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게임
카린 알브테옌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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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90페이지, 24줄, 27자.

특이한 설정입니다. 스웨덴이 배경인데 서구라기보다는 북구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서구에 물론 북구가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성격이 좀 다르지요. 그런데 배경에 있는 의식세계는 다른 서구의 나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설정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어떤 유명 작가 악셀 랑네르펠트와 아내 알리세, 큰 아들 얀-에리크, 자부 루이세, 손녀 엘렌, 전 가정부 예르다 페르손, 여류작가 할리나, 전 작가 토리뉘 벤베리, 극작가 크리스토페르 산데블롬, 주택관리사 마리안네 폴케손 등이 등장합니다. 시작은 예르다가 92세로 홀로 살다 죽어 마리안네가 유류품을 정리하기 위하여 방문하였다가 연락처에 적힌 몇 사람을 접촉하는 것입니다.

악셀은 어느 모임에서 할리나와 만나 하루밤을 보냅니다. 할리나는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난 여자로 집착이 강해서 악셀에게 계속 편지를 보냅니다. 글도 보내오지만 악셀은 보지 않고 처박아 둡니다. 토리뉘는 동거중이었는데 할리나가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떠나자 악셀과의 관계를 의심합니다. 그래서 악셀의 딸 안니카를 강간합니다. 안니카는 자살하지요. 한편 할리나는 악셀의 집에 가서 자랑스럽게 떠벌이면서 핍박합니다. 화가 난 알리세는 할리나를 치는데 그만 죽고 맙니다. 그래서 시체를 원래 살던 집에 묻습니다. 글이 안 써져서 고민하던 악셀은 할리나의 글을 보고 약간 개작하여 출간하고, 그게 문학상을 받습니다. (토리뉘가 안니카를 강간한 이유입니다) 크리스토페르는 할리나의 아이였고 공원에서 기다리다 고아원을 거쳐 입양됩니다. 얀-에리크는 작가였지만 아버지 문학사업의 뒷바라지만 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뇌졸중으로 누워 꼼짝도 못하는 악셀 대신 대신 강연을 하고 재단을 관리하는 것이지요. 그도 강연을 할 때마다 여자와 관계를 맺습니다. 아내 루이세나 어머니 알리세도 원래 여류작가였는데 각각 시부와 남편의 후광에 가려 평범하게 변해버렸습니다.

외도가 비교적 쉽게 일어나는 것(부자가 다 그 외도로 고난을 받네요), 살인이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모자가 살인자가 되는 이유), 각자가 다른 이에게 솔직하지 않은 것(대부분의 등장인물) 등이 인상적인데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꾸준히 발생하네요. 어릴 때의 트라우마(요즘 유행하는 단어이죠)로 인하여 파멸하는 군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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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피오
마르탱 파주 지음, 한정주 옮김 / 문이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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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

259페이지, 21줄, 25자.

이런 책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싫습니다. 현란하게 늘어놓은 단어들 속에서 정신이 사나워집니다. 어떤 단어(또는 문장)는 제대로, 어떤 단어는 반대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렇게 짧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꽤 걸립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챙기자면 피오 레갈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다음 할머니와 같이 지내다가 할머니가 화재로 돌아가신 다음에는 고아원에서 지냅니다. 성인이 되어 나온 다음 그녀가 손을 댄 것은 무작위로 뽑아낸 저명 인사에게 협박장을 보내는 것입니다. 열에 하나꼴로 구체적인 사실이 없는 협박장에 굴복하여 돈을 냅니다. 어느날 앙브로즈 아베르콩브리에게 보냈는데 돈을 가져다 놓은 사람은 여자입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어떤 노인이 자기를 지켜봅니다. 피오는 돈을 놓아 두는지 감시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한 장소에 있으면서 유심히 쳐다보고 있어도 의심을 받지 않는 행위를 하고 있었는데 다름아닌 그림 그리기입니다. 아베르콩브리는 새로운 예술가를 탄생시키는 사람이었고, 그 뒤로는 그녀가 그린 그림을 아베르콩브리에게 주면 대신 돈을 주는 관계가 됩니다. 어느 날 샤를 폴케라는 청년이 와서 그녀를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도착한 곳은 파티장인데, 폴케가 파티장의 음식이 놓인 식탁보를 잡아당기자 밑이 식탁이 아닌 묘소(묘석)이고 아베르콩브리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손님들은 흩어지고, 피오의 이름이 이제 세상에 알려집니다. 피오는 전시회를 한번도 한 적 없는데 벌써 예술가로 대접받으면서 키워집니다. 드디어 전시회가 열립니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센 강에 몸을 던집니다.

