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별 녀석들 완전판 5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이승원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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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7.2.

다듬읽기 19


《시끌별 녀석들 5》

 타카하시 루미코

 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8.30.



《시끌별 녀석들 5》(타카하시 루미코/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을 읽었습니다. 시끄럽게 살아가는 푸른별과 이웃별 사람들이 얽히는 하루를 왁자지껄 들려줍니다. 설마 이런 일이 있으랴 싶은 줄거리를 짜는데, 곰곰이 보자면 이런 일은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일어날 만합니다. 어느 모로는 바보스럽고, 틀에 박히지만, 홀가분하게 춤추고, 틀에 매이지 않으며, 나이나 겉모습을 따지지 않는 새길을 열 수 있어요. 끌어안아야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랑은 끌어안기가 아닌 ‘품기’입니다. ‘품기(품다)’란 품에 두는 일인데, 품은 풀처럼 푸르고, 푸르게 물결치는 풀은 하늘빛에 빗물에 햇볕에 별빛을 머금으면서 싱그럽습니다. 그러니까, 품은 풀이자 들꽃이자 나무이자 숲이요, 해바람비를 머금는 숨빛이라서 저절로 사랑인 얼거리예요. 이 삶길을 읽어낸다면, 누구나 하루를 노래할 만합니다.


ㅅㄴㄹ


달링의 도발에 넘어가면 안 됏짜

→ 달님이 홀려도 넘어가면 안 됏짜

→ 사랑이 꼬셔도 넘어가면 안 됏짜

6쪽


우선 진정하고 점호부터 하자

→ 먼저 추스르고 머리부터 세자

→ 좀 다독이고 다들 불러 보자

11쪽


이곳의 메이드는 하나같이 미인입니다

→ 이곳 도움이는 하나같이 예쁩니다

→ 이곳 심부름꾼은 하나같이 곱습니다

→ 이곳 살림이는 하나같이 아리땁습니다

37쪽


일리가 있으니 오늘이야말로 연을 맺자

→ 옳은 말이니 오늘이야말로 짝을 맺자

→ 맞는 말이니 오늘이야말로 맺자

44쪽


여왕 폐하가 이딴 하등동물한테 질 수는 없느니라

→ 꼭두님이 이딴 밑놈한테 질 수는 없느니라

→ 머드러기가 이딴 뒷놈한테 질 수는 없느니라

→ 나라님이 이딴 꼬랑지한테 질 수는 없느니라

170쪽


생명의 무게 앞에서는 인간도 원생동물도 없는걸

→ 목숨이란 무게 앞에서는 사람도 낱도 없는걸

→ 빛이란 무게 앞에서는 사람도 낱조각도 없는걸

182쪽


요괴 한 마리 정도는 그냥 길러

→ 깨비 한 마리쯤은 그냥 길러

→ 도깨비 한 마리쯤은 그냥 길러

209쪽


살 곳이 정해지면 엽서 보내렴

→ 살 곳 잡으면 나래잎 보내렴

→ 살 곳 찾으면 잎글 보내렴

→ 살 곳 있으면 쪽글 보내렴

277쪽


맞아, 상갓집이 아니잖아

→ 맞아, 눈물집이 아니잖아

→ 맞아, 울음집이 아니잖아

286쪽


저주가 무서워서야 미인과 어떻게 사귀냐고

→ 밉짓이 무서워서야 꽃님과 어떻게 사귀냐고

→ 막말이 무서워서야 꽃이랑 어떻게 사귀냐고

3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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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가 작품이 될 때
박보나 지음 / 바다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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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6.30.

