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 - 냄새의 언어로 나무를 알아가기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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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5.5.

다듬읽기 209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4.24.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을 읽다가 숨이 막혔습니다. 꽃내·풀내처럼 ‘나무내’를 다룬다고 하는 책인데, 막상 나무내하고는 한참 동떨어진 옮김말씨하고 일본말씨가 출렁이더군요. 무슨 소리인지 알 길이 없는 옮김말에다가, 나무가 베푸는 냄새를 왜 이렇게 적었는지 알쏭한 대목이 자꾸 걸립니다. 이럴 바에는 그냥 영어로 읽는 길이 낫습니다. 나무는 영어도 일본말도 일본말씨도 옮김말씨를 하나도 안 쓸 테니, 나무한테 다가가서 마음으로 나무내를 맡으면 될 테고요. 숲을 알려면 숲빛을 품을 노릇인데, 우리말로 글을 쓰거나 이웃말을 옮기려면 우리말을 품어야 합니다. 나무내음을 온마음으로 품지 않을 적에는 나무내음 이야기를 못 쓰거나 잘못 옮길 텐데, 우리말씨를 살피지 않은 채 옮김말씨·일본말씨에 갇힌다면 무슨 책이 될까요?


ㅅㄴㄹ


슬프다. 믿고 거르는 엉성한 옮김말씨.


#ThirteenWaysToSmellaTree #DavidGeorgeHaskell


나무 내음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 깊이 스며 있다

→ 나무 내음은 우리 삶에 스민다

→ 우리 삶은 나무 내음이 깊다

8


과수원과 숲의 냄새를 우리 집에 가져다준다

→ 과일밭과 숲냄새를 우리 집에 퍼뜨린다

8


코를 킁킁거리며 우리의 사촌인 나무와의 감각적 관계 속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라

→ 코를 킁킁거리며 우리와 이웃인 나무와 만나자

→ 코를 킁킁거리며 우리 이웃인 나무를 만나자

9


향기 분자 수십 가지, 어쩌면 수백 가지의 찰나적 인상을 묘사하기 위해 형용사와 비유가 동원되지만

→ 향기알 가지가지, 어쩌면 온갖 가지로 이 한때를 그림씨로 담아내고 빗대지만

→ 향기씨앗 갖가지, 어쩌면 숱하게 이 댓바람을 그려내고 견주지만

15


친구들과 유쾌하게 어울리던 기억을 소환한다

→ 동무와 즐겁게 어울리던 일이 떠오른다

16


이 연결은 또한 생태적이고 역사적이다

→ 이 또한 숲빛으로 오래 이어왔다

→ 이 또한 푸르게 여태 이어왔다

18


여름의 온기가 찾아오면

→ 여름이면

→ 여름에 더우면

→ 여름이 오면

23


미국피나무의 향기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벌을 비롯한 곤충을 위한 것이다

→ 미국피나무는 사람이 아니라 벌과 풀벌레한테 향긋하다

→ 미국피나무는 사람보다는 벌과 풀벌레한테 향긋하다

27


인도와 교외 주택 사이의 좁고 긴 풀밭에서 신선한 목재 칩 더미 앞에 무릎을 꿇는다

→ 거님길과 모퉁이집 사이 좁고 긴 풀밭에 있는 나무조각더미 곁에서 무릎을 꿇는다

31


세 그루가 더 벌목되었다

→ 세 그루가 더 잘렸다

→ 세 그루를 더 베었다

32


이제 생태적으로 더 협소한 토대 위에 지어져야 한다

→ 이제 더 줄어든 풀숲에서 지어야 한다

→ 이제 더 졸아든 풀빛으로 지어야 한다

35


전 세계의 나무들이 우리 삶에서 어우러진다는 사실을 우리의 코와 혀에 일깨운다

→ 온누리 나무가 우리 삶에서 어우러지는 줄 코와 혀로 느낀다

47


동물을 유인하는 역할은 지금의 새로운 세상에서는 대체로 무의미해졌다

→ 오늘날에는 짐승을 꾈 일이 거의 없다

55


나무들이 하늘로 뿜어내는 거대한 날숨은 비의 단초가 된다

→ 나무가 하늘로 날숨을 잔뜩 뿜어내기에 비구름이 모인다

67


백미러에 매달린

→ 뒷거울에 매달린

71


현대는 숲의 건강한 숨결을 심란하고 모호한 것으로 바꿔버렸다

→ 서울에서는 푸른숲이 뒤숭숭하고 붕뜬다

→ 요즘은 푸른숲이 뒤북박죽에 아리송하다

75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 스스로 지켜야 한다

→ 스스로 돌봐야 한다

109쪽


우리 현대인은 자신의 땅이 비옥함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망각할지도 모르지만

