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형제 토끼 - 현덕 대표 그림동화 처음그림책 1
현덕 지음, 홍영우 그림 / 처음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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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잔잔함과 미소를 짓게 하는 동심이 돋보이는 동화작가 현덕의 이번 <삼형제 토끼>는 내용처럼 일러스트역시 그리 화려하지 않은 소박함으로 잘 어우러져 있다.

어릴 적 하얀 눈이 오면 연탄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고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아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찾아 발 시려운 줄도 모르고 마냥 뛰어다니던 때가 있었다. 지금처럼 길 막힐 걱정 따위도 없고 오로지 하얀 눈 강아지마냥 뛰고뛰고 또 뛰었었지.

소복히 쌓인 눈 덮인 세상은 이전과 달리 딴 세상같이 여겨져 그림책의 노마나 영이 똘똘이처럼 “무슨 장난을 하고 놀까?”하며 디룩디룩 눈을 굴리며 자못 심각한 얼굴을 하였겠지.

이 아이들은 옛날이야기로 수없이 들었을 이야기를 재현해낸다. 저고리 소매를 올려 머리 위에 붙이고 토끼 귀 마냥 깡총거리며 온 들판을 뛰어다니다 노마네로 놀러온 기동이에게 자신들의 놀이에 동참시켜 늑대가 되게 하고 노는 모습에서 아이다운 순수함과 하얀 눈이 배경이 되는 이야기가 솜이불처럼 포근하게 다가온다.

화려하지 않아도 아슬아슬 클라이맥스다운 긴장감은 없어도 말이 주는 재미가 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펄펄 지붕 위에 함박눈이 내립니다. 지붕 위에서 내리는가 하면 펄펄 버드나무 위에서 내립니다. 버드나무 위에서 내리는가 하면 펄펄 전봇대 위에서 내립니다’

이제 막 글을 익힌 아이들과 소리 내어 읽기에 딱 좋은 책으로 시적 운율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반복되는 말의 재미도 있어 옆에 아이들 끼고 책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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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 서로 다른 입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브리타 슈바르츠 외 지음, 윤혜정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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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명작은 유치하고 재미없다고 생각되는 모양이다. 도서관에서 인기 없는 책 중 한 가지가 바로 명작동화다. 왜 그럴까? 그러고 보면 우리 집에도 명작 동화를 변변히 갖추고 있지 않았더랬다. 주로 단행본을 사 줬던 탓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공주니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을 테고 삽화수준의 일러스트도 맘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은 색다른 방식의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이다.

모 가수가 부른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란 가사가 연상되는 표지의 문구도 그렇고 헨젤이 바라보는 새엄마와 그녀의 친구 사미라라는 마녀가 본 헨젤은 얼마나 다를까? 그러기 위해선 본래의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를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아이들 이 책이 집에 없었어도 인형극을 통해 또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알고 있기는 하다.

이런 방식의 책이 흔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부터 글쓰기의 한 방법으로 책 속 등장인물을 정해 서로 다른 입장차가 드러나도록 유도하는 것을 시도하는 경우는 있었다. 생각을 고착화시키지 않으며 유연하게 한다는 면에서도 좋지만 명작 새로 보기란 점에서도 환영할 만하다.

그렇기에 누구 말이 옳고 그르다는 진실을 가리자는 쪽으로 몰아가지 않고,

‘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고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거.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려하지 않고 또 많은 사람들은 남과 다르면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기에 이는 좀 달라졌으면 한다. 물론 예전에 비해 개성으로 봐주는 시각이 생겨나긴 했지만 아직은 멀었다고 본다.

이 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얘들아, 진실게임은 하지 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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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2-12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울 언니랑 통화하면서 이런 이야기 했어요. 사실 저는 시누랑 사이가 꽝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저는 시누를 싫어하지만 시누가 다른 사람이랑 잘 지내는 거 보면 그 사람은 시누가 좋아서 그런건데 나한테 별로인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니 우리 한 사람 놓고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자. 단 서로 평행선을 긋고 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그 자체를 인정하자고 그랬어요. 어제 그쪽 시댁이야기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했거든요. 맞아요. 어쩜 내가 싫은 것은 내가 그사람이랑 안 맞는 것뿐이지 다른 사람도 그 사람이랑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더라구요^^ 희망님, 한동안 고생하것네...^^ 수고. 아들딸 많이 부려 먹어요. 이제 다 컸잖아~~~~