다듬읽기 69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3.11.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를 읽었습니다. 차리는 대로 태어나는 길이란 무엇인가를 들려주는구나 싶은데, ‘차림’이란 ‘차리다’요, ‘참으로 가는 결’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참빛으로 이루는 매무새’인 ‘차림·차림새’가 아닌 ‘꾸밈’으로 기우는 ‘겉·멋·치레·허울’이기 일쑤입니다. 숱한 ‘문화·예술’은 이른바 ‘태도’라는 겉옷을 입어요. 옷차림이나 몸차림을 다스리는 일은 틀림없이 안 나쁩니다만, 나은 길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겉모습이나 겉빛으로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거나 숨을 쉬지 않아요. 속살로 밥을 받아들이고, 속알로 물을 맞아들이고, 속빛으로 숨결을 밝혀요. ‘차림’으로 나아갈 줄 안다면, 말차림이며 글차림을 살피리라 생각해요. ‘참다운 차림빛’을 바라보려 한다면, 우리 숲에서 태어난 살림말로 뜻을 펴고 길을 밝히며 사랑을 여는 어깨동무를 이야기로 여밀 줄 알리라 봅니다. 여러모로 아쉬운 책입니다.


ㅅㄴㄹ


방생하여 그 개체수를 늘리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 풀어놓아 늘리는 일을 해왔다

5쪽


자꾸 탈주를 시도하는 이유가 더 나은 서식 조건을 위해서인지

→ 자꾸 달아나려는 까닭이 더 나은 보금자리 때문인지

→ 자꾸 벗어나려는 뜻이 더 나은 터전을 바라서인지

6쪽


한편 이 글 제목에 빈 괄호를 넣은 이유는

→ 그리고 이 글이름을 비운 까닭은

→ 또한 이 글이름에 빈칸을 넣은 뜻은

8쪽


연재했던 것들을 선별하여 다시 썼다

→ 이어쓴 글을 골라서 다시 썼다

→ 실은 글을 추려서 다시 썼다

9쪽


그의 고민이 흥미로운 긴장감 속에 표현되는 가운데 그가 떨어지는 순간

→ 그가 고민하며 아슬아슬 눈길을 끌다가 그가 떨어지자

17쪽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어이없이 강도를 당한 적이 있다

→ 배움나눔이로 있을 때 어이없이 날치기를 겪었다

21쪽


제유법은 부분으로 전체를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 돌림길은 조각으로 모두를 그리는 길이다

→ 빗대기는 하나로 통째를 나타내는 길이다

25쪽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왔을 때,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가 없다는 사실이 꽤 신선했다

→ 이 마을로 옮기던 때, 둘레에 잿집더미가 크게 없어서 꽤 새삼스러웠다

→ 이 마을로 오던 때, 가까이에 잿집더미가 크게 없기에 꽤 남달랐다

29쪽


작고 사소한 존재들에 대한 박이소의 관심은 다정한 배려와 애정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 박이소는 작은 숨결을 따뜻하게 지켜보다가 끝나지 않는다

→ 박이소는 작은 삶을 포근하게 바라보다가 끝나지 않는다

40쪽


‘두려움’은 분명히 익숙한 것인데, 어딘가 약간 달라졌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심리 상태다

→ 틀림없이 익숙하지만 어딘가 조금 달라졌기에 어찌할 바 모르는 ‘두려움’이다

49쪽


거울이 실재를 그대로 비추는 것이 아니라

→ 거울은 있는 그대로 비추기보다

→ 보이는 그대로 비추지 않는 거울이

→ 거울은 보이는 대로 비추지 않고

53쪽


이 원고 조각을 통해 니체의 영혼과 접신하여

→ 이 글조각으로 니체 숨결이랑 만나

→ 이 글자락으로 니체 넋하고 어울려

57쪽


미국인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를 둔 혼혈이며

→ 미국 어머니와 중국 아버지를 두었으며

64쪽


국민들의 분노를 뒤로 한 채 별일 아니었다는 듯 가볍게 석방되었다

→ 사람들이 불타올라도 아무 일 아니었다는 듯 가볍게 풀려났다

94쪽


비디오 속 내레이션을 통해

→ 그림에 흐르는 말로

→ 그림으로 속삭이며

102쪽


결과물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비슷하다

→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닮았다

→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마찬가지이다

107쪽


관계의 지형을 드러내기 위한 은유로 모자람 없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 어떻게 얽혔는지 잘 빗대는 대목이다

→ 얽힌 모습을 잘 그리는 대목이다

128쪽


지금의 정부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큰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있다

→ 사람들은 이 나라에 크게 바라고 설렌다

→ 사람들은 새나라를 지켜보면서 설렌다

13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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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 대답해도 듣지 않는 학교를 떠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민나리.김주연.최훈진 지음 / 오월의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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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6.25.

