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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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책읽기 2023.4.30.

다듬읽기 8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김영사

 2021.8.18.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장명숙, 김영사, 2021)를 이태 앞서 마을책집에서 읽다가 내려놓았습니다. 올해에 문득 장만해서 찬찬히 읽고서 덮었습니다. 짧지 않은 나날 씩씩하게 걸어온 길을 갈무리했다기보다는, 어쩐지 글치레가 잦습니다. 옷이 멋부림 아닌 옷살림이라면, 글도 글꾸밈 아닌 글살림으로 바라볼 노릇입니다. 글 한 줄에는 이제껏 얻거나 누리거나 쥔 이름값이 아닌, 민낯과 맨발과 속빛을 얹을 적에 이야기로 피어납니다. 옷살림에서는 손꼽히실 수 있고, 젊은이를 가르치실 수 있으나, 굳이 글쓰기까지 넘보려 한다면, 부디 일곱 살 어린이 눈길로 돌아가서 ‘새내기 할머니’로서 글씨·말씨를 추스르시기를 바라요. 햇빛은 반짝이고 삶은 대단합니다. 해는 눈부시고 오늘은 빛납니다. 옷을 차려입기에 사람이 빛나지 않습니다. 꾸밈말이나 치레말을 끌어들일수록 오히려 글이 시들시들합니다. 새길을 찾는 마음이라면, 우리말부터 새로 배우는 눈길을 틔우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3백여 쪽의 책을 쓰면서

→ 3백쪽 즈음 책을 쓰면서

 7쪽


사는 게 참 극기훈련 같았는데

→ 삶이 참 고되었는데

→ 삶이 참 고달팠는데

 7쪽


이런 서사를 책에 담다 보니

→ 이런 얘기를 책에 담다 보니

→ 이런 하루를 책에 담다 보니

→ 이런 나날을 책에 담다 보니

 8쪽


마침내 오열을 터트렸다

→ 마침내 눈물을 터뜨렸다

→ 마침내 부르짖었다

→ 마침내 꺼이꺼이 했다

→ 마침내 흐느꼈다

 17쪽


과부하가 걸린 줄도 모르고

→ 넘치는 줄도 모르고

→ 벅찬 줄도 모르고

→ 괴로운 줄도 모르고

→ 힘든 줄도 모르고

 19쪽


이렇게 번아웃이 오면 불면증을 겪게 되고

→ 이렇게 넋나가면 잠이 안 오고

→ 이렇게 얼빠지면 잠을 못 이루고

→ 이렇게 녹으면 뜬눈으로 살고

 19쪽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 누가 보건 뭐라 하건 나를 내맡기지 말고

→ 누구 눈이나 말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22쪽


나의 전공을 존중해 주는 차원이었다

→ 내 길을 높여 주었다

→ 내 뜻을 헤아려 주었다

 28쪽


그러나 의생활을 뺀 나머지에 대해선

→ 그러나 옷살림을 뺀 나머지는

 28쪽


갸름한 얼굴형과 단정한 이목구비를 지니신 대단한 미인이셨다

→ 갸름하고 말끌한 얼굴에 대단히 아름다우셨다

→ 갸름하고 반듯한 얼굴에 대단히 고우셨다

 31쪽


양육자의 자존감이 바닥 난 상태라면

→ 돌보는 마음이 바닥났다면

→ 보살피는 내가 바닥났다면

 37쪽


결국 자신의 피양육자를 타인의 자식과 비교하게 될 것이다

→ 끝내 우리 아이를 다른 집 아이랑 견준다

→ 이러다 우리 아이를 다른 아이랑 맞댄다

 37쪽


나는 멘토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 관대함, 신뢰감, 푸근함을 무척 좋아한다

→ 나는 마음벗이라는 말이 아늑하고 너그럽고 미덥고 푸근해서 무척 좋아한다

→ 나는 길동무라는 낱말이 느긋, 넉넉, 듬직, 푸근해서 무척 좋아한다

 39쪽


본래 비혼주의자 혹은 만혼주의자였다

→ 워낙 혼살림이나 늦맞이를 바랐다

 51쪽


존재 자체로 아름다운 사람이니까요

→ 그저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이니까요

→ 삶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이니까요

 67쪽


너무나 간단명료한 답에 순간 멍해졌다

→ 너무나 쉬운 대꾸에 멍했다

→ 너무나 깔끔한 말에 멍했다

 110쪽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는 삶

→ 푸르게 살아가기

→ 푸른삶

→ 온살림

→ 쓰레기 없애는 삶

 11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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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거부 선언 - 폭력을 행하지도 당하지도 않겠다는 53인의 이야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기획 / 교육공동체벗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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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책읽기 2023.4.27.

