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저녁 7. 미하엘 가족의 저녁식사 시간.

 

한나 집에 머물다 미하엘은 식사 시간을 놓친다.

 

아버지의 추궁.

 

나는 길을 잃었었다고 말했다. 에렌프리트호프를 거쳐 몰켄쿠어까지 가는 산책을 계획했는데 아무리 걸어도 아는 곳은 나오지 않았으며 그러다가 마침내 누스로흐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돈이 없어서 누스로흐에서 집까지 뛰어오는 수밖에 없었어요.>

<히치하이크를 할 수도 있었잖아.> [...]

[...]

<저 내일부터 다시 학교에 나갈래요.>

[...]

엄마가 형의 말을 가로막았다. <3주는 더 쉬어야 한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

<에렌프리트호프를 거쳐 누스로흐까지 갔다가 뛰어서 돌아올 수 있다면, 얘는 학교에도 다시 나갈 수 있어요. 얘한테 부족한 것은 힘이 아니라 이해력이에요.>”(41-42쪽, 문장부호 수정인용)

 

나는 길을 잃었었다고 말했다. 에렌프리트호프를 거쳐 몰켄쿠어까지 가는 산책을 계획했는데 아무리 걸어도 아는 곳은 나오지 않았으며 그러다가 마침내 누스로흐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돈이 없어서 누스로흐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수밖에 없었어요.>

<히치하이크를 할 수도 있었잖아.> [...]

[...]

<저 내일부터 다시 학교에 나갈래요.>

[...]

엄마가 형의 말을 가로막았다. <3주는 더 쉬어야 한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

<에렌프리트호프를 거쳐 누스로흐까지 갔다가 걸어서 돌아올 수 있다면, 얘는 학교에도 다시 나갈 수 있어요. 얘한테 부족한 것은 힘이 아니라 이해력이에요.>”

 

독일어 원문:

 

Ich hatte kein Geld und mußte von Nußloch nach Hause laufen.

 

Wenn er uber den Ehrenfriedhof nach Nußloch und wieder zurück laufen kann, kann er auch in die Schule gehen.

 

여기서, ‘laufen’뛰다는 뜻이 아니라 걷다는 의미.

 

황달에 걸려, 4개월 째 집에서 요양 중인 미하엘에게 허용된 것은 의무적인 산책. 그것도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27쪽을 볼 것).

 

(부기: 하이델베르크 에렌프리트호프에서 누스로흐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7.72km)

 

다음 문장을 참고할 것:

 

그녀는 한 손에는 내 책가방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내 팔을 잡고서 나와 함께 걸어갔다.”(11)

 

독일어 원문: Sie lief neben mir, in der einen Hand meine Schultasche und die andere an meinem 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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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머리 남자

 

제네바, 체코 망명자 모임.

 

그는 오로지 한 가지 사실에만 관심이 있었다. 처음부터였건 마지막 순간부터였건, 좋아서 그랬건 싫어서 그랬건, 오로지 공산주의 체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했는지 아니면 수동적으로 저항했는지 그것만 알고 싶어 했다.”(163)

 

그는 오로지 한 가지 사실에만 관심이 있었다. 처음부터였건 최근부터였건, 진심이었건 가식이었건, 오로지 공산주의 체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했는지 아니면 수동적으로 저항했는지 그것만 알고 싶어 했다.”

 

프랑스어 원문: Une seule chose l’intéressait : savoir s’ils avaient été opposants actifs ou passifs au régime communiste, de la première ou de la dernière heure, pour de bon ou pour la fr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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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녁의 언어

 

개념으로 구체화되지 않는 진술은 의미 파악이 어렵다.

 

정원의 어둠이 짙어 갔다. 밤도, 낮도 아니었고, 하늘에는 죽은 자의 방에 켜진 채 잊힌 램프 같은 창백한 달이 떠 있었다.”(491)

 

정원의 어둠이 짙어 갔다. 밤도, 낮도 아니었고, 하늘에는 영안실에 켜진 채 잊힌 램프 같은 창백한 달이 떠 있었다.”

 

프랑스어 원문: la chambre des morts

 

참고할 것: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하늘에 걸린 달은 아침에 꺼지지 못해 하루 종일 켜진 채 영안실을 밝히는 백열등 같았다.”(459)

 

그러나 그 순간 사비나는 프라하 광장의 연단에 서 있는 이 상원의원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의 얼굴은 공산주의 국가 사람들이 높은 연단에서, 그들의 발 아래로 행진하며 판에 박힌 듯한 미소를 짓는 시민들에게 보내는 것과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403)

 

그러나 그 순간 사비나는 프라하 광장의 연단에 서 있는 이 상원의원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의 얼굴은 공산주의 정치가들이 높은 연단에서, 그들의 발 아래로 행진하며 판에 박힌 듯한 미소를 짓는 시민들에게 보내는 것과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프랑스어 원문: les hommes d’Etat

 

그는 오래된 도시의 작은 아파트로 갔다.”(198)

 

그는 구시가지(舊市街地)의 작은 아파트로 갔다.”

