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
마쓰오 유미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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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가 오는 날이면 나타나는 유령이 전하는 죽음에 대한 의문을 파헤치는 소설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외 파견나간 이모를 대신하여 이전에 자살 사건이 있었던 아파트에 살게된 와타루에게 우연히 유령이 다가온다. 유령이 전하는 의문스러운 과거 사건을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녀가 자살하려다 살해당한(?) 후 자신의 죽은 자리에서 몇 미터 이상 벗어나지 못하며 몸을 나타내는 것도 자신이 죽은 날처럼 비가 오는 날만 가능하다.

그녀가 죽기 직전에 본 사람의 형상 때문에 타살의 의문을 가지고 자신과의 원한관계를 되집어 보면서 하나씩 하나씩 진실에 다가간다. 진실의 모습을 위해 쌓아올리는 가설들은 독자의 사고방식과 일치하지만 사실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가깝고 확실한 기억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령의 과거 마음 속으로의 여행이 가져다주는 사실들은 살아있던 당시의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존재의 의미를 부여한다.

하나의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그녀의 다리나 허리나 머리 아래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진실이 드러나면서 그녀는 자신의 죽은 자리를 떠나게 된다.

자살하고자 하였으나 자살하지 못하고 죽이려는 마음이 없었으나 죽인 사람의 과거를 되집고 현재의 그들과 관련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죽은 이의 모습을 조금씩 그려낸다. 각자가 보고자 하는 바만 본 그녀.

이 책을 보면서 사실과 진실의 관계를 생각하면 사실이 진실이 아님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비가 오는 날이면 이 소설은 가슴에서 조금씩 떠오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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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방랑이여
쓰지 히토나리 지음, 박영난 옮김 / 북스토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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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작가의 작품으로는 처음 읽는 것이다. 열정과 냉정사이가 유행을 만들었지만 영화만 보았지 소설은 읽지 못했다. 뭐 유사한 풍의 프랑스 소설을 읽은 기억이 있기에 큰 호기심은 없다. 그 책의 경우는 한 작가가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려내었지만.

이 책은 대가족에 대한 작가의 경험담과 인식이 만들어 낸 소설이다. 핵가족과 대가족에 대한 경험과 장단점을 소설로 만들어내는데 작가의 결론에 대해서는 그가 이혼한 것 때문에 의아함을 느낀다.

주인공의 동거, 결혼, 출산, 방황 그리고 다시 편입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사건 속에서 가족이 지닌 좋고 나쁨을 보여준다.

작가의 대가족으로의 편입과 그곳에서 느낀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은 작가의 불친절한 설명 때문인지 아니면 나에게 대가족을 옹위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인지 의문스럽지만 그가 느끼고 있는 문제점 중에 많은 부분이 나에게 공감을 준다.

초등학생 꼬마의 인생을 포기한 듯한 행동과 말들은 부모의 과도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아이의 탈선인지 아니면 단순한 시선끌기인지? 의문스럽고 이에 대한 가족 구성원간의 대처 방식도 모두 다른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사회적 현실 속에서 만들어진 실제 모습이라고 느낀다.

주인공 부부의 출산처럼 가족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여 주면서 많은 부분 도움이 되지만 고나츠의  출산과 결혼 같은 민감한 사항이나 실제적인 곳에서 과연 가감하게 부딪혀 문제를 풀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며 대가족이나 핵가족이나 개인의 문제는 발생하며 개인 간의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틀 속에서 완전히 결속하였다고 그 이음새가 완전하지 않고 그 보호막이 완전하게 작동할까? 혹시 유리로 만들어진 깨어지기 쉽고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온실의 유리가 화초를 잘 자라게 하면서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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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템플 기사단 1
레이먼드 커리 지음, 한은경 옮김 / 김영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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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291년 예루살렘이 이슬람에게 함락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현대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바티칸 보물 전시회에 행사의 일원처럼 보였던 중세 기사의 습격과 약탈이 벌여지면서 상황이 바뀌고 급진전을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기보다 노골적으로 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보여주고 범인의 윤곽을 빨리 드러내면서 범인 찾기보다 범인 쫓기와 숨겨진 진실에 초점을 맞추어나간다.

이후의 전개는 배신과 탐욕과 진실을 추구(?)하는 자와 덮을려는 조직이 보여주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 속에 성경과 예수에 대한 현대까지의 연구를 중간 중간에 삽입하여 독자의 기대감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많이 보아오던 추격전의 모습이 긴장감을 강하게 주지도 않고, 숨겨진 과거에 대한 이야기도 새롭게 보이지 않고 마지막 반전에서 작가가 종교라는 거대한 조직에 타협한 결말을 보여주면서 작가가 글 중간 중간에 세워 올린 가정의 줄기들이 무너지면서 허탈하게 만든다.