→ 우리는 이 땅이 기름져야 하는 줄 잊을지도 모르지만

135


이에 반해 도심 책방에 진열된 신간 페이퍼백들은 예전보다 나무 냄새가 덜 나는데

→ 이와 달리 서울책집에 놓인 작은 새책은 예전보다 나무 냄새가 덜 나는데

142


우리의 읽기 습관은 미래 세대에게 어떤 향을 물려줄까

→ 우리가 읽는 길은 아이들한테 어떤 냄새를 물려줄까

→ 우리가 읽는 매무새는 앞으로 어떤 내음을 물려줄까

14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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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 14 - S코믹스, 완결 S코믹스
쿠이 료코 지음,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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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5.5.

다듬읽기 211


《던전밥 14》

 쿠이 료코

 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4.5.3.



  《던전밥 14》(쿠이 료코/김민재 옮김, 소미미디어, 2024)은 동생을 되찾으려고, 동생하고 한몸을 이룬 미르를 모조리 먹어치우는 줄거리로 매듭을 짓습니다. “먹으면서 살리고 나눈다”는 뜻을 ‘고기밥’으로 드러내는 셈일 텐데, 가만히 보면, 풀꽃나무는 ‘살덩이’를 흙을 거쳐 받아들인다고 여길 만합니다. 사람도 짐승도 벌레도 몸을 내려놓으면 “흙으로 돌아가”는데, 이 흙이란 풀꽃나무를 살리는 밑거름이에요. 사람과 짐승과 벌레는 풀꽃나무를 밥으로 삼으니, 서로 몸을 갈마드는 얼개입니다. 더 살피면, 사람·짐승·벌레와 풀꽃나무는 하늘(바람·숨)하고 해하고 비를 함께 주고받습니다. 같은 하늘에서 같은 해와 같은 비(물)를 맞아들입니다. 다만, 《던전밥》은 이런 숲길을 줄거리로 다루지는 못 합니다. 놀이(게임)처럼 한 판씩 깨는 줄거리로 머물다가 끝납니다. 그나저나 일본책이라지만 일본말은 우리말로 옮겨야 할 텐데 싶군요.


#ダンジョン飯 #DeliciousinDungeon #九井諒子 #くいりょうこ


ㅅㄴㄹ


처음부터 악마를 퇴치할 목적으로 그런 소원을 빌었던 거죠?

→ 처음부터 그놈을 걷어낼 뜻으로 그렇게 빌었죠?

→ 처음부터 까만놈을 깰 셈으로 그처럼 빌었죠?

41쪽


역시 아무 말 마세요. 결과적으로 잘 풀렸으니까요

→ 그냥 아무 말 마세요. 그런대로 잘 풀렸으니까요

41쪽


어차피 모험자는 폐업해야 하잖아

→ 뭐 나들이는 그만둬야 하잖아

→ 그래 길꽃은 끝내야 하잖아

43쪽


무교여도 인육은 싫어

→ 그냥 사람고기 싫어

→ 안 믿어도 사람 싫어

46쪽


좀더 서민적인 거 말야

→ 좀더 수수하게 말야

→ 좀더 투박하게 말야

65쪽


수타면은 진짜 맛있다잖아

→ 손국수는 참말 맛있다잖아

65쪽


다 먹히고 싶었을 뿐인 것 같아. 접시 위에 남은 마지막 한 입. 도마 위의 야채 부스러기. 그게 나지

→ 다 먹히고 싶었을 뿐인 듯해. 접시에 남은 마지막 한 입. 도마에 남은 풀부스러기. 그냥 나지

73쪽


내가 완전히 잔반이 되었단 것을 깨달았을 때

→ 내가 아주 남은밥이 된 줄 깨달았을 때

→ 내가 그저 나머지가 된 줄 깨달았을 때

74쪽


소화기관은 깨끗하게 씻어야 하거든

→ 삭임길은 깨끗하게 씻어야 하거든

→ 뱃속은 깨끗하게 씻어야 하거든

90쪽


전리품이야! 밥의 기록이 아니고!

→ 모가치야! 밥자국이 아니고!

