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타 베를링 이야기
셀마 라게를뢰프 지음, 강윤영 옮김 / 다산책방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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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528페이지, 25줄, 28자.

 

파문당한 스웨덴 국교회 목사 예스타 베를링의 이야기입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평가도 다르고 내용도 달라지는 신비한 책입니다. 처음 출간되었을 때에도 평가가 제각각이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서사시를 지향한 괴작 정도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중심부에 서는 에스타를 제외하면 열한 기사들과 몇 여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인생에서 죽음이 없을 수 없지만, 그리고 죽음이 비극이라면 거의 모든 인생이 비극이겠지만, 이 글은 그게 좀 지나친 듯합니다. 번역상의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모르겠으나 단어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여러 번 있어서 좀 헷갈립니다.

 

대부분의 여인들은 (일반적으로 보기에) 불행한 처지에 놓여서, 이 작가가 결혼을 안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성되었을 때가 대략 30대 중반이었고 또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자료를 보니 안심(?)이 됩니다.

 

주요 여주인공들로는 소령부인(마르가레타 셀싱), 안나 셴회크, 마리안 싱클레르, 빗자루를 파는 처녀, 엘리사벳 백작부인 정도가 있는데 다들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됩니다. 소령부인은 에케뷔를 잘 다스리다가 추방되었고 겨우 돌아와 숨을 거두고, 안나 셴회크는 페디난드 우글라가 죽은 뒤 영혼결혼식을 치룬 다음 수절을 선언해야 하고, 마리안 싱클레르는 아버지에게 쫓겨냔 다음 천연두에 걸리고, 빗자루 파는 처녀는 도피중 추락사를, 엘리사벳 백작부인은 헨릭 도나에게서 결혼무효를 선언받은 상태에서 (헨릭과의 사이에 생긴) 아이에게 아버지를 주기 위해 예스타와 결혼을 합니다. 그 전에 시어머니인 메타 백작부인에게 온갖 고난을 당한 다음이고요.

 

전제적인 분위기는 [냘의 사가]와 비슷합니다. 동시에 [아발론 연대기]와도 비슷하고요. 그러니까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여러 이야기를 주워모은 듯한 분위기란 말입니다. 어쩌면 10년간 써온 작품이여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140918-140919/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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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자살노트 놀 청소년문학 19
산네 선데가드 지음, 황덕령 옮김 / 놀(다산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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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3

 

259페이지, 21줄, 26자.

 

영어 표기를 처음엔 잘못인 줄 알았는데, 잘 생각해 보니 비틀어놓은 것이므로 적당한 것 같습니다. 내용은 상당한 분량이 반어법입니다.

 

아그네스 야콥슨은 열다섯 살 생일을 2주 앞둔 뚱뚱한 소녀입니다. 왕따이고 놀림감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들을 잔뜩 갖춘 모양입니다. 오랜 교직생활을 한 선생님들도 대부분 우등생(처럼 보이는 학생) 편을 들고 있으니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 돌아갑니다. 그래서 인생을 하직하기로 하고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일기를 쓰게 됩니다. 쉬는 시간마다 글을 작성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조심스러워 보이니 마음이 약한 것이겠고, 따라서 이 정도의 변이를 갖는 딸에겐 도움이 안됩니다. 아빠는 분노하는 단계에 있으니 역시 마찬가지. 선생님들은 눈에 보이는 문제를 문제학생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빈익빈부익부. 독일어 선생님인 제이콥 선생님만 예외입니다. 나중에 이야기하기를 제이콥도 왕따였답니다. 임계점에 달한 스트레스는 폭발하기 마련이고, 제이콥과 아그네스의 사이를 오해한 수잔 선생님의 고발로 제이콥이 정직을 당하자 아그네스는 마지막 발악을 한 다음 약을 먹습니다. 일찍 집에 돌아온 엄마로 인하여 그냥 자살미수자로 끝나게 됩니다만.

 

요즘의 글을 보면 과거의 우리가 겪었던 것과는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언제나 인간사회에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인간들이 모여 있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과거가 좋았어' 라는 말도 나왔고요, '요즘 애들은 이해할 수 없어'도 항상 그래왔습니다. 아무튼 옛날을 돌이켜보면 문제는 있었지만 요즘 같은 형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추측형인 이유는 비록 그 시대를 살았던 저도 그 때를 다 파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땐 남을 해코지하는 유형의 사건은 학교에선 거의 없었습니다. 이른바 문제아들은 문제아들끼리 놀았고, 이른바 모범생을 건드리지도 않았죠. 그 '모범생들'도 '문제아들'을 비난하거나 깔보지 않았고. 제가 거리를 두지 않고 지냈던 애들 중에는 조폭후보자도 있었고, 지금은 장군인 애(?!)도 있었습니다. 그냥 다들 '같은 반 애들'인 것이지요. 좀더 가까우냐 덜 가까우냐의 차이만 있었던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글을 보면 대책이 없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것은 해결할 방법도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직접 경험뿐만 아니라 간접 경험도 포함된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언제나 시기나 질투가 있었고, 우리 때도 유행하는 물건, 습관이 있었지요. 어쩌면 지금은 남에게 쉽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두드러지거나 과장/과열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거나 만들기 쉬우니까 동조자를 등에 업고 과격화되는 것이지요.

 

140907-140908/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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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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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608페이지, 25줄, 27자.

