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에 지다 - 하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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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1페이지, 24줄, 25자.

이어지는 8장(5-94)이고, 9장(95-107)은 다시 요시무라, 10장(109-183)은 오노 치아키의 편지 형식, 11장(185-197)은 요시무라의 독백, 12장(199-301)은 오노 지로우에몬의 하인 사스케, 13장(303-315)은 죽어가는 요시무라의 의식세계, 14장(317-374)은 다시 무명의 신센구미 대원, 15장(375-289)은 가이치로(요시무라의 큰 아들)의 기도, 16장(391-434)은 요시무라 간이치로2세(요시무라의 둘째 아들)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17장(435-445)은 오노 지로우에몬이 요시무라 간이치로2세를 에토 히코자에몬에게 위탁하면서 보낸 편지입니다.

이렇게 화자가 바뀌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레 1864년에서 1869년까지 흘러갑니다. 아내의 선입견 때문에 13장까지는 요시무라가 안 죽었나 했습니다. 마지막에 역자 후기가 있는데 이 소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소개하는 대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전에 방송되었던 미국 드라마 로마의 두 주인공이 갈리아 전쟁기에 나온 두 병사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는 것처럼 1926년에 나온 신센구미 시말기에 나온 이름을 가지고 만들어낸 것이라네요.

재미있게 잘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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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 상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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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58페이지, 24줄, 25자.

형식이 독특합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돌아다니면서 옛 이야기를 묻습니다. 대화체가 아니고 질문에 답을 하는 증언만이 있을 뿐입니다. 간간이 이 대화의 중심이 되는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마지막 장면이 길게길게 늘어지면서 나옵니다. 아내는 책을 빨리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여기저기를 본 다음 뒤를 보는 버릇이 있는데 '자결을 명받았음에도 그렇지 않고 살아남아 자신의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저에게 말하는 바람에 늦게 읽기 시작하던 저는 혼동이 되었습니다. 지도가 몇 개 포함되어 있는데 설명에 의하면 원작에는 없는 것을 편의를 위해 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간략히 이야기를 하자면 난부 번에서 탈번을 했던 요시무라 간이치로(吉村貫一郞)가 1868년 1월 7일(음) 오사카의 저택에 나타납니다. 책임자인 오노 지로우에몬(大野次郞右衛門)이 일단 받아들였다가 자결을 하라고 방을 내줍니다. 이게 서장(5-18)이고 1장(19-32)에서는 요시무라의 생각, 2장(33-127)은 무명의 신센구미 대원, 3장(129-142)은 다시 요시무라의 독백, 4장(143-232)은 사쿠라바 야노스케, 5장(233-246)은 요시무라, 6장(247-399)은 히에라 리하치(이케다 시치사부로), 7장(401-413)은 다시 요시무라, 8장(415-462중단)은 다시 사이토 하지메(후지타 고로, 야마구치 지로)의 이야기입니다.

구전형식이라서 아주 재미있습니다. 일전에 읽은 어떤 책은 형식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호한 형태를 띠는 바람에 엉망이었죠. 재미도 없고 전달도 안되는. 이것은 역사적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몇 사람의 증언이 연결되는 형식이면서도 이야기의 바꿈을 존재하지 않는 인터뷰어에 의지하는 척함으로써 전환시킵니다. 소설은 이렇게 써야죠. 그래야 읽는 사람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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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
김은희 지음 / 발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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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0

365페이지, 26줄, 27자.

로맨스입니다. 시대 배경은 조선시대인데 특정 시기는 아닙니다. 중반 이후로 추정됩니다. 주인공들의 활동반경을 제약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입니다.

여혜현은 6살 때 부모님을 잃고 남궁가에 와서 딸처럼 자랍니다. 실제로는 민며느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효건은 12살 때 혜현을 처음 보고 동생처럼 생각하며 자랐기 때문에 28이 되도록 덤덤합니다. 대부분 16을 전후하여 결혼을 하니까 남자도 늦은 것이고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렇게 늦었는지는 불명확하네요. 6년 전에 여자가 16이 되었을 때 혼사를 치루어도 되었을 테니까요. 아무튼 친구 유양명의 동생 채연이 이 틈을 노리고 시도합니다. 이 아가씨도 19살이니 그런 식이면 혼사가 늦은 것 아닐까요? 설정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채연이가 슬며시 흘린 거짓 정보(효건이가 자기에게 선물도 주고 또 정도 주고 있다는)를 듣고 혜현을 은장도로 자결을 시도합니다. (은장도는 자살하기 힘든 도구입니다. 정확하게 시도하지 않는 한.) 효건이가 멀리서 보고 소리를 질러 심장을 빗겨나 큰 상처만 입고 맙니다. 두 남녀간에 짧은 대화가 오가고 오해가 증폭됩니다. 그래서 여자는 부모님의 위패가 있는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오겠다는 말을 합니다. 채연은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강원성에게 부탁하여 일행으로 끼어들게 합니다. 사냥꾼 4이 위협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역으로 암행하던 효건에게 당하여 둘은 팔을 잃고 둘은 크게 다칩니다. 강선비는 성공한 셈입니다. 화살을 스스로 맞으면서 혜현을 보호했으니까요. 효건은 강선비와 혜현의 사이 때문에 갈등하는데 채연이 강선비를 압박하는 게 지나쳐 강선비가 효건와 혜현에게 채연의 편지를 보여줍니다. 둘은 채연에게 물을 먹이는데 실수로 채연은 화상을 입습니다.

