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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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젠가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다. 사후세계가 있든 없든, 죽은 자는 이승과의 모든 것이 단절되게 된다. 돈과 권력이 아무리 많아도 죽은 자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도 모두 끝이 난다.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진시황이나 길가메시 같은 역사나 신화 속에 많은 인물들이 불사 #불멸 의 방법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모두가 허사였다.


그러나 인류는 불사의 꿈을 포기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그 어느 때보다 긴 수명을 누리고 있으며, 유전공학, 생명공학 기술로 불사 실현의 가능성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더 이상 상상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노력 중에 하나가 디지털 클론이다. 이것은 사람의 기억과 사고를 디지털 매체에 복사해서 옮기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서 가상현실이나 챗봇 또는 로봇과 같은 형태로 부활 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읽은 '두 번째 인류'는 바로 불멸의 한 가지 방법이 된 디지털 클론을 여러 모로 생각해 보는 책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디지털 클론 기술이 나오는데, 읽어 보면, 그냥 단순한 기술 동향서가 아니라, 디지털 클론이 가져올 각종 충격, 혼란, 문제점을 더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책임을 알 수 있다. 디지털 클론으로 인한 죽음과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두번째인류 책이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으나, #디지털클론 이전에 #죽음 이란 핵심 주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 읽는 내내 개인적인 각종 기억과 북받치는 감정, 매우 복잡한 생각 등으로 애를 먹었다.



다큐 형식으로 된 책이라서 그런지, #두번째인류 에는 참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단순히 기술 소개가 아니라, 그 기술, 그 비즈니스를 만들게 된 각종 사연이 함께 나온다. 대드봇을 만든 제임스 블라호스 이야기가 한 예다. 대드봇은 암에 걸린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아버지 챗봇이다. 아직 돌아가지 않은 아버지를 챗봇으로 구현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갈등도 하고, 이것을 어머니와 가족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버지는 반응은 어떨지 등등 많은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단순히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들이었다.


'두 번째 인류'에서는 우리나라에 사례도 나온다. 2020년에 방송되어 많은 사람들을 울렸던 '너를 만났다'가 바로 그것이다. 병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어린 딸을 #가상현실 VR로 다시 만나게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딸의 외모, 목소리, 의상, 관련 추억 등을 다 데이터로 가져와 만들었다. 그 방송을 나도 봤는데, 그것을 보며, 먼저 간 동생이며, 외할머니, 외삼촌 등 많은 사람들이 떠올라 편히 보질 못했었다. 당시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도 하고, 가족들에게 오히려 더 아픔을 주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두 번째 인류'에서도 거듭해서 고민하는 것들이다.


현재 너를 만났다는 시즌 4까지 방영되었다. 그 사이 VR 기술도 발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이처럼 디지털 클론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발달되어,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 수록 더욱 자연스런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베이비X 사례를 보면, 인공지능에 없는 정서, 감정도 교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딥페이크는 이제 사기 화상전화까지 쓰이고 있을 정도로 정교 해졌고, 몸까지 대신할 로봇 기술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기술과 함께 디지털 클론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데이터다. 그 사람의 행동 패턴, 말투, 억양, 사고 방식, 그가 살아온 각종 경험, 주변 인물에 대한 데이터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것들이 필요하다. 뇌스캔 기술을 연구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먼 얘기다. 데이터를 남기기 위해 캠을 몸에 장착하고 모든 상황을 녹화 녹음해야 한다. 뇌를 대신해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지금도 SNS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있는데, 거기에는 이미 사망한 사람들의 것도 많다. 이것을 활용하려는 사람도 있겠으나, 반대로 잊힐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클론이 만들어졌을 때, 언제까지 유지할 거냐는 것도 고민 거리다. 관련 가족이 죽으면 지워야 하나? 지울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처럼 정교해진 클론이 있다면, 그걸 지운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가? 등등 책에 나온 거 이상으로 많은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고인이 아니라, 살아있는 대상이 디지털 클론이 되었을 경우도 여러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만일 헤어진 연인을 디지털 클론으로 만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건 일종의 스토킹 범죄가 아닐까? 이렇게 '두 번째 인류'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보다 보면, 더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그만큼 디지털 클론을 받아들이기 위해 인류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몸은 7년마다 모든 세포가 바뀐다고 한다. 즉 7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닌 것이다. 그저 복제품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 클론을 바라 본다면, 우리가 받아들이기는 쉬울 것이다. 다만 앞에 말한 문제와 고민들은 어느 정도 정리와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직면한 두 번째 인류의 큰 과제인 것이다.