다듬읽기 7


《체벌 거부 선언》

 아수나로 엮음

 교육공동체벗

 2019.5.5.



《체벌 거부 선언》(아수나로 엮음, 교육공동체벗, 2019)을 읽었습니다. 뜻있게 엮은 책이라고 보면서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체벌’이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되물으며 헤아리지는 못 하는구나 싶고, ‘거부’나 ‘선언’은 또 무엇인지 찬찬히 새기지 않았구나 싶어요. ‘체벌·거부·선언’ 세 낱말 모두 우리말 아닌 ‘일본 제국주의·군국주의 한자말’입니다. 매질이나 주먹질을 거스르거나 손사래치겠다고 외치거나 밝히겠다면, 우리 삶터에 스미거나 깃든 모든 굴레하고 멍울부터 씻고 털어낼 노릇입니다. 이 작은 낱말 하나에까지 총칼(군사·독재주의) 기운이 흘러요. 이런 일본 한자말을 떨쳐내지 못하거나 않는다면, ‘아무렇지 않게 쓴 작은 말씨 하나’가 말주먹(언어폭력)이 되는 얼거리를 못 읽고 안 느낄 테지요. 모든 열매는 암꽃하고 수꽃이 만나야 씨앗을 맺고 영글어서 얻습니다. 순이돌이가 어깨동무를 사랑으로 하면서 살림길을 새롭게 짓는 보금자리를 찾아야 비로소 삶입니다.


ㅅㄴㄹ


아이들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 아이들이 매달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 아이들이 울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17쪽


훈육으로서 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가르치며 매를 들어야 한다고 여겼다

→ 매로 길들여야 한다고 보았다

 18쪽


많은 사람들이 체벌이 학대인 줄 모르기도 한다

→ 숱한 사람들이 매가 주먹질인 줄 모르기도 한다

→ 사람들은 매바심이 막짓인 줄 모르기도 한다

 31쪽


강아지 조이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 강아지 조이와 함께살았다

→ 강아지 조이하고 살았다

 34쪽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의 학습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 눈높이는 헤아리지 않고

→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 머리는 따지지 않고

→ 한글을 가르치면서 아이 눈은 쳐다보지 않고

 39쪽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대화와 존중이다

→ 더 깊이 말하면 이야기와 높이기이다

→ 더 또렷이 말하면 얘기와 섬김이다

 40쪽


정말 좋은 친구는 수평적인 관계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친구입니다

→ 참다운 동무는 나란히 서서 아낄 줄 압니다

→ 참된 동무라면 어깨동무하며 서로 헤아립니다

 55쪽


반대로 나도 페미니즘이 해일처럼 몰려오는 시대에 남자로 살면 느끼게 된다는 억울함(?)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거꾸로 나도 순이너울이 몰려오는 때에 돌이로 살면 느낀다는 눈물(?)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러나 나도 온하나가 몰려오는 때에 사내로 살면 느낀다는 눈물꽃(?)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7쪽


무방비 상태로 고성의 쌍욕을 들었을 때 분노했으면서

→ 갑자기 내지르는 막말을 들었을 때 불탔으면서

→ 그냥 질러대는 구정말을 들었을 때 발끈했으면서

 58쪽


매를 맞을 때 느낀 것은 단지 아픔만이 아닙니다

→ 매를 맞을 때 그저 아픔만 느끼지 않습니다

→ 매를 맞으면 아프기만 하지 않습니다

 62쪽


가정 밖에서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은 범죄다

→ 집 밖에서 남을 때리면 잘못이다

→ 집 밖에서 남을 괴롭히면 옳지 않다

 67쪽


체벌은 체념을 만든다

→ 때리니 마음이 죽는다

→ 때리니까 멍든다

→ 매질로 그늘이 생긴다

 124쪽


학교폭력에 대한 대안을 찾는 간담회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 배움막짓을 풀 새길을 찾는 이야기 자리에서 있던 일이다

 177쪽


자신보다 힘을 가진 존재에겐 굴종하고 반대의 관계에선 군림하는 감각을 갖게 하는 데 일조한 건 아닐까

→ 저보다 힘세면 굽신하고, 거꾸로이면 깔고앉도록 이바지하지 않았을까

→ 나보다 힘있으면 숙이고, 힘없으면 윽박지르도록 이바지하지 않았을까

 19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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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쏜살 문고
강경애 지음, 심진경 엮음 / 민음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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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4.21.

다듬읽기 6


《소금》

 강경애

 민음사

 2019.10.18.



