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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된 죽음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8
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3.6
약간 허술한 (내용상의)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만 주제는 유쾌합니다. 복수를 그린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복수로 인하여 한 인간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에드워드는 어릴 때 니콜라를 만난 다음 그에게 끌려다니게 됩니다. 아니 이제 와서 돌아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술이 전적으로 에드워드의 입장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입수한 몇 가지 우연을 가지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냅니다. 즉 없었던 과거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 발상은 신선했지만 문제가 있는데 예를 들어 잉크입니다. 인쇄를 하려면 잉크가 필수이죠. 에드워드는 모든 과정을 옛날 것으로, 그리고 옛날 방식으로 진행했진만 인쇄는 현대에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잉크는 무한 보관이 안되므로 현재의 어느 날에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잉크의 성질은 과거와 다릅니다. 그러니 분석을 한다면 쉽게 '어, 재료(종이 등)는 옛날 것인데 잉크는 현대 것이네요'라는 결과를 도출할 것입니다. 쉽게 조작임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이야기를 만드는 입장에서 그것까지 밝히면 안되니 넘어갑니다만.
그래도 잠간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읽을 거리임은 분명합니다.
091226/09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