'두 번째 인류'는 생각의 홍수에 빠지게 하는 책이다. 아울러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의 에피소드와 함께 영화, 드라마, 만화, 문학,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가 곁들여 나와서 각종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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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대사·내분비의 구조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오다와라 마사토 지음, 김선숙 옮김, 김병준 감수 / 성안당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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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처럼 된 내 배. 이젠 숨을 참고, 배를 집어 넣어도 별로 들어 가지를 않는다. 원래 활발히 움직이는 편이 아니었는데, 나이도 들면서 운동량이 더욱 급격히 줄면서, 온몸에 살만 무럭무럭 자란다. 나도 이 살들이 버겁다. 그래서 지난번에 통풍으로 병원에 갔다가, 당뇨 확인도 해보는 것이 좋을 거 같다고 해서, 피검사와 노 검사를 같이 받았었다. 다행스럽게도 당뇨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간 수치가 좀 안 좋아서 관련 약을 먹게 되었다.


어쨌든 내가 현재 비만인 것은 사실인 만큼, #당뇨병 에 대한 불안은 살과 함께 따라 다닌다. 지금 당장 당뇨가 아니라고 해도, 나중에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풍도 있고, 요로 결석 같은 것으로 고생도 하다 보니, 나와 관련된 병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그래서 의학서적, 건강서적 같은 것들을 기회 닿는 데로 보고 있는데, 마침 전에 재미있게 보기도 했고,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주었던 성안당 출판사의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시리즈' 중에 '당뇨병 대사 내분비의 구조'편이 있어서 시간을 내어 보게 되었다.



'당뇨병 대사 내분비의 구조'는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시리즈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왼쪽에는 인체나 병에 관련된 소주제를 설명하고 있고, 오른쪽에서는 다시 그 내용을 한 눈에 보고 이해하기 쉽게 해부도나 각종 메커니즘, 도표, 보충 설명 같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구성이다 보니, 같은 주제를 자연스럽게 적어도 두 번 보게 되므로 좀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고, 머리에도 오래 기억된다.


아울러 이 책이 나와 같이 병에 관심 있는 일반인 외에 의료 종사자, 스포츠 관계자들을 위한 책이다 보니, 시험에 나오는 용어 같은 것이 보기 좋게 잘 정리되어 있다.


내용면에서 #당뇨병대사내분비의구조 는 물질대사와 호르몬 기능, 당뇨병, 대사장애, 내분비와 구조 이렇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에 다른 건강 서적에서 봤던 내용도 더러 보이긴 했지만, 워낙 단편적이어서 그런지, 이 책의 내용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다. 조각나 있는 지식들을 모아, 더욱 쓸모 있는 지식으로 만들어 주는 거 같았다.



당뇨병부터 보면, 1형, 2형 당뇨가 무엇인지, 당뇨병의 증상, 검사 방법, 진단 기준, 관련 합병증, 치료 방법,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 예방법, 임신 관련 당뇨병과 같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당뇨 걸리면, 투석도 받아야 하고, 발가락 관리며, 눈 상태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합병증을 보니, 죽상동맥경화, 어지럼증, 돌연사 등 진짜 무시무시한 증상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약물요법을 보면, 혈당강하제의 종류와 함께, 어떤 메커니즘으로 인슐린을 조절하는지도 나와 있고, 자가 주사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다.



당뇨가 걱정이 되긴 해도, 아직 해당 사항은 없기에 상대적으로 #대사증후군 과 #통풍 관련한 내용이 눈에 더 들어 온다.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을 보니 허리둘레 남성 90cm 이상이 필수조건이라고 한다. 여성은 85cm 이상이다. 여기에 혈당이나 HDL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도 기준 이상이면 대사증후군에 해당한다. 이미 허리 항목에서 진단 끝났다.


대사증후군 개선과 예방을 위해서는 과식, 빨리 먹기, 결식을 피하고, 운동을 해야만 한다고 한다. 날을 정해 놓고 운동해서는 큰 효과가 없고,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야 된다.


