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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2부에는 몇 가지 법률 전문용어가 등장한다. 이 전문용어를 살려 번역하면 이렇다.

 

재판은 이미 월요일에 시작되었다. 재판의 첫 사흘은 변호인 측의 구제명령신청 작업에 소요되었다.”(122)

 

재판은 이미 월요일에 시작되었다. 재판의 첫 사흘은 변호인 측의 기피신청 작업에 소요되었다.”

 

내가 그 세미나에 등록을 한 것은 순전한 호기심에서였다. 그 세미나는 종래의 세미나들과는 달리 좀 새로운 것이었다. 계약과 소유권, 불법행위와 가담에 대한 법도 아니요, 작센 법전에 고대 법철학도 아니었다.”(121)

 

내가 그 세미나에 등록을 한 것은 순전한 호기심에서였다. 그 세미나는 종래의 세미나들과는 달리 좀 새로운 것이었다. 매매법, 정범(正犯)과 공범도 아니요, 작센 법전에 고대 법철학도 아니었다.”

 

독일어 원문:

 

Befangenheitsantrag = 기피신청

Kaufrecht = 매매법

Täterschaft = 정범(正犯)

Teilnahme = 공범

 

전문 분야의 단어가 나오면 반드시, 그 단어의 해당 분야 용어를 찾아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번역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어휘 수준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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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닌의 복장

 

카레닌의 월경에 대한 테레자의 조치.

 

테레자는 아파트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개의 다리 사이에 커다란 솜뭉치를 끼워 놓고 자신의 낡은 팬티를 긴 끈으로 개에게 묶어 주었다. 보름 동안 그녀는 자기 바느질 솜씨를 보고 흡족해했다.”(480)

 

테레자는 아파트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개의 다리 사이에 커다란 솜뭉치를 끼워 놓고 자신의 낡은 팬티를 긴 끈으로 개에게 묶어 주었다. 보름 동안 그녀는 우스꽝스런 복장을 보고 웃었다.”

 

프랑스어 원문: accoutrement = 우스꽝스러운 복장, 기이한 옷차림

 

문장의 핵심: 솜뭉치와 낡은 팬티, 끈이 만들어낸 차림새의 우스꽝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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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끈

 

소설의 화자(話者)는 말한다: 낙원의 인간은 인간이 아니었다. 낙원에서 추방된 후 인간은 인간의 노정에 던져졌고, “시간의 공백날아가고(480) 있다.

 

그 인간에게, 낙원과 연결되는 가는 끈이 아직 존재한다. 그것은 동물.

 

낙원에서 추방된 적이 없기 때문.

 

그런 까닭에 동물을 생기 있는 기계로 바꾸고 암소를 우유를 생산하는 자동인형으로 만드는 것이 그토록 위험한 것이다. 그렇게 하면 천국과 그들을 연결하는 끈을 인간이 끊는 셈이며, 그 어떤 것도 시간의 공허를 통해 비상하는 동물을 막거나 위로할 수 없기 때문이다.”(481)

 

그런 까닭에 동물을 생기 있는 기계로 바꾸고 암소를 우유를 생산하는 자동인형으로 만드는 것이 그토록 위험한 것이다. 그렇게 하면 천국과 자신을 연결하는 끈을 인간이 끊는 셈이며, 그 어떤 것도 시간의 공백을 통해 날아가는 인간을 붙들거나 위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어 원문: [...] l’homme coupe ainsi le fil qui le rattachait au Paradis, et rien ne pourra l’arrêter ni le réconforter dans son vol à travers le vide du temps.

 

영어 번역문: [...] man cuts the thread binding him to Paradise and has nothing left to hold or comfort him on his flight through the emptiness of time.

 

독일어 번역문: [...] der Mensch schneidet auf diese Weise die Schnur durch, die ihn mit dem Paradies verbindet, und nichts wird ihn aufhalten, nichts wird ihn trösten können auf seinem Flug durch die Leere der Z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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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그 시절을 생각하면 그 시절의 내 모습이 보인다. 나는 [...] 몇 벌의 양복을 [...] 신발과 맞추어 입고 다녔다. 나는 팔다리가 멋없이 길었다. 어머니가 나를 위해 꺼내준 양복이 내게 잘 어울리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몸놀림에 맵시가 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내 안경은 길거리에서 산 싸구려였으며, [...]”(53, 부분삭제 인용)

 

그 시절을 생각하면 그 시절의 내 모습이 보인다. 나는 [...] 몇 벌의 양복을 [...] 신발과 맞추어 입고 다녔다. 나는 팔다리가 멋없이 길었다. 어머니가 나를 위해 꺼내준 양복이 내게 잘 어울리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몸놀림에 맵시가 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내 안경은 의료보험회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싸구려였으며, [...]”

 

독일어 원문: ein billiges Kassenmodell

 

Kassenmodell: 별도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의료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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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버린 시간

 

1968820, 소련은 체코 프라하를 침공한다.

 

사비나는, “보헤미아를 떠난 지 일이년 뒤, 소련 침공 일주년이 되는 날 [...] 우연히 파리에 있었다. 그날 항의 시위가 있었고, 그녀는 그 시위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169, 부분삭제 인용)

 

사비나는, 보헤미아를 떠난 지 일이년 뒤, 소련 침공 주년일(周年日) [...] 우연히 파리에 있었다. 그날 항의 시위가 있었고, 그녀는 그 시위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경 쓴 여학생마르클로드, 사비나 이후 프란츠의 세 번째 여자이해하지 못했던 유일한 것은 프란츠가 러시아의 탄압을 받았던 모든 나라에 품은 이상한 동정심이었다. 소련 침공 일주년이 되던 날, 제네바의 체코인 모임은 기념행사를 가졌다. 홀은 거의 비어 있었다.”(208)

 

안경 쓴 여학생마르클로드, 사비나 이후 프란츠의 세 번째 여자이해하지 못했던 유일한 것은 프란츠가 러시아의 탄압을 받았던 모든 나라에 품은 이상한 동정심이었다. 소련 침공 주년일(周年日), 제네바의 체코인 모임은 기념행사를 가졌다. 홀은 거의 비어 있었다.”

 

프랑스어 원문: le jour anniversaire de l’invasion (russe)

 

원문이 가리키는 건, 매년 돌아오는 침공일(820).

 

그 햇수는 말하지 않는다.

 

일주년”(1969)을 강조하다 보면, 소설 속 시간은 흐르지 않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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