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의 비밀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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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4

원제는 다른 것 같습니다. 불어는 모르는데 사전을 들춰보니 대략 '빨리 떠나고 늦게 돌아온다' 정도인 것 같네요.

그러므로 한글 제목은 시선을 끌어당기기 위함으로 생각되네요.

주인공은 불명확합니다. 아담스베르 총경이 진행해 나가는 셈인데, 조스 르 게른이나 에르베 뒤쿠에딕(드캉브레) 등은 조연이겠지요. 이 소설도 시점이 수시로 변합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감추죠. 추리소설이니 그렇게 진행해도 됩니다만 별로 달갑지는 않습니다.

조스는 소식꾼입니다. 돈을 받고 짧은 내용의 글을 남에게 전달하는 사람이죠. 전직 선장인데 파선하여 선원이 죽자 선주를 때리다가 형을 살고 쫓겨났습니다. 드캉브레는 전직 교사로 사건에 함께 말려듭니다. 아담스베르 총경은 강력계 지서장인데 시설공사중이여서 심심풀이로 어떤 이상한 사건을 들어주는 척합니다. 그러다가 그게 사건과 연결된다는 느낌이 와서 매달립니다. 페스트에 대한 미신과 역사적 사실이 엮이면서 진행됩니다. 사실 추리가 아니라 직관에 의한 해결입니다. 순간적인 영상에서 해결을 찾아내니까요. 그냥 심심풀이로 읽을 만합니다.

마리벨은 갑자기 마지막에 부상합니다. 그래서 전혀 의외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우리 독자야 작가가 제공해 준 자료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하니 뒤통수를 맞는 게 다반사죠.

101024/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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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이병애.고맹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2.0

무슨 상을 받았다는 책은 일단 멀리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초반에 강력하게 들었습니다. 1장을 읽고는 내던져버렸습니다. 제3인칭으로 진행하는 주절거림이 이 책의 형식입니다. 두서없이, 주제없이 (주제는 있지만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냥 생각 나는 대로 써내려간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저자의 탐욕 때문에 독자가 고생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아직은 농담입니다) 며칠 뒤 다시 책을 들었습니다. 지겨운 것을 억지로 참고 다 읽었습니다. 등장인물은 몇 안됩니다. 가비라는 여자애, 쿠르트 야니쉬라는 지방경찰관, 그 아내, 그리고 몇 사람. 책 뒤에 붙은 옮긴이의 글은 칭찬이지만 그야 그 분의 느낌이고 제 느낌은 평가점수로 알 수 있을 겁니다.

다시는 읽지 않겠다가 솔직한 느낌이고, 그래도 이런 걸 좋아하는 분도 계시겠지 하는 생각은 얼핏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었습니다. 졸리는 눈을 부릅뜨고, 하품 나오는 글을 읽어내려간 제 자신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101007/1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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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3.8

삼중 구조로 된 소설입니다. 현실(베딩 클리닉)에 있는 빅토르 라렌츠(전직 정신과 의사)와 그를 치료하는 마르틴 로트 박사, 빅토르가 쉬고 있던 파르쿰 섬, 섬에 찾아온 안나 슈피겔이란 작가 겸 환자. 빅토르가 로트에게 파르쿰 섬과 거기에서 있었던 안나와의 치료관계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로트는 진실에 도달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에 시달리는 딸 요제핀과 그를 버리는 아내 이자벨이 핵심입니다.

로트가 왜 이자벨에게까지 가는지는 불명확하네요.

로트는 빅토르에게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그를 현실로 불러옵니다. 그는 그동안 약물에 의지하여 도피중이었으니까요. 돌아온 그는 안나 슈피겔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안나가 빅토르에게 이야기하는 또 다른 이야기(아니, 같은 이야기). 이렇게 해서 삼중 구조가 완성됩니다. 당연히 독자로 하여금 혼동에 빠지게 하기 위하여-다른 말로는 끝까지 긴장감을 갖고 독서에 열중하도록 하기 위하여- 이야기는 잘게 잘라져서 분산 배치됩니다. 비교적 절묘하게 배치를 해놓아서 결말을 알게 되면 당혹스럽지만 그 전에는 속아넘어가기 좋습니다.

