터의 아내), 전 KGB요원 일리아 라첸, 부패한 러시아 장성 니콜라이 페티소프, 아, 줄리안 지베라 등이 있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불사신 정도 되는 주인공이니 별로 걱정은 안되고, 주변인 중에서 누가 다칠까, 아니면 죽을까만 기대되는군요. 그리고 쥬네비브의 남편이 언제 죽었는지에 대한 대목에 이르면 확 깹니다.

 

130320-1303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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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 이성의 목소리 위쳐
안제이 사프콥스키 지음, 함미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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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28페이지, 25줄, 34자.

 

대략 중세의 유럽과 비슷한 상황의 판타지입니다. 사람과 다른 이생물, 즉 엘프니 유럽에 등장하던 전설상의 동물들과 귀신들이 여럿 나타납니다. 이야기는 대략 7개의 [이성의 목소리1-7]과 여섯 개의 단편들 [위처] [티끌만 한 진실] [피해가 적은 쪽] [가격이 문제] [세상의 끝자락:땅 끝 마을] [마지막 소원]으로 되어 있고, 각각 저주를 받아 스트리가로 변한 공주에 관한 이야기, 멧돼지인간과 브룩사(뱀파이어의 일종) 이야기, 렌프리 공주와 마법사 스트레고보르의 암투, 고슴도치 기사(돼지인간-듀니)과 파베타 공주, 염소다리 토르퀘와 엘프들, 게롤트와 여마법사 예니퍼의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의 주인공은 게롤트입니다. 위처라고 돈을 받고 괴물을 퇴치해 주는 직업인이지요. 일곱 개의 [이성의 목소리]들은 이 여섯 단편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것보다는 배경에 숨어 있는 동화들이 꽤 됩니다. 예를 들면 백설공주, 개구리 왕자 등등이지요. 그러니 엄밀하게 말하자면 여러 가지 전래 이야기를 섞어서 새로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중심에 있는 위처라는 것이 흥미롭기 때문에 일단 관심이 쏠립니다.

 

아내는 부제를 보더니, 시리즈냐고 하네요. 우리 나라엔 출간된 게 없는 듯하지만, 책 안표지에 쓰인 글로는 시리즈가 맞는 것 같습니다.

 

130317-130317/1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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