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성
저넷 월스 지음, 나선숙 옮김 / 이미지박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3.0

저자인 저넷 월스의 어린 시절(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할 시점 정도까지) 이야기입니다. 부모인 로즈 메리와 렉스 월스는 1956년 결혼했습니다. 그리곤 로니, 메리 샤를린(아마도 유아 돌연사로 사망한 듯), 저넷, 브라이언과 릴리 루스 머린을 낳았습니다. 로니는 저넷보다 세 살쯤 많고, 브라이언은 한 살 아래, 머린은 5살 정도 아래입니다. 렉스는 재주는 많았지만 알콜 중독자여서 술을 마실 경우 난폭해지고 아내도 때리네요. 저넷이 열 몇 살 때 손꼽은 바로는 열 번도 넘게 이사를 했다는 기억이 나고요. 그 이상은 기억도 안 나서 포기.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인생에 충실하게 살았기 때문에 애들은 극빈자처럼 살아갑니다. 학교 쓰레기통에서 주운 음식으로 연명하네요. 한계에 달하면 교사 자격증이 있는 엄마가 취직을 해서 잠시 먹고 살다가 (부실하게 하므로 당연히) 계약 갱신에 실패하면서 쫓겨납니다. 결국 로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먼저 뉴욕으로 탈출하고, 2년 뒤 저넷은 11학년 수료 후 뉴욕에 가서 12학년을 다니는 대신 취직을 할 수 있는 고등학교에 들어가 1년을 보냅니다. 브라이언도 11학년을 마치고 누나들 곁으로 오고, 머린도 몇 달 뒤 옵니다. 다들 부모를 피해 달아난 것이죠. 그러자 부모도 뉴욕으로 와서 더부살이를 합니다. 저넷은 에릭이란 좋은 남자를 만나 몇 년 동거를 하다 결혼하지만 결국 이혼합니다. 그리고 전처의 딸이 있는 남자와 결혼하네요. 그 와중에 알은 것은 어머니에게는 외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백만 달러 정도 가치가 있는 땅이 있다는 것. 아이들은 식대 25 센트가 없어 점심을 먹지 못하고 쓰레기 통에서 남이 먹다 버린 음식을 주어 연명하였는데 말입니다. 아침 저녁도 굶으니 학교에서 남이 버린 음식으로 하루 종일 배를 채우는 셈인데 백만 달러 땅을 깔고 살면서도 신경을 안 쓰는 부모라뇨.

책의 앞뒤에 나온 평이라든지 해설에는 찬양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만 제가 보기엔 저넷 등은 오랜 기간 부모로부터 세뇌되었기 때문에 그런 삶을 비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해한다고, 이해해 줘야 한다고 믿는 것이죠. 할머니가 브라이언에게 성추행을 하였지만 할머니니까 괜찮다는 식의 반응 및 거기에 대항하였다고 딸들에게 혼을 내는 아빠가 정상입니까? 13살 먹은 딸을 술집에 데리고 가서 상대의 정신을 빼서 포커로 돈을 따고 돈을 잃은 상대가 딸을 데리고 올라가겠다고 하니 허락해 주는 아빠가 제정신입니까? 딸은 3살 때 혼자서 핫도그를 만들다 불이 나서 입은 가슴의 화상을 보여주고 상대를 겨우 떼어낼 수 있었지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미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로즈 메리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이 도시의 잘못도 있어. 노숙자 생활을 너무 쉽게 만들잖니.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다른 길을 찾을 텐데 말이야." 제 생각엔 어머니의 입에서 나온 게 아니리 저넷이 한 말 같습니다. 작품 내내 부모의 잘못된 생활에 대해 이야기 했으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넣은 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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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3.5

일단 재미있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네요. 하지만 가볍습니다. 열 편의 단편(목사의 기쁨 Parson's pleasure, 손님 The visitor, 맛 Taste, 항해 거리 Dip in the pool,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Mrs Bixby and the colonel's coat, 남쪽 남자 Man from the south, 정복왕 에드워드 Edward the conqueror, 하늘로 가는 길 The way up to heaven, 피부 Skin,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Lamb to the slaughter)으로 구성되어 있고, 책 자체의 영어 제목이 The best of Roald Dahl입니다. 단편집이란 소리죠.

단편집은 같은 길이의 장편에 비해 대략 세 배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왜냐하면 줄거리가 자꾸 바뀌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 목적이 짧게 읽으라고 쓰여진 것을 모았으니 읽는 사람이 힘든 것이지요. 게다가 비록 작가는 서로 다르게 쓰려고 노력하지만 - 특히 비꼬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 아무래도 비슷한 구성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열 편에도 여러 편이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즉 허세, 내기 등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점수를 높게 줄 수는 없습니다. 비록 하나하나는 비교적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요.