질환 자체가 생소한 데다가 좀 억지설정이 섞여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100911/1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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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어떤 맛이 나는지 시공 청소년 문학 8
프리드리히 아니 지음, 이유림 옮김 / 시공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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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이것은 외국의 성장소설입니다. 

14살 생일을 맞은 루카스는 생일 선물로 사흘간의 자유로운 외출을 요구합니다만 부모에 의해 거절됩니다. 그래서 가출 아닌 가출을 합니다. 사흘 뒤 집에 돌아가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각자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지요. 루카스가 바라본 인물들의 행동으로 그들을 파악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다른 사람(예를 들어 맹인 소녀 존야(Sonja)의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존야의 상태 같은 것이죠)의 이야기도 사실인지는 불확실한 것입니다. 존야의 어머니는 존야가 강한 척, 모든 것을 알아서 잘 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날마다 겁을 낸다고 말합니다. 루카스의 눈에 잡힌 존야는 척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보이죠. 진실은 작가도 모를  것 같습니다. 형사처벌이 가능한 루카스의 태도는 아직 어린아이입니다. 그래서 17살 존야의 행동이 어른스러워 보이는 것이겠죠. 링고와 리시는 왜 도입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뜻이 있을 것 같은데 잘 이해가 안 되네요.

100829/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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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하루
한스 크루파 지음, 서경홍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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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0

한글 제목 때문에 뽑아들었고, 앞에 있는 저자에 대한 서술 때문에 빌렸습니다. 아내는 잠시 들고 보더니 집어던졌습니다.

다 읽은 다음에도 한글 제목을 왜 그렇게 붙였는지 (독어 제목은 '나비의 키스'니까 한글 제목과는 무관합니다. 따라서 이 제목은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붙인 것이겠죠.) 이해가 안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뽑아보면 마누엘(성은 모르겠습니다. 안 나온 것 같네요.)은 스페인계 부모를 뒀고, 아버지와 동생 토비아스는 의사입니다. 마누엘은 어느날 사장의 호출을 받고 사장실에 갔다가 나비 표본을 보고 갑자기 사장의 호출 사유를 듣지도 않고 사직합니다. 그리고 3년간 거리를 떠돌며(동생의 집에 근거를 두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필요하면 거기로 돌아갑니다.) 거리의 악사로 지내면서 이런 저런 여자들도 만나며 지냅니다. 어느 날 프라우케라는 여자를 만나 그녀의 집에서 잠시 지내게 됩니다. 그녀에 대한 기술이 '그녀가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아름다웠다. 곱슬곱슬한 금발과 커다란 푸른 눈은 마치 천사와 같았다. 천사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을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프라우케를 알게 된 후로 알 것만 같았다.'로 시작하기 때문에 독자는 편견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종반에 가면 그녀에게 차이고 다시 차버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는 아래층에 사는 얀과 린다를 베란다에서의 대화를 옅들음으로써 알기 시작하는데, 그 때 생긴 편견이 당사자들을 실제로 만나면서 해소되는 방식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보아 프라우케와의 만남은 (정반대로) 파국에 이를 것이라는 암시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곤 조에라는 여자를 '나비의 집'이라는 식물원에서 만나면서 다시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만나게 됩니다.

마누엘은 제가 보기에 현실에 만족해 하는 삶을 살면서, 하지만 동생 집이라는 닻을 갖고 있기 때문에, 히피를 동경했었지만 귀속되지 못했던 얀과 달리 그런 삶을 피상적으로 즐기면서 사는 존재입니다. 80년대 식으로 말하면 노동자를 흉내내는 부르지아죠. 학생시절,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하면 그리 됩니다.

이런 삶이 저에게는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당사자는 즐거울 것 같습니다. 마약을 해도 그러니(즐거우니) 즐겁다는 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지요. 이 책 자체보다는 이 책에 인용된 구절들에서 더 건질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아, 인용된 구절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100804/1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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