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로 ‘정정보도 + 사과글’ 부탁하기 (도서관일기 2014.3.2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지난 3월 13일에 살짝 뜬금없는 기사를 보았다. ‘사진책도서관’과 얽힌 뜬금없는 기사였다. 그런데, 이 기사는 3월에 나온 기사가 아닌 2월에 나온 기사였고, 여러모로 내 마음을 아프게 들쑤셨다. 뜬금없는 기사를 올린 신문기자한테 ‘정정보도 + 사과글’을 부탁하는 편지를 쓰려다가 한참 망설인 끝에 한 군데에만 보내고, 더는 보내지 않았다. 내가 사진책도서관을 2007년에 처음 연 까닭은 언론보도를 탈 마음이 아닐 뿐더러, 사진책을 주제로 도서관을 연 첫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할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 사진책도서관이 태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진책을 널리 아끼고 사랑하면서 장만해 읽는 문화가 없다. 그래서, 이런 문화를 바꾸고 싶어 사진책도서관을 열었다. 사진책도서관 일기를 쓰고, 소식지를 만든다. 사진강의를 다니고 사진비평을 쓴다.


  신문기자들이 내 사진강의를 챙겨서 듣는다든지 내 사진비평을 알아서 읽지는 못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기사를 쓸 적에는 ‘첫 사진책도서관’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쓰면 안 되는 일 아니겠는가? 사진책도서관이 아닌 ‘만화책도서관’이라든지 ‘그림책도서관’일 때에도 이와 같다. 기자 스스로 더 살펴보고 찾아본 뒤에 이런 이름을 붙이면서 기사를 쓸 노릇이다.


  ‘정정보도 + 사과글’ 부탁은 누리신문 〈오마이뉴스〉에만 했다. 그런데 열흘이 되도록, 잘못된 기사를 쓴 이가 글을 바로잡지 않는다. 대꾸조차 없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편집부에 다시금 ‘정정보도 + 사과글’ 부탁을 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는 정정보도와 사과글을 언제쯤 띄울까? 띄우기는 할까?


  류가헌 갤러리에서 이녁 누리집에 사과글과 정정보도를 올렸다. 괜히 류가헌 갤러리 관장님한테 미안하다. 그렇지만 내 마음이 많이 아프다. 미안한 마음보다 아픈 마음이 조금 더 크다. 류가헌 갤러리 관장님한테 편지를 하나 쓰려고, 절판되어 사라진 귀한 사진책 하나를 장만해 놓았다. 월요일에 우체국에 가서 이 사진책과 편지를 띄우려 한다. 서로 즐겁고 아름다운 눈빛으로 사진책도서관을 ‘전남 고흥’과 ‘서울’에서 알차게 가꾸면서 밝힐 수 있기를 바란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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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놀이 5 - 둘이 나란히 흙빛

 


  두 아이가 흙을 파면서 종알종알 이야기한다. 꽃삽을 쓰다가 괭이를 쓰다가 삽을 낑낑대며 쓰기도 한다. 이것저것 만지고 싶으니 만진다. 이모저모 파고 싶으니 판다. 잘 파고 놀다가 다시 흙으로 토닥토닥 덮는다. 방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나와서 흙밭에서 굴리기도 한다. 살짝 떨어져서 놀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꼭 박치기를 할 만큼 가까이 붙어서 같이 논다.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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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3. 떡 받는 아이 (2014.3.14.)

 


  마을 빨래터 물이끼를 걷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을 할매 한 분을 뵙는다. 마을 할매는 “샘 쳤나? 샘 치느라 애쓰네.” 하면서 아이들을 부른다. “너그들 떡 좋아하나? 떡 좋아하면 줄까?” 제사를 다녀오신 듯하다. 제사떡을 마을회관에서 이웃 할매들과 나누려고 가져오셨는데, 마침 우리 집 아이들을 만난 김에 나누어 주신다. 아이들이 빨래터에서 쓰던 바가지에 떡을 몇 점씩 받는다. 가슴으로 안거나 머리에 이며 집으로 돌아간다. 두 아이는 떡순이가 되고 떡돌이가 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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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아버지랑 자야한대요 온세상 그림책 6
나카가와 치히로 지음, 고향옥 옮김 / 미세기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64

 


할아버지와 즐겁게 노래해요
― 오늘 할아버지랑 자야 한대요
 나카가와 치히로 글·그림
 고향옥 옮김
 미세기 펴냄, 2008.5.20.

 


  봄을 맞이한 시골은 조금씩 부산합니다. 마을 할매와 할배는 논밭에 새힘을 북돋우려고 애쓰고, 마을로 찾아와 먹이를 찾는 새들도 아침저녁으로 조잘조잘 복닥거립니다.


  풀잎이 깨어나면서 풀벌레가 함께 깨어납니다. 꽃잎이 터지면서 벌과 나비가 하나둘 춤춥니다. 나뭇가지마다 잎망울과 꽃망울이 가득합니다. 일찍부터 꽃이나 잎을 내놓는 나무가 있고, 아직 조용히 기다리는 나무가 있습니다.


