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어머니이자 미녀이신 하늘바람님이 너를 가졌다고 한 게 얼마 전 같은데
넌 어느새 돌을 향해 달려가고 있구나.
어느 책에 보니 태아와 엄마는 상호 보살피는 관계가 아니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관계란다.
한 예로 태아는 포도당을 마음껏 쓰기 위해 엄마의 혈당을 올리려고 특정 호르몬을 분비하고
엄마는 거기에 맞서 세포가 포도당을 적절히 쓰도록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을 더 분비한다는 거다.
태아의 힘이 더 세면 엄마가 임신 중 당뇨병에 빠지기도 한다는데
나타나는 결과로 보면 그럴듯하지만
난 사실 저딴 학설을 믿지 않는다.
하늘바람님이 널 뱃속에 품고 있을 때
행여 네가 잘못될까봐 얼마나 노심초사한줄 아니?
먹고픈 거 안먹고 입고픈 옷 안입고 심지어 서재활동도 별로 안했단다^^
위에서 소개한 주장을 했던 학자가 하늘바람님을 봤다면
슬그머니 자기 학설을 철회하지 않았을까?
그만큼 널 향한 하늘바람님의 마음은 간절했단다.
그건 물론 어머님 대부분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엔 하늘바람님의 정성이 조금 더 깊었던 것 같아.
아마도 하늘바람님은 너처럼 어여쁜 아이가 태어날 걸 아셨던 거야.
내 조카가 태어났을 때 난 이런 덕담을 했다.
"네 시대에는 외모지상주의가 사라져서 얼굴로 차별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밝게 웃고 있는 널 보니까 이런 덕담이 하고 싶구나.
"외모지상주의는 생물학적 본성에 딱 맞는 것으로 갈수록 기승을 부릴 거야."
네 어머니과 너를 지켜보는 알라딘 사람들의 기대에 걸맞게 어여쁘게 자라 주거라.
어여쁜 얼굴과 마음을 모두 갖추어 존재만으로도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으로.
끝으로 한마디만 더 할께.
너희 시대에는 모든 화장실 변기의 수압이 세져서
나처럼 멀쩡한 사람이 범죄자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목요일날 또 한건을 하고 나니 이런 덕담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뭐니.
난.... 부리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