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89. 2017.1.1. 어느새 떡국



  새해 첫날이라서 떡국을 끓일 마음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떡국을 끓였다. 새해 첫날이라서 새 그릇을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새 그릇을 꺼내어 아이들 밥이랑 반찬을 담았다. 스텐 밥판은 수저 긁히는 소리가 새되어 웬만해서는 못 쓰는데, 마침 밥그릇하고 같은 밥판이 있어서 둘 마련했고, 드디어 처음으로 써 본다. 달력을 안 보고 살아도 몸은 날을 아는구나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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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생각에 잠겨



  조각그림을 맞추느라 생각에 잠긴 사름벼리. 여러 차례 풀고 맞추면서 어느 만큼 익숙하지만, 다시 풀어서 처음부터 맞출 적에는 한참 생각에 잠긴다. 온마음을 기울여서 조각 하나마다 제자리에 가도록 손을 뻗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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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75. 2016.12.10. 펼쳐 보는 책



  바깥마실을 마치고 시골집으로 돌아올 적에 으레 가방에 그림책을 여러 권 챙긴다. 고흥에서는 그림책을 장만하기 어려우니 으레 누리책방에서 장만해야 하는데, 도시로 마실을 나가면 꼭 책방에 들어서 시골집 아이들한테 선물할 그림책을 몇 상자씩 장만해서 택배로 맡긴다. 이때에 굳이 가방에 담아 들고 가는 그림책이 있고, 저녁 늦게 집에 닿아서 가방을 끌르며 한 권 두 권 꺼내어 방바닥에 펼치면, 두 아이는 쪼르르 달라붙어서 즐겁게 읽어 준다. 아이들이 즐겁게 둘러앉아서 펼쳐 보기를 바라면서 얼마든지 가방에 그림책을 담아서 짊어지고 나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순이/책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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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87. 2016.12.18. 유자씨



  모과차를 담그려고 모과를 썰다 보면 참말로 ‘좋은 칼’을 써야 하고, ‘칼날을 늘 바짝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과를 썰 적에는 석 알쯤 썬 뒤에 숫돌로 칼을 갈고서 다시 썰곤 한다. 유자차를 담그려고 유자를 썰다 보면 참말로 ‘유자는 석석 잘 썰리네’ 하는 생각이 들지만, 섣불리 칼질을 푹 하면 칼날이 쉬 나가고 만다. 왜냐하면 유자는 모과와 달리 매우 말랑하지만 씨앗은 단단하고 많으니까. ‘유자씨가 안 다치도록’ 칼질을 한다기보다 ‘칼날이 안 나가도록’ 칼질을 해야 하는 유자 썰기라고 해야지 싶다. 더구나 유자를 썰면 물이 많이 흐르고 씨앗도 곧장 바지런히 솎아야 하니 눈코 뜰 새가 없는데, 이 일을 하노라면 온몸에 유자내음이 되어 한동안 향긋한 사람으로 지낼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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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86. 2016.12.3. 굴부침개



  아이들이 부침개 반죽을 해 주었다. 일손을 크게 줄이면서 부침개를 한다. 굴을 살짝살짝 얹는다. 두 아이는 눈을 감고 먹으면 굴부침개도 다 먹는다. 눈을 뜨고 먹으면 굴만 도려내어 남긴다. 너희는 가장 맛난 자리를 남기는구나.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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