 

해리 홀레는 이상한 편지를 받습니다. 스노우맨이라는 이름이 붙은 일종의 협박편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 근처에서 눈사람이 발견된 (통상적인 방향인 길을 향한 게 아니라 집을 향한 눈사람) 게 있습니다. 새로이 배치된 여형사 카트리네 브라트는 눈에 띄는 미인입니다. 기존 형사인 망누스 스카네가 껄떡대다가 된통 면박을 당합니다. 하게 반장이 홀레에게 자기를 붙여줬다고 하는 카트리네를 데리고 이런저런 수사를 하게 됩니다. 비슷한 것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더 이전 것까지 찾아옵니다. 상당히 준비가 된 형사처럼 보입니다.

 

작가는 1980년의 사라 크비네슬란, 1992년의 베르겐에서의 라프토 형사, (첫 피해자 라일라 오센,) 두 번째 피해자 온뉘 헤틀란 이야기를 삽입함으로써 미리 떡밥도 던지고, 혼돈도 불어넣습니다.

 

주된 주제는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아버지라고 믿는 사람이 친 아버지가 아닐 확률이 15-20%라는 것입니다. 그걸 살인사건과 결부시켜 이야기를 끌어낸 것이고요.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을 나라에서 살인사건이 난무하는 건, 척박한 자연환경과 관련이 있을까요? 물론 작가의 상상 속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지만.

 

등장인물(참고용)
비르테 베케르(요나스의 엄마), 필리프 베케르(물리학 교수, 비르테의 남편), 이다르 베텔레센(성형외과의, Fahr 증후군의 숨은 전문가), 카트리네 브라트(게르트 라프토의 딸), 아르베 스퇴프(리베랄의 발행인 겸 편집인, Fahr 증후군 환자), 쉴비아 오테르센(올가와 엠마의 엄마), 롤프 오테르센(쉴비아의 남편), 사라 크비네슬란(외도를 즐기는 여인), 마티아스 룬 헬게센(해부학 교수, 라켈의 새로운 연인, 사라의 아들)

 

140906-140906/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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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악어가 살지
파비오 제다 지음, 이현경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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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269페이지, 19줄, 24자.

 

에나이아트는 아프가니스탄의 소수민족 하자라 족의 소년입니다. 탈레반이 장악할 무렵 하자라는 핍박을 받게 되고, 아버지가 강도를 당해 돌아가신 다음에는 소년병으로 끌려갈 위기에 처합니다. 엄마는 에나이아트를 파키스탄으로 탈출시킵니다. 고작 열 살일 때죠. 뭔가 생계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젠 스스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씩 배우면서 풍문으로 들려오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파키스탄-이란-터키-그리스-이탈리아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서나 불법체류자이므로 언제든지 귀환당할 수 있습니다.

 

애절한 내용이지만 다르게 보면 승리자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경로로 생을 살아가고, 다수는 탈락하여 무대에서 사라집니다. 살아 남은 소수의 이야기는 이렇게 전달되고요. 아프가니스탄에서 죽거나 끌려간 사람도 있을 것이고, 파키스탄에서도, 터키에서도, 그리스에서도 또 이탈리아에서도 안전하거나 안정적인 삶이 기다리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어디서나 최소한의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기에 살아갈 수는 있었습니다.

 

140902-140902/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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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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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448페이지, 25줄, 27자.

 

큰딸이 자살한 다음 알코올 중독에 폐인이 된 전 경찰특공대 협상가 이라 자민은 어느 날 권총으로 자살을 하려다가 갑자기 <사형수의 마지막 식사>를 떠올리곤 레몬 향이 섞인 콜라 라이트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집 앞의 가게에 갑니다. 거기에는 주인과 한 러시아 마피아가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상태인데, 이미 죽기로 한 몸인 이라는 신경을 쓰지 않고 음료를 찾습니다. 이 때 갑자기 나타난 올리버 괴츠 경감에게 납치되어 현장에 투입된 이라는 몇 가지 조언을 합니다만 책임자 슈토이어는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101.5 방송국은 당시 초청된 몇 명의 애청자와 함께 인질범에 의해 장악된 상태입니다. 얀 마이는 정신과의사였는데, 8개월 전 애인 레오니 그레고르가 죽었다고 경찰이 알려왔을 때 레오니의 전화를 받고 있었기에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다 여러 가지 혐의로 몰락한 처지입니다. 그래서 얀은 방송을 통해 주의를 환기하고 레오니를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필이면 이라의 작은 딸 카타리나는 그 방송국에 키티라는 이름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인질들과 같은 장소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직범죄 담당 검사장(?)인 요하네스 파우스트는 <마사지의 달인> 마리우스 슈바로프를 기소할 예정으로 그 딸인 페오도라 슈바로프를 레오니로 변모시켜 숨겨둔 상태였답니다. 왜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꽤 빨리 읽을 수 있습니다. 복잡한 것도 별로 없고요. 다만 작가가 독자들을 오도하기 위한 장치가 여럿 있을 뿐. 큰딸 사라의 자살 이유를 알고 나면 좀 그렇습니다. 카타리나가 마지막 메시지(편지)를 숨긴 것도 그렇고요. 그런데 <사형수의 마지막 식사>를 생각할 정도면 자살을 할 것 같지는 않네요.

 

제본이 딱딱한 편이여서 앞부분이 낱장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별로 많이 빌려 본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요.

 

140822-140822/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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