 

프랑스어 원문: la vieille ville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하녀와 딸과 부인을 데리고 커다란 부르주아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이제 옛도시의 스튜디오에 살고, 그의 어린여자 친구는 거의 매일 밤을 그의 집에서 지냈다!”(199)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하녀와 딸과 부인을 데리고 커다란 부르주아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이제 구시가지의 스튜디오에 살고, 그의 어린여자 친구는 거의 매일 밤을 그의 집에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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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한나의 석방 전날.

 

미하엘과 교도소장의 통화.

 

그녀를 데리러 가기로 한 전날 오후에 나는 교도소로 전화를 걸었다. 먼저 그 여자 교도소장과 이야기했다.

<저는 약간 걱정이 됩니다. 소장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형을 그처럼 오래 산 사람들은 석방되기 전에 미리 몇 시간이나 하루 정도 바깥에 나왔다가 석방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슈미츠 부인은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그녀가 내일 좀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252, 문장부호 수정인용)

 

그녀를 데리러 가기로 한 전날 오후에 나는 교도소로 전화를 걸었다. 먼저 그 여자 교도소장과 이야기했다.

<저는 약간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도 아셔야 할 게, 형을 그처럼 오래 산 사람들은 석방되기 전에 미리 몇 시간이나 하루 정도 바깥에 나왔다가 석방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슈미츠 부인은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그녀가 내일 좀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독일어 원문: Am Nachmittag, bevor ich sie abholen sollte, rief ich im Gefängnis an. Zuerst sprach ich mit der Leiterin.

»Ich bin ein wenig nervös. Wissen Sie, normalerweise wird niemand nach so langer Haft entlassen, bevor er nicht zunächst stunden- oder tageweise draußen war. Frau Schmitz hat das verweigert. Sie wird sich morgen nicht leicht tun.«

 

장기수의 사면 전() 관행과 현재 한나의 상황을 알고, 미하엘에게 걱정을 토로하는 사람은 교도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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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들어맞는 단어는 모든 비밀을 드러내는 열쇠.

 

아이헨도르프(Eichendorff)의 시.

 

Schläft ein Lied in allen Dingen,

Die da träumen fort und fort,

Und die Welt hebt an zu singen,

Triffst du nur das Zauberwort.

 

사물마다 노랫가락 잠들어

꿈꾸며 또 꿈꾸네

하여 온 세상 노래하리

그대, 봉인 풀 한 단어 안다면

 

 

거리 이름이 러시아식으로 바뀐 농촌 도시에서 협동 농장 조합장과 사귀게 되었을 때, 테레자는 문득 독서가 남긴 기억이나 그녀의 조상들이 남겨 준 기억 속 시골 이미지를 발견했다.”(460)

 

거리 이름이 러시아식으로 바뀐 온천 도시에서 협동 농장 조합장과 사귀게 되었을 때, 테레자는 문득 독서가 남긴 기억이나 그녀의 조상들이 남겨 준 기억 속 시골 이미지를 발견했다.”

 

프랑스어 원문: [...] la ville d’eaux [...]

 

데카르트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인간을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름 아닌 그가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것을 부정했다는 사실에는 필경 심오한 물리적 일관성이 있다. 인간은 소유자이자 주인인 반면, 동물은 자동인형, 움직이는 기계, Machina Animata에 불과하다고 데카르트는 말한다.”(468)

 

데카르트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인간을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름 아닌 그가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것을 부정했다는 사실에는 필경 심오한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 인간은 소유자이자 주인인 반면, 동물은 자동인형, 움직이는 기계, machina animata에 불과하다고 데카르트는 말한다.”

 

프랑스어 원문: [...] une profonde logique [...]

 

그러자 누구나 공산주의자를 비난했다. 이 나라의 불행(가난하고 파산한 이 나라)과 독립의 상실(소련의 영향력 아래 놓인 나라)합법적 살인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당신들이오!”(287)

 

그러자 누구나 공산주의자를 비난했다. 이 나라의 불행(가난하고 파산한 이 나라)과 독립의 상실(소련의 영향력 아래 놓인 나라)사법적 살인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당신들이오!”

 

프랑스어 원문: [...] des assassinats judiciair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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