통풍도 대사 장애 중에 하나다. 정상적으로 요산을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과 신장 기능 이상일 수도 있고, 수분이 부족하거나, 푸린체가 많은 식품을 지나치게 섭취해서도 발생한다. 이미 여러 차례 통풍으로 고생했기에 기본적인 것들은 잘 알고는 있었는데, '당뇨병 대사 내분비의 구조'에서는 의사들이 전혀 설명해 주지 않는 요산의 대사 구조, 기본적인 약물 사용 같은 것도 나와 있어서, 보다 깊게 통풍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밖에 #골다공증, 아미노산 대사 이상증, 당 대사 이상증, 갑상샘 질환, 쿠싱증후군 같은 부신피질 질환 등 생소한 병증도 책 속에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당뇨병 대사 내분비의 구조'를 통해, 전에는 몰랐던 인체 메커니즘을 알 수 있었는데, 당뇨나 통풍, 골다공증 그런 것들 외에도 대사나 내분비 관련해서 처음 들어보는 많은 병이 있다는 점에서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데, 그래도 덜 아프고 행복하게 가려면,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운동을 하다 말다, 자꾸 그러는데, '당뇨병 대사 내분비의 구조'가 엄청난 자극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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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Bard 질문법
장대은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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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공지능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가 챗GPT다. 존재감에서 #ChatGPT 는 다른 인공지능 서비스들을 다 씹어 먹고 있다 할 수 있다. 이에 구글은 대항마로 BARD를 선보였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지만, #AI 인공지능이라고 다 같지는 않다. 학습 데이터와 학습 프로세스의 차이에 따라 사람처럼 다른 개성을 보인다. 이런 인공지능 서비스의 등장은 인류에 많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나, 어찌 됐든 복잡한 이야기는 제겨주고, 챗GPT와 BARD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편리함을 주기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 서비스인 만큼, 그것들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미 #챗GPT, BARD를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어떻게 질문 하는가에 따라서 답변에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그래서 질문을 잘하는 기술, #프롬프트엔지니어링 이라는 것이 등장했다. 그러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책이나 각종 정보를 통해 들여다 보면, 아직 이 분야가 학문처럼 잘 정리되었거나 정형화된 원리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거창한 이름에 비해 실체는 너무나 애매해서 당황스럽기까지 하게 된다. 결국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경험으로 기술을 쌓아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챗GPT와 #BARD 에게서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고 유용한 답변을 얻는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서 이번엔 장대은 저자의 '챗 GPT와 BARD 질문법'을 읽게 되었다.



처음엔 다른 책들과 같이 질문 샘플이 나오고 활용 그런 거 정도가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그런 책들과는 완전 결이 달랐다. 샘플 같은 것도 물론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이 책의 맥락이다. #챗GPT와BARD질문법 은 단순히 잘 질문하는 법 만을 말하는 책이 아니었다. 챗GPT와 BARD를 활용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며 성장해 나가는 방법도 함께 제시하고 있는 책인 것이다.


문법, 논리, 수사를 뜻하는 라틴어, 트리비움 역량 훈련을 통해 사고 역량을 높이라고 주장한다. 인간 지능의 파인튜닝을 챗지피티와 바드를 활용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첫 파트에 질문의 중요성을 다양한 예와 함께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얼마나 질문을 안 하는지 많은 예를 들어 일깨우고 있다. 질문의 기회를 줘도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 많은 상황, 질문을 하면 오히려 욕 먹는 상황, 이런 것들은 누구나 바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다들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어릴 적 그렇게 엄마 아빠 두 손, 두 발 들게 이건 뭐야 하며 물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우리는 언제부터 인가 그 시절을 다 잊어 버렸다. 유태인의 하브루타 학습법의 핵심은 질문과 토론이다. 질문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다. 과학자며 발명가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의 과학 기술을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챗 GPT와 BARD 질문법'을 보면, 어릴 적 많이 하며 놀았던 스무고개 게임 이야기가 나온다. 여러 질문을 통해 정답을 찾아간다. 이 글을 보다 보니, 뭔가 깨달음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내가 살면서 해결하지 못한 각종 문제들은 결국 그만큼 질문을 하지 않아서 였던 것이 아닐까? 좀 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답을 얻으려 노력했어야만 했던 것이다. 모르는 것을 질문하지 않으면, 그 무지는 계속 지속된다. 바보는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기에 질문을 하지 못한다. 나름 나 스스로는 지식을 쌓는데 노력하고는 있었다고는 하지만, 왜? 또는 이러면 어떻게 되지? 같은 해결과 발전을 위한 질문을 전혀 가지지 않았기에 활용할 줄 모르는 바보인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장대은 저자는 질문력을 강조하고 있다. #질문 = #역량 증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5년간 독서, 글쓰기, 질문법에 관련된 강의와 책을 써온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문과적 시선으로 바라본 챗GPT라고 말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오히려 이런 새로운 시각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더욱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챗GPT와 BARD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지만, 문장을 이해하는 자연어 처리와 같은 기술은 문과적인 지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법은 프로그램 관점이 아니라, 글쓰기와 말하기라는 관점에 두는 것이 맞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챗GPT나 BARD는 우문현답을 못한다. 어리석게 물어보면, 어리석고 엉뚱한 답변을 한다. 과장도 거짓말도 한다. 그러기에 현명한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수준 높은 #질문력 으로 할루시네이션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챗 GPT와 BARD 질문법'에서는 인공지능에게 의미 없는 질문도 알아보고, 챗GPT와 BARD를 비교해가면서 글 요약이나 정의를 요구도 하고, 답의 정확성을 높이는 정교화 질문, 비교 질문, 토론 질문 같은 것도 해본다. 여기서도 단순히 인공지능을 이용해 답변만 찾는 것이 아니다. 질문자가 어떻게 하면 더욱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같이 고민하고 있다.