목사의 기쁨 Parson's pleasure = 보기스는 다양한 신분 특히 목사로 위장하여 시골의 집에서 골동품 가구를 싸게 사서 런던에서 비싸게 파는 사람이다. 어떤 아주 귀한 마호가니 장을 속여서 싸게 사려다 벌어지는 소동.

손님 The visitor = 오스왈드 헨드릭스 코넬리어스 숙부가 보낸 일기장(여성 편력기)에서 발췌한 어떤 에피소드. 마지막 에피소드이다. 18년전의 것. 시리아의 어떤 부호 집에 자동차 수리중 쉬러 갔다가 아내와 딸을 유혹하려고 노력하였고, 밤에 어떤 여인과 잤으나, 아침에 주인으로부터 숨겨진 큰 딸 이야기를 듣는다. 나병 환자라고. (숙부가 그 뒤 은둔하게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맛 Taste = 마이크 스코필드에게 가끔 오는 리처드 프랏(쉰 살 정도)이란 사내는 포도주의 일종인 클라레의 품종과 연도를 잘 맞춘다고 알려져있다. 어느 날 프랏의 충동으로 프랏의 집 두 채(실존하는지는 불명)와 딸 루이즈(18살)를 건 내기가 성립된다. 프랏은 잘 맞춘 것 같았다. 하녀가 와서 서재(포도주가 놓여있던 장소이다)에서 프랏의 안경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항해 거리 Dip in the pool = 윌리엄 보티볼은 항해거리 내기에 전재산을 걸었다가 날씨가 예측과 달라지자 바다에 뛰어내려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한다. 유일한 목격자와 대화를 나눈 뒤 뛰어내렸으나, 그녀의 간호부(추정)가 와서 그녀를 데려가는 바람에 홀로 남겨진다.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Mrs Bixby and the colonel's coat = 빅스비 부인은 볼티모어의 이모를 방문하는 척하고는 대령이라는 호색한과 매 달 한 번씩 혼외정사를 가지다가 8년 만에 작별 선물로 받은 밍크 외투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남편에게 보여줄까 하다 전당포를 이용하지만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밍크 목도리이다. 그리고 남편의 비서가 그 코트를 입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남쪽 남자 Man from the south = 어떤 남자가 한 청년과 내기를 하자고 꼬드긴다. 자기의 고급 차와 청년의 새끼 손가락을 건 내기이다. 10번 모두 라이터를 단번에 켜면 이기는 것으로. 막판에 아내가 들어와 남편을 야단친다. 아내의 손가락은 둘뿐이다.

정복왕 에드워드 Edward the conqueror = 루이저는 리스트의 음악에 반응하는 고양이를 데려온다. 에드워드는 고양이만 생각하는 루이저에게 화가 나고 고양이를 본디 운명인 모닥불에 던져버린다.

하늘로 가는 길 The way up to heaven = 포스터 부인은 파리에 있는 딸네에 가려고 하지만 남편이 꾸물대면서 방해하자 화가 난다. 공항에 갔으나 기상악화로 연기되어 다음날 다시 출발한다. 하지만 여전히 남편이 꾸물댄다. 부인은 뭔가를 가지러 다시 집으로 들어간 남편을 뒤쫓아 집에 들어가려다 어떤 소리를 듣고 그냥 공항으로 간다. 6주 후 부인은 집에 와서 엘리베이터 수리공을 부른다.

피부 Skin = 드리올리는 1913년에 샤임 수틴이란 칼무크인에게 등에 자신의 아내를 모델로 하여 그림을 그린 후 문신으로 바꿔 갖고 있다. 그는 한 화방에서 자랑을 하였고 어떤 사람의 감언이설에 같이 나간다. 얼마후 수틴의 그림이 시장에 나타난다. 그 사람이 주인이라고 했던 호텔은 존재하지 않는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Lamb to the slaughter = 메리 멀로니는 임신 6개월이다. 남편은 경찰인데 어느 날 남편이 뭐(내용은 안 나옵니다)라고 이야기하자 충격을 받은 그녀는 남편의 뒤통수를 얼은 양다리로 때려 죽인 다음 양고기는 요리를 하여 수사차 나온 남편의 동료에게 대접한다. 형사들은 무기가 뭔지에 대해 토론한다. 어딘가 바로 옆에 있을 건데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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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2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3.4

