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개 매그레 시리즈 5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3.0

 

216페이지, 22줄, 22자.

 

전에 동서미스테리북 시리즈에서 [사나이의 목]과 합본된 상태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읽었다는 기억만 납니다. 그래서 새로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단기기억상실자는 신문을 처음부터 몇 번이고 새로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는데, 어쩌면 그와 비슷한 상황일지도.

 

번역자가 달라서인지 고유명사들이 달라졌습니다. 메글레-매그레, 르루아-르로아, 모스태강-모스타구엔, 르 퐁무레-르포므레, 고와이야르-고야르 등입니다. 당연히 문장들도 조금씩 다릅니다. 둘을 비교하면 그 자체로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번역자는 두 분 다 불문학을 하신 분이니 발음의 차이는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이해의 차이거나 개인적인 편차(사투리)가 아닐까 합니다. 헌병대와 군경대는 익숙한 단어로는 전자일 듯싶습니다만.

 

내용 자체는 별로 흥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매그레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독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합니다. 설명을 들으면 모든 게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접근하는 것은 추리소설답지 않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숨겨진 이야기 찾기 정도일까요?

 

누런 개에 대한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과잉반응하는 게 아니라, 저자가 독자들에게 강요하는 눈속임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읽었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빌려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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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자리 퍼즐 픽션 Puzzle Fiction 5
드니 게즈 지음, 이세욱 옮김 / 이지북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3.5

 

548페이지, 24줄, 28자.

 

난데없는 '머리털자리'가 뭘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조금 읽다 보니 뭔 소린지 알아차렸습니다. 이집트의 왕비 베레니케는 원정을 나간 남편의 운명을 위해 자신의 아름다운 머리를 모두 밀어 이시스 여신에게 바칩니다. 얼마 뒤 머리털은 사라지고 하늘에 새로운 별자리가 생겨났습니다. 그게 머리털 자리랍니다. 아무튼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그 왕은 에우에르게테스이고 당대의 도서관장은 에라토스테네스입니다. 시에네의 우물에 하지 때 바닥에 빛이 비추는 것을 이용하여 알렉산드리아와의 거리를 측정하고 수직으로 세운 기둥의 기울기(각도)를 이용하여 지구의 원주를 잰 사람이죠. 짧게 전해오는 것을 한 권의 소설로 꾸며냈습니다. 아마도 여기에 등장하는 왕자와 공주의 일도 사실일지 모르겠네요. 사실이든 아니든 별로 상관없겠지만.

 

신화나 설화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데, 이게 현실로 바뀌면 그 빛이 바래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여서 비참한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네요. 만화가 실사보다 더 보기 좋은 것과 비슷합니다.

 

140614-140614/1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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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서지희 옮김 / 살림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3.4

 

501페이지, 25줄, 29자.

 

칼 뫼르크는 총격사건 후 복귀한 지 1주일 정도 된 경위입니다. 그 사건으로 자신의 팀원이 모두 결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안케르는 죽고, 하르뒤는 반신마비로 누운 신세가 되었습니다. 칼은 원래 다른 사람과 협조가 잘 안되어 겉도는 신세입니다. 반장 마르쿠스 야콥센은 칼의 능력을 높이 사기 때문에 잔류시키고자 하지만 부반장 라르스 비외른은 내보내자고 합니다. 그러다가 돌파구가 생기는데 장기미제 사건들만 처리하는 '특별수사반 Q'가 생기니 그 자리를 떠넘기자는 것입니다.

 

칼은 지하실 한 구석에 옹색하게 자리잡은 사무실을 보고 울컥합니다. 친구인 전 경찰이자 현 국회의원인 쿠르트 한센에게 전화를 하여 그 수사팀을 위한 예산이 연간 600-800만 크로네라는 걸 알자 당당하게 요구를 하여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게 됩니다.(그래야 고작 백만 크로네 정도만 할당받은 신세) 운전사 겸 잡무처리원으로 하페즈 엘 아사드라는 자칭 시리아 출신 망명객이 지원됩니다. 알고 보니 부반장 라르스에게 매일 일자리를 부탁했던 인연이랍니다.

 

칼은 아사드와 항상 친절한 비서 리스의 도움을 바탕으로, 2002년에 실종된 국회의원이자 민주당 부의장인 메레테 륑고르 사건을 먼저 수사하기로 합니다.

 

책은 각 장별로 서로 다른 연도를 갖고 있습니다. 처음엔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읽었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잘 보니 챕터 밑에 연도가 나옵니다. 부글부글. 앞선 연도는 모두 메레테의 시점에서 진행하고, 2007년은 대부분 칼의 시점에서 진행합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고 때로는 작가 관찰자 시점도 등장합니다. 제멋대로라는 것이지요.

 

2002년: 프롤로그(아마도), 2, 5, 7, 9, 11, 14, 16, 18.
2003-2005: 22.
2005: 26.
2005-2006: 30.
2006-2007: 34.
2007 : 1, 3, 4, 6, 8, 10, 12, 13, 15, 17, 19, 20, 21, 23, 24, 25, 27, 28, 29, 31, 32, 33, 35, 36, 37, 38, 39, 에필로그.