다듬읽기 55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민나리·김주연·최훈진

 오월의봄

 2023.5.8.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민나리·김주연·최훈진, 오월의봄, 2023)를 읽으며 내내 답답했습니다. 우리는 씨(성별)를 굳이 갈라야 하지 않거든요. 태어난 몸이 암이건 수이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키가 크건 작건, 둘레에서 이쁘다고 여기건 못생겼다고 여기건, 따질 일이 없습니다. 누구나 이 땅에서 무언가 스스로 겪고 배워서 새롭게 사랑을 지으려고 얻은 ‘몸’입니다. 그러나 웃사내(남성가부장권력)는 적잖은 나날에 걸쳐 ‘바보나라’로 굴리고 길들이면서 가시내뿐 아니라 사내 스스로도 괴롭히고 죽였어요. ‘사내라서 힘꾼(권력자)’이지 않습니다. ‘힘꾼이 힘꾼’일 뿐입니다. 종은 가시내이건 사내이건 똑같이 ‘종(노예)’이요, 힘꾼도 사내이건 가시내이건 힘꾼입니다. 예전에는 뒷간을 안 갈랐는데, 이제 갓벗(여남)을 갈라요. 이 책은 ‘호르몬제’가 ‘백신’ 못잖게 어린이·푸름이·어른 몸을 망가뜨리는 줄 하나도 안 다룹니다. ‘돈·이름·힘’을 거머쥔 무리가 사람들을 가르면서 우리 스스로 싸우도록 붙이고 북돋우는데, 이 속내를 언제 볼 셈인지요?


ㅅㄴㄹ


하지만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만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 그렇지만 새몸인 푸름이를 만나기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몸을 바꾼 푸른씨를 만나기부터가 안 쉬웠습니다

13쪽


자조自助모임 등 오프라인에서 접촉을 시도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 스스로모임 같은 바깥자리는 어려웠습니다

→ 혼넋모임처럼 밖에서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 홀로서기 같은 모임에서 얼굴을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13쪽


어떤 제도적 개선이 가능하고 필요한지를 보다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 어떤 얼개를 갈 만하고 담아야 하는지를 더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 어떤 틀을 고칠 만하고 갖춰야 하는지를 더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14쪽


학교 도서관에 구입을 신청하면 사서 선생님은 대부분을 반려했다

→ 배움책숲에 바라면 책숲지기는 거의 가로저었다

→ 배움책숲에 얘기하면 책지기는 으레 손사래쳤다

27쪽


성소수자인 나도 부적절한 존재일까

→ 무지개사랑인 나도 알맞지 않을까

→ 나란사랑인 나도 볼꼴사나울까

28쪽


가까운 친구까지 희원 씨를 외면하고 아우팅의 주동자가 됐다

→ 가까운 이까지 희원 씨를 등지고 앞장서서 떠벌렸다

→ 동무까지 희원 씨를 등돌리고 앞에서 까밝혔다

29쪽


지정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 겉몸이 같대서

→ 몸뚱이가 같다고

39쪽


나머지 학우들과는 다른 이질적인 존재가 돼버리는 것이다

→ 나머지 배움또래와는 다른 사람이 돼버린다

→ 나머지 배움벗과는 아예 다른 삶이 돼버린다

39쪽


학교에서는 사회엔 다양한 젠더가 있고 이를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 배움터에서는 둘레에 여러 길이 있고 이 때문에 따돌려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39쪽


어릴 때 저희 집에 가정폭력이 심했거든요

→ 어릴 때 집주먹질이 대단했거든요

→ 어릴 때 집에서 마구 때렸거든요

59쪽


동아리방에서 노숙을 시작했다

→ 동아리칸에서 잠을 잤다

→ 동아리칸에서 살았다

74쪽


탈가정을 하고 몇 달 동안은 매일같이

→ 집나기를 하고 몇 달 동안은 날마다

→ 새길찾기 하고 몇 달 동안은 노상

75쪽


필요한 돈 때문에 노동시장으로 내몰린 청소년들이

→ 살림돈 때문에 일판으로 내몰린 푸름이가

→ 드는 돈 때문에 밥벌이로 내몰린 푸른씨가

80쪽


성별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 씨바꿈을 하고 싶어 하지만 삶은 만만하지 않다