  다만, 옛날과 견주면 한 가지가 다릅니다. 옛날에는 따사로운 봄날에 따사로운 봄볕을 받으며 개구지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고샅과 들과 숲마다 넘쳤으나, 오늘날에는 어느 시골마을에서도 아이들 노랫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 처음으로 할아버지 댁에 혼자 자러 왔어요 ..  (2쪽)

 

 

 

 

 

 


  언제부터 아이들 노랫소리가 시골에서 사라졌을까 헤아려 봅니다.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간 아이들은 도시에서 노래를 부를는지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은 뛰놀아서 아이인데, 요즈음 도시 아이들은 얼마나 신나게 놀면서 노래하거나 춤추는지 궁금합니다.


  텔레비전이나 만화영화가 무언가 나와야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저희끼리 어울려 놀면서 스스럼없이 춤이 흘러나오고 노래가 터져나오는 아이들입니다. 놀 때에는 늘 노래가 흘러요. 놀 적에는 언제나 노래와 함께예요.


  그러고 보면, 예부터 어른들도 아이와 같아요. 아이들은 놀면서 노래라면, 어른들은 일하면서 노래입니다. 아이들은 놀 적에 늘 노래를 불렀고, 어른들은 일할 적에 언제나 노래를 즐겼습니다.


.. “할아버지. 잠이 안 와요.” “그래? 그럼, 안 자도 돼.” “안 자도 돼요?” “그럼, 되고말고. 할아버지가 고래 만났던 이야기를 해 주마.” ..  (25쪽)


  아이들은 누구나 어버이를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희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희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가 잘생겼는지 못생겼는지 안 따집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 나이를 안 묻습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한테 돈이 많은지 적은지 캐묻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한테 부동산이 있는지 전셋집이 있는지 살피지 않습니다.


  즐겁게 놀면서 즐거운 아이들입니다. 즐겁게 일하면서 즐거운 어른들입니다. 기쁘게 뒹굴면서 기쁜 아이들이에요. 기쁘게 두레와 품앗이를 하는 동안 기쁘게 웃음짓는 어른들입니다.

 

 

 

 

 


.. “할아버지, 그 뒤로 쭈욱 그 섬에 있었어요?” “아니다. 또 모험을 떠났지. 할아버지는 너보다 몇 십 배나 더 오래 살았으니까 말이야. 어이쿠, 아빠가 벌써 데리러 왔구나.” ..  (30쪽)


  나카가와 치히로 님 그림책 《오늘 할아버지랑 자야 한대요》(미세기,2008)를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머스마는 할배 집으로 혼자 갑니다. 머스마네 어머니와 아버지가 바깥일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돌아다닐 수 없어 하루 동안 할아버지한테 아이를 맡기기로 해요.


  아이는 할아버지를 잘 모릅니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잘 알까요? 글쎄, 모를 노릇입니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잘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를 이끌고 목욕탕으로 갑니다. 이녁이 살아온 이야기를 아이한테 스스럼없이 들려주면서 함께 놉니다. 아이는 할아버지 말을 듣다가 어느새 빨려듭니다. 아이는 할아버지 이야기에 녹아들고, 어느덧 할아버지하고 신나게 놀아요.


  예부터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사람들은 큰식구를 이루었어요. 큰식구란 한식구입니다. 크게 하나인 식구요, 하늘처럼 하나인 식구입니다. 아이와 어버이와 할매와 할배가 한집에서 한솥밥을 먹었습니다. 서로 오순도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았습니다. 어른들은 함께 일하고 아이들은 같이 놀았습니다. 어른들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고, 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물려받았어요.


  오늘 이 땅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모두 어른이 됩니다. 이 땅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이 아이들을 낳은 어버이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될 테지요. 어른이 된 아이들은 곧 새 아이를 낳을 테며, 새 아이는 다시 무럭무럭 자라 어른이 될 테며, 예전에 아이였던 사람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됩니다.


  즐겁게 노래하던 아이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즐겁게 놀던 아이들이 즐겁게 일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즐겁게 노래할 수 있기를 빌어요.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알뜰살뜰 아끼고 사랑하면서 꿈꿀 수 있기를 빌어요.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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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멧길을 걷는 이들은 으레 ‘작은 메’와 ‘큰 메’를 갈라서 말하곤 한다. 그런데, 멧자락을 놓고 작거나 크다고 가를 수 있을까. 높이나 크기가 어떠해야 작거나 클까? 메는 언제나 그대로 메일 뿐이다. 냇물은 늘 그대로 냇물일 뿐이다. 작은 내도 큰 내도 없다. 작은 사람도 큰 사람도 없다. 모두 같은 사람이다. 몇 해쯤 자란 어린나무도 나무요, 천 해쯤 살아온 큰나무도 나무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멧길을 걷다가 작은 메와 큰 메를 나누어 볼는지 모른다. 멧길을 걷다 보면 퍽 힘든 길과 수월한 길이 있다고 느낄 테니까. 그러면, 다시 물어야 한다. 힘든 길과 수월한 길은 서로 어떻게 다를까. 힘들다면 무엇이 힘들고 수월하다면 무엇이 수월할까. 이성부 님 시집을 읽는다. ‘산맥’이 아닌 ‘대간’을 오르내리면서 느낀 이야기를 싯말로 적바림한 책을 읽는다. 이성부 님은 산맥을 넘어 대간에 이른 깨달음을 시집에 소복소복 담는다. 앞으로 대간을 지나 숲이나 마을로 들어선다면, 새롭게 깨닫는 이야기를 사뿐사뿐 담을 수 있겠지. 4347.3.2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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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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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2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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