다빈치코드가 대성공을 거둔 이후 팩션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책이 번역되었지만 기대 이상의 수준과 흥미를 전해주는 책은 드물다. 다빈치코드가 전해준 한 가지 가설이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긴장감 있는 구성과 속도감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은 추리소설로써 그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제나 서점에서 광고의 문구에 혹하지만 이 책도 놀라운 반전이라는 말과 스릴러 소설이라는 말에 손이 갔다. 가끔 광고 이상의 재미를 발견하는 책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것에 속은 나를 탓한다.

좋은 소재와 캐릭터들이 있는 이 소설이 아쉬움을 준다. 좀 더 구성을 다듬고 가설을 강하게 밀어나가면서 현재의 템플기사단 조직을 만들어내는 음모를 강화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바티칸의 음모가 강하게 부각되지만 이를 저항하는 것이 한 역사학자라면 너무 빈약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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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머즈 하이 1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박정임 옮김 / 함께(바소책)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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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이 소설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는 대단히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라는 것이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추리보다 특종과 관련된 신문사 내부의 알력과 인간관계가 어우러진 소설이다.

초반에 한 사람이 죽기에 이를 파헤치는 추리 소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군마현에 비행기가 추락하고 주인공 유키가 이 사고의 총괄 데스크가 되면서 언론과 이것에 관한 보도를 둘러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다.

소설을 읽어 가다보면 유키와 다른 인물들과의 갈등에서 연대감과 함께 심한 분노를 느끼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작가가 독자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지방 신문사 내부의 알력과 기자가 가져야하는 기본자세 등과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속도감 있게 읽다보면 많은 부분이 머리 속에서 가슴 속에서 조금씩 사라진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비행기 사고 후 한 지방 신문사의 내부 모습에서 전체 언론사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특종과 내부 권력 싸움이 엮이면서 벌이는 이 소설이 감탄을 자아내는 것은 단순히 속도감과 감정의 격하게 만드는 상황과 묘사 때문만은 아니다. 유키의 심리 묘사와 순간적인 흥분과 분노를 상급자의 권력에 굴복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그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과의 관계와 그와 산으로 가기로 한 안자이와 그의 아들이 사건 중심의 딱딱함과 격함에서 인간적인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감정을 격하게 만들면서 사람을 몰입하게 한다. 단순한 추리를 생각한 사람에게도 작가의 묘사와 서술은 어디에선가 감정이 연결되는 순간 아! 하는 감탄과 왜? 라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책이 2권으로 나누어지는 아쉬움을 주지만 재미라는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그리고 마지막에 보여주는 장면은 재미와 함께 약간의 작위적인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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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달콤한 거짓말들
무라카미 류 지음, 김춘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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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열풍이 한국을 가득히 채우고 있을 당시 접한 소식에 의해 읽은 소설가가 무라카미 류였다. 군조상이라는 일본 문학상을 받고 상당한 인기를 가진 작가라는 그의 약력에 의해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몇 편을 제외하고는 호기심과 재미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몇 권이라도 재미를 느낀 책이 있고 그의 책이 꾸준히 나오기에 지금도 가끔 그의 파격적인 내용을 다른 책을 읽고, 집어 던지고, 나쁘지 않군 하면서 기대감을 지속하고 있다.


원제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연애’라는 이 책도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하였다. 제목에서 느낀 가벼움과 호기심이 책을 들게 하였고 가끔 조금씩 읽어나갔다. 깊은 집중을 요구하지도 깊이 있는 분석도 나오지 않는 에세이이기에 부담 없이 읽어갈 수 있었다.

류는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을 예를 든다. 초반에는 잡지 등의 독자상담코너에서 많은 소재를 얻는다. 불륜이나 배신하는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일본에 대한 가벼운 스케치도 보여주고 미래에 대한 약간의 암울함을 느끼는 듯하다.

작가 자신이 성공한 사람이다 보니 성공한 사람이 적어나가는 다른 사람들의 생활의 모습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 자신이 해외를 많이 돌아다니고 경제적으로 압박을 들 받다보니 글 속에서 약간의 자랑이 보이기도 한다. 자신이 일본의 사회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동시에 비판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면 나만의 착각인 것일까?

중복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나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전개하면서 지루함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 그가 이미 어느 정도 나이가 있고 어떻게 보면 그의 글들이 보여주는 극단적인 형태들을 생각하면 이 책은 상당히 조심한 모습이 보인다.

성공한 사람이 가지는 자부심이 글에 담겨있고, 연애에 모든 것을 던지는 사람이 연애를 올바르게 할 수 없다는 것과 연애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부분에서는 많은 시사점과 생각할 바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읽고 난 후 그가 일본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그가 보여주는 일본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분노는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하지만 가끔 보이는 외국에 대한 상대적 열등감은 단지 사회현상과 문화에 대한 작가의 인식 차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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