→ 씨를 바꾸고 싶어 하지만 이 나라는 쉽지 않다

94쪽


이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허들이 낮아졌다

→ 이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담을 낮췄다

→ 이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울타리가 낮다

101쪽


나의 몸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받지 못한다는 건 기본권과 건강권 등을 침해받는 일이다

→ 내 몸을 스스로 다루지 못한다면 밑삶과 튼튼길을 깔아뭉개는 셈이다

→ 내 몸을 내가 다스리지 못한다면 밑살림과 튼튼길을 짓뭉개는 꼴이다

113쪽


커밍아웃과 앨라이, 서로의 용기가 필요한 일

→ 드러내기와 이웃, 서로 기운내야 하는 일

→ 목소리와 어깨동무, 서로 북돋아야 하는 일

→ 빗장열기와 손잡기, 서로 힘내야 하는 일

17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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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뱅이 언덕 - 권정생 산문집
권정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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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6.25.

다듬읽기 15


《빌뱅이 언덕》

 권정생

 창비

 2012.5.25.



《빌뱅이 언덕》(권정생, 창비, 2012)에 실린 글은 이미 다른 책에서 읽었습니다. 저는 진작부터 권정생 님 모든 책을 샅샅이 챙겨서 읽었기에 굳이 이런 글모음이 없어도 되리라 여기지만, 판이 끊어진 책에 깃든 글을 추려서 모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권정생 님 글을 왜 읽을까요? 우리 스스로 ‘허깨비 서울살림을 벗으려’고 읽나요? ‘좋은글 읽어치우기(소비)’일 뿐인가요? 사람들이 자꾸 잊는데, 이오덕 님이나 권정생 님은 ‘서울 아닌 시골’에서, 더구나 ‘두멧시골’에서 조용히 살림을 짓고, 해바람비랑 풀꽃나무를 벗삼아 하루를 노래했습니다. 두 분은 처음부터 ‘시골에서 살며 글을 쓸 뜻’은 아니었으나, 두 분 모두 여린몸인 터라 시골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데, 막상 시골에서 숨을 거두는 날까지 살아가면서 ‘글을 쓰든 안 쓰든,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려면 숲을 품는 보금자리를 일굴 노릇’인 줄 몸소 느꼈고, 이 삶빛을 이웃하고 글로 나누려는 길이었습니다.


