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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평점 :
현실에서 죽은 아내를 평행우주 속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
현실의 분기점에서 갈라져 나간 다중우주에서 그녀의 생존을 확인하고 싶다.
자신이 발견한 평행우주의 존재에 대한 수학적 증명은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너무 낮고, 다른 평행우주는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다.
살아있는 아내를 만나기 위한 입자물리학자 조너스의 활약은 위태위태하다.
그가 도착한 평행우주는 자신이 살던 우주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자신의 이론을 훔쳤다고 믿는 빅터의 추적과 방해는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읽는 내내 기존에 본 영화나 소설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뛰어난 가독성과 빠른 장면 전환 등은 눈을 떼기 힘들다.
조너스는 평행우주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해 노벨상을 수상한다.
수상식이 펼쳐지는 곳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때 기대하지 않았던 아내 어맨다의 임신 소식을 듣는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모를 그날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이 사고로 아내 어맨다는 죽고, 조너스만 살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실의에 잠기고, 술을 마시거나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평행우주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한 입자물리학자는 다른 생각을 한다.
그것은 다른 평행우주 속 어맨나를 찾아 만나는 것이다.
단순히 이것만 놓고 보면 굉장히 로맨틱하게 보이지만 현실은 아니다.
다른 평행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유럽입자물리연소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를 돌리면 가능할 수도 있다.
당연히 이곳에 들어가서 이 기계를 돌려달라고 한다고 해서 돌려줄 리 없다.
용병을 고용해 그는 몰래 침입하고, 그 기계를 돌리려고 한다.
함께 간 용병들이 죽고, 겨우 그만 다른 평행우주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다른 평행우주에서 그는 갑자기 떨어져 큰 부상을 입는다.
공식을 팔에 문신한 것을 본 의사가 물리학을 공부한 심리학자 에바를 소개한다.
에바의 도움으로 이 평행우주에서 어맨다를 찾지만 그녀는 남편과 함께 죽었다.
다른 평행우주로 넘어가기 전 함께 탄 차를 누군가 트럭으로 밀어붙인다.
이 교통사고로 어맨다는 죽고, 조너스는 다른 평행우주로 넘어간다.
조너스는 트럭 운전수가 누군지 봤고, 그가 빅터의 하수인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빅터는 질투와 집착에 사로잡혀 조너스가 어맨다를 만나는 것을 방해한다.
수학적 계산을 통해 이 평행우주에서 살아 있는 어맨다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나다.
조너스가 얼마나 많이 평행우주를 돌아다녀야 어맨다를 만날 수 있을까?
이 과정에 더 뛰어난 기술로 조너스를 쫓고 방해하는 빅터.
빅터의 방해는 우주가 바라는 특정 결과일 수도 있다.
어맨다가 죽은 평행우주, 어맨다의 존재가 희미한 평행우주.
대체역사물 같이 뒤바뀐 평행우주, 또 다른 조너스를 만나게 되는 평행우주.
무수히 많은 평행우주 속에서 다른 조너스가 노벨상을 받고, 새로운 가능성을 알린다.
다른 평행우주 속에서 조너스는 어맨다를 만나기 위해 사기도 친다.
죽은 조너스가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 아멕스 카드와 여권도 만든다.
어떤 평행우주에서는 만들지 못해 밀항과 노동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평행우주에서는 조너스처럼 행동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에바다.
에바가 조너스에게 느끼는 감정, 조너스가 에바에게 느끼는 감정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평행우주 속에서 다른 조너스를 만났을 때 도플갱어란 단어를 사용한다.
도플갱어에 대한 반감 때문인지 이 용어가 개인적으로 조금 거슬린다.
빠른 전개 속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장면들을 넣어 놀라게 한다.
도플갱어의 존재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놓는데 과연 어떻지 모르겠다.
의문 한 가지. 논문이 실리고 난 다음에 이렇게 빨리 노벨상을 주는 경우도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