원제는 [여덟 살 때의 잠자리]인데 번역자의 해석에 의하면 어릴 때 폭풍 속 잠자리의 이미지가 주인공의 삶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네요. 이 작가의 책을 하나 예전에 샀었던 것 같은데, 아직 읽지는 않았습니다. 볼까 말까 망설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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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 학교 - 빨간 머리 율레의 좌충우돌 산적 길들이기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도로타 뷘쉬 그림, 문성원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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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248페이지, 21줄, 28자.

결말은 좋지만 시작은 좀 이상합니다. 실제 상황은 아니니 참을 수 있습니다.

뮈펠하우젠이란 마을에 율레의 딸 율레란 빨간머리 소녀가 있었습니다. 마을은 획일적인 것만 허용되었기 때문에 쇠퇴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줄어들고(학교 학생 수로 알 수 있습니다) 특정직업인은 하나가 죽으면 소멸되는 과정에 있고요. 빨간 머리는 혼자이기 때문에 율레는 왕따입니다. 그래도 선생님과 의견이 맞아 조언을 들으면서 책도 읽고 지냈습니다. 옆의 숲 슈랏에는 산적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아무도 출입하지 않습니다. 율레는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에 생각도, 행동도 달리할 수 있었습니다. 왕따니 남들과 비슷하게 해도, 안해도 상관 없었거든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다음에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슈랏 숲에도 갔습니다. 거기서 산적 두목 로쉬 락착을 만나 산적마을에도 학교를 세울 것을 공모합니다. 선생님으로는 율레가 낙착되었습니다. 거친 아이들을 상대하면서 율레도 정이 듭니다. 학교의 늙으신 선생님은 어느 날 율레에게 산적 두목이 사실은 율레의 아버지임을 알려줍니다. 엄마였던 율레가 고백한 비밀이라고. 산적질이 점점 힘들어지고 뮈펠하우젠은 점점 쇠락해 가기 때문에 새로운 생활을 염원하던 산적 일행은 하나둘 뮈펠하우젠으로 이사해 옵니다. 학생들도 많아져서 학교도 문을 닫지않게 되었습니다.

산적들이 왜 산적이 되었는지는 불확실하네요. 하는 행동도 산적이라기보다는 따로 살던 사람 정도이고요. 어떻게 보면 산적 무리의 개과천선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보면 결과를 위해 존재하던 인물들의 변천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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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사계절 1318 문고 36
라헐 판 코에이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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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04페이지, 22줄, 25자.

유명한 화가인 벨라스케스의 '시녀들'(다른 이름으로도 소개되는 것으로 보아 이름이 여럿인 것 같습니다)를 해석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후안 카라스코는 마드리드로 가서 마부가 되었고, 현재 스페인 국왕 펠리페 4세의 딸 마르가르타 공주의 마부입니다. 큰딸 후안나, 큰아들 호아킨, 둘째 아들 바르톨로메, 둘째 딸 베아트리스, 막내 마누엘로 구성된 자녀와 아내 이사벨을 마드리드로 데려가기 위해 일시낙향합니다. 원 계획은 시골의 집을 친구 토마스에게 넘기면서 아들 바르톨로메도 함께 떠맡길 요량이었습니다. 바르톨로메는 심한 불구로 하반신이 빈약합니다. 대도시에 가면 더 천대받을 것이 확실하므로 떼어놓으려 했지만 (딸 후아난을 시집 보내는 데도 장애가 됩니다) 애걸복걸하고 아내도 간절히 바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마드리드에서는 집안에 꼭 박혀 있는 조건으로 데리고 갑니다. 바르톨로메는 짐짝처럼 취급당하지만 참습니다. 마드리드에 도착한 다음 집에 갖혀 있다가 호아킨과 후아난의 도움으로 수사에게서 글을 쓰고 읽는 것을 배우던 바르톨로메는 호아킨이 제빵도제가 됨으로써 외출길이 막힙니다. 그 동안 호아킨이 빨래통에 넣어 운반을 해줬으니까요. 후아난이 같은 집에 사는 다 큰 처녀이면서 약간 머리가 부족한 헤로니마를 이용하여 바르톨로메를 데리고 출타했지만 공주의 마차와 마주친 헤로니마가 넘어지고 달아남으로써 바르톨로메가 공주의 눈에 띄게 됩니다. 공주가 '인간개'로써 갖고 놀고 싶다고 말하여 바르톨로메는 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화방도제 안드레스가 개분장을 위해 바르톨로메를 만났다가 안된 생각에 약간의 동정을 베풉니다. 바르톨로메는 위안을 받고 힘을 내어 공주의 눈에 들게 되는데 공주가 데리고 있는 난장이 니콜라시토의 모략으로 물에 빠져 죽을 뻔합니다. 벨라스케스가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데 바르톨로메도 포함됩니다. 벨라스케스의 도제 중 하나인 후안 데 파레하는 흑인 노예 출신으로 화가가 된 사람입니다. 베아트리스가 골라온 강아지 후스토를 바르톨로메와 바꿔치기할 계획을 세운 벨라스케스와 카라스코는 니몰라시토를 이용하여 둘을 바꿉니다. 공주는 강아지에게 정신이 팔렸고, 바르톨로메는 잊혀졌습니다. 바르톨로메는 도제가 될 수 없으므로(불구여서 허드렛 일을 할 수 없어 조합에 들 수 없으니까요) 파레하가 일꾼처럼 데리고 있으면서 자기 밥벌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물론, 천부적인 색감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림 하나에서 이런 새로운 이야기 하나를 만들어 낸 것을 보니 놀랍습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면이 꽤 되지만 흠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장점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제목은 바르톨로메가 인간개로 존재하였지만 개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여러 등장인물의 목소리로 나타낸 것입니다.