아쉬운 작품입니다. 갈등이 일어나는 계기가 빈약하고 증폭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긴 그 전에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진 않았기 때문에 배신감 같은 것은 없습니다. 조신하게 자랐을 주인공들과 주변인의 생각과 태도를 보면 전혀 아니네요. 하긴 그게 사람이겠지만 그래도 시대 설정을 감안하면 조금 어긋난 셈입니다. 회상하는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서 속독을 하는 저로서는 불편했습니다. 이상해서 되돌아 보면 어느 사인가에 회상입니다. 현재-오래된 과거-덜 오래된 과거-최근의 과거-현재-진행-다시 오래된 과거. 이런 식으로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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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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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4.8

438페이지, 23줄, 26자.

재미있습니다. 재미는 있는데 진도는 느립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곳곳에 짧지만 톡톡 튀는 맛이 가득합니다. 미스터리이지만 그냥 무시하고 소설로 봐도 됩니다.

간략히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구치 고헤이는 도조대학 의학부 신경내과 강사입니다. 부정수소외래(不定愁訴外來)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거의' 없는 외래입니다. '전혀' 없는지 '거의' 없는지 몰라서 일단 '거의'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병원장 다카시나 곤타가 호출을 하여 가니 바티스타 수술 팀의 사망사례에 대해 조사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기류 고이치가 팀장인 셈인데 돌출행동을 하는 그리고 진급에 전혀 관심이 없는 다구치가 제격이라 선임된 것입니다. 그는 조사를 하지만 벽에 부딪힙니다. 뭔가 께름칙한데 전혀 잡히지 않는 상황이지요. 병원장에게 가서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을 요구합니다. 미리 준비된 것처럼 병원장은 외부인사(후생성 관료) 시라토리 게이스케를 소개합니다. 탐정의 역할입니다. 결국 시라토리는 범인을 찾아냅니다만 33번째 희생자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카르테'라는 단어가 나와서 당황했는데 곧 차트(chart, 독일어로 karte)의 일본식 표현이라는 것을 추정해 냈을 때 일어난 허탈감을 아실까 모르겠습니다. 왜 번역을 하는 분이 '차트'로 옮기지 않고 그냥 카르테로 뒀는지 모르겠네요. 몇 가지 의학용어 중 영어의 일본식 표현은 우리말로 옮길 때 우리말식 표현으로 바꿨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번역을 하는 것'이니까요. 분야별 전문가는 괜히 있는 게 아니므로 과감하게 자문을 구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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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밖의 길 - 유순하 장편소설
유순하 지음 / 책세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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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장편 소설입니다. 한국 소설치고는 길어서 500페이지나 됩니다. 24줄에 27자인데 대부분의 대화는 칸을 달리하며 챕터 속에서도 글을 별표(*)로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변혜경이란 마흔 가량 된 미망인(남편이 군부독재정권시에 화가로서 작품전을 연 직후 고문을 받아 반폐인이 되었다가 문민정부가 끝날 즈음 자살합니다.)이 국어'선생질'을 그만두고 해외여행에 나섭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절반 이상은 여행 이야기가 섞인 형태입니다. 그러다가 자주 만나게 되는 어떤 서양인(스스로 존이라고 함. 나중에 샤드락 크위크라는 본명이 밝혀짐)과 가까워지지만 이상하게도 감정이 메말라 보이는 것 때문에 거리감을 둡니다. 11개월만에 귀국하였다가 친숙함이 연모로 바뀌어 그가 말한 파리를 거쳐 콜카타의 테레사 센터(제가 임의로 붙인 별칭입니다)에서 존이 남미로 갔다는 이야기-전에 6월이 제철이라고 존이 말한 적 있습니다-를 듣고 남미로 가서 결국 만납니다. 이스터 섬에 갔다가 둘이 결혼하기로 하였는데 존은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몸을 돌아보고 자신의 상태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아, 시작은 한국에서 프랑스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고 끝은 파리 공항에서 입국절차를 거치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회상을 빙자해서 이야기가 과거시제로 진행하는 것이지요.

제목이 [길 밖의 길]입니다. [길 아닌 길]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술술 잘 읽힙니다. 그렇다는 것은 읽힘이라는 목적에서 볼 때 잘 쓴 편이 되는 것이지요.

몇 가지 설정은 좀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야 개개인의 호불호 문제이므로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등장하는 곳 중 적지 않은 곳을 직접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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