내 경우 그저 단답형식의 질문만 해왔는데, 질문 예시를 보면서 그동안 내가 너무 챗GPT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느꼈다. 정교화 단계를 거치면 내가 원하는 답변을 더 정확하면서도 멋지게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본문에 나오는 마징가Z와 태권V의 가상 대결 질문은 재미있었다. 이런 것도 답변이 가능하구나 하는 것도 있었고, 이것으로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테, 헤밍웨이 같은 유명 작가의 문체로 글을 지을 수도 있다. 이런 것은 어디서 훈련 받을 수도 없는데, 챗GPT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시험문제도 만들어주고, 속담, 명언을 주제별로도 찾아준다. 독서 지도 활용에도 좋고, 글쓰기 공부에도 이만한 도구가 없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토론 질문도 뽑을 수 있고, 미리 토론에 대응도 준비하는데도 쓸 수 있었다. 문법체크, 교정도 맡길 수 있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떠오른 문장을 화두로 던져 글을 지을 수도 있다. 얼마 전 AI 때문에 미국 드라마 작가들이 15년 만에 파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책에 나온 예를 보니, 진짜 파업할만 했다. 아이디어 몇 가지만 있으면, 인공지능이 기본적인 거는 다 처리해 줄 수 있다는 소리다. 인간으로서 이 이야기는 섬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챗 GPT와 BARD 질문법'에서 주장하고 있듯이 그저 인공지능을 겁내할 것이 아니라, 역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챗 GPT와 BARD 질문법'은 독특하단 느낌과 함께 나에게 엄청난 도움이 됐다. 질문력의 중요성을 제대로 일깨워줬고, 내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항상 질문하는 질문인간이 돼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게다가 ChatGPT와 BARD에게 현명한 질문을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시각을 길러주는 것이 내가 원했던 프롬프트엔지니어링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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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스택 테스트 - 10가지 테스트 기술의 기본 원칙과 전략
가야트리 모한 지음, 최경현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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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 회사에 소속도 하고, 1인 #개발자 활동도 하며, 일반 관리 애플리케이션부터 웹 #프로그램, 자동화 프로그램, 모바일앱 등 오랜 시간에 걸쳐 #프로그래머 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편이라 아주 전문적인 파트를 제외하면, 프로그램 개발에 별다른 부담을 갖는 편은 아닌데, 개인적으로 매우 미숙하다 느끼는 파트가 있다면, 프로그램 테스트 쪽이다.


마음만은 언제나 완벽한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마쳐서 개발을 종료하고 싶지만, 빠듯한 일정에 쫓기다 보면, 겉으로 드러난 디버깅 수준 정도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문제 생기면, 허둥지둥 코드 보고 문제점 찾는 그런 일들이 자주 생기고 만다. 그나마 내공이 쌓이면서, 일반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은 미리 코딩 작업에 미리 적용해서 #프로그래밍 하기 때문에 여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테스트를 충분히 했든 못했든 아직 내 테스트 지식이나 실력을 믿을 수 없다 보니, 언제나 화장실 갔다가 뒤를 들 닦은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뭔가 불안불안한 거다.