《소금》(강경애, 민음사, 2019)을 읽었습니다. 낱말이 하나하나 살아서 숨쉬는 글결을 새록새록 돌아봅니다. 요새는 이만큼 글을 쓰거나 이렇게 글빛을 여미는 사람이 드뭅니다. 어쩌면 아주 사라졌을는지 모릅니다. 늘 쓰는 우리말이라지만 정작 ‘우리 마음을 담는 말’이 아닌 ‘우리를 억누리는 우두머리(권력자)가 욱여넣은 말’에 갇힌 굴레에서 못 헤어나온다고까지 할 만합니다. 다만, 강경애 님이 쓴 글에도 손볼 대목은 있습니다. 지난날 막 스며들던 일본말씨가 있고, 일본 한자말이 있습니다. 굳이 안 써도 될 한자말을 구태여 쓰면서 묶음표에 넣기도 하고요. 이런 여러 대목을 차곡차곡 손질하면서 되읽을 수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 말빛을 가꾸고 말넋을 북돋우며 말삶을 일구는 어진 사람으로 즐겁게 마주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말이 말인 줄 알기에 마음이 마음인 줄 알고, 넋이 넋인 줄 읽으면서 빛이 빛이로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ㅅㄴㄹ


끝도 없는 망망한 바다를 향하여 죽음의 길을 떠나는

→ 끝도 없는 바다로 죽음길을 떠나는

→ 끝없는 바다로 죽으러 떠나는

8쪽


토담을 볼 때마다 지금으로부터 사오 년 전 그 어느 날 밤

→ 흙담을 볼 때마다 너덧 해 앞서 그 어느 날 밤

9쪽


오늘 반공일이어

→ 오늘 아침만 해

→ 오늘 낮은 쉬어

13쪽


어머니의 언짢아하는 모양을 바라보는 봉염이는

→ 어머니가 언짢아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봉염이는

→ 언짢아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봉염이는

16쪽


이 생각은 헛된 공상임을 깨달으며

→ 이 생각이 헛된 줄 깨달으며

27쪽


당장에 젖유모를 그만두고 나가라는 불호령이 떨어지는 듯

→ 얼른 젖어미를 그만두고 나가라고 호통이 떨어지는 듯

47쩍


흥! 하고 고소(苦笑)를 하였다

→ 흥! 하고 쓴웃음이었다

→ 흥! 하고 눈물이 났다

→ 흥! 하고 쓰거웠다

49쪽


십여 년을 이 소금 밀수로 늙었기 때문에 눈 감고도 용이하게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 열 해 남짓 이 소금팔이로 늙었기 때문에 눈 감고도 길을 찾아간다

→ 열 해 즈음 이 소금 뒷팔이로 늙었기 때문에 눈 감고도 길을 찾아간다

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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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그림책입니다 - 번역가 황진희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여행 소소 그림책에세이 시리즈 2
황진희 지음 / 호호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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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4.17.

다듬읽기 1


《우리는 서로의 그림책입니다》

 황진희

 호호아

 2022.6.30.



《우리는 서로의 그림책입니다》(황진희, 호호아, 2022)를 읽었습니다. 일본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뜻깊게 하시는구나 싶으면서도, ‘우리말씨’를 미처 살피지 못 하는 대목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그림책은 어린이부터 볼 뿐 아니라, 아기가 어버이 목소리로 듣는 책입니다. 그래서 그림책이란, 다른 어느 책보다 토씨 하나를 더 가다듬고 낱말 하나를 새로 추슬러서, ‘무늬만 한글’인 책이 아닌 ‘알맹이로 수수하게 우리 살림살이를 숲빛으로 밝히는 이야기꽃’으로 여미려고 할 적에 ‘옮김(번역)’을 이룬다고 느낍니다. 어린이하고 함께 읽는 그림책을 우리말로 슬기롭고 어질게 옮기자면 ‘어른끼리 주고받는 말’이라든지 ‘어른이 읽을 책에 쓰는 글’부터 ‘더 쉽고 수수하게 손질한 우리말씨’일 수 있어야 합니다. 늘 온마음을 기울여야 글쓰기와 글옮김을 ‘어른답’게 ‘철든’ 눈빛으로 하게 마련입니다.



