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바닐라, 라떼
욱시무스 지음 / 하늘세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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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과정을 재밌게 그린 만화다.

쌍둥이 바닐라와 라떼와 함께하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왜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쌍둥이가 걷게 되는 위대한 순간을 그리면서 육아 이야기를 풀어낸다.

에필로그를 제외한 65개의 에피소드는 많은 부분 공감하게 한다.

이제는 희미해진 육아의 기억을 더듬게 하고, 그때 다른 부분을 찾는다.

쌍둥이 육아 이야기이지만 일반적인 육아와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쌍둥이를 키우는 부모가 배 이상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다.


바닐라와 라떼의 부모는 아빠 우째와 엄마 쓰유다.

늘 초보일 수밖에 없는 첫 아이의 부모는 아주 힘든 육아를 한다.

이 과정을 담고 있는 만화는 간략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육아의 세부적인 부분을 잘 포착해 이야기 속에 녹여내었다.

단순하게 육아의 힘겨움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상상력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순간을 재밌게 표현했다.

읽다 보면 우리가 “혹시”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멋지게 잡아내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아마 다른 “혹시”일지 모른다.


에피소드를 직설적으로 그려내지 않고 패러디와 섞었다.

중간중간 유명한 앨범의 표지를 패러디한 그림도 보인다.

카우보이와 수퍼맨’ 에피소드에서 가장 먼저 멋진 연출에 감탄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을 일을 이렇게 연결하다니 대단하다.

우째의 복직’은 읽으면서 많은 부모들의 속내가 그대로 읽혔다.

결혼의 정의’는 진짜 결혼의 모습을 잘 비유하고 있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첫째 아들”이란 표현이 나올 때 많은 것이 떠올랐다.

쌍둥이 엄마들이 여행을 떠난 에피소드는 아이 키우기가 한 집안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주변에 이런 멋진 이웃이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아빠랑 쌍둥이가 함께 있을 때 닮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각각 보면 그 느낌이 완전히 다른데 공감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다.

성공에 대한 다양한 한자 조합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단순히 육아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결혼과 삶에 대한 성찰도 담고 있다.

물론 곳곳에 아빠의 작은 욕심들이 순간적으로 표현된 부분도 웃으며 봤다.

퇴근 후, 바닐라 라테’ 편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장면을 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에 도달하면 내가 얼마나 선입견에 잡혀 있었는지 깨닫는다.

만약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대단하고 부럽다.

이 책 이외에도 작가의 다른 책들이 보이는데 언제 시간되면 읽고 싶다.

읽으면서 추억에 잠기고, 멋진 비유에 감탄하고, 그 유머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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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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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단단해지는 설자은, 다음 이야기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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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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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설자은 시리즈 2권이다.

책 속지에 3권 제목이 나와 있다. 반가운 일이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의 마지막 이야기에서 바로 이어진다.

왕 직속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신라 남장여인 탐정 이야기다.

이번에는 무거운 두 편에 소소한 재미가 있는 한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국 통일 이후 신라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한다.

하지만 그 사건 해결은 결코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느린 해결이 아마도 그 시대에는 최상의 해결 방법이었을 것이다.

실제 현재의 사건들도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리는 사건들이 수두룩하다.


왕의 직속이 된 후 처음으로 마주한 사건이 <화마의 고삐>다.

금성 안에서 화재 사건이 일어난다.

의문의 화마 속에서 발견된 참혹하게 타 죽은 시체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일어나는데 쉽게 단서를 찾을 수 없다.

한 가지 단서라면 이들이 불에 타 죽은 것이 아니라 목이 베여 죽은 것이다.

식객 목인곤과 왕이 내려 준 말갈족 부하들을 동원해 최대한 단서를 모은다.

화재 현장에서 맡은 수상한 냄새와 이 냄새를 찾기 위한 개 길들이기.

왕의 직속 부하가 되었다고 하지만 생활은 결코 부유해지지 않는다.

동생 도은의 눈치를 보면서 사건을 수사하는 자은.

왕이 다른 사람을 이용해 수사하려는 것을 막는 자은.

거짓 사건 해결보다 진실을 찾아내려는 자은의 의지 표현이다.

그리고 하나씩 밝혀지는 통일 이후 여러 국가와 민족 사이의 갈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는 자은의 모습은 절로 눈길이 간다.


하나의 사건 해결 이후 설자은의 악명이 금성을 뒤덮는다.

