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타샤
조지수 지음 / 베아르피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4.5

책은 600여 페이지이지만 24줄에 27자 편성인데다가 내용이 재미있어 죽 읽어내려갈 수 있습니다. 서울에 다녀오는 길에 읽어서 올라갈 때(대합실 및 비행기) 200페이지, 집에서 100페이지, 학회장에서 쉴 때 100페이지, 그리고 돌아올 때 대합실에서 나머지 200페이지를 읽었습니다.

작가의 철학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일부는 저랑 다른 생각이지만 자신있게 써내려간 점이 마음에 듭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조지라는 주인공 나는 한국계로 미국을 거쳐 캐나다에 살고 있습니다. 웰드릭이란 마을에 살기로 작정하고 셋집에 들어갔을 때 마을의 한 처녀(멜리사)가 선물을 갖고 방문하여 환영의 뜻을 전합니다. 마을의 전통인데 딱딱한 껍질 속에서 살던 나는 허물어지면서 그 처녀의 어깨에 머리를 묻고 울고맙니다. 이 생각 때문에 몇 년이 지나 나스타샤(조지가 임의로 붙인 이름으로 메첸체바라는 여자로 원이름은 갈리나인 우크라이나 이민자)를 발견하고 연쇄적으로 떠올라서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고 친절을 베풀다가 사랑으로 발전하지만 이는 이타적 사랑(본인이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전의 대화에서 암시되어 있는 포기)처럼 행동하다가 자기붕괴로 이어집니다. 발현되는 증상은 알콜중독으로 대표됩니다. 나스타샤의 남편 보리스와 아들 아니카를 우크라이나에서 빼내온 다음 그녀를 그들에게 보냅니다. 나중에 나타난 아니카에게서 비극적인 결말을 듣고 아니카를 후원하다가 귀국합니다.

낚시 이야기가 1/5 정도 됩니다. 장이 바뀔 때 약간 두서가 없지만 이야기에 몰입하면 큰 흠이 되지 않아서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줬습니다. 몇 가지 잘못이 눈에 띄는데 예를 들어 외국 생활이 17년이라는 마지막의 대목은 명백한 잘못입니다. 왜냐하면 외국생활 11년차 1월에 아니카 등이 탈출했는데 당시 아니카의 나이는 9살입니다. 그리고 13살이 되어 조지 앞에 나타납니다. 조지는 아니카에게 각종 조치를 취해준 다음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나자 7년간 아니카를 아빠처럼 돌봐주는데 그러면 21년차 내지 22년차가 되어야 합니다. 즉 외국생활은 21년이지요. 메리 브라운의 선배는 첫 만남시 63세인가 그랬지요. 이게 외국생활 10년차에 만난 만남입니다. 조지가 귀국 당시엔 74-5세겠지요. 그 때 이미 당뇨 등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후에도 여행을 다니는 와중에 몇 번을 더 만났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실수는 작가가 혼동을 일으킨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혼동은 큰 결함이 아니므로 넘어가 줍시다.

조지가 왜 나스타샤를 포기했는지는 불명확합니다. 본인도 잘 모르지요. 그러나 그렉의 삶을 보면, 또 메리 브라운의 선배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주요등장인물 : 조지(나), 그렉 파머(수리철학 교수), 매튜 모얄(법철학 교수, 성공한 변호사), 케빈(휴게소 사장), 노인(펍 사장), 나스타샤(우크라이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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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안 2 - 마리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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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6장 한잔 술이 할 수 있는 것, 7장 아빠와 엄마, 그리고 소이치로, 8장 다시 사랑에 빠지다, 9장 또 다른 운명, 아미와 사키, 10장, 노래해 노래해, 다시.

스탠드 바 '엔드라'에 취직을 합니다. 시즈오가 소개한 곳입니다. 점장이 되는 이시바시 다츠야랑 엮이게 되네요. 다츠야의 누나가 진 빚을 다츠야가 떠맡으면서 다츠야 및 다츠야와의 관계가 깨집니다.(읽으신 분은 알 수 있습니다) 다시 큐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마리와 사키가 파리에서 귀국한 직후 큐는 사고를 당해 아내가 죽고 큐는 구사일생으로 살았으나 후유증이 심해 기억 일부를 잃습니다. 마리 등에 대한 것이 포함되어 있지요. 그래서 귀국해 살고 있습니다. 기요가 죽었다는 연락이 옵니다. 암브로즈가 기요의 유해 일부를 갖고 와 전달해 줍니다. 아라타는 점점 '엄마가'나 '엄마는'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사키와 점점 소원해지기 시작한 마리는 낙향을 결심합니다. 아라타의 집에 들어가는데, 아이들이 와서 놀다 갑니다. 사키는 중학교를 졸업하자 고등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파리에 유학 가겠다고 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으니 결국 집니다. 시미즈 도모유키란 남자와 사귀기 시작했지만 결국 결혼을 거절합니다. 포스트 데상스(주유소란 뜻)라는 자기의 가게를 결국 차립니다. 어느 날 아라타는 죽고 사키와 프랑스에서 같이 온 아미가 함께 빈소를 지킵니다. 아미에게서는 소이치로의 향취가 납니다. 큐는 초능력으로 유명해졌다가 다시 낙향해 옵니다. 어느 날 소이치로가 보내온 '안녕, 또 만나'라는 엽서를 보여줍니다. 마리가 받은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둘 다 오랫동안 상대에게 숨겨온 것이지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냥 그대로 그린 것처럼 보입니다. 건조하게. 좌안은 우안의 반대이고, 우안은 큐의 시점에서 진행된다고 하는데 보고 싶은 의욕이 안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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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1-11-3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좌안1을 보고 2가 너무 궁금해서 줄거리보러 왔다가요.. 저도 막상 보려하니 우안은 보고 싶지않네요.. 뭔가 우울하고 건조합니다
 
좌안 1 - 마리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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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장 노래해 노래해, 2장 영 앤드 프리티, 3장 일단은, 뛰어들다, 4장 사랑에 빠지다, 5장 운명의 수레바퀴, 그리고 주유소.