ㅅㄴㄹ


어릴 때 우리 집은 어둡고 음산했다

→ 어릴 때 우리 집은 어두웠다

→ 어릴 때 우리 집은 어둡고 퀴퀴했다

13쪽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은 훈시나 설교가 아니다

→ 사람이 사람다우려면 꾸짖거나 가르쳐서는 안 된다

→ 사람이 사람답자면 나무라거나 떠들어서는 안 된다

→ 사람은 꾸중이나 떠벌림으로는 사람다울 수 없다

17쪽


우리 중에서 제일 먼저 죽은 것은 그래도 가정환경이 가장 좋다고 한 태호였다

→ 그래도 집살림이 가장 좋다고 한 태호가 우리 가운데 맨 먼저 죽었다

→ 그래도 가장 먹고살 만하다고 한 태호가 우리 가운데 맨 먼저 죽었다

27쪽


야학을 열어 마을사람들을

→ 밤배움을 열어 마을사람을

→ 배움밤을 열어 마을사람을

52쪽


그때만 해도 역시 공부는 인생의 최후 수단이며 목적이었다

→ 그때만 해도 배움길은 삶에서 마지막이며 뜻이었다

67쪽


씨앗은 종묘사에서 팔고

→ 씨앗은 씨앗집에서 팔고

88쪽


허생은 매점매석으로 돈을 벌어들였다지만

→ 허생은 거머쥐어 돈을 벌어들였다지만

→ 허생은 도차지로 돈을 벌어들였다지만

89쪽


그냥 풍년만 들면 즐거웠다

→ 그냥 넉넉하면 즐거웠다

→ 그냥 푸지면 즐거웠다

91쪽


자연과 떨어져 책상 앞에서만 공부한 결과가 이리 된 것일 게다

→ 숲과 떨어져 책상에서만 배운 탓에 이리 된 듯싶다

→ 들숲과 떨어져 자리맡에서만 배웠기에 이리 된 듯싶다

114쪽


꽃다지를 ‘코따데기’라고 부르는 것은 정직하고 자연스럽다

→ 꽃다지를 ‘코따데기’라고 하니 바르고 부드럽다

→ 꽃다지를 ‘코따데기’라고 하니 참하고 수수하다

223쪽


문화생활이라는 도시적 삶은 자연을 병들게 하고 결국 인간의 생명마저 파괴한다

→ 서울살림 탓에 숲이 시들고 마침내 사람 숨결까지 망가진다

→ 서울살이 때문에 숲이 망가지고 끝내 사람까지 목숨을 잃는다

269쪽


하느님 뜻에 맡기는 것은 거룩한 성전에서 값싼 눈물로 조용히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 하느님 뜻에 맡기기란 거룩한 울타리에서 값싼 눈물로 조용히 비는 길이 아니라

288쪽


그들은 특권이 있고 특혜가 있고 일하는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별천지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들은 감투가 있고 덤이 있고 일하는 사람들과는 등진 별나라에서 살기 때문입니다

31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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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6.25.

다듬읽기 16


《매일 휴일 1》

 신조 케이고

 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5.30.



《매일 휴일 1》(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를 읽다가 예전에는 그냥그냥 지나쳤을 낱말을 새삼스레 돌아보았습니다. ‘연금’이라는 한자말은 세 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알까요? 쉬우면서 또렷하게 우리말로 마음을 밝히는 길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민간요법’이란 무엇을 가리킬까요? 그냥그냥 쓰느라 정작 속뜻을 모르지 않을까요? “두 사람의 단독주택 라이프가 시작되다”는 아주 엉터리로 쓰는 일본말씨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쓰는 말씨를 멋스럽다고 여기지 않나요? 이런 말씨가 ‘서울스럽다(도시적)’고 여기면서 즐기지는 않나요? 어깨에 힘을 잔뜩 넣는 말씨로는 삶을 못 밝힙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서 나긋나긋 나누려는 말씨에 비로소 사랑이 흐를 만합니다. 투박하고 작게 나아가려는 발걸음과 손짓에서 서로서로 헤아릴 줄 아는 즐거운 이야기가 흐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와다 하나에, 83세, 연금 생활

→ 와다 하나에, 83살, 곁돈살림

→ 와다 하나에, 83살, 꽃돈살림

16쪽


난 그런 민간요법은 안 믿어

→ 난 그런 들살림은 안 믿어

→ 난 그런 돌봄길은 안 믿어

38쪽


두 사람의 단독주택 라이프가 시작되었습니다

→ 두 사람은 한채살림을 열었습니다

→ 두 사람은 한칸집에서 지내습니다

44쪽


새싹 움트는 화창한 4월의 점심시간

→ 새싹이 트는 밝은 4월 낮밥때

→ 맑게 움트는 4월 낮밥

46쪽


하지만 오늘은 조금 중대 발표가 있었습니다

→ 그러나 오늘은 조금 놀라운 말을 했습니다

→ 그러나 오늘은 좀 큰일을 밝혔습니다

61쪽


태그가 달려 있네요

→ 꼬리가 달렸네요

→ 보람이 달렸네요

83쪽


저녁 뭐 먹을지 고민 중이냐

→ 저녁 뭐 먹을지 생각하냐

86쪽


원하는 대로 만화가가 됐으면 좋겠다

→ 바라는 대로 그림꽃님이 되면 좋겠다

98쪽


이대로 점점 유명해지면 먼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 이대로 조금씩 드날리면 먼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 이대로 차츰 펄럭이면 멀리 가겠다고 생각했는데

13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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