도서관 도서여서 그런지 벌써 제본이 뜯어지고 있네요. 반양장의 단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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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네버랜드 클래식 37
쥘 베른 지음, 김주경 옮김, 레옹 베넷 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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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98페이지, 23줄, 26자.

오식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오식이 아니라면 설명을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18페이지의 11시 22분과 4분, 그리고 11시 29분의 관계입니다. 파스파르투가 11시 22분이라고 하자 4분 늦는다고 하면서 11시 29분부터 하인이라고 말합니다. 말하고 있는 현재 시각은 11시 26분이지요. 왜 3분 뒤부터 하인이라고 했을까요?

52페이지의 시속 10 노트 운운은 상식에 어긋납니다. 노트라는 게 '시속 해리'를 뜻하니까 앞에 또 시속이 붙으면 '시속 시속 10 해리'라는 말과 같습니다. 10노트라고 하든지 아니면 시속 10해리라고 했어야 합니다. 사실 뒤쪽 표현은 안 씁니다.

한번 눈에 어긋나니 계속 보이네요. 필리어스 포그는 24시간 중 집에서 10시간을 보낸다고 되어 있습니다. 나머진 클럽에서 보내고. 그런데 집에서 클럽까지는 과거식으로 575보입니다. 요즘으로는 1150보지요. 활발하게 걸으면 1분에 70보를 걸으니 17분 거리입니다. 잡다한 시간 포함해서 20분으로 아니 쉬운 계산을 위해 30분이라고 해봅시다. 그러면 클럽에서 13시간을 보내야 하지요. 그런데 11시 반에 집을 나서서 (12시에 클럽 도착) 밤 12시(24시)에 클럽을 나서니 클럽 체재시간은 12시간입니다. 왕복 1시간을 걷는다고 가정해도 1시간이 빕니다. 집에서 11시간을 보내든지 클럽에서 새벽 1시에 나와야 합니다.

솔트레이크에 대한 기록을 보니 요즘 것과 다르네요. 아무래도 100여 년이 지나면서 달라졌겠지요. 책에는 길이가 110에 폭이 55라고 되어 있는데 위키페디아에는 120에 45라고 나옵니다. 과거의 기록을 보고 현재와 비교하는 재미가 오래된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솔트레이크의 오그던 역에서 2시에 도착하여 4시간 뒤인 6시에 출발한다던 기차는(296페이지) 299페이지를 보면 4시가 되기 전에 손님들이 돌아왔고, 얼마 후 출발했다고 합니다.

이런 몇 가지는 다른 책과 비교 후에 오식인지 아니면 원작자의 실수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책과 비교해 보니 위에 나온 것들이 다 오타 내지 오식으로 판단됩니다. 그 책에는 11시 26분으로 나오고, 4시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2판이 나온다면 교정되어 나오기를 바랍니다.)

날짜 경계선은 태평양 한가운데 있으니 미국에 도착한 이들은 신문 등을 통하여 이미 하루가 당겨졌음을 알아야 하는데 런던에 도착해서야 깨닫는 것은 반전을 위한 장치이지만 어슬픈 면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부위기는 같은 작가의 [황제의 밀사]와 비슷합니다. [황제의 밀사]가 1876년 간행이라고 하니 4년 차이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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