진행하는 방법도 매번 조금씩 변주한다

→ 늘 조금씩 다르게 이끈다

→ 으레 조금씩 새롭게 꾸린다

→ 그때그때 조금씩 바꾸어 본다


좋아하는 그림책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 좋아하는 그림책을 만나면 마음이 느긋하다

→ 좋아하는 그림책을 만나면 마음이 가볍다


다른 나라의 말을 오류 없이 읽어내서

→ 다른 나라 말을 바르게 읽어내서

→ 다른 나라 말을 옳게 읽어내서


우리말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문장을 다듬는 일을 한다

→ 우리말결을 부드럽게 살리는 일을 한다

→ 우리말씨로 매끄럽게 다듬는다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했다

→ 서울로 오는 내내 꿈을 꾸는 듯했다

→ 서울로 오는 내내 꿈을 꾸듯 멍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로 홈런을 쳐 봤냐고 묻는다면

→ 누가 나한테 가장 좋아하는 일로 꿈을 이뤄 봤냐고 묻는다면

→ 누가 나한테 가장 좋아하는 일로 휙 넘겨 봤냐고 묻는다면


어린이가 가진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확장해 주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데다

→ 어린이다운 꿈나래를 마음껏 넓혀 주는 이야기가 사로잡는 데다

→ 어린이스런 꿈날개를 마음껏 살려 주는 이야기가 사로잡는 데다


아이들과 그림책의 만남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 아이들과 그림책은 나름대로 잘 만났다

→ 아이들은 그림책을 퍽 즐겁게 만났다


양육자들의 답은 여러 가지이다

→ 어버이들은 여러 가지로 말한다

→ 어버이 말씀은 여러 가지이다


할아버지의 낮고 포근한 목소리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어 음표처럼 날아다녔다

→ 낮고 포근한 할아버지 목소리가 아름다이 맞물려 콩나물처럼 날아다녔다

→ 할아버지 목소리는 낮고 포근히 아름다워서 가락빛처럼 날아다녔다


우문현답이라는 말이 자동으로 머릿속에 떠올랐다

→ 꽃소리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 멋스럽다는 말이 바로 떠올랐다


우리는 속사포처럼 질문을 던졌고

→ 우리는 화다닥 여쭈었고

→ 우리는 잇달아 물어봤고

→ 우리는 쉬잖고 물었고

→ 우리는 마구마구 여쭙고


이 짧은 질문을 통해 잠시나마 나를 생각해 본다

→ 이 짧은 말로 살짝이나마 나를 생각해 본다

→ 이렇게 가볍게 물으며 문득 나를 생각해 본다


존재하는 많은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을

→ 다 다른 숨결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 저마다 다른 빛을 받아들이는 숨길을

→ 모두 다른 숨빛을 받아들이는 길을


그림책 테라피는 그림책을 통해서 나를 들여다보고,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작업이다

→ 그림책 달래기는 그림책으로 나를 들여다보고, 이웃을 헤아리는 길이다

→ 그림책 보듬기는 그림책을 펴며 나를 들여다보고, 너를 돌아보는 일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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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2022.10.4.

우리말숲 1 바라보기, 응시



바라보다 : 1. 어떤 대상을 바로 향하여 보다 2. 어떤 현상이나 사태를 자신의 시각으로 관찰하다 3.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일에 기대나 희망을 가지다 4. 어떤 나이에 가깝게 다다르다

응시(凝視) : 눈길을 모아 한 곳을 똑바로 바라봄 ≒ 응망



  어느 곳을 반듯하게 볼 적에 ‘바라보다’라 합니다. “바로 그곳을 보다 = 바라보다”요, “똑바로 보다 = 바라보다”인 셈입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한자말 ‘응시’를 “눈길을 모아 한 곳을 + 똑바로 + 바라봄”으로 풀이하는데, “눈길을 모아 한 곳을”하고 “똑바로”는 같은 말이에요. 무엇보다도 “바로(똑바로) 보다 = 바라보다”이니 국립국어원은 ‘응시’를 겹말풀이로 다룬 셈입니다.


  한자말을 쓰기에 나쁘거나 틀릴 까닭은 없습니다. 이웃나라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이웃나라에서 한자말로 담아낼 뿐이고, 이 말씨를 지난날 우리나라 글바치가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우리는 먼저 ‘바라보다’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똑바로 헤아릴 노릇이며, ‘보다’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야지 싶습니다.


  수수하게 ‘보다’ 한 마디를 쓸 만합니다. “가만히 보다”나 “고요히 보다”나 “차분히 보다”나 “곰곰이 보다”처럼 앞말을 여러모로 달리 붙이면서 봄결(보는결)을 새롭게 그릴 수 있습니다.



한 곳을 응시만 하고 있었다 → 한 곳을 바라보기만 했다 / 한 곳을 보기만 했다

그의 응시를 피했다 → 그이 눈길을 거슬렀다 / 그가 보자 눈길을 돌렸다

응시를 계속할 따름이었다 → 자꾸 바라볼 뿐이었다 / 그대로 볼 뿐이었다

바깥을 응시하고 있었다 → 바깥을 보았다 / 바깥을 바라보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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