이런 시기에 탑돌이를 하는 도은에게 자은이 납치되었다는 글이 적힌 돌멩이가 날아온다.

돌멩이를 싼 천이 설자은이 입는 비단이란 사실을 도은은 금방 알아챈다.

집에 달려오지만 어디에도 자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목인곤만 보인다.

범인들이 원하는 재물을 챙겨 보내지만 더 많은 재물을 달라는 요청만 온다.

자은은 말갈족 형제들의 호위를 받는 중인데 수상하다.

그러다 생각보다 빨리 자은이 나타나면서 이 사건이 이상해진다.

자은이 아니라면 납치된 인물을 누구란 말인가?

해답은 생각보다 간단하고, 납치 의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이 단편에서 진짜 자은과 산아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용왕의 아들들>은 왕의 명으로 다른 지역으로 발령난 인물들의 신고로 시작한다.

도적떼를 만나 자신들의 재물을 빼앗겼다고 하는 데 구체적인 피해사항이 없다.

언제나처럼 목인곤과 부하들을 동원해 금관소경의 최씨를 만나러간다.

최씨가 왜 정확한 피해사실을 적을 수 없는지 알게 된다.

바로 자신의 딸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또 다른 여성 납치 사건과 이어진다.

용 모양의 탈을 쓴 강도들이 오소경으로 떠나는 가족의 딸을 노린 것이다.

그리고 이 무리들의 수장이 이 가족에게 준 물건도 수상하다.

도적들이 내세우는 주장과 수상한 행동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추리는 단서의 조각으로 하나씩 맞추어지고, 결국 원하지 않았던 해답을 얻는다.

개인적으로 씁쓸한 마무리를 보면서 점점 단단해지는 설자은의 다음 활약을 기대한다.


#장편소설 #신라탐정 #미스터리 #수사극 #설자은불꽃을쫓다 #리뷰어스클럽 #설자은시리즈 #문학동네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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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혁명 - 맛은 즐기고 칼로리는 낮추는 비밀
레이첼 허즈 지음, 장혜인 옮김 / 인라우드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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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 나의 폭식이 시작한 것은.

친구와 함께 한상차림 식당에서 반찬까지 싹 다 먹을 때였을까?

아니면 패밀리 레스토랑 뷔페에서 배가 터질 때까지 먹었을 때였을까?

아니면 김밥 한 줄이면 되던 것이 라면에 김밥으로 바뀌었을 때였을까?

물론 이 이전에도 많이 먹었던 적은 있지만 이 순간들처럼 자주는 아니었다.

늘어난 뱃살은 점점 더 많은 음식을 원했고, 곱빼기는 일상이 되었다.

어쩌면 이 모든 일은 어릴 때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외할머니의 말에서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이유와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저자는 또 다른 가능성을 말해준다.

그리고 맛과 식욕과 음식의 관계에 대해 조금씩 배운다.


저자는 네 가지 맛에 대해서 하나씩 풀어낸다.

단맛, 신맛, 잔맛, 쓴맛 등인데 여기에 다른 맛들도 같이 다룬다.

감칠맛, 지방맛, 칼슘맛, 매운맛 등이다.

감칠맛과 매운맛은 익숙하지만 지방맛과 칼슐맛은 처음 본다.

우리가 학창 시절 배웠던 혀의 맛 지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번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를 지배하는지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 맛들이 우리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준다.

왜 내가 그렇게 많은 달콤함에 끌렸는지, 이것이 살로 갔는지.

어떤 대목에서는 아직 의문을 품게 하지만 많은 곳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후각과 음식과의 관계는 절대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맡게 되는 냄새는 그 맛을 더한다.

강한 음식 냄새는 추억과 연결되기도 하는데 이 부분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미각은 살아있지만 후각을 잃은 사람이 살이 쪘다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후각이 미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음식의 맛은 이것에만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색과 모양과 소리 등의 감각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을 이 책을 통해 좀더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마케팅에 현혹되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한동안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열량 없는 감미료의 섭취 문제다.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처럼 열량 없는 감미료를 섭취해도 비만과 제2형 당뇨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이 정보는 최근 무가당으로 홍보하는 수많은 음료수와 과자 등을 생각하면 쉽게 지나갈 수 없다.

MSG에 대한 정보도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MSG가 괴담처럼 나쁜 것은 아니지만 높은 나트륨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잘 잊고 있다.

그리고 운동 경기를 보면서 먹는 것과 승패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음식을 먹는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한 통계 자료는 우리의 상식과 다른 부분이 많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참고할 정보가 많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우리가 얼마나 허약한지 깨닫는다.