→ 뺏었어! 밥자취가 아니고!

113쪽


맛 같은 건 두 번 다시 모를 줄 알았는데

→ 맛은 다시는 모를 줄 알았는데

→ 맛이란 다시 모를 줄 알았는데

131쪽


파린의 소생은 성공하지 못할지도 몰라

→ 파린은 되살지 못할지도 몰라

→ 파린은 다시살지 못할지도 몰라

153쪽


식(食)이란 삶의 특권이란다

→ 끼니란 살아가는 힘이란다

→ 밥이란 살아가는 빛이란다

178쪽


가사상태였던 검돌이가

→ 넋잃은 칼돌이가

→ 잠든 칼돌이가

18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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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까마귀 나라 산하작은아이들 22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산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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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5.4.

다듬읽기 208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

 권정생 글

 김용철 그림

 산하

 2010.3.10.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권정생, 산하, 2010)는 우리가 스스로 둘로 쪼개어서 다투고 싸우고 겨루는 하루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들려줍니다. 이웃하고 싸우려 해도 어리석고, 스스로 갈라서 싸우려 들면 더더욱 어리석다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짚어요. 뜻깊고 배울 만한 삶길을 다루는데, 글결은 퍽 아쉽습니다.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조금 더 다듬고 손보면서 우리말결을 살릴 만할 텐데 싶더군요. 이제는 “뜻만 훌륭한 글”이 아니라, “소리내어 읽기에도 알맞고 아름다운 글”로 추스를 때라고 느껴요. 곰곰이 보면, 우리는 말부터 말답게 다스리면서 나누는 마음을 잊으면서 잃은 탓에 자꾸 싸우는구나 싶습니다. 마음에 심을 말씨부터 차근차근 가꾸어 빛낼 적에 비로소 어깨동무하고 사랑을 나누는 길로 새롭게 접어들리라 봐요. 어린이책도 어른책도 ‘살림말씨’로 거듭나기를 빕니다.


ㅅㄴㄹ


이 세상은 기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 이 땅은 기쁜 일만 있지 않습니다

→ 이곳은 기쁜 일만 있지 않습니다

4


남의 나라와 싸우는 것도 나쁘지만, 같은 나라와 싸우는 것은 더 나빠요

→ 이웃나라와 싸워도 나쁘지만, 우리끼리 싸우면 더 나빠요

→ 옆나라와 싸워도 나쁘지만, 우리끼리 싸우면 더 나빠요

5


하느님도 슬퍼서 울고 계십니다

→ 하느님도 슬퍼서 웁니다

5


예배당 종각이 높다랗게 보이는 마을을 향해

→ 절집 울림채가 높다랗게 보이는 마을로

→ 절간 울림집이 높다랗게 보이는 마을로

12


작은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어 살았습니다

→ 작은 새가 이 가지에 깃듭니다

→ 작은 새가 이 가지에서 삽니다

20


두터운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과 짐승들의 쉴 곳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 두텁게 그늘을 내주어 사람과 짐승이 쉴 곳을 마련해 줍니다

20


이젠 자신의 본래 빛깔마저 어떠했는지 잊어버렸습니다

→ 이젠 제 빛깔마저 어떠했는지 잊어버렸습니다

32


이젠 본래의 느티나무가 아닌 두 개의 다른 느티나무로 작은 언덕에 서 있는 것입니다

→ 이젠 처음 느티나무가 아닌 다른 두 느티나무로 작은 언덕에 섭니다

→ 이젠 예전 느티나무가 아닌 다른 두 느티나무로 작은 언덕에 섭니다

32


두 개의 빛깔을 가진 한 그루의 느티나무는 참으로 고통스럽게 서서

→ 두 빛깔인 한 그루 느티나무는 참으로 괴롭게 서서

→ 두 잎빛인 한 그루 느티나무는 참으로 힘겹게 서서

33


회색빛인가 아니면 검자줏빛인가 다투면서 늙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 잿빛인가 아니면 검보라인가 다투면서 늙어 갑니다