희망으로 2010-02-12 12:56   좋아요 0 | URL
그게 아예 남이면 좋은 관계일 수도 있을걸요. 저도 울시누 둘 모두와 좋은 관계는 아니거든요. 좋든 싫튼 끊을 수 없는 관계이니만큼 그냥 최소한만 하는거죠. 전 시집살이도 심하게 했지만 그 주변 식구들도 어차피 내 편도 없고 내가 이만큼 힘들었으니 너도 그만큼은 당해야 공평한게 아니냐는 식의 생각에 질렸거든요. 이해를 구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불쑥불쑥 화가 나고 그래요. 마흔이 넘어도 마음을 다스리지도 못하고 평화롭지도 않아 제게 더 화가 나기도 해요. 스스로가 편치 못하니까요....울 애들 다 컸어도 할 수 있는게 없어요. 그래도 전 부칠때는 얼마나 고마운데요. 요즘은 애들때문에 전부치는게 일도 아닌걸요. 야채 다지고 준비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려서 그렇지요.
 
<우선 순위 물리개념, 똥이랑 열두 띠 동물>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똥이랑 열두 띠 동물 통합인지 칭찬 그림책 4
4차원 지음, 김정훈 그림 / 개똥이책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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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 조카,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해서인지 뽀뽀~ 하고 달려들면 냉정하게도 얼굴을 획 돌리고 내가 자리를 뜰 때까지 고개를 외로 돌린채, 얼음 땡 놀이라도 하는지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 흑~ 좌절. 그래도 이뻐서 한번이라도 관심 끌려고 온갖 동물 소리와 흉내를 내니 쳐다봐 준다-.-;;

이 책 울 조카에게 읽어주고 이모를 확실히 각인시켜야 할까보다. ㅋㅋ

표지를 들추면 12마리의 동물그림이 보이고 말풍선 안에,

‘개똥아~ 너는 하늘이 주신 기적 같은 아이란다.’라는 문구가 책을 읽기도 전에 기분 좋게 한다. 뭐 이런 비슷한 문구를 어린이 책에서 가끔 보는 것임에도 볼 때마다 입이 옆으로 쭈욱 늘어난다.

제목의 ‘열두 띠’를 과연 유아들이 알까 하는 딴지를 걸게 된다. 이건 완전히 이 책을 구입할 부모의 교육열에 대한 자극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또  ‘똥’에 대한 부분 역시나 똥글똥글 토끼똥만 기억에 남지 그 외엔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열두 띠'나 '똥'이나 이 책에서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어쨌든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뱀조차도. 십이간지의 ‘여섯 번째 동물 뱀은~ 똑똑하고 조용해. 우리 아기처럼‘


각 동물의 특징이나 칭찬할 점을 들어 아기와 비교하여 칭찬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래서 ‘통합인지 칭찬 그림책’이란 타이틀이 붙었는가보다.

책의 왼쪽엔 재미있는 모습을 세 네 컷으로 작게 그렸고 오른쪽으로는 아기가 볼 책을 감안해 크게 그려 넣었다. 밝은 색감에 아기자기한 귀여움이 느껴지는 책으로 아기들이 좋아하겠다.

보드북이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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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여우 콘라트
크리스티안 두다 지음, 율리아 프리제 그림, 지영은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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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선이 그대로 드러나고 쓱쓱 그려낸 투박한 그림과 콜라주를 적당히 섞어 그린 그림이 꽤 강렬하다.
세밀하게 표현하지 않았어도 첫 페이지와 두 번째 페이지에서 숲 속 동물들이나 나무들에게 팽팽한 긴장감과 두려움이 느껴진다. 동물들의 얼굴을 디테일하게 그려지지도 않고 간략하게 표현하였음에도 잔뜩 겁먹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왜? 숨어 있다지만 꼬리가 살짝 보인다. 그것도 주의를 환기시킬 빨간색 꼬리. ‘위험해’라고 소리치듯.

여우는 꾀 많고 교활한 동물로 대표된다. 동물은 본성은 배고프면 자기보다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행위는 지극히 당연하다.

살금살금. 알을 품고 있는 여우에게 다가가 여우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엄마오리를 덮치자 너무 놀란 엄마오리는 알을 호숫가에 남겨두고 줄행랑친다. 배가 고픈 여우 콘라트는 ‘꿩 대신 알’이라고 오리대신 알을 가져가 오리 알 볶음이라도 해 먹을 요량으로 조심히 가져간다.