읽는 동안 특정 음식에 입맛을 다졌고,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음식들이 나를 얼마나 살찌게 하는지, 마트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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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시리즈 1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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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신라 신문왕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설자은 시리즈 2권이 얼마 전에 나왔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보다 <보건교사 안은영> 시리즈를 더 기대했다.

아마 훨씬 먼저 나왔고, 판타지 요소가 강하게 들어 있어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설자은 시리즈가 먼저 나왔으니 이것부터 즐기자.

설자은의 실제 본명은 미은이고, 성별도 여성이다.

당나라 유학 가기로 한 오빠 자은이 병으로 죽자 셋째 오빠가 남장을 해서 보냈다.

유학 자금도 환불받을 수 없고, 자은과 닮은 외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장을 하고 홀로 유학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가는 이 유학 시절 이야기는 아직 풀어내지 않고 있다.


네 편의 연작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단편 <갑시다, 금성으로>는 당에서 귀국하는 배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

추레한 모습을 한 자은이 다른 유학자들과 다른 배를 타고 귀국한다.

이런 그에게 살짝 살갑게 다가오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목인곤이다.

목인곤은 백제 출신 장인인데 자은이 미스터리를 푸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둘이 콤비를 이룬 설정은 수많은 미스터리의 설정과 닮아 있다.

그리고 목인곤은 자은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중에 설자은 집에 식객으로 머문다.

첫 단편은 이 둘의 만남과 배의 살인 사건과 미스터리한 실종을 다룬다.

쉽게 생각할 수 없는 트릭의 이면에 숨겨진 사실의 조각은 씁쓸하다.


금성에 돌아온 설자은의 본격적인 미스터리 해결은 <손바닥의 붉은 글씨>에서 시작한다.

나당 전쟁의 공신이었지만 모든 부하를 죽인 장군의 죄책감과 업화를 연결했다.

밖에서 보기에는 전쟁 영웅이지만 자신은 그 현장에서 죽지 못한 것을 한탄한다.

이런 그가 병들고 손에 이상한 글자가 나타나자 업화라고 집안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오빠 설자은과 아는 사이인 듯한 딸 산아가 자은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한다.

자은은 자신의 정체를 아는 여동생 도은의 도움으로 이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 괴이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 그 부대원이었던 두 사람과 그 날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인곤의 도움과 자은의 추리력이 합쳐져 사건을 풀어낸다.

마지막에 펼쳐지는 서늘하고 참혹한 장면은 이 시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보름의 노래>는 신라 시대 길쌈 대회를 배경으로 한다.

두 패로 나누어 누가 더 많이 옷감을 지어내는가 하는 대회다.

도은의 패가 나라에서 준 베틀로 베를 짜는데 잠시 쉬는 사이 베틀이 부서졌다.

누가 의도적으로 베틀을 부순 것인데 수상한 일이다.

다행이라면 인곤의 탁월한 능력으로 금방 새롭게 베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 베를 짜지 못해 질 수밖에 없다.

누가, 왜 이런 행동을 한 것일까? 상대 패에서 이기기 위해 한 행동일까?

이것을 조사하는 과정에 드러나는 일들은 여성 잔혹사의 사연들이다.

설자은의 관찰력과 추리력이 결합되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다.


마지막 단편 <월지에 엎드린 죽음>은 왕의 연회에서 벌어진 죽음을 다룬다.

아름다운 경주의 월지를 떠올리면서 읽다 보면 내가 얼마나 많은 곳을 놓쳤는지 알 수 있다.

이 이야기 속에 자은의 전 연인으로 추정되는 산아의 남편 진오룡이 등장한다.

진오룡의 질투와 호승심이 기본적으로 이야기에 깔려 있다.

이것은 추후 다른 시리즈에서 둘의 갈등이 벌어질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 연회의 하이라이트인 매잡이 공연이 펼쳐진다.

멋지게 매는 다른 새를 잡고, 매잡이의 품으로 돌아간다.

연회가 화려하게 진행되는 순간 이 매잡이의 시체가 월지의 연못에 떠오른다.

왕이 있는 연회에서 시체가 떠다니다니 놀라운 일이다.

조용히 있으려는 자은으로 하여금 이 문제를 풀게 하는 인물은 오빠인 호은이다.

사건을 해결한 후 드러난 사인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숨겨진 다른 사연들은 시대의 비리를 알려주고, 마지막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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