33


자기네들이 5천 년 동안 지니고 있던 빛깔이

→ 저희가 닷즈믄 해를 살던 빛깔이

34


진군의 나팔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가라는 나팔 소리를 기다립니다

→ 달려갈 나팔 소리를 기다립니다

→ 뛰어들 나팔 소리를 기다립니다

40


일제히 기운차게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 한꺼번에 기운차게 뛰어갑니다

→ 다같이 기운차게 뛰어갑니다

40


하늘 아래에선 맞설 대적이 없다는

→ 이 하늘에선 맞설 이가 없다는

44


궁전 안은 개구리들이 흘린 피로

→ 임금집은 개구리가 흘린 피로

→ 우람집은 개구리가 흘린 피로

44


비단 이불 위를 기어갔습니다

→ 누에천 이불을 기어갔습니다

→ 반들한 이불을 기어갔습니다

45


임금님의 얼굴 위에도, 살찐 배꼽 위에도

→ 임금님 얼굴에도, 살찐 배꼽에도

45


개구리는 관원의 무섭게 부릅뜬 눈을 마주 쳐다보았습니다

→ 개구리는 구실아치게 부릅뜬 눈을 마주보았습니다

→ 개구리는 벼슬아치가 노려보는 눈을 쳐다보았습니다

47


그들은 다스림을 받고 있는 힘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 이들은 억눌리고 힘이 없어요

→ 이 사람들은 밟히고 힘이 없어요

50


아름다운 시를 짓게 하고, 그림을 그리게 하셔요

→ 아름답게 노래를 짓고, 그림을 그리라 하셔요

5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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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
고바야시 유미코 지음, 노인향 옮김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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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4.28.

다듬읽기 37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

 코바야시 유미코

 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11.4.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는 우리가 살아가는 여러 길 가운데 하나를 들려줍니다. 짝을 맺어서 살아가지만 아기를 안 낳을 수 있고, 낳을 수 있습니다. 혼자인 아기를 품을 수 있고, 짝꿍하고 둘이서 조용히 삶을 보낼 수 있습니다. 온누리에는 “우리 집 아이”만 있지 않아요. 둘레 모든 아이가 새빛이면서 새숨입니다. 누구나 알게 모르게 “우리 집 아이”하고 “이웃 아이”를 나란히 돌보는 얼거리입니다. 어른으로서 하는 일이 어질고 참하고 착하다면, 저절로 모든 아이한테 사랑손길이 뻗어요. 어른답지 못 한 일을 자꾸 꾀한다면, 어느새 모든 아이를 괴롭히는 셈입니다. 몸이 여리거나 마음이 지쳤으면, 몸으로는 아이를 안 낳되, 넋으로는 하루하루 사랑을 짓는 살림길을 포근히 가꾸면 되어요.


ㅅㄴㄹ


#産まなくてもいいですか #小林裕美子



내가 다니는 요리학원에는 임신부가 있다

→ 내가 다니는 밥살림터에는 애엄마가 있다

5쪽


육아휴직은 받을 수 있지?

→ 아기쉼은 받을 수 있지?

→ 아기말미는 받을 수 있지?

26쪽


자네처럼 우수한 인재는 단축 근무를 하지 않았으면 했네

→ 자네처럼 뛰어난 사람은 일을 줄이지 않기를 바랐네

→ 자네처럼 훌륭한 일꾼은 토막일이 아니기를 바랐네

27쪽


문진표는 저 주시고요

→ 살핌쪽은 저 주시고요

→ 물음쪽은 저 주시고요

43쪽


이런 부분에서는 친정 엄마가 훨씬 직설적인 것 같다

→ 이런 곳은 우리 엄가 훨씬 거리끼지 않는다

→ 이런 쪽은 울 엄마가 훨씬 까놓고 말한다

52쪽


뇌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니까

→ 머리는 떠올리고 싶은 일만 떠올리니까

→ 골은 새기고 싶은 이야기만 새기니까

60쪽


자기 아이를 믿으며 키우는 것이 언니에게는 엄마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방법이었을지 모른다

→ 언니로서는 아이를 믿으며 키워야 엄마라는 끈을 털 수 있었을지 모른다

→ 언니는 아이를 믿고 키우며 엄마하고 끊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67쪽


동성으로서 엄마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해

→ 나란꽃으로서 엄마가 느긋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터전을 일구어야겠다고 생각해

→ 같은 순이로서 엄마가 넉넉히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삶터를 가꾸어야겠다고 생각해

81쪽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정말 최악인 것 같아

→ 그렇게 말하면 아주 끔찍해

→ 그처럼 말하면 대단히 나빠

→ 그런 말은 몹시 고약해

82쪽


가끔은 바깥 공기 마시면서 점심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 가끔은 바깥바람 마시면서 낮밥 먹어도 어울릴 듯해서요

→ 가끔은 바깥바람 마시면서 샛밥 먹어도 즐거울 듯해서요

88쪽


이 사회의 소수자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

→ 이 나라에서 적다고 생각하기도 해

→ 이 삶터에서 드물다고 생각하기도 해

107쪽


시간제한도 있는 문제이니 이제는 이야기를 나눠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 마감도 있는 일이니 이제는 이야기를 할 때인 듯하다

→ 끝이 있기도 하니 이제는 말을 나눠야 할 때이지 싶다

11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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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지음 / 정은문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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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4.27.