제목 그대로 마리라는 주인공 이야기입니다.

'마리 데라우치'는 1960년생입니다. 유기화학교수인 아버지(아라타)와 전업주부였다가 아들이 자살한 다음 가든닝을 배우고 온 엄마(기요) 그리고 그 딸 마리. 오빠(소이치로)가 중학교에 들어간 다음 자살함으로써 집안에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엄마는 영국에 3년간 연수를 다녀오고 그 뒤로도 우울해지면(아니면 우울해져서) 영국(?)에 다녀오곤 합니다. 결국 마리는 17살 때 가출을 하고 또 남자친구(다카히코)와 몸을 섞기도 합니다. 그 남자친구와 함께 동경에 간 것이 가출입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갔습니다. 당연한 것은 아니겠으나 예측 가능한 수순으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다른 남자 집에 살다가 함께 낙향합니다. 오랫동안 옆집에 살던 '소후에 큐'를 만나자 동경에서 따라왔던 남자 야마베는 어디론가 떠납니다. 그런데 마리와 야마베의 관계는 단순한 동거였죠. 옷을 벗고 누워도 성교는 안하는 사이입니다. 큐는 마리와 성교를 한번 하더니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세계일주 여행을 하다가 파리에 정착하네요. 그래서 마리는 대입검정고시를 보고 또 대학에 입학하였는데 이 와중에 가정교사(시마모리 미치루)가 사실은 동성연애자여서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합니다. 마리는 나중에 알게됩니다. 대학 졸업은 못하였는데 왜냐하면 시바타 하지메와 사귀다가 임신을 하여 결혼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혼 결심을 한 날 엄마 기요가 정말로 가출합니다. 그런데 몇 년 뒤 하지메는 교통사고로 시부모님과 함께 죽네요. 그래서 파리의 화가 아오야마 시즈오의 모델 역할을 잠시 수행.

파란만장한 삶이네요.

오빠가 죽은 다음에도 마리에게는 오빠가 옆에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생애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오빠와 의논하기도 하고. 미치루나 딸 사키가 이 존재를 간혹 느끼는 것 같은 뉘앙스의 대목이 보입니다. 2권까지 읽어보면 뭔가가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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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폴리스 2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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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조금 허망한 결론이네요. 발상은 좋았던 것 같은데 급전직하 하더니 뭐 그런 간단한 거야 하는 식으로 끝을 내버리네요.

일종의 밀실(작가가 여러 번 강조한 것이라 차용합니다)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적습니다. 사라진 켄트라는 친척이 '사실은 누구였대' 라는 것으로 가면 허탈하죠. 누구나 알던 얼굴을 옆에 두고도 아무도 짐작조차 못했다는 이야기니까요. 서맨서가 말하는 이름으로 맞추는 것은 일종의 정보가 더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이름이란 같은 사람이 무수히 많은 법이니까. 터진 세상이라면 짐작하는 것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하지만 폐쇄된 사회라면 이름 하나가 갖는 의미가 커집니다. 테리와 지미의 이야기는 지킬과 하이드에서 따온 게 아닐까 싶네요. 도중에 나온 추리처럼 둘이 짜고 한다면 모든 가정이 무너지는 것이지요.

발상 자체는 좋았으니 그래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상태로 끝낼 수 있겠습니다. 

그나저나 이 작가가 여자네요. 이름이 필명이여서 더욱더 남녀 구분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여자가 쓴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었지만 남자라고 인식하고 있어서 찜찜했었습니다. 일본 작가들의 성별을 이름으로 구분하는 게 쉽지 않네요. 전(도서관 시리즈)에도 틀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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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폴리스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6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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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시작은 어떤 행위입니다. 점 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 여인은 중요한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어나더 힐'이라는 지명을 포함한 어떤 가상의 장소 'V.파'(뭔 소린지 모르겠습니다)에는 연고자들의 축제가 매년 벌어집니다. 그 해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나타난다는 것인데 입국자는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연고자와 특별한 허락을 받은 소수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준이치로가 화자처럼 되어 있습니다. 전부는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 관계됩니다. 첫 방문인데 사촌 하나는 두어번 경험이 있는 것 같고, 기타 인물들이 줄줄이 소개됩니다. 피투성이 잭이란 연쇄살인범 때문에 영혼이 범인을 밝혀줄 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하지만 준이치로가 겪는 '히간'은 통상적인 경우와 전혀 다릅니다. 게다가 어나더 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까지 겹치면서 예외의 예외가 발생하는 사태까지 진행합니다.

설정상 '손님-영혼을 이곳에서 일컫는 말입니다'과 실체인물의 구별이 쉽지 않다는 것이 함정으로 생각됩니다. 2권을 읽어야 확실해질 것 같아 일단 중립점수입니다.

100911/1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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