이 책의 앞 절반은 제한된 정보를 가진 자들이 겪는 혼돈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약물과 술에 의해 그 혼돈 속에서 겨우겨우 버티고요. 버니가 죽은 직후 눈이 내려서 시체는 눈 속에 파묻힙니다. 그래서 발견되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할 수 없이 고등학교 때 친구 클로크 레이번과 프랜시스가 버니의 방을 찾도록 하고 여자 친구 매리언도 불러서 결국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혼돈이 시작되는 것이죠. 헨리가 깔아놓은 복선이 짙어서 주인공들에게도 혼돈이 찾아오고 결국 사분오열 됩니다. 찰스가 프랜시스의 고모집에서 가져온 권총 때문에 하나가 죽고 하나는 다칩니다. 여기서도 진실과 다른 사실이 유포됩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니까요.

대부분이 리처드의 시각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리고 리처드는 사실 이 5인조의 주류가 아닌 방계인물이기 때문에 상당히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리처드가 생각하는 또는 생각하도록 유도된 '진실'- 이 진실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과 새로운 정보가 추가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진실-실제로는 사실-의 붕괴와 새로운 진실-역시 사실-의 등장) 등이 이 책의 주내용입니다. 마지막에 쓴 현재의 상황을 보면 그런 의도가 심하게 드러납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작가가 독자들에게 리처드의 시각을 강요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두어 번 더 읽는다면 아마도 그런 시각이 교정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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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3.1

리처드 페이펀은 캘리포니아 주의 시골 마을 플래노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오고 대학교를 다니다 햄든 대학으로 옮겨갑니다. 그곳에서 괴짜 교수 줄리언 모로 밑에서 사사를 받게 되면서 그 학과의 5학생 에드먼드 코크런(버니), 프랜시스 애버나디, 커밀러 매컬리, 찰스 매컬리, 헨리 윈터 등과 어울리게 됩니다. 원래 학생을 5명까지만 받는데 석연찮은 이유로 6번째 학생이 된 것입니다. 미국 시골의 중산층(9등급으로 보면 중하로 6등급 정도 되겠죠)의 아들이기 때문에 돈이 없는데 대학을 그것도 고문학을 전공하는 것은 부질없어 보입니다. 동기들이 모두 좀 사는 집안 출신인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집안에서나 할 수 있는 학문이죠.

순서는 복잡하게 엉켜있지만 정리하자면 헨리, 프랜시스, 찰스, 커밀러는 어느 날 환각 상태에서 어떤 농부를 죽이게 됩니다. 버니가 알게 디고 전부터 이들에게 돈을 의지했던 게 심해집니다. 리처드는 이들에게서 부분적으로 소외되었던 게 그 문제임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문제와 부딪히게 됩니다. 1권 마지막을 보면 이들은 버니를 죽일 생각입니다. 그리고 예상 외로 버니가 계획했던 장소에 나타납니다.

큰애가 먼저 보고는 재미있다고 하던데, 저는 아닙니다. 그저 그렇습니다. 2권까지 빌려왔으니 마저 읽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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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데이즈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3.4

Women's Murder Club 시리즈라네요. Women's Murder Club은 형사 린제이 박서, 검시관 클레어 워시번, 기자 신디 토머스, 검사보 질 번하트들을 총칭하는 것입니다.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또 돕는군요.

린제이는 '부서장'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아마도 '치프'를 그렇게 해석한 게 아닐까 싶네요. 그렇다면 우리 식으로 옮기면 '반장'이 적당한 단어 같습니다. 그게 못마땅하면 '경위'도 적절했을 것이고요. 부서장은 자주 듣던 호칭이 아닙니다.

아무튼 린제이는 우연히 폭발 현장을 목격합니다. 오거스트 스파이스라는 이름으로 경고문이 남아 있습니다. 피살된 사람은 X/L 시스템의 사장이랍니다. 얼마 후 조지 벤고시언이라는 의료버험업계의 인물이 피살됩니다. 리신에 의한 독극물 살인입니다만 역시 오거스트 스파이스라는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신디에게 협박장이 전달되고 질이 피납 살해됩니다. 조만간 있을 G-8 회담을 취소하라는 게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차원이 달라졌기 때문에 국토안보부의 차장 조지프 몰리나리가 개입하게 됩니다. 그 뒤는 일련의 살인이 연관성이 있는가를 추적하는 것이고, 그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것입니다. 비교적 평이하게 쓰여져 있어서 시간죽이기에 제격입니다.

거명되는 이름들은 찰리 댄코(제프리 스탠저), 맬컴, 미셸, 로저 레무즈(자칭 랜스 하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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