개발자라면 다들 이런 찜찜함 없이 완벽한 프로그램을 짜고 싶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현실이 안 따라줘도 #애자일 방법론이며, 소프트웨어 테스트 관련 기술 정보를 보게 되면, 항상 관심을 가지고 봐왔다. 그러다 이번에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뭔가 종합적으로 테스트 기술을 정리하고, 미흡한 실력도 높여보고 싶어, 품질 보증 관련 전문가인 가야트리 모한의 '풀스택 테스트'를 보게 되었다.


책 제목인 풀스택 테스트는 UI, 서비스, 데이터베이스 등 애플리케이션에 포함된 각 계층과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테스트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 프로그램에 관련된 해볼 수 있는 온갖 테스트는 다 해본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실제 책을 보면, 진짜 다양한 테스트 기술들이 나온다.



#풀스택테스트 에서는 풀스택 테스트를 크게 10가지 영역으로 나눠 얘기한다. 수동 탐색적 테스트, 자동화된 기능 테스트, 지속적 테스트, 데이터 테스트, 시각적 테스트, 보안 테스트, 성능 테스트, 접근성 테스트, CFR 교차 기능 요구사항 테스트, 모바일 테스트가 바로 그것들로 프로그램 테스트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사람이라면, 단편적으로 나마 조금씩은 들어 봤을 것이다.



특히 모바일 테스트 파트 경우, 요즘은 PC 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를 더 많이 사용하므로 빼놓을 수 없는 테스트다. 게다가 '풀스택 테스트'는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이 최신 기술 관련한 부분도 간단하지만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어 테스트 개념을 IT 기술 종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풀스택 테스트' 책 구성 자체가 각각의 영역별로 나눠져 있고, 그 안에 구성 요소, 테스트 전략, 실습, 요점 정리라는 내용 구조가 되어 있는 데다, 이것들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서 그려 놓은 각종 도표와 그림들이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중요 용어나 문구는 굵은 글자나 형광펜 그은 거처럼 처리해서 강조되어 있어 바로 눈길을 끌어주고, 사각 상자, 또는 NOTE 코너, 다양한 주석들이 있어서,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저자가 좀 더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사이트 영역에 담았다.



'풀스택 테스트'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개념을 이론적으로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실무적으로도 다양한 스킬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에는 포스트맨, WireMock, 버그 마그넷, 크롬 개발자 도구, TestNG, 셀레니움 웹 드라이버, jUnit, Git, 제로코드, BackstopJS, Cypress, OWASP Dependency-Check, 제이미터, WAVE, 앱피움, 몽키 등등 각 테스트 단계에 직간접적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각종 도구나 프레임워크 같은 것들이 매우 많이 소개되어 있다. 나처럼 테스트 경험이 충분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다. 뭘로 테스트해야 하나 하는 막연함을 많이 덜 수 있다.



'풀스택 테스트' 덕분에 내가 그동안 뭘 잘하고 있었는지, 못하고 있었는지, 아예 모르고 있었는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개발 시야를 전체적으로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작업한 프로그램 품질을 어떻게 향상 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풀스택 테스트' 내용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접해보지 않은 부분만 관심을 가지고 보충하면 된다. 반면, 초보 개발자 입장에서는 '풀스택 테스트'의 내용들이 어려울 수도 있고, 그다지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테스트는 품질 관리에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이므로 어느 정도 이해는 경력 상관 없이 꼭 필요하다. 지금 당장 이해가 안 돼도 시간이 지나면, '맞아 맞아, 그때 그 말이 맞았네'하며 많은 부분 공감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그만큼 개발자 근육을 강화하는데 꼭 필요한 단백질 같은 지식이다. 게다가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풀스택 테스트 기술을 가진 인력 자원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이런 지식을 알아 두면, 경력 업그레이드에도 좋을 것이고,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개발자라면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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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 - 자살의 원인부터 예방까지, 25년의 연구를 집대성한 자살에 관한 모든 것
로리 오코너 지음, 정지호 옮김, 백종우 감수 / 심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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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었다. 선진국이 되었으면, 국민들이 그만큼 여유롭고 행복해야 하지만, 창피하게도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 1위라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인구 절벽으로 위기를 맞았다고 방송에서 떠들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자살 상황이다. 2022년 정부에서 발간한 #자살예방 백서를 보면, 2020년 자살자가 13,195명이라고 한다. 최고치였던 2011년에 비해 감소한 수치가 이 정도다. 같은 해 간암으로 사망한 사람이 10,565명이므로 심각한 수준인 것이다. 보통 #자살률 이 선진국은 낮고, 소득이 낮은 나라에 높은 편인데, 우린 후진국과 별반 차이 없다는 소리다. 뭐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사회 구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살에 대해 잘 모른다. 자살자의 #심리, 고통,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오해, 주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 예방 대책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유명 연예인이 죽었을 때나 잠시 관심을 가질 뿐이지, 다들 쉬쉬하고 금기시 한다. 나와 무관한 거 같지만, 살짝 주변을 돌아보면, 친척과 지인 중에 얼마든지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살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나 역시도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왔다 갔다 하는 정신적 고통을 오래 겪고 있는 만큼, 나쁜 선택을 하기 전에 맞서 싸울 힘을 얻고자 자살 연구에 세계적 권위자인 로리 오코너의 '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를 보게 되었다.


