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를 위한 밤 데이브 거니 시리즈 2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4.0

 

636페이지, 26줄, 29자.

 

수사물입니다. 뉴욕 경찰로 조기은퇴한 데이브 거니는 경찰학교에 객원교수로 출강중이면서 교외에서 전원생활을 만끽하려고 합니다. 아내(매들린)는 시간이 생기자 옛전공을 살려 정신과에 시간제로 출퇴근하는 듯. 현직에 있었을 때 같이 뉴욕 시경에 근무했던 잭 하드윅이 갑자기 연락을 해와 사건을 하나 맡을 것을 제의합니다. 말인즉 유명한 신경외과 의사의 딸 질리언(알고 보니 의사아내 밸의 딸)이 역시 유명한 정신과 의사(스콧 애슈턴)랑 결혼했는데 결혼식 당일에 헥터 플로레스라는 멕시코 정원사에 의해 목이 잘린 시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밸 페리는 돈은 상관없으니 답보에 빠진 수사에 활력을 넣어달라는 게 요지가 됩니다. 물론 거니의 중재에 의한 목표변경이지요. 최초의 주문은 헥터가 죽었건 살았건 데려와 달라였고요. 반장 로드리게스는 딸의 반항 때문에 위축된 상태입니다. 비슷한 사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수사권을 거의 상실한 상태. 실제 수사관들은 반쯤 멍청이로 그려집니다. 거니가 여기저기 뜰쑤시니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집니다. 위드로 페리의 (돈의) 영향으로 지방검사 클라인이 개입하여 거니는 수사회의에 옵저버 형태로 들어가게 됩니다. 질리언 페리는 엄청난 미녀인데 어렸을 때부터 마약장이 엄마의 친구들에 의해 줄곧 성폭행을 당해오다 피해자 겸 가해자가 되어 살아왔다는 것이 금세 폭로됩니다. 그 뒤로 계속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다는 논리가 소개됩니다.

 

"두 개의 진실이 상충하면 하나는 거짓이다." 라는 명제가 도중에 나옵니다. 나중에 전모가 밝혀지면 조금 허탈해지는데, 투자에 비해 이득이 적기 때문입니다. 뒤가 조금 약한 것을 빼면 꽤 흥미진진한 자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아, 영어 제목은 남편이 아내에게 흥미로운 선물을 할 테니 "눈을 꼭 감아"라고 말하는 데서 나온 듯합니다. 한글 제목은 전체 내용상 그리 틀린 것은 아닌데, 그래도 50%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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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기억
다카하시 가쓰히코 지음, 오근형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3.6

 

318페이지, 21줄, 26자.

 

7편의 단편집입니다. 비슷한 유형인데, 알아봅시다.

 

[붉은 기억] [뒤틀린 기억] [말할 수 없는 기억] [머나먼 기억] [살갗의 기억] [안개의 기억] [어두운 기억]

 

각각,

40대 초반 야마노 요시히코라는 화가로 모리오카를 배경을 삼아 어릴 때 과거의 소녀 아야코와의 시공 공유,

30대 후반 소설가 다케우치 가즈오로 이와이즈미의 온천마을 여관에서의 자신과 어머니와의 시공 공유,

작가로 모처럼 고향을 찾았다가 어렸을 때 죽은 노리코의 오빠를 만나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다 진실(외숙모의 외도)을 알게 됨,

30대 후반 작가로 어렸을 대 살았던 모리오카를 방문하여 팬(아이자와 요리코)을 만나 이야기 하다 어렴픗한 기억속에서 아버지의 외도와 상대녀의 자살(사실은 타살)의 회상,

급작스런 중독성 소화기계 탈과 어렸을 때 살았던 외가(이와테 현) 근처의 물과 식인에 대한 이야기,

30대 후반 내지 40대 초인 아라키 다카시로 20여 년 전 런던에서 알았던 신도 사키코의 실종에 관련된 소설에 말려 회상한 결과,

18살(사실은 32살)의 병상에서 일어난 젊은이로 자신을 오라버니로 부르는 젊은 이모, 형사 등의 인물로 구성된 추리여행을 떠나 14년 전에 일어난 준코의 살해사건의 회상

을 다루고 있습니다.

 

앞의 둘은 시공의 교차가 일어난 점과 기괴함이 공통점이고, 뒤의 다섯은 잊었던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강력한 계기가 있자 진실을 깨닫는 것들입니다.

 

작가의 이름을 보고 뽑아 왔는데 단편집이라서 당황했습니다. 하긴, 보통 처음 또는 중간이나 말기엔 단편들을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어디에도 안내가 없어 스스로 속아넘어간 것 같습니다. 글솜씨는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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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의 구조 까치글방 170
토머스 S.쿤 지음, 김명자 옮김 / 까치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3.0

 

279페이지, 25줄, 30자.

 

읽기는 읽었는데, 읽은 게 아닙니다. 대략 세 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그 배의 시간은 필요할 것 같네요.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의 단점은 -반대로 장점이기도 한데- 일정한 시간 내에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의 대출 정책은 1인 5권 이내, 2주간이 기본이고 연장은 안됩니다. 즉각적인 재대출은 (기회의 공평한 보장을 위하여) 제한되므로 기한내에 읽지 못하면 일단 반납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다시 빌리거나, 반납하지 않고 대출기한을 넘겨서 보고 반납하는 방법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엔 그 기간만큼 추가대출이 거부되므로 추천할 만한 방법이 아닙니다. 전자의 경우엔 제가 처한 것처럼 속성으로 읽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고요.