 

메레테에게 중요한 것은 1. 의정활동, 2. 동생 우페, 3. 과거의 교통사고입니다.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우페가 다쳤습니다.

 

그런데 메레테가 잊고 있었던 것은 그 사고로 상대방 차에서도 희생자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 차에선 아버지 헨리크 옌센, 딸(8살), 신생아 하나가 죽었습니다. 엄마 울라는 하반신 마비, 큰아들 라르스는 무탈, 다른 신생아 한스는 심한 화상을 입습니다.

 

점수를 깍은 것은 편집이 짜증나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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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잡히지 않겠다 아름다운 청소년 5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무타보어 옮김 / 별숲 / 201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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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40페이지, 21줄, 27자.

 

이야기인지 실화인지 불명확하게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이야기겠죠.

 

라몬 칼데라는 산에 사는 청년인데 도시를 동경하여 어느 날 내려옵니다. 처음에는 운이 좋아서 친절한 사람을 만나 긴 머리를 잘라주는 대가로 이발을 하고, 또 신을 살 만한 돈을 받습니다. 이발소에 있던 어떤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을 팔면 다른 옷을 살 수 있을 거라고 해서 에르네스토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이런 옷을 수집하기에 거래가 되었고, 또 근무하는 공장에 청소부로도 취직을 시켜줍니다. 청소를 하면서 호세라는 노인을 만나 여러 도움을 받습니다. 잠도 호세의 집에서 자게 되고요. 그 사이 글을 배워 종이 제작 기계를 다루게도 됩니다. 에르네스토의 집에서 가정부로 있던 라파엘로와 결혼하게 됩니다. 큰애는 호세라고 이름하였는데 같이 사는 호세와 구별하기 위해 호셀리토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줄줄이 아이들을 낳습니다. 몇은 죽었고, 나머진 다 잘 자라는데, (12년이 지난) 어느 날 기계에 손이 말려들어가 손가락 셋을 잃게 됩니다. 치료가 끝나니 실직자 신세. 장애가 있으므로 취직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며칠에 한 번 일을 해주고 겨우 먹고 사는 신세가 됩니다. 구걸은 도둑질과 같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에게)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거나 팔 것을 찾아 연명하게 됩니다. 부양해야 할 가족은 늙은 호세, 라파엘라, 호셀리토, (테레자) 에르네스토, 카르멘, (레오노라) (엘리제오) 루이자, (알폰소) 아직 배속에 있는 막내, 그리고 시장에서 만나 데려온 코스메로 무려 여덟이나 되니 결국 루피노의 수하에 들어가 도둑질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마지막으로 큰 도둑질을 하고 손을 털기로 결심한 라몬은 10살이 된 호세리토를 데리고 그 집에 갑니다. 그리곤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이제 작가는 11살인 호세리토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뭐가 되고 싶냐고 묻자, 크게 답합니다. '뛰어난 도둑이 되어 무엇이든 훔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시장에서 살아온 코스메가 조금씩 이것저것을 빼돌리는 걸 보고 호세리토가 나무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호세리토가 잘못된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할 수 있습니다. 라몬이나 호셀리토에게 잘못이 없다고 하면 라몬을 해고한 사장에게도 잘못이 없습니다. 손가락이 없는 라몬보다 훨씬 일을 잘할 사람이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세상이니까, 그들을 고용하는 게 잘못이 아니거든요. 하나를 고용하려면 하나를 해고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아이들에게 구걸을 하지 못하게 하려면 어른이 도둑질을 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고요. 그런데 구걸과 도둑질 어느쪽이 더 나은 방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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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자서전 - 어느 베스트셀러의 기이한 운명
안드레아 케르베이커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대림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3.3

 

95페이지, 17줄, 23자.

 

출간된 지 60여 년이 된 어떤 책이 중고서점 서고에서 네 번째 주인을 기다리면서 주절거리는 내용입니다. 첫번째 주인은 오래 갖고 있었습니다. 무려 39년. 10대에 구입하여 죽을 때까지 갖고 있었고, 대체로 응접실에 꽂혀 있었습니다. 남편이 죽자 여주인은 애들에게 가져갈래하고 묻고 자녀들은 손사레를 칩니다. 그래서 중고서점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 뒤엔 주인의 손보다는 서점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오랜 시일을 잡아먹었습니다. 여자 주인을 기대하는 듯한 글도 꽤 됩니다.

 

아무튼 이러한 주제로도 글을 쓸 수는 있는데, 화자가 책이다 보니 한계가 있는지 매우 짧습니다. 중편이지요. 삽화랑 주석이 꽤 많은 편이기 때문에 그냥 글만 있고, 다른 책이랑 유사한 판형을 짰다면, 50페이지가 안될 것 같습니다. 그 안에 책의 주인들이 갖는 여러 가지 특징들을 담았습니다.

 

저도 책이 좀 있습니다만, 제가 물려줄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죽은 사람이 신경 쓸 주제가 아니죠. 뭔가를 소유하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영역이니까요. 책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늘어나기 전에 도서관리 DB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제 머리론 안됩니다.

 

140524-140524/1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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