힘을 얻기 위해 봤다고 했지만, 막상 책을 앞에 두고는 많이 망설였다. 오히려 이게 도화선이 되어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래도 용기 내서 읽어 봤는데, 다행히도 중간중간 복잡한 생각과 여러 감정에 빠지긴 했지만, 주된 책 내용이 자살예방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관련된 것이라 평점심을 잃지 않고 볼 수 있었다.



#마지막끈을놓기전에 구성은 총 4부로 1, 2부는 자살 발생 원인, 속설과 오해, 자살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요인을 담고 있고, 3, 4부에는 자살예방을 위한 연구와 학설, #자살위험 있는 사람을 돕는 방법, 자살로 인해 고통 받는 주변인을 돕는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구성과 내용면에서 자살에 관한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매우 잘 정리된 책이라 느낀다.


그렇다고 '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가 전공서적처럼 딱딱하고 지루한 책은 아니다. 책 속에는 여러 자살자, 자살 시도자, 자해자, 자살자의 부모, 지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며, 저자의 자살한 친구에 대한 기억들이 내용 전개에 중요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책에 나오는 다양한 연구 이론과 함께 깊이 있게 다시 생각해 보는 사례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이야기들이 전혀 남 얘기 같지 않았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살자들은 정신적 고통으로 모든 게 부질 없다 느끼게 된다. 이 세상 고통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기에 그걸 끊으려고 하는 거다. 청년 자살도 그렇고 노인 자살도 마찬가지다. 일종의 공통적인 패턴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패턴이 있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대책도 보편적인 방법으로 가능하다는 소리일 수 있다.


'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에 나온 자살예방 방법들은 그런 패턴을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안전 계획 6단계는 경고 신호부터 포착하여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자살 수단 접근, 계획, 충동성 등을 초기부터 방지하고, 안전 계획 포켓 카드를 만들어 더욱 구체적으로 대비한다. 물론 변증법적 행동 요법, 인지치료 같은 전문가의 도움도 병행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책에도 나와 있지만, 자살 시도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잘못된 오해다. 우울증이라고 다 자살하지 않는다. 괴로운데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생기는 거다. 정상인도 시달리면, 죽고 싶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 자살자들 보면, 전날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다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만일 주변에 자신이 짐만 된다, 미래가 절망적이다고 말하거나, 최근 상실, 스트레스 같은 사건을 겪고 고생하는 사람, 값나가는 물건을 나눠주거나 유언장을 작성하며 신변을 정리하는 사람, 이상하게 기분이 종아 보이는 경우, 평상시 성격과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 등이 바로 관심이 필요한 사람인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고인 한 명당 그 사실을 알게 되는 135명의 지인이 있다고 한다. 이들도 크고 작게 영향을 입게 된다. 가족이나 친구라면, 마음에 큰 상처가 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제도적인 도움도 필요하다.


'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를 보고 나니, 자살은 개인적인 비극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비극을 낳음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정부에서 자살예방백서까지 내놓으며, 심각성을 인지하고는 있는 거 같지만, 지금 상태로는 자살 1위 국가라는 불명예는 절대 벗어날 수 없다. 그물망 같은 예방과 치료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늬만 선진국이 아닌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모는 구조적 문제들을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자살예방에 대한 교육과 캠페인 같은 것도 더 많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자살은 절대 남의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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