 

아무튼 반납해야 하는 날에야 겨우 읽을 수 있게 되어 (2주의 기간 동안 12권을 빌려왔는데 어제는 직장에서 늦게 와서 읽을 기회를 날린 셈입니다.) 다른 가족들의 일정에 맞추라는 압박 때문에 시간제한이 발생했습니다. 주마간산 격으로 읽으니 뭐가 뭔 소린지 알기 힘드네요. 패러다임이라는 단어가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이 단어가 널리 쓰인 게 십년이 안되었으니 격세지감이 듭니다. 저자의 논리와 상충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결국 한 분야에서의 발전은 혁명적인 발상으로 통하기도 하지만 그 바탕에는 일정한 수준을 넘는 기존질서에서의 경험축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게 충족되어야 새로운 패러다임이 작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어떤 주장은 그걸 증명하기는 힘들지만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선도자들에게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은 시대를 뛰어넘어 받아들여지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겨우 증명이 되는 것일 것이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존의 해석법이 허용하는 최대치까지 경험이 쌓여야 기존의 해석볍이 잘못되었을 것이라는 증명이 가능해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한 사람의 주장으로 모든 게 바뀌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동의를 해야 그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니까요. 즉, 인류에게는 언제는 다수(절대다수가 아닌 복수적 의미로의 다수)가 동의를 해야 새로운 것(법이든 지식이든)이 받아들여지는 법이니까요.

 

번역자나 저자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아마도 외피에 붙어있었던 것 같은데, 보통은 잘라서 붙여놓는 게 여기서는 실행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번역자가 직역을 한 게 아닐가 싶을 정도로 어색한 문장이 많아서 읽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의역을 하라는 게 아니라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면 직역을 하더라도 읽는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일부 원리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 사용하듯 그대로 도입되었는데, 읽는 사람이 꼭 알 거라는 가정이 잘못일 수도 있으니 주석으로 달아두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맥스웰의 **는 몇 가지가 나왔는데 뭔지를 모르는 사람은 계속 모르는 상태로 지나야 했습니다. 하다 못해 뉴턴의 운동법칙도 이제 기억이 안 나는 사람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결론적으로 독서시간이 부족해서 실패한 독서가 된 또 하나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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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의 자연사
로빈 C. 모란 지음, 김태영 옮김, 이상태 감수 / 지오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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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04페이지, 26줄, 30자.

 

제목 그대로 양치식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시다시피 길지 않은 책인데, 꽤 졸린 편입니다. 이른바 '고사리'에 대한 이야기만 있으니까요. 마치 고등학교 생물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잠깐 받았는데, 다른 점은 생물책엔 순환사 등을 그림으로 표현해 놓았고, 여긴 그게 없다는 것(글로 길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은 들어도/읽어도 모르지요.)과 사진이 훨씬 더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아, 생물책엔 고사리에 대해 이렇게 길게 할당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생각을 달리하여 보면 꽤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1부 생활환, 2부 분류, 3부 화석, 4부 적응력, 5부 지리적 분포, 6부 '과 사람들'.로 구분해 놓고 총 33장으로 구성했습니다. 각 부의 제목에서 '양치식물의'가 생략되었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고사리의 새순을 먹는 것에 대해 앞에서는 일본과 한국이라고 하고 뒤에 가서 암과 관련되어서는 일본과 영국이라고 하였는데, '한국'의 오타 아닐까 싶네요. 위암은 한국와 일본이 세계적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나라니까요. 고사리의 식용도 마찬가지로 생각되고.

 

같은 학명인데 어디에선 학명을 그대로 부르고, 다른 데선 이런 이름으로 또 다른 데선 다른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데, 모르는 분야여서 잘못인지 아니면 그냥 그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엔 무시하고 그냥 읽어버렸습니다. 사실 우리 같은 비전문가에겐 뭐라 하든 상관이 있겠습니까? 전문가들이 보고 이건 틀렸어 라고 지적하는 게 옳지요. 이 책도 둘째가 수행평가용으로 빌려온 것인데, 펼치더니 "으악, 이런 책인지 몰랐어!" 라고 외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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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 34
시바 료타로 지음, 박재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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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631페이지, 31줄, 30자.

 

이번에도 시바 료타로의 메이지 시대 이야기입니다. 36권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결국 대망 시리즈는 전국시대의 종말에서 근대화까지의 기간을 다루네요.

 

아키야마 형제와 그 친우 마사오카 시키가 1권에서는 주인공 격으로 나옵니다. 형인 요시후루는 공짜로 공부하기 위해 군에 들어가 남들이 안하는 기병병과를 택함으로써 일본 근대 기병대의 역사를 만드는 인물이 되고, 동생 사네유키는 형의 도움으로 가족으로 유지되고 공부하고 역시 관비로 공부하는 길을 찾아 교사양성반, 사범학교를 거쳐 해군에 들어갑니다. 러일전쟁 때 참모로서 기획한 인물이라고 하네요. 사령관인 도조 헤이로이치는 무능하기 때문에 사령관에 임명되었다고 나옵니다. 즉, '본인의 의지가 별로 없으니 대본영의 지시에 잘 따를 것이고, 또 참모의 의견을 잘 수용할 수 있을 인물이기에 퇴출되지 않고 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는 것입니다. 용인술에는 그런 것도 있으니 일면 타당하기도 합니다. 독불장군보다는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이 나은 경우도 있는 것이니까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나을 수 있습니다. 중간에 보면 러시아의 장관 중에 비테라는 인물이 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러시아가 번성한 것은 (적절한 인물의) 황제가 독재를 했기 때문'이랍니다. 뭐, 역사상 유명인물들의 대부분은 전제정치를 통해 그 나라를 번성시켰죠. 아니면 반대 기록은 말살되고 그런 기록만 남아 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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