여기서 원래 콘라트는 엄마 오리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하면서 왜 이를 드러냈을까? 이를 드러내는 것은 공격을 나타내는 것인데. 엄마오리와 친구로 사귀지 못해 조금 슬펐다는 콘라트.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물론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배고픔이란 본성을 억누르기 힘들었을 테지, 라고 생각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집에 도착하자 알은 아기 오리가 되고 각인이론에 의해 아기 오리는 콘라트를 엄마라 여긴다. 초롱초롱 맑고 예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키득거리는 아기 오리를 과연 콘라트는 어떻게 할까.

엄마가 아니라 아빠라고 고쳐준다. 그리고 자신의 발등에 잠든 아기 오리가 깰까 옴짝달싹 하지 않고 발에 쥐가 나는데도 참는다. 그리고 아기 오리가 토실토실 해 지면 그때 잡아먹겠다는 생각으로 아기 오리에게 로렌츠란 이름을 지어준다. 이때부터 이들의 위험한 동거가 시작된다.

같이 살면서 시시때때로 꼬르륵 거리는 소리에도 콘라트는 아기 오리를 정성껏 품어 키운다.
여우에게도 부정이란 게 강한 걸까?

흡~ 로렌츠에게 예쁜 여자 친구가 생겼다. 콘라트는 아들인 로렌츠의 여자 친구를 어떻게 할까?

과연 여우와 오리가 함께 사는 게 가능할까?

이런 내 의문을 싸그리 잠재우며 콘라트는 로렌츠와 엠마까지 보듬으며 함께 산다. 그런데 엠마가 알을 낳으며 엄마가 되지만 로렌츠와 엠마는 알 따위를 아이로 갖고 싶지 않다는 철부지 없는 부모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콘라트는 아들 부부를 단호하게 타이르며 알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라고 이른다. 아기 오리들이 알을 깨고 나와 식구가 갑자기 여덟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콘라트는 본성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꿈속에서 투명한 유리문을 통해 오븐 안에서 황갈색으로 오리구이가 돌아가고 있는 꿈을 꾼다.^^
쉽지 않겠지.
콘라트는 점점 나이가 들고 오리 새끼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늘어나 숲이 온통 오리로 바글바글해지고 아기 오리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행복한 모습으로 눈을 감는다. 

 ^^나도 까짓 배고픔쯤은 참을 수 있어. 아이들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그런데 내게 그 행복이란 녀석이 찰싹 붙어있으면 또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 경제적 궁핍이 싫다고. 그건 난 별 수 없는 속물이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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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사랑 처음 만나는 철학 4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박상은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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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이라면 무조건 따분하고 난해함에 살며시 밀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한다면 장르쯤은 이제 상관하지 않게 된다. 일단 뭔가 싶어 살짝 들춰보게 만드니까. 이렇게 예쁜 책 어떻게 그냥 지나치랴.^^
그렇다면 그림책으로 나와 철학에 대한 거부감을 낮춰주니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안그래도 부담감 팍팍인 철학책에 이것저것 많은 걸 담지 않았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기획한 걸까.

사랑이란?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질 것이다. 무엇보다 가치관에 따라 사랑을 정의하는 것도 달라질 수 있겠으나 전혀 반대되는 생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를 보여준다.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와 ’누구나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와 같이.
‘주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해’

줏대가 없어서 인지 저 말도 맞고 이 말도 맞는 것 같고^^
그건 사랑을 단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고 자신이 놓인 상황, 경험에 따라서도 생각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책에서는 사랑은 이러저러하다고 열거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인가이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며 다른 어떤 곳보다 굵고 크게 적었다.

나는 나이가 들면 사랑이 더 크고 넓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울타리가 점점 작아짐을 느낀다. 나를 중심으로 그 반경이 너무 좁아 내 자신이 한심해지니 이런 내가 사랑을 정의한다는 게 가소롭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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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09-12-14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전 아이들에게 철학이 유용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이런저런 어린이용 철학책 훑어보았는데..굳이 아이들용으로 철학책을 낼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솔직히 얘들이 사랑에 대해 뭘 알겠어요. 하루 하루 방안에서 딩구는 게 최고인 행복한 얘들인데....^^

희망으로 2009-12-14 22:38   좋아요 0 | URL
뭐 사실 저조차도 철학책엔 선뜻 손이 안가 애들한테 권하기가 뭣하죠. 철학책 뿐 아니라 정말 그 나이에 읽어야 할 적정한 책을 읽는게 좋은데 꼭 자신의 수준보다 한단계 높은 걸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