다듬읽기 207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정은문고

 2024.3.25.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박순주, 정은문고, 2024)는 첫머리부터 숨막혔습니다. 일본 간다 진보초 책집거리에 무슨 ‘쾨쾨’한 냄새가 나는지 아리송합니다. 책집거리여도 책을 안 쳐다보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책집 둘레가 그냥 ‘살림마을’이거든요. 마을집에 마을가게가 나란히 있고, 어린배움터에 쉼터도 함께 있습니다. 책집거리 앞은 바로 큰길입니다. 쾨쾨하거나 눅진 바람은커녕, 봄에는 벚꽃냄새와 여느 철에도 나무내음이 퍼지는 곳에 책집거리가 있을 뿐입니다. 책집지기를 만나서 얘기를 듣는 얼거리가 안 나쁘지만, 이보다는 다 다른 책집에 하나하나 모두 들러서 ‘우리 스스로 책집마다 어떤 책을 만나서 읽고 누리고 나눌 만한가’를 들려줄 일이라고 봅니다. 만화책만 다루거나, 바둑책만 다루거나, 이탈리아책만 다루거나, 사진책만 다루거나, AV만 다루거나, 온갖 책을 다루는 숱한 책집이 마을을 이룬 진보초입니다. 겉훑기로는 책빛을 못 읽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진보초 고서점 거리를 왔을 때가 기억난다. 오래된 습한 공기에 섞인 쾨쾨한 종이 냄새와 찌든 담배 냄새, 아직도 생생하다

→ 진보초 헌책집거리를 왔을 때가 떠오른다. 오래된 눅진 바람에 섞인 쾨쾨한 종이 냄새와 찌든 담배 냄새, 아직도 생생하다

11쪽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임을 후각에서부터 상기시키는 그 특별한 냄새 말이다

→ 그대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이라고 코로 느끼라는 유난한 냄새 말이다

→ 우리 어림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이라고 냄새로 알려준다

11쪽


생기를 되찾으며 하루하루 변화하고 있다

→ 기운을 되찾으며 하루하루 거듭난다

→ 다시 반짝이며 하루하루 나아간다

12쪽


그 꿈을 실현시켜 주는 곳이다

→ 이 꿈을 이루는 곳이다

→ 꿈을 펴는 곳이다

21쪽


노란 눈의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 노란눈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본다

→ 눈이 노란 고양이가 이쪽을 본다

51쪽


누가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 누가 꿈꾸었을까

71쪽


도쿄로 올라와

→ 도쿄로 와

→ 도쿄로 가

91쪽


큰 축제가 두 개 열린다

→ 큰잔치를 둘 연다

→ 큰마당을 둘 편다

317쪽


이벤트를 기획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재창조하는 공간이 부부가 꿈꾸는 서점이다

→ 두 사람이 모임을 꾀하고 새롭게 이야기를 짓는 꿈을 펴는 책집이다

→ 둘이서 새롭게 일을 꾸리고 이야기를 짓는 꿈을 나누는 책터이다

333쪽


무슨 책으로 꾸밀지 지휘하고 손님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취할지 조율하는 일도

→ 무슨 책으로 꾸밀지 이끌고 손님과 어떻게 만날지 가다듬는 일도

→ 무슨 책으로 꾸밀지 다스리고 손님과 어떻게 어울릴지 살피는 일도

→ 무슨 책으로 꾸밀지 거느리고 손님과 어떻게 얘기할지 맞추는 일도

334쪽


레트로한 분위기에 반해 젊은이들을 비롯해 남녀노소가 찾아온다

→ 예스런 결에 반해 젊은이를 비롯해 누구나 찾아온다

→ 옛멋에 반해 젊은이를 비롯해 두루 찾아온다

→ 오래빛에 반해 젊은이를 비롯해 고루 찾아온다

337쪽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마을이지

→ 책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그야말로 꿈마을이지

35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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